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건강, 그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다면, 고릴라 브루잉 컴퍼니 비어 요가 체험 후기
맥주를 좋아한다. 운동도 좋아한다. 맥주만 마시자니 운동이 걱정되고, 운동만 하자니 재미가 없다. 뫼비우스의 띠가 이런 것인가 싶을 정도로 둘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이런 필자의 고민을 해결해 줄기가 막힌 묘수를 찾았다.
이름하여 비어 요가(Beer Yoga). 맥주(Beer)와 요가 (Yoga)를 합한 비어 요가는 맥주를 마시면서 혹은 맥주잔이나 병을 이용한 요가를 의미한다. 비어 요가의 유래는 미국 버닝맨 페스티벌1)에서 찾을 수 있는데, 우연히 축제에 참여한 에밀리와 줄리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2015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된 비어 요가2)는 현재 미국, 태국과 호주 등 전세계에 퍼져 한국에서도 인기 몰이 중이다.
국내 요가 스튜디오 및 맥주 업체에서 이벤트로 비어 요가를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브루어리에서 하는 요가는 쉽게 찾을 수가 없던 게 아쉬운 현실. 그런 와중에 브루어리에서 비어 요가를 즐길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한 에디터가 몸소 체험하기 위해 짐을 꾸렸다. 부산 여름 바다를 배경 삼아 맥주를 마시며 요가를 하는, 고릴라 브루잉 컴퍼니 비어 요가를 다녀왔다.
1층 양조장, 2층 탭룸으로 구성된 고릴라 브루잉은 브루어리에 맥주와 함께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을 담은 곳이다. 100여 평에 달하는 2층 탭룸에서는 매주 라이브 공연, 디제잉 파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인데 그 중 비어 요가는 격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정시가 될 때쯤 하나 둘 모이더니 수업에 참여한 인원은 열 다섯 정도. 그 중 절반이 외국인이다. 영어와 한국어로 진행하는 수업이기에 평소에도 외국인 참여가 많다고 한다. 이 날 참여한 멤버들은 평소 고릴라 브루잉을 자주 찾던 고객들과 부산 여행을 왔다 이벤트로 신청한 맥덕들까지 다양했다.
이곳 비어 요가는 부산에서 활동 중인 카이젠 요가 전문 강사가 지도한다. 요가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는 개인 동작부터 수업이 진행된다. 뻣뻣했던 몸을 간단히 풀어주며 유연해졌다는 생각이 들자 바로 커플 요가로 들어간다. 서로가 집중하고 협동해야 하는 커플 요가는 수업에 참여한 이들을 가까워지도록 했다.
자, 이제 맥주를 마시면서 요가를 해 볼까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무르익자 고릴라 브루잉 컴퍼니 대표 Andy Green이 캔맥주를 들고 온다. 모두가 비어 타임! 을 외치자 본격적인 비어 요가가 진행되었다.
다시 요가 매트에 앉아 한 손에 캔맥주를 들고 앞서 배운 동작들을 따라 하였다. 이전보다 훨씬 더 쉽게 동작이 이어진다.
자, 이제 맥주를 따서 한 모금 마시고, 다시 해 볼까요?
캔맥주를 따서 한 모금 쭉 들이켰다. 이 날 선택한 맥주는 고릴라 블론드 에일. 땀을 식혀주는 맥주 한 캔이 너무나도 고마운 순간이다. 바쁜 일상에 치인 몸을 평화롭게 해 주는 시간, 내 안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안정을 취하는 시간.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 캔. ‘이래서 비어 요가가 인기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맥주를 다 마시고 이어서 트리플 요가 동작에 도전해 봤다. 이 날 배운 동작은 바로 버드(Bird). 새처럼 난다는 의미의 요가 동작이다. 매트에 눕는 베이싱(Basing)과 베이싱을 지탱하고 공중에 떠야 하는 플라이어(Flyer), 이 둘의 균형을 잡아주는 서포터(Supporter)까지 셋이 동시에 균형을 맞추고 신뢰해야 하는 난이도 있는 아크로 요가 동작이다.
맥주 한 캔이 용기를 북돋아 준 것일까? 새처럼 공중에 날아오른 순간은 부산 하늘을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부럽지 않은 순간이었다. 맥주 한 캔으로 이렇게 신이 날 수 있다니. 맥주와 운동 사이의 고민을 한 꺼풀 벗겨낸 것만 같았다.
맥주와 요가. YOLO(You Only Live Once)가 이런 게 아닐까? 한 번 뿐인 인생, 내가 좋아하는 맥주와 요가로 인생의 즐거움을 찾는 것. 비어요가는 YOLO를 몸소 체험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맥주와 운동 둘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이여, 비어 요가에서 답을 찾아보자.
고릴라 브루잉 비어 요가 수업은 매월 2회, 격주 토요일 정오에 2층 탭룸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요가 매트와 맥주를 무료 제공 중이니 가벼운 마음과 간편한 운동복만 준비한다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고릴라 브루잉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 gorillabrewingcompany)이나 인스타그램(@gorilla_brewing)에서 신청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