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취한 효모로 맥주를 만드는 방법
지역 효모를 이용한 생생한 발효! : 채취한 효모로 맥주를 만드는 방법
보편적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크래프트 맥주 산업이 세계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그에 저항하고자 더 구체적이고 지역적인 독특한 제품을 찾는다. 맥주 - 특정 지역에서 생산되고 그 지역의 역사, 문화, 물, 기후, 그리고 효모 및 박테리아가 한데 어우러지면서 그 지역과 긴밀하게 연관된 - 를 소비하는 것은 강렬하고 오랜 기억으로 남는다.
전 세계에서 훌륭한 벨기에 수도원 스타일(Belgian Abbey-style)의 맥주가 생산되지만, 필자가 가족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벨기에 포페린게 (Poperinge)의 홉밭을 지나 성 식스투스(St. Sixtus) 수도원 옆에서 베스트블레테렌(Westvleteren) 12를 마신 것은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이었다. 맥주와 그 맥주가 생산되는 장소와의 관계를 독특하게 엮어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브루어와 소비자와의 관계를 근본적이고 견고하게 다질 수 있다.
때때로 이는 지역에서 생산된 맥아, 홉, 과일, 채소 및 향신료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실험정신이 강한 브루어의 경우, 그 지역의 효모나 박테리아를 찾아 사용하며 이는 맥주와 그 지역을 연결하는 가장 독특한 방법이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지역 효모를 이용해 만든 맥주에 대한 간략한 설명 및 과거에 효모를 채취했던 방식, 야생 효모 채집, 격리, 테스트 방법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야생 효모를 채취하려면?
오늘날 브루어리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효모는 수백년간 미생물의 선택 교배 과정을 통해 순화된 균주이다. 맥주는 처음에는 공기 중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와 효모에 의해 발효되어 탄생하였지만, 곧 사람들은 배치 (batch)의 윗부분의 거품을 수거해서 다른 배치에 넣는 방식으로 발효 과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당시 사람들은 효모를 피칭(pitching)하는 것 뒤에 숨겨진 과학 이론에 대해 몰랐지만, 어느 정도 일관된 맥주 생산을 위한 실질적인 효모 사용법은 알고 있었다. 만약 맥주 맛이 괜찮으면, 사용한 효모를 다시 사용했고, 맥주 맛이 좋지 않으면, 브루어는 다음 배치 때 효모를 재사용하는 것을 경계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와 같은 방식은 브루어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에 맞는 효모 균주–빠른 발효, 제한된 이취 생성, 응집력, 높은 알코올 내성–을 얻는 데 도움을 주었다.
에밀 한센(Emile Hansen)이 1883년에 혼합 배양된 미생물에서 효모 균주를 순수 배양한 이후로, 브루어리에 자체 실험실에서 지난 수백 년 동안 발효에 사용했던 토종 효모에서 야생 효모와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순수 배양을 하기 시작했다. 최근 브루어들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 과정을 몇 주 혹은 몇 달로 단축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새롭고 특이한 맥주를 생산하기 위한 야생효모를 발견해 “사육(ranching)”하고 있다.
우리는 효모와 박테리아에 둘러싸여 있다. 사람은 몸을 구성하는 세포보다 더 많은 숫자의 효모와 박테리아를 몸속이나 피부에 가지고있다. 효모는 어디에든 존재하기 때문에, 당이 알코올로 변환되는 발효 과정은 인간이 이런 현상을 통제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과일이 지나치게 익으면, 효모(과일 껍질에 풍부한)는 과일 속으로 들어올 수 있고, 당을 먹고 알코올을 생성한다. 향정신성 효과에 약한 많은 동물이 이 껍질 안쪽에 있는 칵테일은 섭취하는 경우가 있다. 패트릭 멕거번(Patrick E. McGovern)의 저서 “Ancient Brews”에서, 그는 발효된 야자나무 과즙으로 살아가는 말레시아 깃털나무타기쥐(Malaysian pen-tailed tree shrew)를 언급했는데, 이 동물이 마시는 발효된 과즙의 양이 매일 밤 12도의 과일주를 9잔 마시는 것과 같다고 한다. 다시 말해, 발효는 우리 주위에서 항상 일어나고 있다. 브루어나 과학자가 야생 효모를 수확하려 할 때, 그들은 주로 과수원을 첫 번째로 방문한다.
과수원을 방문하기 전에, 이 모험심 가득한 채집자가 챙겨야 할 몇가지 도구가 있다. 살균한 낮은 비중의 맥즙(1.020)이 담긴 시험관은 미생물이 생장 및 번식하는 장소를 제공한다. 몇몇 브루어들은 사람이 섭취하면 위험한 엔테로박터(enterobacter) 박테리아의 성장을 막기 위해 맥즙을 pH 4.5 이하로 산처리를 하기도 한다. 압력솥으로 15분간 15 PSI의 압력을 가하면 박테리아 포자를 박멸해 생명체가 전혀 없는 상태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압력솥은 효모 순수 배양 시 필요한 평면 한천(agar plate)을 만들 때도 유용하다. 살균한 일회용 면봉도 효모 샘플을 채취할 때 유용하다.
만약 당신이 익은 과일이나 식물이 있는 장소에 있다면, 맥즙(wort)이 들어있는 병에 식물 조각을 넣거나, 면봉으로 식물을 문지른 후 그 면봉을 시험관에 넣으면 된다.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고 다른 과일이나 식물도 시도해봐라. 각 병에 표시를 잘하고, 뚜껑을 살짝 열어놔라. 다음 단계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가장 어려운 부분인 기다림이다. 발효가 시작될 때까지 기다려라. 1주 혹은 2주가 걸릴 수도 있다. 이 기간에 병 안에 기포 및 맥즙 표면에 하얀 막이 생기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약 2주 후, 1차 감각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채취한 효모를 배양하려면?
이 시점부터는 순전히 쾌락적인 모험이다. 만약 샘플의 향이 좋으면(적어도 흥미로우면), 추가로 연구할 가치가 있는 샘플이다. 하지만, 만약 곰팡이가 피거나 악취가 나면, 시간 낭비 할 필요가 없다. 혼합 발효에 흥미가 있는 브루어의 경우, 향이 가장 좋은 샘플들을 더 큰 스타터(starter)에 넣고 와일드 비어(wild beer)를 만드는 데 사용하면 되고, 단일 균주의 효모를 사용하고자 하는 브루어는 평면 한천에 혼합 균주를 도포하면 된다.
평면 한천(agar plate) 은 홍조류로 만든 젤 형태의 물질이며, 실험실에서 미생물을 키우는 데 사용된다. 만약 압력솥이나 효모를 배양할 유리 접시가 없다면, 효모 균주의 순수 배양을 위한 일회용 살균 평면 한천을 구매(훨씬 쉬운 방식)할 수 있다. 채집한 스타터(starter)에는 수백만 마리의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미생물학자들은 접시 위 개별 구획에 세포를 분리하여, 눈에 보이는 사이즈로 군락으로 자라게 하는 획선도말법(Streak plating)을 고안해냈다. 건강한 군락을 선택해 별도의 시험관에 넣고 키우며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효모와 박테리아는 사이즈가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에 구별하기 쉽다.
효모는 박테리아보다 훨씬 크다. 하지만, 브레타노마이세스(Brettanomyces)와 사카로마이세스(Saccharomyces)를 현미경만으로는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효모를 순수 분리한 후, 살균한 맥즙에 넣고 발효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풍미를 만드는지, 알코올 내성은 어느 정도인지, 페놀을 생성하는지 및 기타 여러가지 요소들은 브루어에게 중요하다.
순화된 균주에 버금가는 야생 효모를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때로는 특수한 풍미를 부여하기 위해 일반 상업용 맥주 효모와 같이 야생 효모를 쓰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 마지막에, 만약 당신이 운 좋게 괜찮고 흥미로운 균주를 찾는다면, 균주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위해 실험실에 보내 유전자 검사를 하면 된다.
야생 효모를 이용한 한국 맥주
헤드브루어의 턱수염에서 독특한 사카로마이세스(Saccharomyces) 균주를 발견한 미국 오리건주 뉴포트에 위치한 로그(Rogue) 브루어리나 <브루 마스터즈(Brew Masters)>란 티비 프로그램에서 야생 효모를 채집한 도그피쉬 해드(Dogfish head)가 야생효모를 채집한 가장 유명한 예이다. 한국 브루어리도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다. 서울 집시 브루어리(Seoul Gypsy Brewery), 어드밴스드 브루잉 컴퍼니(Advanced Brewing Company), 고릴라 브루잉(Gorilla Brewing), 핸드앤몰트 (Hand and Malt), 와일드웨이브(Wild Waves)는 지역 재료로부터 신맛을 내는 유기물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국 수제맥주협회에서 “헤이헤이헤이”(Hay Hay Hay)라는 콜라보 맥주를 선보였다. 세종 스타일의 맥주로 경기도농업기술원의 강희윤 박사가 짚에서 추출한 균주로 발효를 시켰다. 또한,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청도복숭아연구소 (Gyeongbuk Experiment Station, Cheongdo Peach Research Institute)에서 저온에서 발효가 잘되고, 세종이나 벨지안 에일(Belgian ale) 풍미를 내는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시아 – 청도(Saccharomyces cerevisiae – Cheongdo) 균주를 성공적으로 발견했다.
대구에 위치한 대도 브루잉 컴퍼니(Daedo brewing company)에서 6월에 처음 열리는 홈브루잉 대회를 청도복숭아연구소에서 후원하며, 이 효모로 만든 맥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를 애호가들에게는 흥분되는 소식이며, 만약 이런 것에 흥미가 있다면, 더 연구를 해보고 시험관을 준비해 밖에 나가 효모를 사냥해보라.
EDITOR_자레드 해치 Jared H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