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 맥주 소비자의 소비경향은?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맥주 소비자의 소비행태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정보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성장 방향, 속도 등을 예측하는 지표가 되고,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개별 기업의 판매전략이나 주력 상품의 선정 등에도 참고할 만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 비어포스트는 우리나라 맥주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를 모니터링하고, 조사 시점의 이슈에 대한 생각을 주기적으로 파악함으로써 맥주시장 참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지난 2015년부터 매해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 설문조사를 진행해 왔다. 올해 진행한 ‘2019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는 5회째로, 2019년 11월 12일부터 11월 19일까지 응답을 수집했다.
설문 기본 정보
설문조사 대상은 일반 소비자 및 맥주 업계 종사자 등을 모두 포함하며, 지역, 연령, 직업과 같은 표본 정보에 관한 질문, 주류(맥주)의 음용 빈도 및 선호,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경험 및 소비행태, 특정 제품의 선호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었다. 2018년도 설문에 추가되었던 음주 패턴 및 주세법 개정과 관련한 질문이 이번 조사에도 포함되었으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와 관련한 질문이 일부 추가되었다.
설문지는 비어포스트 웹사이트 및 페이스북 페이지, 네이버 포스트 등에 게시되었으며, 정기구독자를 포함한 독자에게 설문조사 게시를 알리며 참여를 독려했다. 응답의 수집은 구글 설문지를 통해 설문 참여자가 직접 응답사항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영문 설문지도 함께 게시했다. 수집된 응답은 설문 항목별로 교차 분석하고 특정 조건 하의 응답을 분석함으로써 설문의 신뢰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사했다. 수집된 설문 중 중복 기록된 응답, 정상적으로 설문이 종료되지 않은 경우 등을 제외했다. 또한 주관식 문항 10개의 경우 특정 브랜드나 회사명 또는 제품명 등을 응답하는 문항에 대해서 응답자의 인지 정도가 완벽하지 않을 수 있음을 고려했다. 주관식 문항에 올바르지 못한 답을 한 경우는 주관식 문항의 응답 집계에서만 제외했다. 전체 응답에 대한 검사 결과, 문항의 신뢰성을 훼손할 가능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유효 응답은 315건으로 2018년 291건 대비 약 8.3% 증가했다. 설문 참여 인원의 경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히 증가하여 2017년 679건의 유효 응답을 기록한 것에 대비해 2019년의 유효 응답 수는 약 46.4% 수준이다. 이는 2018년부터 질문의 숫자가 대폭 증가하고, 주관식 문항이 추가함으로 인해 응답 소요 시간이 증가한 점이 응답자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2019년 수집된 315건의 유효 응답은 통계적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숫자이다.
설문에 참여한 표본은 비어포스트 잡지 및 수제맥주 가이드북과 같은 인쇄 매체를 비롯해 웹사이트, 페이스북, 네이버 포스트 등 온라인 등으로 비어포스트를 직·간접적으로 인지하는 이들이다. 또한 포털 등에서 맥주 관련 콘텐츠를 검색하는 사람이 다수로서 맥주에 대한 인식과 관심의 정도가 비교적 높다. 또한 설문에 응답한 표본이 인구통계학적 구성을 감안해서 선정된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자발적인 의사로 설문에 참여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항은 설문조사 결과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우선 고려되어야 하며, 표본의 모집단이 일반 대중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실제 설문조사 참여자들의 모집단은 비교적 맥주에 관심과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을 비롯해 ‘맥주 마니아’라고 해석하는 것이 결과 해석의 방향으로 더 옳다. 또한 설문의 수집 방식, 설문의 길이 제약 등 한계로 인해 설문의 부분별 응답에 대한 다층적 분석이 이루어지는데도 다소 무리가 있다. 따라서 설문 분석의 결과를 전체 대중의 의견으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9 설문 참여자의 특성
2019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의 응답 결과를 분석하기에 앞서 응답자 315명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성별, 거주지역, 연령 등 기초적인 표본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응답자 315명 중 남성은 226명으로 71.75%, 여성은 89명으로 28.25%를 차지했다. 2018년 조사에서는 남성 75.6%, 여성 24.4%로 2017년에 비해 여성이 4.17% 감소했으나 2019년 조사에서는 2018년 조사대비 여성의 비율이 3.8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구성은 20대 28.57%(90명), 30대 49.52%(156명), 40대 17.14%(54명), 50대 이상 4.76%(15명)로 2018년 대비 20대는 더욱 감소하고, 30대가 두터워지는 경향을 보였다. 20대는 2015년 45.5%, 2016년 41.11%, 2017년 35.35%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응답률을 보였지만, 30대의 경우 2017년 44.04%, 2018년 48.5%에 이어 꾸준히 응답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20대와 30대가 응답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전체 여성 응답자 89명 중 20대 여성은 31명으로 34.83%, 30대 여성은 50.56%로 전체 여성 응답자중 20대와 30대가 85.39%에 이른다. 2018년 조사의 경우 30대 여성 응답자가 61.97%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나 2019년 조사에서는 여성 응답자의 평균 연령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거주 지역별 분포에서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응답자가 82.86%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2018년 조사에서 80.76%로 2017년 조사 대비 3.48% 감소한데 비해 올해 조사에서는 전년 대비 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수제맥주 저변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5회째 진행되는 2019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의 이전 설문조사 참여 여부를 확인해본 결과 이번 조사에 처음 참여한 사람은 69.21%로 2018년 대비 8.7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97명으로 이들 중 32명은 2017년과 2018년 설문조사에 참여했으며, 43명은 2018년 조사에만 참여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회 모두 응답한 사람은 9명,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회 응답한 사람은 4명으로 조사되었다. 2018년 조사 참가 여부만으로 한정 지을 경우 전체 315명 중 2018년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88명으로 27.94%이며, 이는 2018년 조사 대비 표본군의 중첩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지난 조사와 동일한 문항의 응답 경향의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표본군의 특성이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유추할 수 있다. 또한 2018년 조사자를 대상으로 동일 문항의 응답 결과 변화를 추적할 경우 동일 표본군 내의 소비 경향 변화를 유추할 수 있다.
음주 경향과 주류 선호도
맥주 소비에 관한 설문인 만큼, 설문 응답자들은 대체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음주 생활에서 맥주는 어느 정도를 차지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표본의 음주 횟수, 선호 주종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 1개월 기준 5~8회 술을 마신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25.0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17회 이상이 21.27%, 1~4회가 20.95%로 뒤를 이었다. 2019년 조사 결과를 2018년 조사와 비교하면, 1달에 9~12회 술을 마신다고 응답한 사람이 2018년 17.53%보다 2.47%p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항목은 없었다.
주종 선호 항목에서는 맥주가 69.2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017년(68.48%)과 2018년(68.04%) 조사 결과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주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대답이 13.33%를 기록하여 2018년(18.9%)보다 5.57%p 감소한 점이 눈에 띈다. 설문조사의 주제가 맥주 소비이고, 설문지의 노출 채널 등을 고려하면 맥주의 선호도가 매우 높게 나오는 것이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맥주에 대한 관심도와 맥주 음용빈도를 알아보았다. 맥주에 대한 관심도는 타주종과 비교했을 때 얼마만큼 흥미가 있는지를 주관적으로 판단하여 응답하도록 했다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94.92%는 ‘맥주에 보통 이상의 흥미’가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전체의 74.29%는 ‘맥주에 관심이 매우 높다’ 고 응답했다. 보통 이상의 흥미를 보인 층이 지난해(92.1%)보다 2.82%p 증가했지만, 높은 흥미를 보인 층은 2018년(79.04%) 조사보다 4.75%p 감소했다. 올해 처음으로 본지 설문조사에 참여한 비율이 69.21%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설문 참여자 중 비교적 최근부터 맥주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층이 많이 유입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맥주 음용 빈도를 묻는 항목에서는 주당 2~3번 맥주를 마신다는 답변이 전체의 49.52%를 차지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53.61%를 차지한 것보다 4.09%p 감소한 수치다. 반면 ‘주당 1회 이하로 맥주를 마신다’고 대답한 사람은 2018년(19.93%)보다 5.78%p 증가한 25.71%로 나타났다. 따라서 맥주를 마시는 빈도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음주 빈도’의 응답과 ‘맥주 음용 빈도’의 응답을 비교해 볼 때, 일부 응답자들은 맥주 음용의 경험을 음주로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횟수를 묻는 항목에서 1개월당 12회 이하의 음주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66.03%인 반면, 주 1회 이하 및 2~3회 맥주를 마신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전체의 75.23%로 9.2%p 더 높다. 이는 맥주 음용 중 일부를 음주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의미로서, 실제 생활에서 맥주를 마시는 빈도가 설문의 응답보다 많을 수 있음을 내포한다.
라거보다 에일
월평균 10~20만 원 맥주에 지출
맥주 스타일 선호 조사에서는 ‘에일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42.86%, ‘에일과 라거 모두 좋아한다’는 응답이 39.37%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0% 이상은 에일을 즐기며, 약 50% 정도만이 라거를 선호한다.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라거를 주로 생산하는 대기업 맥주 시장의 획일화에 대항하며 에일 위주로 성장해 온 것을 고려할 때, 이는 합리적인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맥주에 대한 지출은 ‘월평균 10~20만 원’이라는 응답이 39.3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두 번째로 ‘월평균 10만 원 미만’을 지출한다는 응답이 34.6%였다. 지난해 조사에서 각각 37.11%, 35.74%였던 점과 비교하면 맥주에 지출하는 금액의 경향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맥주의 주된 구매처로는 펍이 61.27%, 편의점/동네슈퍼가 43.81%, 보틀샵 등 맥주 전문 판매점이 41.27%로 전년 조사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대형마트에서의 구매는 전년도보다 11.47%p 감소한 34.92%였다. 실제로 대형 마트는 작년까지 판매하는 맥주의 종류를 공격적으로 늘려갔으나, 2019년에는 축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펍과 음식점에서 ‘혼술족’ 늘었다
몇 년 전부터 술을 혼자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본지는 지난해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에서 이른바 ‘혼술’의 경험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10명 중 9명이 혼술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조사에 참가한 315명 중 281명(89.21%)이 ‘혼자 술을 마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주로 편의점 및 동네 슈퍼(38.79%)나 보틀샵 등 주류 전문 판매점(32.03%)에서 술을 구입한다. 편의점의 경우 지난해(37.92%)와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지만, 보틀샵 등 주류 전문 판매점에서 혼술용 주류를 구입한다는 응답은 지난해(21.56%)보다 10.47%p 증가했다. 단순히 술을 즉흥적으로 혼자 마신다는 의미에 더해 개인의 취향에 맞는 술을 골라 마시고 있음을 의미한다.
혼술을 하는 경우 주로 마시는 장소는 ‘집’이라는 대답이 281명 중 213명으로 75.8%라는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으며, 다음으로 응답이 높았던 것은 19.57%를 차지한 펍 및 음식점이다. 지난해 조사에서 ‘집에서 마신다’는 응답과 ‘펍 및 음식점에서 혼술을 한다’는 대답은 각각 83.27%, 15.99%였다. 이를통해 사람들은 대체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혼술에 대해 타인의 시선을 덜 의식하게 되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
‘혼술족’이 마시는 술의 종류는 맥주가 84.34%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83.27%)와 통계적으로 다르지 않다. ‘막걸리, 증류주, 소맥, 소주, 와인, 칵테일 등 기타 주종들을 선호한다’는 대답은 매우 소수로 나타났으며, ‘주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대답 역시 지난해(10.41%)보다 4%p 줄어든 6.41%로 나타났다.
크래프트 맥주 소비자 심층 분석
음용기간이 길수록 맥주에 대한 이해도 높아
언제부터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24.76%는 ‘2012년 이전부터 마시기 시작했다’고 답했으며, ‘2015~2017년 사이 처음 마시기 시작했다’는 대답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인식의
응답자의 53.02%가 2018년에 비해 2019년에 마신 맥주의 종류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크래프트 맥주를 잘 알고 있으며 주로 마신다’는 대답은 전체의 71.43%였으며, ‘알고 있지만 자주 마시진 않는다’는 대답이 18.73%로 그 뒤를 이었다. 음용 빈도와 관계없이, 전체 응답자 중 90.16%가 ‘크래프트 맥주를 잘 알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음용 빈도의 관점에서는 80%가 이해도와 상관없이 크래프트 맥주를 주로 마신다고 답했다. 지난해 결과와 비교해보면 음용 비율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인지의 정도는 지난해 조사의 71.82%보다 18.34%p나 증가했다. 이 같은 결과는 두 가지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이번 설문의 응답자 중 크래프트 맥주를 경험한 기간이 3년 이상인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72.7%에 이른다는 점이다. 오래 인지하고 마셨으니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크래프트 맥주에 관한 정보가 일반 대중에게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설문 응답자 중 상당수는 크래프트 맥주의 음용 기간이 길지만,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이해도가 비교적 높다’고 답한 비율이 이들보다 높다. 따라서 굳이 오래 마셔오며 지식을 습득한 게 아니더라도, 이전에 비해 대중적으로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정보 확산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좋아하는 맥주 스타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72.06%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고, 스타일 구분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3.33%p 증가한 수치다. 또한 전체 응답자 중 ‘스타일 구분에 대한 이해도와 무관하게 선호하는 맥주의 스타일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91.11%다. 스타일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도는 미흡할지라도,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펍 선택 조건 — 맥주의 종류와 품질
맥주 마실 장소를 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조건은 무엇일까? 지난해는 ‘맥주의 종류’가 첫 번째 척도라고 응답한 사람이 32.71%(88명), ‘맥주의 품질’이라고 답한 사람이 29.74%(80명)로 맥주의 종류가 중요하다는 대답이 근소하게 앞섰다. 크래프트 맥주의 수가 점차 증가하면서 다양한 맥주를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설문조사에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올해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맥주 전문 펍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으로 37.46%(118명)가 ‘맥주의 종류’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24.13%(76명)가 ‘맥주의 품질’을 꼽았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맥주 종류의 중요성을 높게 본 소비자의 비율이 매우 증가했다. 크래프트 맥주가 다양해지고, 맥주를 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다양한 맛 체험으로 보는 인식이 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 자리에서 다양한 맛을 즐기고 비교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이다. 본인이 원하는 맥주가 있는 펍을 방문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이해도와 호기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같은 맥락에서, 올 한해 경험한 맥주 종류의 수에 관한 질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체 응답자의 26.98%는 2019년 한해 맥주 10~30종을, 21.27%가 30~50종을, 18.73%가 10종 미만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12.7%가 50-100종의 맥주를 마셨다고 답했으며, 100~200종, 200종 이상을 마셨다고 응답한 사람은 각각 9.52%, 9.21%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의 53.02%(167명)는 ‘2019년 마신 크래프트 맥주의 종류가 지난 해보다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비슷하다’는 대답은 30.48%, ‘감소했다’는 대답은 14.6%에 그쳤다. 이를 통해서 결국은 다양한 맥주 경험이 또 다른 새로운 맥주에 대한 호기심과 더 품질 높은 맥주에 대한 욕구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다만 펍을 선택하는 첫 번째 조건이 ‘맥주의 종류’ 또는 ‘맥주의 품질’이라고 답한 194명에 한해서는 본 응답의 비율이 유의미하게 달라진다. 2019년 경험한 맥주의 개수가 구간 별로 10종 미만이 8.76%, 10-30종이 27.32%, 30-50종이 26.29%, 50-100종이 15.98%, 100-200종이 12.37%, 200종 이상이 9.28%로 나타나, 다른 응답자들의 것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다른 응답자들보다 전반적으로 많은 맥주를 경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맥주 소비자를 사로잡은
Hoppy, Hazy, Sour
전 세계적으로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온 것은 ‘홉’이었다. 쌉싸름한 맛과 과일을 연상시키는 향미가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다. 그 후, 일반적인 맥주 맛과 다소 거리가 있는 ‘신맛 나는 맥주’에도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러한 흐름이 이번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맥주 스타일 선호도 조사에서 Pale Ale/IPA가 62.86%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나타낸 가운데, 39.37%의 선호도로 2위를 차지한 것이 다름 아닌 Sour/Wild Ale이다. 3위는 흐리고 탁하며, 마치 홉 주스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연상시키는 Hazy Pale Ale/IPA로서 36.19%의 선호도를 보였다. 또한 30.48%의 지지를 얻은 필스너가 4위, 27.62%의 지지도를 얻은 람빅이 5위를 차지했다. 2018년 맥주 스타일 선호도 조사에서 Pale Ale/IPA - Sour/Wild Ale - Pilsner - Weizen/Witbier - Porter/Stout 순으로 1~5위가 나타났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Pale Ale/IPA - Sour/Wild Ale - Hazy Pale Ale/IPA - Pilsner - Lambic 순으로 1~5위가 결정되었다.
2019 가장 핫했던 맥주 스타일
‘올해 핫했던 맥주 스타일’로 뽑힌 것은 1위가 Hazy Pale Ale/IPA(48.89%), 2위가 Pale Ale/IPA(36.83%), 3위가 Sour/Wild Ale(26.98%)인데, 이 역시 선호 스타일에 대한 응답 분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Hazy Pale Ale/IPA가 비중 있게 떠오른 것이 다르다. 몇 년 전 미국의 뉴 잉글랜드 지역에서 시작되었다는 의미로 ‘New England IPA’로도 불리는 ‘탁한 IPA’는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강렬한 홉 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이 앞다투어 선보이는 스타일이 되었으며, 초기 제품에서 드러났던 단점들이 보완되며 더욱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맥주 국적의 선호도 역시 맥주 스타일 선호도와 같은 흐름을 보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55.56%), 벨기에(46.98%,), 대한민국(46.67%)이 각각 1위에서 3위까지 차지했다. 미국 맥주와 한국 맥주는 홉의 특성이 강한 맥주나 사워 맥주 등 크래프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스타일과 비슷한양상을 보이며, 벨기에 맥주의 경우 역시 수도원 맥주와 자연발효 맥주인 람빅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결과는 맥주 스타일 선호도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크래프트 맥주 시장 확장하려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야
정보가 부족한 초기 시장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것은 전체 시장의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초기 시장의 소비자들에게는 정보가 불충분하며, 이 때문에 구매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점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들은 마케팅에 힘쓰고 유통망을 넓히고자 애쓴다. 만약 초기 시장에서 제품 정보의 확산이 더딜 경우, 시장은 소수의 마니아에게 의존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시장이 대중화되려면 제품 구매처와 정보의 확산 모두 중요하다.
SNS, 맥주 정보를 얻는 핵심 도구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하는 대다수 업체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비교적 트렌드에 민감하고 정보 검색 능력이 높은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대부분의 크래프트 맥주 회사가 영세하거나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첫번째 요인으로 인해 크래프트 맥주는 입소문을 타면 그 이름이 빠르게 전파되며, 그 매개 수단은 대개 SNS가 된다. 한편 대부분의 크래프트 맥주 회사 역시 대형 미디어를 통해 마케팅을 하기 보다는 SNS 등을 통해 회사와 맥주를 알린다. SNS는 크래프트 맥주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수단이며, 이들의 접점이기도 하다.
설문 응답자 중 40%는 맥주 정보를 주로 얻는 수단으로 ‘SNS’를 꼽았다. 그 뒤로는 14.6%가 ‘직접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고 응답했으며, 13.97%의 득표를 기록한 ‘주변 사람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대답이 3위를 차지했다. 4위가 12.38%로 ‘맥주 전문 판매점’을 들었다. 그 중 1, 3, 4위의 경우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나 SNS 상의 네트워크, 전문 판매점의 점원 등에게서 정보를 얻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의 종류가 워낙 많고, 관련 정보를 일반적인 채널에서 쉽게 접할 수 없다 보니, 맥주와 밀접한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덧붙여 1세대 브루어리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마케팅 활동을 해왔기에 SNS는 자연스레 맥주에 관한 정보를 얻는 주요 채널로 정착하게 되었다.
크래프트 맥주 판매처 증가세 둔화
원하는 맥주를 판매하는 구입처의 증가 여부 역시 맥주 소비의 중요한 요인이다. 맥주는 실제로무겁다. 또한 술을 소비할 때는 주종과 장소를 즉흥적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하는 맥주를 마시거나 구매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면 소비가 확산하기 어렵다. 또한 크래프트 맥주에 지속적이고 쉽게 노출되어 왔다면 더 쉽게 구매를 시도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 구입처 정보가 부족해 구매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설문에 응답한 사람 중 69.84%는 ‘이전보다 주변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났다’고 답했다. 실제로 편의점 등 소비자들이 쉽게 이용하는 채널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일부 제품은 ‘4캔 1만원’으로도 살 수 있게 되었다.
대형 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국산 크래프트 맥주는 크래프트 맥주와 고객 사이의 접점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구입처가 증가했다’는 대답이 87.29%였던 것에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17.45%p 감소했으며, ‘구입처가 줄어들었다’는 대답은 지난해보다 4.68%p 상승하여 올해 5.71%를 기록했다. 이는 맥주 전문 보틀샵의 몰락과 함께 대형 마트에서도 크래프트 맥주 사업이 축소되는 현상을 반영하는 결과일 수 있다. 또한 ‘주변 구입처의 수가 작년과 비슷하다’는 대답도 18.1%로, 지난해에 비해 8.13%p 상승했다. 종합하면 크래프트 맥주 판매처의 양적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크래프트 맥주의 대중적 인식에 대한 체감은 판매처 수와는 조금 다른 결과를 보인다. ‘주변 사람 중 크래프트 맥주를 즐기는 사람’의 증가 폭을 묻는 항목에서 ‘대부분 즐긴다’는 대답이 6.35%, ‘많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36.19%, ‘조금 증가했다’는 응답이 41.59%였으므로, 소비자들은 실제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었다.
또한 크래프트 맥주의 대중적 인지도를 묻는 항목에서도 ‘대부분 알고 있다’는 응답이 5.08%,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관심이 있는 것 같다’는 대답이 25.08%,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대답이 22.22%, ‘조금씩 증가하고 있으며 몰라도 관심은 있는 것 같다’는 대답이 23.17%로 나타났다.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관심도 역시 소비와 함께 이전보다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시장의 성장을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다
맥주, 종량세 전환 초읽기
시장의 향방은?
종량세 전환이 크래프트 맥주를 알렸다
크래프트 맥주 인지도의 증가에는 미디어 노출 빈도의 증가, 판매처의 증가, 가격적 요인의 개선, 이슈의 등장 등과 같이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 2019년 맥주 업계를 가장 핫하게 달군 이슈를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 바로 종량세 시행의 확정이다. 지난 2~3년간 업계에서 끊임없이 요구한 주세 과세체계의 전환, 즉 종량세가 내년부터 시행된다.
종량세 개편을 앞둔 시점에서 소비자들은 이후 시장이 어떻게 변화리라고 기대할까? ‘종량세 시행 이후 지금과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것’이라는 응답이 33.65%,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45.4%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에서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응답이 60.48%를 기록한 것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적어도 지금과 비슷하거나 크래프트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의 합계 비율은 비슷하게 나타나 시장의 견조를 예측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량세 전환이 가져올 긍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크래프트 맥주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을 꼽는 응답자가 66.03%로 지난해 55.33%에 비해 증가해 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크래프트 맥주 저변의 확대와 판매처 증가, 양조장 증가 등을 기대한다고도 응답했다.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
결국은 ‘가격’과 ‘정보 접근성’ 개선 필요
크래프트 맥주의 저변 확대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응답자들은 ‘높은 가격’과 ‘가격 제도’를 우선으로 뽑았다. 높은 판매 가격(52.38%)과 가격적 제도(49.52%) 문제를 꼽은 응답자는 제도적 문제에서 비롯된 높은 가격이 시장 확대를 저해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 의식이 종량세 이후 크래프트 맥주 가격의 인하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인지 경로와 정보의 부족, 판매 접근성이 낮다는 점이 저변 확대를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판매 접근성의 문제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 요구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는 문제다. 반면 인지 경로와 정보의 부족은 업계 종사자들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관해서는 맥주 생산 및 판매 단계의 회사들이 정보 부족을 해소해줄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에게 맥주를 알릴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함께, 소비자를 대면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를 교육하는 프로그램 역시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시장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응답자의 26.03%가 ‘제도의 개편’을 꼽았으며, 뒤이어 가격 인하, 품질 향상 등을 꼽았다.
일본 맥주 불매, 내년에도 이어질까
2019년 여름, 일본의 수출대상국 중 대한민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불거진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문제는 우리나라 사회와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본 여행의 급격한 감소, 일본 제품 불매 등은 우리의 생활상을 바꾸었다. 일본 제품을 수입하고 유통하는 업체는 큰 타격을 입기도 했으며, 이로 인해 일부 업체는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맥주도 예외는 아니다. 2019년 7월 일본이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한 이후,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일본 맥주의 수입량이 급감했다.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9월과 10월에는 전년 동월대비 일본 맥주 수입량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 참여자들 중에는 74.92%가 일본 맥주 불매에 동참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불매의 실행 정도는 38.1%가 ‘일본 기업이 소유한 모든 글로벌 맥주 브랜드를 불매한다’고 답했으며, ‘일본에서 생산한 맥주 및 일본 브랜드의 해외 생산분을 불매한다’고 응답한 경우가 22.22%, ‘일본에서 생산된 맥주만 불매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15.56%였으므로, 일본 맥주 불매를 비교적 높은 강도로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맥주 불매운동에 대한 전망으로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어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34.92%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는 대답이 28.89%, ‘일본 제품 불매가 장기적으로 굳어질 것’이라 예측하는 의견도 15.56%에 이르렀다. 또한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 일본 맥주를 다시 마실 것인가’란 질문에 ‘다시 마실 것’이라는 의견이 52.38%로 근소하게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