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비션 브루어리 김민태 오너브루어와의 인터뷰
최고의 브루어리가 되고픈 야망을 가진 곳
2018년 4월,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경기도 구리에 새로 오픈한 브루어리가 있다. 이름에서부터 각오가 느껴지는, 앰비션 브루어리(Ambition Brewery)가 그 주인공이다. 윤정태 브루어와 더불어 대표이자 헤드브루어인 김민태 오너브루어(Ownerbrewer)의 야심찬 이야기가 펼쳐질 이곳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Q ‘야망(Ambition)’이 가지는 뜻
A “저희에겐 3가지 야망이 있습니다. 첫째는 World beer cup에서 골드메달을 딸 수 있는, 훌륭한 맥주를 만드는 것. 둘째는 BJCP에 KOREAN으로 시작하는 맥주 스타일을 등재 시키는 것. 마지막은 추상적이지만 국내 최고의 브루어리가 되겠다는 것이죠. 한국 크래프트 맥주 브루어리 중 어디가 유명하냐고 물어 봤을 때 ‘앰비션 브루어리’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는, 최고의 브루어리가 되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3가지 야망을 꼭 이루겠다는 마음으로 Ambition이라는 이름의 브루어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브루어가 되기까지
A “제게 가장 처음 ‘맥주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계기를 준 것은 2007년 여름, 독일에서 먹은 ‘호프브로이(Hofbrau)’의 맥주였습니다. 덕분에 대학생활 중에 저의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브루마스터’라는 직업에 더욱 관심이 갔죠. 양조를 배워보고 싶다는 열망에 처음으로 찾아간 곳이 제 고향 울산에 있던 ‘트레비 브로이 하우스’였습니다. 무작정 찾아갔음에도 받아 주신 트레비어 오세영 이사님 덕분에 홀 서빙, 설거지부터라도 일을 시작할 수 있었고, 이후 평일엔 학교 수업, 주말엔 울산에 내려가서 양조를 배우는 바쁜 생활을 했음에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에 정말 행복했죠. 그렇게 트레비에서의 경험과 영국의 Heriot-Watt University의 양조학 석사 취득, 독일 Doemens Diplom Beer Sommelier 자격 취득, 공릉동 바네하임에서 헤드브루어로서의 과정을 거치면서 저의 브루어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습니다. 더 늦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퇴사 후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만든 것이 지금의 앰비션 브루어리입니다.”
Q 브루어리의 설립
A “서울에서 1시간 거리 이내의 경기도 지역에 브루어리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3개월간 여러 경기 지역을 조사한 끝에 발견한 곳이 구리의 현 공장이었죠. 마침 까다로운 브루어리 설립 조건도 충족시켜주는 곳이었고요.
크래프트 맥주는 브루어가 직접 양조하여 생산하는 술이다 보니 브루어의 역할이 크고, 좋은 장비까지 뒷받침되어야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브루어리 설립과정 중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쓴 것이 괜찮은 장비를 고르는것, 브루어가 일하기 편하게 장비와 공간을 세팅하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장비는 중국의 Tiantai의 장비를 골랐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괜찮아서였고, 또 장비에 대한 저의 요구 조건들을 모두 수렴해주거나 나아가 더 좋은 방향을 제시해주었기 때문이죠. 불과 3년 전만 해도 Tiantai 제품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동안 다양한 국가의 브루어리들에게 장비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브루어들의 요구조건을 듣고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해서인지 최근엔 매우 높은 수준의 맥주 장비 회사로 거듭나 있더군요. 이를 재차 확인하고자 가장 최근에 Tiantai의 장비를 들인 ‘안동 브루어리’에도 3번이나 방문했습니다. 상태는 매우 좋았고, 외관뿐 아니라 디테일한 부분까지 모두 꼼꼼하게 챙겼다는 것이 느껴져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Tiantai 직원과의 미팅도 8시간이 넘는 장시간 동안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장비 업체보다 성실하게 임해주셨기에 더욱 마음에 들었고요. 결국 긴 고민 끝에 선택하였고, 만족할 만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지금도 느끼고 있습니다. 기술력과 가격 모두 매우 경쟁력 있는 업체라고 생각합니다.
장비의 세팅은 제가 오랜 시간 겪어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동안 장비에 대해 부족하게 느꼈던 부분들을 기록해 놓았고, 이번 브루어리를 준비하면서 모두 개선할 수 있도록 업체와 긴 미팅을 가졌었습니다. 국내에 Tiantai 제품을 쓰는 모든 브루어리들을 견학하고, 장단점을 듣고, 단점은 개선하고 장점은 더욱 부각 될 수 있도록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장비의 위치들을 미리 정해 놓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였습니다. 장비 선택부터 설계, 조립, 맥주 양조와 관리, 판매까지 직접 다 해낸 셈이죠.”
Q ‘앰비션’의 맥주에 대해
A “제가 생각하는 맥주의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는 Balance와 Delicious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브루어리 이름을 두 가지 단어를 조합하여 ‘Balancious’라고 지으려는 생각도 했죠. 개인적으로 한 가지 특징이 지나치게 도드라져서 다른 요소들을 해치는 맥주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에 적합하지 않은 맥주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희는 Balance와 Delicious를 통해 맥주를 잘 아는 사람이든 맥주를 잘 모르는 사람이든 마셨을 때 행복감을 느끼실 수 있는 맥주를 만들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의 첫 맥주로 ‘뮤닉 헬레스(Munich Helles)’를 고른 것도 이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나라 맥주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필스너와 페일 라거이지만, 우리나라의 일반 소비자분들은 이보다는 몰티함을 강조한 헬레스를 더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첫 시즌의 주제로 독일을 고르게 됐습니다. 앞으로 헬레스와 베를리너 바이세(Berliner Weisse) 외에도 바이젠(Weizen), 라우흐비어(Rauchbier) 등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양조하여 선보일 계획입니다.
저희는 맛은 기본이고 유행에 따라가지 않는 다양한 맥주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싶습니다. 그를 위해 시즌별 주제를 정해 그 주제에 맞는 맥주 3~4가지를 계속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저희의 첫 시즌 주제가 ‘독일’인 것처럼 나라를 주제삼아 그 나라의 맥주 스타일만을 만들 수도 있고, 콜라보를 하여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다양한 맥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주제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그를 통해 끊임없이 다양한 맥주를 만들 것입니다.”
Q 그리고 하고 싶은 말
A “좋은 맥주는 좋은 브루어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비싼 장비와 원료를 써도 제대로 된 브루어가 없다면 좋은 맥주는 탄생하기 힘들고, 브루어가 있어야 맥주업계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도에 비해 브루어는 우리 업계에서 생각보다 크게 각광받지 못합니다. 보통 스포트라이트는 브루어리의 대표님들이 받기 마련이죠. 이런 인터뷰 또한 제가 대표이자 브루어니까 이루어졌지 단순한 브루어로 있었으면 진행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많은 브루어리가 있는 만큼 브루어들도 많이 있으니 그분들의 이야기도 알려졌으면, 또 많은 분들이 브루어의 중요성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양조장을 설립하면서 소수인원으로 장비 선택부터 설계, 조립, 맥주 양조와 관리, 판매까지 직접 다 해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공을 들인 양조장을 만들어 낸 것은 좋은 맥주를 만들겠단 이들의 순수한 열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열망의 결정체인 앰비션의 맥주를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날을, 이들의 야망이 이루어질 날을 기대해 본다.
EDITOR_김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