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워맥주 톺아보기 사워 맥주 푸드 페어링
추수감사절은 우리 가족이 지내는 명절 중 가장 중요하며, 지금은 사워 맥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추수감사절의 원래 취지는 감사해야 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 축하하는 시간이지만, 현실은 전통적인 기름진 음식을 먹는 마조히즘적인 경험을 하는 시간이 되었다.
전통적인 식사에서 우리 가족이 마시는 유일한 맥주는 내가 5년 전부터 만들어온 사워 맥주이다. 강한 풍미와 기름진 음식에 대적할 수 있는 맥주 중 사워 맥주만 한 것이 없다. 이번 기사에서는 맥주 푸드 페어링의 기본적인 원리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고, 전통적인 사워 맥주 푸드 페어링의 구체적인 예시를 둘러 보며, 사워 맥주와 페어링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몇몇 한국 전통음식에 대해 탐구해 보도록 하겠다.
맥주와 음식 균형
씨서론 프로그램 공통 설립자인 랜디 모셔(Randy Mosher)에 의하면, 맥주 푸드 페어링에는 강도 맞추기, 조화찾기, 그리고 대조점 고려 등 3가지 원칙이 있다.
강도를 맞춘다는 말은 페어링할 음식의 풍미와 비슷한 강도의 맥주를, 또는 맥주의 풍미와 비슷한 풍미의 음식을 페어링해서 하나가 다른 하나의 맛을 가리지 않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행히도 사워 맥주의 강도는 은은한 신맛의 고제(Gose) 또는 약간 쿰쿰한 브렛 세종(Brett Saison)부터 강한 신맛의 아메리칸 와일드 에일(American wild ale)까지 다양하다. 풍미의 강도를 정확하게 맞춘다는 것은 단순히 각 부분이 합이 아닌 그 이상의 조합을 만들고, 어느 하나를 희생해서 다른 하나가 주목을 받게 하기보다 음식과 맥주 둘 다 빛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맥주와 음식의 조화를 찾는다는 것은 둘 사이의 공통적인 풍미를 찾아서 그러한 풍미를 페어링을 통해 두각 시키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워 맥주에는 다른 맥주에는 없는 다양한 풍미가 있고, 이러한 점은 푸드 페어링에 독특한 장점을 제공한다. 사워 맥주의 공통적인 풍미로는 시트러스, 건초, 헛간의 쿰쿰함, 식초, 와인의 타닌 및 사워 맥주에 첨가하는 다양한 과일 맛 등이 있다. 갈비찜의 경우 삶은 진한 소고기, 매운 고추, 달곰하고 흙 내음 가득한 뿌리채소 등의 다양한 복합적인 풍미를 지니고 있다. 스파이시함을 강조하고 단맛의 균형을 위해 IPA와 페어링하는 것은 구운 고기와 맥아의 케러멜 단맛과의 조화로움을 보여주는 동시에 신맛으로 소고기의 진한 맛을 끊어주는데 도움을 주는 플란더스 레드에일(Flanders red ale)과는 다른 조합을 보여준다. 음식의 어떤 풍미를 강조할지 선택하고, 그러한 맛을 끌어내 줄 맥주를 선택하라.
마지막으로 대조점이란 맥아의 단맛과의 균형을 쓴맛 대신 신맛으로 잡는 사워 맥주만이 유일하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 맥주들은 물리는 단맛을 방지하기 위해 늘어나는 맥아의 양만큼 홉의 향을 늘려서 단맛과 쓴맛의 균형을 맞춘다. 사워 맥주는 젖산균에 의한 신맛으로 그러한 균형을 맞추고 이는 기름진 음식과의 페어링에 특히 효과적이다. 사워 맥주의 신맛은 풍미를 가볍고 상큼하게 만들어줘서 음식이 느끼하고 기름 지는 것을 막아준다. 김치가 삼겹살과 잘 어울리는 이유 중 하나는 자연발효에 의해 생성 되는 신맛이 삼겹살 지방의 느끼한 맛과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같은 방식으로, 잘 만들어진 괴즈(Gueuze) 한 모금은 오리와 양의 강한 풍미와 균형이 맞고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만약 당신이 음식을 맛있게 해주는 신맛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고 싶다면, <Salt, Fat, Acid, Heat>이란 책을 읽거나 그 책을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는 에피소드를 봐라.
전통적인 사워 맥주 푸드 페어링
일반적으로 사워 맥주를 마실 때, 처음부터 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신맛이 가장 약한 맥주로 시작해서 점점 신맛의 강도를 높여 나간다. 고제나 베를리너 바이세(Berliner Weisse)는 오랜 숙성을 거친 다른 사워 맥주들보다는 맛이 덜 복합적이며 샐러드—특히 그 중에서 풍부하고 크리미한 염소 치즈가 들어간—와 잘 어울린다. 비네그레트 드레싱(Vinaigrette)과 같은 많은 샐러드 드레싱이 신맛인 이유는 신맛이 채소의 풍미를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이다. 베를리너 바이세와 페어링할 경우, 이 맥주는 이런 드레싱과 같은 방식으로 채소의 풍미를 부각해 준다. 이런 맥주들은 풍미를 가볍게 해주고 짠맛을 잡아주기 위해 생굴에 뿌리는 레몬즙과 같은 효과를 준다.
주요리로 넘어가서, 괴즈와 람빅(Lambic)은 프렌치프라이를 곁들인 홍합요리와 같은 벨기에식 해산물 요리와 오래전부터 페어링을 해왔다. 또한 이 맥주들은 기름진 생선 및 소시지 또는 적절한 신맛을 가진 요리와 잘 어울린다. 괴즈의 경우 말할 것도 없이 크리미한 치즈 또는 블루치즈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강한 신맛 및 다량의 탄산은 입을 씻어주고, 치즈의 강한 풍미에 맞설 수 있으며 그와 동시에 브렛(Brettanomyces)이 주는 쿰쿰함과 치즈의 쿰쿰함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플란더스 레드 에일은 맥주와 와인 두 가지 모두의 특성을 가진다. 맥주의 풍부한 맥아의 풍미 및 두드러진 신맛, 타닌 및 레드 와인의 특성 모두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고기, 양고기 및 오리고기와 같은 전통적으로 와인과 잘 어울리는 붉은 고기류와 궁합이 잘 맞는다. 강하게 불에 그슬린(Searing) 소 갈빗살 스테이크와 함께 플란더스 레드 에일을 마셔봐라. 고기와 맥주 모두 존재하는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에 의한 풍미(캐러멜 단맛)가 조화를 이루며 신맛과 탄산은 소고기의 진한 맛을 끊어준다.
과일 람빅은 맥주 푸드 페어링에서 특별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맥주의 경우 짭짤한 음식과 달곰한 음식 모두와 잘 어울린다. 시리아 알레포(Aleppo)에 살 때 가장 좋아했던 음식 중 하나는 사워 체리 소스로 요리한 양고기 케밥이었다. 잘 구워진 양다리 고기와 곁들이는 달지 않은 크릭(Kriek, 체리가 들어간 람빅)의 신맛은 고기의 진한 맛을 끊어주고, 체리는 고기의 향을 끌어내주면서 과거 삶의 기억을 회상하게 해준다. 프랑부아즈(Framboise, 라즈베리가 들어간 람빅) 또는 크릭과 치크케이크의 페어링은 가장 쉽고도 효과가 큰 페어링 중 하나이다. 다른 어떠한 맥주들도 할 수 없는 치즈케익의 진한 맛을 끊어주며, 유제품과 과일의 조합은 맥주 푸드 페어링 중에 최고 중 하나이다
사워 맥주와 한식 페어링
비록 필자가 한식 전문가가 아니며 이 분야에 관해 설명해 줄 적합한 많은 사람이 있지만, 앞서 언급한 기본원리에 따른 몇몇 가능한 푸드페어링에 대해 소개토록 하겠다. 한식과 크래프트맥주의 페어링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대부분의 한식은 막걸리나 소주와 잘 맞는다고 알려져 왔다. 50년 전 미국에서 음식과 페어링하기 좋은 술은 와인이라고 생각했던 상황과 흡사하다. 크래프트맥주와 한식의 찰떡궁합을 찾는 유일한 방법은 모험정신을 가지고 다양한 가능한 조합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고제, 베를리너 바이세, 및 괴즈와 해산물을 페어링하는 벨기에의 사례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짭조름한 홍합 미역국은 성공적인 페어링이 가능한 훌륭한 후보군이다. 고제의 고수씨앗의 시트러스함 및 부드럽고, 약간 짜며, 그리고 시큼한 특성은 대게의 은은한 단맛과 잘 어울린다. 한국에서 가장 맛이 강한 음식 중 하나는 홍어(전라도 지방의 삭힌 생선)는 강한 풍미와 생선의 은은한 맛이 공존한다. 그 결과, 맥주 페어링하기가 쉽지 않다. 입을 개운하게 해줄 높은 탄산과 과하지 않고 섬세한 풍미의 균형감을 지닌 괴즈는 이 독특한 음식과 페어링하기 좋은 음식 중 하나이다.
고기를 굽거나 푹 삶는 방식의 전통적인 한식은 사워 맥주와 페어링하기 좋다. 갈비찜과 불고기의 달착지근함은 듀체스 드 브루고뉴(Duchesse de Bourgogne)와 같은 플란더스 레드 에일과 궁합이 잘 맞는다. 족발, 막창 및 삼겹살과 같이 기름진 음식은 그 기름진 맛을 잡아 줄 신맛 및 탄산이 강한 괴즈와 잘 어울린다.
사워 맥주는 양식을 먹든 한식을 먹든 간에 테이블에 놓일 가치가 있는 맥주이다. 새로운 풍미나 크래프트 맥주와 한식의 시너지효과에 관해 탐구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행운은 대담함으로부터 오며, 큰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위대한 발견은 없다. 그러므로, 사워 맥주와 새로운 음식들의 페어링을 도전할 용기를 가지고 탐험해 보길 바란다.
EDITOR_자레드 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