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호 브루잉 컴퍼니의 브루마스터, 마사후미 모리타
일본 편의점에서 맥주를 한번이라도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요호 브루잉 컴퍼니(YO-HO Brewing Company)’는 몰라도 그들의 맥주인 ‘요나 요나 페일 에일(Yona Yona Pale Ale)’은 알고 있을 것이다. 어느 지역의 편의점을 가도 항상 있을 만큼 흔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본에 널리 알려진 일본 최대의 크래프트 맥주 회사 ‘요호 브루잉 컴퍼니’의 브루마스터인 마사후미 모리타(Masafumi Morita, 이하 모리타)가 이번 4월, 국제 맥주 콘퍼런스의 참가 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일본 최대 크래프트 맥주 회사의 브루마스터가 되기까지 어떠한 삶을 살아 왔을까. 그의 철학과 인생에 대해 들어보았다.
모리타와 크래프트 맥주의 인연은 대학교 때부터였다. 그가 처음으로 접한 크래프트 맥주는 영국의 잉글리쉬 페일 에일인 ‘바스 페일 에일(Bass Pale Ale)’이었다. 당시엔 일본에도 몇 년 전 한국과 마찬가지로 색다른 맥주 스타일이 거의 없었기에 그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바스 페일 에일’은 정말 흥미로운 맥주였어요. 그전엔 맥주에 대해 잘 몰랐는데 그 맥주로부터 충격을 받고 맥주 양조자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오렌지 농사를 짓고 싶다는 전혀 다른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이죠.”
일본은 법적으로 홈 브루잉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 국가이다. 우리나라의 브루어들과는 달리 홈 브루잉을 통해 양조를 공부하고 연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모리타는 맥주 양조장에 양조자로서 입사하고 난 후에야 본격적으로 양조에 대해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첫 양조장이 바로 지금 브루마스터로서 일하고 있는 ‘요호 브루잉 컴퍼니’였다.
“제가 ‘요호 브루잉 컴퍼니’에 들어간 건 2008년이었어요. 입사이후 그곳의 직무교육(Job Training)을 통해서 양조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불행히도 일본엔 맥주 양조 학교가 거의 없지만, 다행히도 ‘요호 브루잉 컴퍼니’엔 굉장히 좋은 양조자들이 많았죠. 그들로부터 양조에 대해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2012년엔 그곳의 브루 마스터가 되었어요. 이후 브루마스터로서 ‘요호 브루잉 컴퍼니’에서 6년간 일해오고 있습니다.”
그는 굉장한 실험정신을 가진 양조자이다. 그가 만들어온 괴짜 같은 맥주 중엔 일본의 게를 넣어서 맥주를 만든 적도 있었고, 버섯을 넣어서 맥주를 만든 적도 있었다고 한다. 게를 넣어 만든 맥주는 너무 비리고 흙과 같은 맛이 나서 최악이었고, 버섯을 넣어서 만든 맥주는 버섯의 향이 지나치게 강해 별로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속적인 실험정신으로 결국 소금에 절인 유자를 넣은 맥주, 가츠오부시(가다랑어포)를 넣은 맥주를 상업화하기도 했다. 대체 이러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는 걸까.
“맥주 양조는 제 인생의 모든 것이에요. 때문에 저는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요. 더 재밌는 것, 더 좋은 것이 없을까 하고요. 언제나, 모든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고자 해요.”
앞서 언급한 이들의 대표 맥주인 ‘요나 요나 페일 에일’은 굳이 큰마트에서 뿐만 아니라 동네 조그마한 편의점, 심지어 도쿄와 같은 대도시에선 자판기에서도 심심치 않게 구경할 수 있는 맥주이다.
우리나라에도 이제 편의점에 하나 둘 크래프트 맥주가 들어가고 있긴 하지만, ‘요나 요나 페일 에일’처럼 구석진 시골 동네 편의점에까지 당연하단 듯이 들어가 있진 않다.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으로선 마치 꿈과도 같은 일이다. 지금과 같이 된 경위와 브루마스터로서의 기분이 알고 싶었다.
“저는 그 점이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저희의 노력으로 이룬 것이니까요. 우선 저희 회사 차원에서 ‘요나 요나 페일 에일’을 주력으로 삼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대표적으로 소비자들을 가르쳐주기 위한 다이렉트 마케팅을 실시했죠. 덕분에 저희 맥주에 대한 수요가 생겼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공급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시그니쳐 맥주로 아메리칸 페일 에일을 선택한 것은 저희의 계획과 소비자들의 수요가 일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다수의 일본인들에겐 아직 IPA와 같은 맥주는 지나치게 강합니다. 거기다 저희 설립자가 아메리칸 페일 에일을 선호하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회사와 그의 양조 철학에 대해 물어보았다.
“제 개인적으로 맥주 양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밸런스입니다. 맥아와 홉의 밸런스가 대표적이죠. 거기다 이취가 절대 없도록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이고요. 특징 있지만, 마시기 편한 맥주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저희 회사의 목표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단지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고요. 때문에 저희는 저희의 팬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EDITOR_김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