‘대한민국 맥주 산업 박람회(KIBEX) 2019’ 개최
맥주 산업이 한 자리에 펼쳐진 비즈니스 축제, 시장을 사로잡다
지난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대한민국맥주 산업 박람회(KOREA INTERNATIONALBEER EXPO (KIBEX))’를 찾은 참여자들의 반응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맥주 산업 박람회 (KIBEX)는 국경을 넘어 맥주 산업 종사자들과 맥주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교류한 비즈니스의 장이었다.
비어포스트와 맥주 전시회 전문 기획사 GMEG가 공동 주최한 KIBEX 2019는 맥주 재료, 생산 및 유통ᆞ서브 설비를 비롯해 국내외 200여 종의 맥주, 콜드컷츠 안주, 관련 액세서리까지 맥주 산업 밸류 체인 전 분야를 망라한 국내 첫 맥주 전문 국제 산업 전시회다.
맥주 업계 시선이 KIBEX 2019로
KIBEX 2019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중국, 프랑스, 루마니아 등 7개국에서 113개사가 참여해 부스를 마련했다. 박람회가 열린 3일간 총 1만여명이 참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KIBEX 2019 참관객 중 70~80%가 이미 맥주 비즈니스에 종사하거나 관련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예비 종사자들로, 맥주 사업을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현봉 크래프트앤 컬쳐 부장은 “맥주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타깃 고객이 얼마나 들었는지가 핵심”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KIBEX는 맥주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유무형의 성과를 올리기에 가장 효과적인 행사였다”고 말했다.
맥주 업계 종사자들은 셀프 탭 시스템으로 마련된 KIBEX 탭룸 (TAP ROOM)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게르츠코리아가 지원한 셀프 서브 기술에 대해 시스템에 대해 맥주 소매 업장 관계자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맥주 품질관리 문제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탭룸에 준비된 고릴라브루잉(한국), 비어바나국), 라시렌 (호주), 스톤브루잉(미국), 휘게브루어리(벨기에) 등 국내외 맥주 브루어리 25개사의 총 40종 맥주를 시음하면서 소비자를 사로잡을 맥주 라인업을 구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유망 신제품을 소개한 신제품 쇼케이스(NEW PRODUCT SHOWCASE)도 시장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유용한 기회였다. 이 자리에는 칼리가리 브루잉의 미쇼, 레드홀스의 스트롱 라거 생맥주를 비롯해 아인컴퍼니가 수입한 벨텐브루거 바로크 헬, 인터비어코리아의 스톤 트로픽 오브 썬더, 펫테이너의 케그 등 16개사의 신제품이 소개됐다.
특히 aT센터 세계로룸과 2전시장 내 오픈스테이지에서 잇달아 열린 2019 국제 맥주 컨퍼런스와 각종 세미나에서는 맥주에 대한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한 오픈스테이지 세미나 참가자는 “실제 펍을 운영하는 분들이 진행한 ‘펍 해도 될까요?’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펍 운영에 대한 경험담과 실질적인 조언을 들으니 그동안 내가 너무 환상만 갖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 농무부(USDA)와 미국 양조자협회(BA)가 함께 꾸민 미국 크래프트 맥주 부스는 비즈니스 관계자들과 일반인들 모두에게 만족감을 줬다. 37개 미국 브루어리의 맥주가 소개된 BA 부스에서는 수입사를 찾는다는 미수입 맥주들이 나와 비즈니스 상담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일반 관람객들 역시 다양한 미국 크래프트 맥주를 시음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전에 없던 글로벌 맥주 산업 박람회
KIBEX 2019는 기존 맥주 축제들과 달리 산업에 초점을 맞춘 박람회이자 해외 기업들의 부스 참가와 해외 바이어 참관이 이어진 글로벌 박람회였다.
무엇보다 해외의 맥주 장비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지금까지 맥주 장비를 보기 위해서는 직접 해외 기업에 찾아가야만 했다. 산둥 티앤타이(Shandong Tiantai), 상하이 항창(Shanghai Hengcheng), 지난 쭤다(JinanZhuoda), 지난 캐스먼(Jinan Cassman) 등 중국 설비들과 함께 루마니아의 이노텍(INOTEC) 등이 부스를 열었다. 해외에서 직접 장비를 공수해 박람회에 참가한 해외 맥주 생산 장비 업체들은 국내 수요자들을 만나 활발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국내 30여개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도입한 산둥 티앤타이는 자사 장비로 생산한 맥주들을 함께 전시하기도 했다. 또 한국양조기술(Korea Brewing Technology), 코세인(KOSAIN)등 국내에 기반을 둔 기업들도 부스를 열었다. 생산 장비뿐 아니라 맥주 유통 설비와 품질관리를 위한 기술 등도 선보였다. 영국의 펫테이너(Petainer)는 새로운 개념의 일회용 케그를 전시했고 맥주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성분 측정 기술 등을 보유한 안톤파(Anton Paar)와 집에서 쉽게 맥주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홈브루잉 맥주 장비업체 브루캐스케이드(BREWCASCADE)도 참여
했다. 이와 함께 맥주 품질을 결정짓는 홉, 맥아, 효모 등 원재료 관련해서도 미국의 야키마 치프 홉스(Yakima Chief Hops)와 프랑스의 퍼멘티스(Fermentis), 벨기에 캐슬 몰팅(Castle Malting) 전 세계 유수의 회사들의 제품을 직접 체험했다.
주세법 개편을 앞둔 맥주업계에 ‘단비’
이번 KIBEX 2019는 종량세로의 개편을 골자로 한 주세법 개정을 앞둔 가운데 열려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현재 크래프트 맥주 업계는 브루어리, 수입사 등을 막론하고 모두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맥주 원가에 매기는 종가세 체계 아래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브루어리에서는 맥주를 위해 재료, 설비, 인력 등에 투자할수록 내는 세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해외에서 이런 투자를 통해 생산된 고품질 맥주를 수입할 때도 마찬가지다. 맥주 출고가의 2배 이상의 세금이 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맥주 생산과 유통 외 교육, 마케팅 등 유관 산업도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그동안 생산, 유통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규제가 풀리고 맥주 소비 트렌드가 변화해오면서 크래프트 맥주 산업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전국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100개를 넘어서고 수입 맥주 점유율이 20%에 육박하는 등 그동안 정체돼 있던 국내 맥주 시장이 격동기를 맞고 있다. 맥주 업계가 종량세 개편으로 인해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앞둔 상황에서 KIBEX는 생산자, 유통업자, 소비자 등의 교류를 통해 국내 맥주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맥주 산업의 플레이어들은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시장 트렌드를 읽는 한편 2019 국제 맥주 컨퍼런스를 통해 앞으로 맥주에 대한과세 체계가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촉발될 시장 변화도 예측해 볼 수 있었다. 이인기 비어포스트 대표는 “맥주 산업이 이제 첫 발을 내디딘 것과 마찬가지”라며 ”KIBEX는 맥주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데 꼭 필요한 자리”라고 자평했다.
아시아 대표 맥주 및 음료 산업 박람회로 도약
KIBEX는 앞으로 맥주뿐 아니라 음료 산업 전반을 다루는 박람회로 확대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해외 음료 산업 전시회 네트워크와 공동 마케팅 협약을 체결하면서 KIBEX는 아시아 대표 맥주 및 음료 산업 박람회로 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KIBEX 2019 조직위원회는 지난 3월 22일 행사장 현장에서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맥주 및 음료 산업 전시회인 독일 브라우바비알레(BrauBeviale)와 공동 마케팅 협약을 체결했다. 브라우바비알레는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매년 열리는 맥주 및 음료 산업 박람회로 1978년 152개 기업 참가로 시작돼 지난해 1054개 기업, 4만여명이 방문하는 글로벌 전시회로 성장했다.
비어포스트와 GMEG는 브라우바비알레를 주최하는 뉘른베르크 메세와 협약을 맺고 KIBEX와 동시 개최 행사인 바앤펍쇼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맥주 및 음료 산업 박람회로 키워나가기로했다. 양측은 기업 네트워크, 전시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컨퍼런스 등을 공동 기획할 방침이다. 맥주 및 음료 업계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브라우바비알레와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 전문 콘텐츠 제작사 및 전시회 전문 기획사가 손을 잡으면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KIBEX 2019 참가사들도 다음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스 참가사 대상 설문에서 재참가 희망률이 93%에 달했다. 이해정 GMEG 대표는 “이번 협약을 통해 KIBEX가 진정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내년 행사는 전체의 30% 이상이 해외 기업으로 구성되고 글로벌 시장을 조망할 수 있는 다채로운 컨퍼런스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맥주 업계에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B2B(business-to-business) 홍보에 초점을 맞출 수 있어 효과적이었습니다. 수도권에서뿐만 아니라 부산 등 지방에서 도매장이나 업장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많이 오셨더라고요. 맥주 판매 면에서도 다른 어떤 맥주 행사보다 성과가 좋았어요.” - 맥주 수입사 크래프트앤컬쳐 김현봉 부장(부스 참가)
“마을 공동체에서 맥주 양조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거든요. 이번 박람회에서 맥주 재료 특성과 양조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설비 구매 상담까지 할 수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 서울 도봉구 거주 김승호 씨(일반 참관)
“한국 맥주 산업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한국 맥주 시장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기회였습니다. 미국 브루어리들이 이번 박람회에서 비즈니스를 함께 할 파트너들을 만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 미국 양조자협회(Brewers Association) 아담 둘리(부스 참가)
EDITOR_황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