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 취하고 음악에 취한 제주도의 어느 밤 맥파이 제주 브루어리 돌잔치에 다녀와서
맥주에 취하고 음악에 취한 제주도의 어느 밤 맥파이 제주 브루어리 돌잔치에 다녀와서
6월 17일 맥파이 제주 브루어리에서 브루어리 설립 1주년 돌잔치가 열렸다. 해가 쨍쨍한 낮 12시부터 어둠이 짙게 깔린 밤 12시까지 수백 명이 브루어리를 찾았다. 맥파이의 돌잔치를 축하하러 육지에서 비행기를 기꺼이 타고 온 맥덕들부터 휴가 차 제주도를 찾은 가족 단위 손님들까지… 유난히 더웠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브루어 리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번 돌잔치는 제주도의 로컬 푸드트럭과 함께 했다. 음식 맛도 좋았지만 형형색색 의 트럭이 눈길을 끌었다. 브루어리 투어도 매 45분마다 진행했는데 맥주 생산 프로세스를 알기 쉽게 맥아부 터 차근차근 설명하여 맥주를 잘 알든 모르든 흥미로운 프로그램이었다.
맥파이는 이번 돌잔치에서 다양한 맥주 라인업을 선보였다. 상시 판매하고 있는 맥주만이 아니라 이때까지 선보였던 시즈널 맥주들을 다수 맛보게 해줬다. 특히 이번 돌잔치에 처음 으로 내 놓은 복분자가 들어간 베를리너 바이세 ‘복자’는 시큼 상콤한 맛을 보여주며 무더 위에 파티를 시작하는 한 잔으로 손색이 없었다. 이어 마셔본 다양한 맥주들은 왜 바다 건 너 제주도까지 맥파이 브루어리를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이 되었다.
돌잔치를 즐기던 중 맥파이의 에릭 모이니한(Erik Moynihan) 대표와 만나는 기회가 생겨 맥파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에릭 대표는 “제주에서의 1년은 아 주 만족스러웠으며 제주도 관광 코스 탑 10에 맥파이 브루어리 방문이 들어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브루어리 투어 프로그램의 운영, 브루어 리의 확장 등 제주도에서 할 일을 다양하게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여러 크래 프트 맥주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캔과 병 제품을 내 놓고 있는 가운데 맥파이도 캔과 병 제 품의 출시를 구상 중이라는 맥덕들에게 기쁘기 그지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배럴 에이징 맥주 등 다양한 시도를 해 볼 계획이 있으며,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 력을 해 왔고 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맥파이가 크래프 트 맥주 업계 곳곳에 씨앗을 날려 싹을 틔우는 민들레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에릭 대표의 포부였다. 퇴 근길에 동네 편의점에서 맥파이의 맥주를 사 들고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려본다.
파티가 무르익음에 따라 브루어리 앞마당은 제주도 특유의 차분함에 맥주 축제의 열기가 더해져 더할 나 위 없는 분위기를 머금고 있었다. 밴드들의 공연과 DJ들의 음악 선정도 한 몫 했다. 대화 사이를 가볍게 채 우는 배경음악으로 시작했던 무대는 행사가 무르익자 작은 공연장이 되었다. 춤을 추는 사람부터 캠핑을 온 것처럼 해먹에 누운 채 맥주와 음악을 즐기는 사람, 여러 맥주를 맛보며 맥주를 탐구하는 사람까지. 그 들을 보고 있으니 ‘제주도의 푸른 밤’이라는 유명한 노래가 떠올랐다. 날이 저물고 어둠이 깔리니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아름다운 푸른색을 띄었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대낮부터 들이킨 맥주에 취해서 더욱 낭 만적이었던 ‘제주도의 취한 밤’이었다.
EDITOR_김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