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사업을 풀어내다 '비어 컨퍼런스 코리아' 크래프트 맥주 비즈니스 세미나
브루어리·펍 운영, 페어링, 해외 트렌드까지… 맥주 사업을 풀어내다 '비어 컨퍼런스 코리아' 크래프트 맥주 비즈니스 세미나
크래프트 맥주 비즈니스의 핵심을 다룬 ‘비어 컨퍼런스 코리아’ 크 래프트 맥주 비즈니스 세미나가 4월 27일과 28일 이틀 간 서울 삼 성동 코엑스 C홀에서 개최됐다. 크래프트 맥주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맥주 전문 월간지 비어포스트가 주관한 이번 행사 는 ‘2017 국제맥주및기기설비산업전시회’와 함께 열렸다.
크래프트 맥주 비즈니스 세미나에서는 임상진 생활맥주 대표, 손 봉균 비어셰프 대표, 박정진 카브루 대표 등 국내 크래프트 맥주 업계 최고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 한 노하우를 전했다. 또한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 산업의 근간을 이 루는 구성원들의 모임 미국양조자협회(Brewers Association)의 매니저가 현지 트렌드를 소개하고 맥주 시음도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브루어리와 펍 경영, 맥주 페어링에서부터 해 외 시장 트렌드에 이르기까지 크래프트 맥주 비즈니스를 하고 있 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다뤘다. 비어포스트 는 지난해에도 업계 주요 전문가들과 함께 크래프트 맥주의 정의, 시장 전망 등에 관련된 세미나를 연 바 있다. 이번 크래프트 맥주 비즈니스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맥주 펍 창업 실전] 임상진 생활맥주 대표 “단골의 인생 맥주집을 만들어라.
생활맥주는 국내 수제맥주 플랫폼을 지향한다. 브루어리를 하지 않는 이유도 그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국내 여러 브루어리 와 협업한다. 지난 2015년 5월 생활맥주 여의도 본점을 오픈한 지 만 3년이 됐다. 창업 영업팀 없이 80개 지점을 개점했고 폐점은 한번도 없었다.
이제는 가게 위치가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일과 시간 중 미리 약속장소를 정하고 그곳에서 만난다. 기꺼이 찾아올 만한 매력적인 가게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맥주는 단골장사다. 손님 을 consumer로 만들지 customer로 만들지는 주인이 만드는 것이 다.
안 망하는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 망하는 시스템이 중요 하다. 시중에 무권리 자리는 넘쳐난다. 초보 창업자들은 무조건 사람이 많이 다니는 자리를 선호한다. 그러나 문제는 자리가 아 니라 시스템이다. 재료 손실을 줄이고 인건비 효율을 높여야 한 다. 절대 남에게 의지한 창업은 피해야 한다. 매출보다 순익에 신 경을 써라.
수제맥주 판매만으로는 경쟁력 없다. 수제맥주는 앞으로 일반화 될 것이다. 멋있는 인테리어보다는 술 맛 나는 서비스를 해야 한 다.
한가지 뛰어난 아이템으로 지속적인 비즈니스를 하기는 어렵다. 아이템이 지속가능한지 콘텐츠의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한지, 프 렌차이즈라면 지속가능한 모델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
[맥주와 음식 그리고 딜리버리] 손봉균 비어셰프 대표, Certified Cicerone “음식맛을 감춰주는 맥주맛, 음식맛을 증폭시키는 맥주맛을 활용하라.
맥주 페어링의 기본 원리는 음식의 강도에 따라 맞추는 것이다. 식재료 자체의 강도를 보면 야채,과일에서 생선, 육류로 가면서 강해진다. 육류 중에서도 하얀 고기(가금류)가 강도가 약하고 빨 간 육류, 야생동물류로 갈수록 강도가 세진다. 조리법에 따라서는 생->데침/찜->구이, 튀김 ->직화->훈연으로 강해진다. 또 음식 에 사용된 향신료와 소스에 따라 강도가 더해진다. 맥주의 경우 강도는 몰트, 홉, 이스트에 의한 맛과 향의 강도나 탄산, 알코올 도수, 산도 등이 척도가 된다.
음식과 맥주의 강도 맞추기의 기본 원칙은 강도가 약한 음식은 약한 맥주와 강한 음식은 강한 맥주와 맞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선회, 생선찜, 생모짜렐라는 윗비어나 라거와 페어링하고 생선 구이, 구운닭, 피자, 생선튀김은 앰버 라거와 맞추는 식이다. 향이 강한 블루치즈 같은 경우는 포터, 스타우트로 간다.
다음은 음식과 맥주의 조화를 찾는 방법이다. 음식이 가지고 있 는 맛과 향을 이어줄 수 있는 맥주의 특징을 찾는 것이다. 맥주의 홉, 몰트, 알코올, 탄산은 음식의 단맛, 지방의 풍부함을 이어주고 맥주의 단맛과 몰트의 향과 맛은 디저트와 같이 단 음식, 구운 맛 이 강한 음식과 맞는다.
마지막으로 음식과 맥주의 반대요소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음식 의 단맛에 반대되는 홉의 쓴맛, 맥주의 신맛을 맞추면 단맛이 상 쇄된다. 반대로 단맛이 맥주의 알코올과 만나면 증폭된다. 음식의 감칠맛은 맥주의 감칠맛과 만나면 증폭되고 탄산이나 알코올과 만나면 줄어든다. 음식의 매운맛은 홉의 쓴맛과 만나면 증폭된다.
[크래프트 브루어리 정책의 이해와 실제 운영] 박정진 카브루 대표, 한국수제맥주협회 부회장 “소규모 맥주 범위, 주세, 유통 정책 개선 기대
최근 5년 동안 맥주 시장에서는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된 것과 더불어 가정채널의 비중이 커졌다. 2010년 36종이었던 맥주가 2014년 190종이 됐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2016년 기준 약 268억원으로 추정된다. 2012년부터 최 근 5년간 연평균 35%씩 성장했다. 소규모 맥주제조 면허는 2011 년 60개에서 2016년말 기준 77개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일반 맥주 제조자는 전발효조 25kl 이상, 후발효조(저장조) 50kl 이상의 설비를 갖춰야 하고 소규모 맥주 제조자는 당화/여과/자 비조 0.5kl 이상, 담금 및 저장조 5~75kl가 기준이다. 일반맥주 제 조자와 소규모 맥주제조자의 주세 산정 체계가 다르다. 지난해 8 월 공정거래위원회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소규모 및 중소기 업 일반맥주는 대기업과 비교해 1.1~2.7배의 주세를 부담하고 있 다.
수제맥주 업계는 수제맥주협회를 통해 정부와 소규모 맥주 경쟁 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폭넓게 협의 중이다. 수제맥주협회에서는 OECD 국가들 사례를 기초로 생산량 2만kl까지 소규모 맥주 제 조자로 정의해달라고 건의했다. 또 주세경감혜택도 2만kl까지 확 대하고 수입맥주와의 형평성 확보를 위해 과세표준에서 판매관 리비를 제외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소규모 맥주 산업을 키우 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실해 보인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카브루는 국내 수제맥주 최초 콜드체인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업 계 최다 브루어 인력을 보유하고 마케팅 전략본부, 연구전담부서 등을 설치했다. 문화에도 투자한다. 가평 수제맥주축제를 매년 개 최하고 있다. 2015년 6500명이었던 참석자가 2017년 1만2000 명 이상 방문했다. 한국 수제맥주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코리아 넘버원 크래프트 비어 컴퍼니’가 되겠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 산업의 현재와 미래] 마크 스나이더(Mark Snyder) BA EDP 매니저 “크래프트 맥주는 관광, 축제, 음식과 만나 산업이 된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 업계를 활기차게 만드는 것은 다양한 풍미, 지속적인 혁신, 지역 기반의 시장 개발, 브루어리의 지역사회 참 여 활동 덕분이다. 열정이 우리 업계를 견인하고 있다. 이것은 전 염성이 있다. 맥주에 대한 열정은 전세계적이다.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크래프트 맥주를 가장 많이 소비 하는 층이다. 또 사람들은 점점 맥주를 음식과 같이 먹는다. 거의 50%의 크래프트 맥주 소비자들이 몇 년 전에 비해 더 음식과 함 께 먹는다고 응답했다
맥주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은 지역사회 제품, 새로운 맛, 재미 와 흥미, 커뮤니티다. 지역성이 소비하는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냐 는 설문조사에 크래프트 맥주를 고를 때는 67%가 지역이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한 데 비해 일반 맥주는 45%, 와인은 34%, 증류주 는 23%였다. 맛과 신선도가 핵심이다. 맥주를 고를 때 고려하는 사항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99%가 맛이라고 답했고 이어 신선 도, 향, 재료 순으로 나타났다.
관광도 크래프트 맥주에 중요한 화두다. 일자리, 정부 세수의 관 점을 떠나 크래프트 맥주 업계가 관광업을 활성화시켜 사회, 문화 를 풍부하게 만든다. 7% 이상의 크래프트 맥주 매출이 브루어리 에서 나온다.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은 이제 여행자들에게 주요 관 광지다. 2015년 GABF는 덴버 GDP의 2%를 만들어냈다. 미국에 너무 많은 브루어리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1만명 이상의 인구가 있는 1000개에 달하는 도시에 아직 로컬 브루어리가 없다는 점 을 생각해보라.
음식과의 페어링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63%의 크래프트 맥주 소비자가 음식에 따라 맥주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 트 맥주 판매량은 항상 사상 최고다.
EDITOR_황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