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브루잉 창립자 그레그 쿡을 만나다
로큰롤으로서의 크래프트 맥주
우리에게 고전적인 미국식 IPA 스타일로 잘 알려진 스톤 브루잉은 1996년 설립 이후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해왔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IPA를 보유한 스톤 브루잉은 BeerAdvocate 잡지, CNN, Forbes 등 유수의 언론에서 “전 세계 최고 10대 브루어리’, ‘스타 중의 스타 크래프트 브루어리’, ‘변치 않는 지구상 최고의 브루어리' 등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그런 스톤 브루잉의 공동창립자인 그레그 쿡(Greg Koch)이 한국을 방문했다. 12월 11일 신사동 퐁당 크래프트 비어 컴퍼니에서 그는 한국의 맥주 팬들을 직접 만나 스톤 맥주를 선보이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유럽과 중국으로 진출한 스톤 브루잉
스톤 브루잉은 전 세계 크래프트 맥주 열풍에 힘입어 상당히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를 캘리포니아주와 버지니아주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미국 크래프트 맥주 회사로는 최초로 맥주의 성지라 할 수 있는 독일 베를린에 브루어리와 비스트로 앤 가든 (Bistro&Garden)을 오픈했다. 이러한 행보는 보수적인 유럽시장에서 혁신적인 품질의 맥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를 보도한 독일 언론을 통해 창립자 그레그 쿡은 ‘미국에서 온 맥주 예수님'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와인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나파와 중국 상하이에 대형 브루펍(Brew-Pub)과 레스토랑을 오픈함으로써,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행인 크래프트 맥주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스톤은 유럽에서 양조장을 건설하고, 소유하고, 운영하는 최초의 미국 독립 양조장이 되었습니다. 베를린 지역 전통 맥주 스타일인 베를리너 바이세 등을 양조하기도 하며, 베를린을 비롯한 유럽 30개국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중국에 투자한 최초의 독립적인 미국 양조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상하이에 스톤 브루잉 탭룸을 오픈했으며, 미국에서와 같은 수준의 품질을 즐길 수 있도록 자체 냉장 유통 시스템을 통해 신선하게 맥주를 조달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스톤을 ‘전설’로 만들었나
스톤 브루잉의 브랜드 심볼인 가고일(Gargoyle)은 중세 유럽에서 악귀를 막는 정령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강렬한 이미지의 가고일(Gargoyle)은 모든 맥주에 현대 먹거리의 악귀인 저급 원료, 살균제, 화학첨가제 등의 사용을 절대 허락하지 않겠다는 스톤 브루잉의 굳은 의지를 나타낸다. 스톤 브루잉이 이토록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결코 지치지 않는 ‘고집'이야말로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크래프트 맥주라는 건 아주 로큰롤스러운 거라고 생각했어요.”
스톤 브루잉의 공동 창립자 그레그 쿡은 크래프트 맥주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로큰롤(Rock&roll)'로 비유하여 설명했다. 좁게 보면 한때 유행했던 음악 장르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가 말하는 로큰롤은 록 음악의 태동과 함께 만발했던 젊은 세대의 문화와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정신적 유산을 가리킨다.
맥주 산업에 종사하기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음악 산업에 종사했던 그는 그 시기에 크래프트 맥주의 세계에 눈뜨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의 ‘Anchor Steam Beer’을 맛보고 나서였다. 그때부터 크래프트 맥주에 대해 알게 되면서 더욱더 빠져들었으며, 양조 기술자인 파트너 스티브 바그너(Steve Wagner)를 만나 지금의 스톤 브루잉을 세우게 되었다.
“팝 음악은 사람들에게 뭘 듣고 싶냐고 물어보고, 그걸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반면 로큰롤은 자신이 원하는 것에서 출발해 그걸 만들고 연주하는 것이고요. 음악에 비유하자면, 스톤 브루잉은 팝 음악을 만들려고 시도한 적이 없어요. 항상 로큰롤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팝 음악은 빌보드 차트에서 오르락내리락하지만, 로큰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차이의 핵심이다. “롤링스톤스(Rolling Stones), U2, 메탈리카(Metallica) 같은 음악가들은 팝 뮤직을 만들려고 하지않았고, 자신의 음악을 충실하고 훌륭하게 만들어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음악은 세대를 가로질러 몇십 년이 지나도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크래프트 비어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스톤 브루잉은 시장 안에서 진정으로 독립된 크래프트 정신을 강조한다. 창립자 그레그 쿡은 2015년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스톤 브루잉은 절대 매각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장인으로서 일하지, 돈 벌려고 부실하게 제품을 만드는 데 가담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스톤 브루잉의 확고한 방향성은 가공처리와 물타기 등 제품을 질 낮게 만드는 행위가 판치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들에게 그것은 언제나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다.
그러나 ‘가치 추구'와 ‘이윤 추구'가 반드시 대립하는 것은 아니다 그레그 쿡은 비즈니스가 여러 차례 도전에 부딪힌 적이 있었으며, 미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도 마찬가지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가치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둘러싼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이블을 비유로 들어봅시다. 다리 4개가 있어야 해요. 다리가 없으면 그건 테이블이 아니죠. 비즈니스는 테이블의 다리나 마찬가지예요. 마케팅, 세일즈, 인력 등이 이 테이블을 존재하게 하는 다리겠지요.”
스톤 브루잉은 지난 2년간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해왔기 때문에, 2019년에는 이제 그 사업들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자연스럽고 단단한 이미지가 마음에 들어 붙였다는 ‘Stone’이란 이름답게, 앞으로도 진정한 크래프트 맥주의 전도사로서 활약할 것을 기대한다
EDITOR_홍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