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마케팅 식음료 마케팅 회사 c.t.b.의 피터 마이어(Peter Meyer)와 함께한 인터뷰
독일의 세계적 주류 및 음료 산업 박람회, 브라우베비알레(BrauBeviale)에서 느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독일 맥주 산업의 규모뿐 아니라 특유의 활발하고 긍정적인 에너지이다. 그 막연한 에너지의 한편에는 어떤 이야깃거리가 있을지, 독일 식음료 업계에 오래 몸담은 이의 시각을 빌려 조금 더 구체화해보고자 한다.
c.t.b.는 식음료를 전문으로 하는 독일 마케팅 회사로,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300개가 넘는 FMCG(신속히 판매되고 소진되는 저비용 제품) 브랜드와 일해왔다. 슈퍼마켓, 편의점, 주류 판매점, 행사장, 바 또는 고급 레스토랑 등 음료나 식료품의 선택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접점으로 마케팅을 시행한다. c.t.b.의 대표 Peter Meyer에게서 독일 맥주 시장과 한국 시장에 관한 견해, 그리고 맥주 산업에서 유효한 마케팅 방법은 무엇
인지 들어보았다.
독일 맥주 시장의 변화와 현재
독일 맥주 시장은 그저 한 개의 시장이 아니다. 최소한 3개로 나뉠 수 있는데, 첫 번째로는 소위 말하는 ‘Femsehbiere(텔레비전 맥주)’ 즉 대량 생산의 대중 시장이고, 두 번째 시장은 아주 많은 수의 전통 지역 양조장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세 번째 시장은 새로운 크래프트 맥주의 움직임을 형성하고 있는 브루어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최근 몇 년간, 1인 맥주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줄었지만, 그만큼 시장의 구조도 변화했다. 압도적인 사랑을 받던 필스너는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의 위치를 잃었고, 한때는 강력한 위세를 떨치던 바이젠 열풍마저 식어 버렸다. 다양한 종류의 새로운 맥주 또는 잊혀진 맥주들이 작게나마 등장하고 있으며, 꽤 짭짤한 이윤을 남기고 있다. “EXPORT”와 같은 전통 맥주들은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으며, 실험적인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종류의 홉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발전은 현대의 독일 소비자들에게 맥주라는 주제를 던진다는 측면에서 시장 전체에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독일에서는 크래프트 맥주의 정의에 대해 상당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나 공장에서 생산된 맥주와 소규모의 양조장들끼리 이러한 토론을 벌이는데, 이는 수백 개의 지역 양조장들이 이미 크래프트 정신으로 맥주를 생산해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특별한 레시피와 상품의 질, 맥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고수해 왔다. 그들은 “우린 이미 몇백 년 전부터 크래프트 맥주를 만들어 왔는데, 크래프트 맥주를 새로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토론을 떠나서,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크래프트 맥주 트렌드와 엄청난 가짓수의 새로운 맥주 스타일이 시장을 부활시키고 활성화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니 새롭고, 맛있고, 즐거운 변화들에 건배하도록 하자.
맥주와 음료 마케팅에 필요한 것
진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요즘 시대의 미디어는 스토리텔링을 위한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기존의 미디어 대신 다른 방법들을 통해 진실하고 특색있는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정직해야 한다. 제품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타깃 그룹에 전달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브루어의 열정으로부터 탄생한 맛있고 좋은 맥주는 매우 성공적인 마케팅 스토리의 기본이다.
미디어에 관련한 변화는 한국과 비슷하다. 독일 역시 여러 가지 기술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고, 우리 또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쓴다. 기존의 POS 활동은 이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진다. 타 브랜드나 행사를 통한 교차 홍보의 효과는 소셜 미디어 전략을 통해 브랜드와 행사를 연결함으로써 증가한다. 이 때문에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한 것이며, 이를 통해 미디어에 들어가는 비용의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디지털 미디어 채널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차별화되는 전략을 생각해 내기 위해서는 콘텐츠와 새로운 이야기를 개발하고 구축하는 데에는 단순히 광고문구를 뽑는 것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성공하고 싶은 브랜드라면 진실하고 유의미한 이야기를 모든 미디어 채널을 통해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독일 회사들은 “Pflicht und Kür(책임과 선거)” 원칙을 이용하는데, 이는 클라이언트가 선호하는 캠페인이 있긴 하지만 만약 회사가 더 적합한 광고 전략을 찾았을 경우엔 이를 제안한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회사와 함께 건설적인 기반하에 각각의 솔루션에 대한 장단점을 논의하게 된다. 이를 통해 대부분은 더 나은 결과를 끌어내며 더욱더 끈끈한 파트너쉽을 유지할 수 있다. 좋은 광고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한편으로 브루어들은 다양한 맛과 맥주 스타일을 만드는 법을 배워야 한다. “모두가 찾는 음료” 보다는 특색있고 특별한 음료를 만들어야 한다.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탄산음료보다는 좋은 와인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맥주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고, 품질과 이윤을 높일 수 있다. 특별하고 좋은 맥주는 비싸야 한다. 싼 가격은 싼 제품을 뜻하며, 독일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브루어들의 자질과 전통은 비싼 가격을 지불할 만 한 것이다.
한국의 경우 맥주 광고 대부분이 제품보다는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한국 크래프트 맥주의 경우 그들의 특색에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즉, 창의적인 광고를 통해 새로운 맥주 스타일이나 맛에 대해 전달해야 한다.
맥주 축제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는데, 맥주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초대해 새로운 맥주를 시음하게 하고, 새로운 브랜드들을 접하게 한다면 소비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맥주를 찾게 될 거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의 젊은 친구들은 새로운 크래프트 맥주 업계를 굉장히 궁금해할 것이라고 본다.
바, 펍, 레스토랑을 통해 새롭고 흥미로운 맥주들을 대중에게 소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치킨을 크래프트 맥주와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좋은 시음 경험이자 재미까지 잡을 수 있었다.
한국 맥주 시장에 대한 접근
한국 맥주 시장은 다른 동아시아 맥주 시장과는 살짝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은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고 특색있고 새로운 맥주 문화가 이에 따라 형성되고 있다. 한국과 독일의 특별한 역사적 관계는 두 나라 모두에게 굉장한 기회를 열어준다. 한국 사람들은 “아시아의 프러시안/독일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놀라운 맥주를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과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연결고리 때문에 독일 맥주는 다른 아시아 시장에서보다 한국 시장에서 통할 가능성이 높다.
크래프트 맥주나 수입맥주와 같이 특별한 맥주들은 이미 개방적 사고를 가진 타깃 그룹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덧붙여, 맥주 문화, 새로운 맥주 스타일과 이국적인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결국 더 많은 종류의 맥주와 새로운 브랜드들로 연결된다. 그러니 맥주는 다량 생산되는 탄산음료보다는 와인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은 한국 시장에 접근할 때 아주 주요 이슈로 작용한다. 독일 맥주의 전통과 훌륭한 맛은 양질의 맥주로 이어져야 한다. 독일 맥주는 기존의 한국 브랜드들과 경쟁해선 안 된다. 한국의 맥주 팬들이 다양한 맥주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고 싶다. 우리의 브랜드와 관련된 이야기는 정말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진짜 “Bockbier”로 알려진 “AINPOEKISCH 1378”의 경우, 1378년에 고안된 레시피를 사용하며, 16세기의 유명한 개혁가 마틴 루터가 사랑했던 맥주다. 결론적으로, 독일 맥주 시장은 역동적인 시장이고, 이는 한국 또는 다른 나라의 새로운 브랜드에게는 기회라는 것이다.
EDITOR_홍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