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와 스트레스로 지친 그대에게 나를 찾는 명상과 맥주의 시간을 선물하다
누구나 한 번쯤 일상을 떠나 꿈같은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가 있다. 감성에 빠져 사색을 즐기는 것도 마땅한 공간이 없다면 집중할 수가 없을 터. 현실적인 공간에서 떠나 머릿속의 모든 것을 비우고 싶은 사람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공간이 있다. 맥주를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금상첨화이다.
통영에 있는 맥주 호스텔 미륵미륵. 이 마법 같은 공간을 소개하기 위해 미륵미륵 맥주 호스텔 김형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부처의 모습을 본떠 만든 로고부터 방마다 작게 마련된 명상 공간, 그리고 본격적인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명상실까지. 속세에 지쳐서 차라리 절간이라도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전에 속세의 선물(?)인 맥주와 함께 명상할 수 있는 이곳 미륵미륵에 먼저 찾아가 보자. 호스텔 근처의 이순신공원에서 바라보는 일출의 고즈넉한 풍경은 덤이다. 조용한 통영의 바닷가와 푸근한 인심의 주민들, 그리고 신선한 해산물만으로도 통영에 갈 이유는 충분하겠지만, 이번 여행에는 특별함을 조금 더해보자. 혹시 혼자라서 외롭 다면 조곤조곤한 말투와 푸근한 인상으로 반겨주는 미륵미륵 김형 석 대표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만다라 컬러링을 하다 보면 복잡하게 자리 잡았던 고뇌와 번잡함은 어느덧 사라질 것이다.
미륵미륵에서는 도착 직후 피로감을 느끼는 숙박객에게 웰컴드링크로 시원한 맥주를 한 잔씩 제공한다. 호스텔 건물의 1층에 있는 미륵펍에서는 국내 각지의 양조장에서 다양하게 선별한 맥주를 2달에 한 번씩 종류를 바꿔 공급하고 있다. 새로운 라인업을 찾는 노력과 더불어 드래프트 시스템도 철저히 관리해, 여행객과 통영 시민들에게 항상 최상의 상태로 맥주를 서브한다. 전반적으로 은은한 향을 풍기며 따뜻한 조명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도 동행자들과 깊은 이야기를 자아내는 미륵펍의 장점이다.
3층에 마련된 체험 명상 공간에서는 명상 가이드가 녹음된 MP3가 상시 갖춰져 있다. 이는 경험이 없는 초보자라도 쉽게 명상을 접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명상은 여행지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특별한 경험을 준다.
미륵미륵은 앞으로도 창의적인 심리 치유 방법을 고안하여 건물 곳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잊고 싶은 일들을 종이에 쓴 후 갈기갈기 찢는 행동으로 잊는 것을 돕는 ‘잊음의 방’이라는 체험 공간을 계획 중에 있다.
김 대표는 미륵미륵 사업을 준비하기 전 마케팅 회사의 직원이었다. 그러던 그가 돌연 마케터의 삶을 정리하고 통영으로 내려와 맥주 호스텔을 차리게 된 이유에 는 역시나 ‘맥주’가 있었다.
“급하게 일하다가 점심 대신 회사 옆 감성 풍만한 카페 테라스에서 거품 가득한 에스프레소 스타우트를 음미하는 것도 좋고, 편안한 등산로 따라 냇물 소리 들으며 적당히 걸쳐 앉아 부드러운 바이젠 한잔 하는것도좋고, 여행지 찜통더위에 진 빠져 그만하고 싶을 때 시큼한 사우어 한잔에 힘내어 다시 출발하는 것도 좋았어요. 그 즐거움이 인생의 큰 부분으로 자라나, 항상 맥주를 생각하며 사는 삶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늘 이런 호사를 누리기만 하다가 혹시 나도 나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미륵미륵 맥주 호스텔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김 대표가 처음 맥주에 눈을 뜬 것은 20년 전이었다. 유행처럼 번지던 어학연수 바람에 편승해 미국 유학을 하러 간 첫날, 사촌 동생이 보스턴 비어컴퍼니의 사무엘 애덤스를 건넸다.
“첫 모금이 맛있었는지 아닌지는 기억에 없지만, 여태껏 마시던 맥주랑 다르다는 충격적인 느낌은 아직도 선명히 기억해요. 그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어디를 가든 맥주 맛은 다 같은 줄 알았거든요. 그 무렵부터 해외여행을 가면 제일 먼저 맥주를 찾아 마시는 게 큰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활성화되기 전, 크래프트 맥주 는 해외여행을 갈 때만 즐기던 여행의 재미였다. 그러던 중 충청북도 음성에 코리아 크래프트브류어리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브루어리를 견학한 것이 김 대표에게 이 일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멋진 건축물 안에 반짝반짝 빛나는 스테인리스 설비, 그리고 발효조에서 바로 뽑아 내어준 신선한 맥주! 그때부터 맥주를 만드는 일이 그저 관심에 그치지 않고 내 것이면 좋겠다는 욕심으로 옮겨갔습니다.”
많은 여행객에게 아늑한 잠자리를 제공하고 편안한 휴식을 만들어주는 맥주 호스텔을 운영하고 있지만, 숙박업과 펍을 함께 운영하기는 사실 쉽지 않을 것이다. 사업하면서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전부 어렵다.’라는 현실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사업을 하면서 여러 사람과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독단적으로 결정해야 하고 이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장 힘듭니다. 그리고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고충에 대한 두려움도 사업의 어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상을 좋아하는 김 대표가 평상시에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하는 명상법이 궁금해졌다. 그는 요즘 수영을 하며 명상을 즐긴다고한다. 김 대표 스스로 ‘수영 명상’이라고 이름 지은 이 명상법은 물속에서 사용 가능한 수영 전용 이어폰을 끼고 명상음악을 들으면서 천천히 수영하는 것이다. 수영하면서 그날 있었던 감사한 일이나 감사한 분을 생각하는 것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그가 꼽는 통영의 확실한 장점은 바로 사람이다.
“이 좁은 나라에서 특정 지역 사람이 특별히 좋다는 이야기는 못하겠으나, 인구 밀도가 높지 않아 그런지 만나는 사람마 다 인사하게 됩니다. 서로 따뜻하게 마주 하고, 도시보다는 비교적 쉽게 가까워지는 경향이 있어요. 도시에서는 누굴 어떻게 만나야 할지 모르고 대부분 스치듯 지나가는 인간관계가 대부분이지만, 이곳은 만나는 사람마다 연결되어 있어 더 많은 사람을 알게 되는 환경입니다. ‘알고 보면 나쁜 사람 없다’는 말처럼, 알게 된 모든 분이 좋으신 분들뿐이라 삶의 만족도가 꽤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편으론 가끔 복잡한 서울이나 부산을 찾아가는 것도 통영 생활 중 경험할 수 있는 꽤 큰 재미라고 말한다. “여행자로서 방문한 도시는 참으로 볼 것도, 경험할 것도, 느낄 것도, 상상할 것도 많은 좋은 곳이더라고요. 그건 지방에 사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인 거 같아요.”
김 대표는 앞으로 많은 사람이 특별하게 느낄 수 있는 통영 여행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공간마다 개성과 고집과 매력이 있어 늘 가서 머물고 싶은 통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물론 미륵미륵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니라서 막막한 목표이긴 하지만, 통영에 능력과 열정을 겸비한 젊은 인력들이 많아서 저만 열심히 하면 이른 시일 내로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륵미륵은 여행에 참뜻을 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늘 지내던 곳과 비슷한 공간에서 벗어나, 어렵게 시간 내 만든 여행이란 삶의 이벤트가 특별해질 수 있도록 계속 발전하고 있다.
“돌아갈 때 희망을 품고 미소 지을 수 있는 곳이 미륵미륵입니다. ‘미륵’은 앞으로 새로 오실 미래의 부처를 뜻합니다. 그런 이유로 희망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륵미륵은 오시는 모든 분께 희망을 드리기 위한 곳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여행지가 주는 희망, 그리고 그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스한 기운이 있다. 그 것은 짧은 여행 중 잠시 스쳐 가더라도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거나 아니면 다시 힘을 내서 생활할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올여름 희망을 채워줄 공간 미륵미륵에서 맥주를 마시며 잠시간 부처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오르막길에 냇물 흐르는 소리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안도
담을 것은 단단히 버릴 것은 미련 없이
마음 휴식을 찾아가는 느낌
절에 찾아가는 기분을 담고 싶습니다.
미래의 부처, 미륵을 기다리며 위안을 받았듯
맥주 호스텔 미륵미륵도 희망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 미륵미륵 맥주 호스텔 김형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