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인터내셔널트레이딩 박상열 대표 인터뷰
“고집 있게 만든 맥주 엄선했어요. 취향대로 고르기만 하세요”
지난 4월 말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국제맥주및기기설비산업전시회. 유난히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모이는 부스 가 눈에 띈다. 스코틀랜드 위스키 특유의 맛을 맥주에서 살려낸 윌리엄스 브로스(Williams Bros Brewing), 홉과 맥아의 균 형과 조화를 보여준 아일랜드의 에이트 디그리즈(Eight Degrees Brewing), 특이한 병 생김새만으로도 사람들을 불러 세우 는 이탈리아의 산 미켈레(San Michele) 등 유럽의 개성 있는 맥주들이 한 데 모여있다. 이 곳은 바로 수입사 동아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의 부스. 동아인터내셔널 부스는 맥덕들 사이에 ‘반드시 가봐야 하는 부스’로 꼽혔다.
그는 이미 전통주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프로 영업맨. 우연한 기회에 유럽에 가서 소규모 브루어리에서 나온 맥주들을 마 셔보고 맥주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전통주 분야에서는 좋은 원료, 좋은 술, 그리고 전통을 따지는데 왜 맥주는 그런 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대기업이 맛 없을 수밖에 없는 재료와 공법으로 대량 생산한 맥주를 마셔야 하는지 의문이 생기더 라구요. 유럽의 품질 좋고 맛있는 맥주를 한국 시장에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수입하는 맥주를 늘려 400종 이상의 라인업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취급하는 맥주가 많으면 재고 관리 등에서 힘들어진다고 조언하지만 소비자들이 골라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 다고 생각한다”며 “동아인터내셔널의 맥주 라인업만으로 보틀샵을 운영할 수 있을 만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3월 동아일보사의 100% 자회사로 설립된 동아인터내셔널은 현재 영국의 애드남스(ADNAMS)와 체코의 리토벨(Litovel), 바카라르(Bakalar 1454) 등을 포함해 6개국 7개 브루어리의 맥주를 수입하고 있다. 또 현재 활발하게 여 러 브루어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뉴질랜드의 에픽(EPIC) 등을 포함해 노르웨이, 벨기에, 이탈리아, 뉴질랜드의 소규 모 브루어리 맥주도 순차적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이처럼 동아인터내셔널은 한국에는 생소한 유럽의 아티산(Artisan) 맥주들을 잇달아 소개하고 있다. 박상열 동아인터내 셔널 대표는 “이미 국내에 많이 들어와 있는 미국 맥주로 승부를 보고 싶지 않았다”며 “전 세계의 좋은 맥주들을 소비자 들이 다양하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브루어리의 맥주를 소싱 하지만 고를 때 하나하나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크래프트 맥주는 브루어리의 양조 철학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맥주를 만드는가, 어떤 맥주를 만들려고 하는가에 대해 분명한 고집을 갖고 있는 회사들 이 맥주도 일관되게 만들 수 있죠. 또 결국 나중에 성공하게 됩니다. 맥주로 돈을 벌겠다는 마음으로 만들면 그게 맛에 다 드러나요.”
이런 생각 아래 지역성을 드러내고 실험 정신이 높은 깐깐한 철학을 가진 브루어리를 최우선적으로 찾는다. 그 중에서 맥 주의 맛이 뛰어난 곳을 최종적으로 선별한다. 그가 수입을 준비 중이라며 잔에 따라준 오와 브루어리(Owa Brewery)의 매실 람빅을 맛보니 그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한번에 와 닿았다. 람빅의 시금털털한 맛과 매실의 시큼함이 시너지를 내면 서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맥주를 만들어냈다. 일본인이 벨기에에 차린 이 브루어리에서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개성이 강 한 람빅을 생산한다.
그는 동아인터내셔널이 단순히 맥주를 수입해다 파는 사업에 그치치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주 등 주류와 문화 콘 텐츠의 접점을 찾아서 결합시킬 예정이다. 언론사에 맥주 수입 비즈니스를 제안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맥주를 문화와 섞어서 콘텐츠가 있는 커머스 사업을 하고 싶다”는 그는 “크래프트 맥주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이런 활동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동아일보 계열 방송사 채널A의 프로그램에 크래프트 맥주를 노출하고, 맥주와 관련된 단독 방송 콘텐츠를 기 획하는 등 점진적으로 콘텐츠와의 결합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열정적으로 말하는 그에게 맥주 수입업을 하면서 가장 즐거운 순간을 묻자 주저 없이 “먹고 싶은 맥주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부분이 정말 좋다”고 대답했다. 그의 맥주에 대한 애정이 전 세계의 훌륭한 맥주들과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 대한다.
EDITOR_황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