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시장 오색매력 맥주와 함께 즐겨요, 야맥축제 개막
주차장에서 몇 걸음, 바닥에 나를 따라오라는 듯 빨간 색 줄이 그려진 길이 나온다. 양 옆으로 깔끔하게 정비된 상점들과 널찍하게 쭉 뻗은 길이 인상적이다. 걷다 보니 ‘수제맥주 판매’라고 써 있는 카트가 있다. 페일 에일 한잔으로 목을 축이면서 주변을 돌아보니 길 양쪽으로 늘어선 빨간색 카트에 닭꼬치, 타코야끼, 스테이크, 타코 등이 군침 돌게 하는 냄새로 코를 자극한다. 닭꼬치 한입, 맥주 한 모금 하면서 시장 구경 시작. 한쪽에서는 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신나게 커피콩 방향제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열리는 오산 오색시장 야시장의 풍경이다. 오색시장에 자리잡은 크래프트 브루어리 까마귀브루잉의 맥주가 야시장 메뉴와 결합하면서 이곳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정취를 발산한다.
깊어가는 가을 밤을 오롯이 즐기는 야맥축제 20일 개막
오산 오색시장에서는 10월 20일 토요일과 21일 일요일 이틀간 오후 1시부터 11시까지 깊어가는 가을 밤을 한껏 즐길 수 있는 ‘야맥(夜麥)축제’가 벌어진다. 지난해 가을 처음 개최된 야맥축제는 지난 봄 2회 행사를 거쳐 ‘시장의 훈훈한 인심이 담긴 음식과 맛있는 맥주가 있는 가족과 함께 즐기는 축제’로 자리 잡아 매회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번 3회 행사에는 까마귀브루잉, 브루어리 304, 레비 마이크로브루어리, 굿맨 브루어리,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브루원 브루어리,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안동 브루어리 등 총 16개 브루어리가 참여해 80종 이상의 맥주를 소개한다. 안주는 야시장 메뉴 12 가지와 닭강정 등 시장 대표 먹거리 3가지를 포함해 총 15가지가 준비될 예정이다.
다양한 맥주 중 어떤 것을 마셔야 할 지 고민된다면 ‘비어 투어’를 신청하면 된다. 전문가의 안내로 브루어리 부스를 돌면서 대표, 브루마스터의 설명을 들으며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
3회 야맥축제는 과거에 비해 행사 구간이 길어졌고(400m) 맥주와 안주를 사와서 먹을 수 있는 쉼터 공간도 넓어져 좀더 쾌적한 환경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인디 뮤직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려 흥을 돋울 것으로 보인다.
오색시장은 경기 최대 규모 시장으로 전체 규모가 6만평에 이른다. 야맥축제에 일찍 도착해 오색시장의 다섯 색깔 길을 두루 구경하면 더욱 즐거운 주말이 될 수 있다. 야시장 골목뿐 아니라 의류 패션 골목, 이야기가 있는 골목 등이 있는 빨강길을 끝까지 즐기고 맛집 골목이 있는 아름거리, 싱싱한 식재료들이 모여 있는 녹색길, 고춧가루, 참기름, 떡을 만드는 방앗간이 모여 있는 방앗간골목 등을 구경하는 것도 신선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장도 보고 맥주도 마시고…
오색시장 펍 '크로디'
오색시장 펍 ‘크로디’ 오산 오색시장에서 크래프트 맥주 축제가 열릴 수 있었던 건 시장에 자리잡은 크래프트 브루어리 까마귀브루잉이 계기였다. 까마귀브루잉에서는 2종의 맥주를 위탁 양조한다. 시트라, 모자이크, 센테니얼, 심코, 펠코너스플라이트 등 다섯 가지홉을 넣어 홉의 상쾌한 맛이 매력인 오로라 페일에일과 초콜릿, 커피 등의 풍미와 풍부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는 까마귀스 타우트가 있다.
지난 9월 23일에는 오색시장 안에 까마귀브루잉 맥주를 중심으로 브루원, 와일드웨이브, 화수 브루어리 등을 포함한 탭 10개를 운영하는 크래프트 펍 ‘크로디(Crow.D)’도 문을 열었다. 크로디는 자유롭게 시장 먹거리를 사들고 와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생맥주의 캔 포장도 가능하다.
까마귀브루잉 양조 책임자이자 크로디를 공동 운영하는 박왕근 씨는 “내년 자체 브루어리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시장의 컨셉에 맞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맥주와 공간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크로디 펍 인근에는 맥주공방 ‘이구공’도 자리잡고 있다. 시장 상인, 오산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맥주 관련 교육이 이뤄지고 홈브루잉 챔피언십 등 행사도 개최된다.
상생의 오색시장, 상생의 야맥축제
전통시장과 크래프트 맥주의 결합은 오색시장에 젊은 세대를 유입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중소기업청 주도로 2015년 7월 오산 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이 활동을 시작하고,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었던 빨간길을 활성화하고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 크래프트 맥주라는 분야에 눈을 돌리게 됐다. 맥주 공방, 맥주 양조 등이 시도됐고 맥주 축제도 시작했다.
기획은 대성공이었다. 2015년까지는 40~50대가 시장의 주요 고객이었지만 2016년부터는 50% 이상이 20~30대로 채워졌다. 가족 단위 고객도 늘어났다. 유동 인구면에서 2014~2015년에는 야시장 유동인구가 1일 500명 선이었는데 작년과 올해는 유동인구가 2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야맥축제 역시 1회에 2만명, 2회에 3만명이 참석했고 올해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기존 상인들이 고객 유입 효과를 보면서 크로디 창업에 상인회에서 손길을 보태는등 상생의 의미가 더해지고 있다.
야맥축제는 국내 브루어리들과의 상생이기도 하다. 야맥축제에는 신생 브루어리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브루어리가 주로 참여한다. 신미라 오산 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장은 “브루어리들로부터 참가비용을 받지 않고 판매 수익을 모두 브루어리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며 “올해부터 청소비 10만원을 받기로 했는데 상인회에서 이를 브루어리 이름으로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참가 브루어리 수도 1회에는 7개, 2회 11개에 이어 이번에는 16개로 대폭 늘었다.
이렇게 눈에 띄게 효과가 나타나자 크래프트 맥주와 맥주 축제가 다른 시장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오산 오색시장
주소 경기도 오산시 오산로 272번길 22
전화번호 031-376-4141~2
홈페이지 5colormark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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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_황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