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페어링의기본을 넘어서
맛있는 맥주와 음식이어도, 이 둘을 함께 먹을 때 조화롭지 못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조합이 꼭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맥주는 짜릿하고, 깔끔하고, 적절한 곳에서 홉이 터지는 좋은 맥주였고 음식은 당신이 지금 당장 먹고 싶을 만큼 맛있는 바로 그 음식이었을 테니까. 그러나 바로 첫 모금에 홉은 사라지고, 맥주 맛은 달게 느껴지고 탄산은 적게 느껴진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브루어들이 점점 더 많은 맥주 스타일을 시도하면서, 가벼운 맥주엔 가벼운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오래된 격언 역시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그 맛이 입안 어디에 부딪힐지에 대해 생각하며 페어링을 하는 것이 숙제다. 쾰쉬와 같이 가벼운 스타일의 맥주는 산(acid)과 페어링 되었을 때 지방을 씻어낼 수 있다. 발리 와인 같은 경우에는 생사과와 좋은 조화를 이룬다. 홉이 강조된 맥주의 경우엔 홉의 맛을 저지하는 음식과 먹었을 때 몰트의 맛이 살아난다.
가벼운 맥주는 가벼운 음식과, 무거운 맥주는 무거운 음식과 먹는다는 생각을 뛰어넘어 페어링은 더욱더 깊이 들어간다.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 아래에는 일반적인 음식의 성분을 설명하며 이들이 어떻게 음식과 맥주의 페어링에 관한 미각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지 설명해 놓았다.
지방
지방을 혀의 이불이라고 생각해보자. 지방은 보호막을 형성해 처음 몇 초간 미각에 들어오는 것들을 막는다. 이러한 점은 도수가 높거나, 홉이 강하거나, 배럴 숙성된 맥주에 유리하게 작용하며 맥주의 강한 맛을 느끼는 것을 쉽게 만들어준다.
가벼운 스타일의 맥주는 조심해야 한다. 쉬운 예로는, 맥주 스타일이 가벼울수록 균형 잡힌 지방이 필요하다. 가벼운 맥주와 음식을 먹을 때에는 버터 대신에 올리브유나 포도씨유처럼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버터나 더욱더 기름진 동물성 지방의 경우 가벼운 맥주의 홉이 느껴지지 않게 할 수도 있다. 버터나 기름이 많은 지방은 파파야, 멜론, 자몽, 시트러스와 같이 요새 유행하는 열대과일 풍미를 오렌지 껍질의 하얀 부분 맛처럼 적대적이고 혹독한 맛으로 바꿀 수 있다. 반대로, 구운 향, 스모크 향, 배럴 숙성 또는 알코올 향이 강하게 나는 맥주는 지방과 만났을 때 더 정교한 맛을 선사할 수 있다.
당분
설탕의 주요한 속성 중 하나는 맛과 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음식에 소량의 설탕만 첨가해도 맥주의 신맛과 쓴맛이 입안에서 증폭될 수 있다. 설탕은 채소나 고기를 달지 않게 만들면서 감칠맛을 향상시킨다. 반대로 쓰거나 짠 맥주는 달달한 음식의 단맛을 줄여준다. 이러한 예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IPA와 당근 케이크의 페어링이다. 케이크 안의 설탕은 당근을 달게 하고 홉을 강화하는 반면, IPA의 쓴맛과 케익의 단맛은 감소한다
식초 / 산
식초는 피클, 비네거 드레싱, 마무리 소스, 양념과 같이 요리에 많이 쓰인다. 식초와 산은 입안을 깨끗이 씻어주는 역할을 하며 맥주의 맛에 집중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채소 피클과 홉이 강한 맥주를 페어링하면 홉이 혀에 착지할 때까지 식초의 산은 입천장과 측면을 점령한다. 음식을 마무리할 때 산이나 식초를 쓰면 강한 홉 풍미가 입안에 주는 영향을 덜어줘 맥주가 가지고 있는 복잡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기름기가 많은 오리 콩피 같은 경우, 사과 식초로 음식을 마무리해주면 입속 지방을 빠르게 분해하고 맥주의 맛이 느껴질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 도수가 높은 맥주나 홉이 강조된 맥주는 조심해야 하는데, 식초가 혀를 건조하게 하여 초반에 느껴지는 알코올의 드라이함과 홉의 쓴맛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셰프는 이러한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페어링을 구성할때 참고하지만, 자신의 입맛에 맞는 페어링이 제일 좋은 페어링이다. 먹지 않는 것까지 시도하면서 자신만의 페어링 순간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행복한 페어링이 되길!
EDITOR_Adam Dul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