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당 사워 맥주

미국에 있으면 맥주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를 접하기가 좋다. 미국에는 많은 수의 브루어리들이 있고 그 결과 서로를 이기려는 치열한 경쟁이 있으며, 트랜드가 특이하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람빅(Lambic)이나 플랜더스 레드 에일(Flanders red ales)과 같은 전통적인 사워 맥주는 수 세기에 걸쳐서 발전했지만, 현재 맥주 트렌드는 뜨고 지는데 채 1년이 걸리지 않는다. 모든 맥주 스타일은 어딘가에서 시작되었고, 최신 사워 맥주 트렌드는 밀크셰이크 아이피에이를 만드는 기술을 가져와서 사워 맥주 세계에 적용했다. 이런 스타일의 사워 맥주는 나온지 얼마 안 돼서 아직 공식적인 명칭은 없으나, 때로는 “디저트 사워 맥주”, “밀크셰이크 사워 맥주”, 혹은 “유당 사워 맥주”라고 불린다. 뭐라고 불리든 간에, 이 맥주는 과일 파이, 타르트, 그리고 셔벗 (Sorbets)과 같이 달콤함과 신맛의 균형을 가진다.

우유에 들어있는 특별한 당인 유당은 맥주와 오랜 역사를 함께 한다. 그러나 아이피에이나 사워 맥주에 첨가하는 혁신은 최근 현상이다. 걸쭉하고 진한 단맛을 지닌 스타우트인 밀크 스타우트는 1907년에 잉글랜드에 위치한 메커슨 브루잉 컴퍼니(Mackeson brewing company)에서 처음 선보였다. 스타우트에 유당 분말을 첨가해 만들었으며, 이 특별한 재료를 사용한 건강음료라고 선전하였다. 이 맥주는 시장에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몇몇 브루어리들은 그들만의 밀크 스타우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때로는 하나의 인기 있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새로운 맥주 스타일을 탄생시키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맛과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법적인 문제 때문에, 이 맥주 스타일에는 잉글랜드에서 법적으로 “밀크”란 말을 못 쓰게 되었고, 대신 “스위트 스타우트”라고 불리게 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인기는 하락했지만, 미국에서 재탄생 되었다. 레프트핸드 브루잉 컴퍼니(The Left Hand Brewing Company)에서 밀크 스타우트를 그들의 주력 맥 주로 밀었고, 많은 소비자가 이 스타일의 맥주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유당과 맥주의 오랜 역사 동안 유당은 스타우트에 바디감과 단맛을 더하는 용도로만 한정되어 사용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브루어들이 실험하고 싶어 하는 재료가 되었다.

맥주의 다양한 측면을 활용해 브루어는 고객들에게 굉장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색깔(블랙 IPA), 새 홉 품종(뉴질랜드 필스너), 토종 과일, 채소 및 향신료(한국 수제맥주협회의 깻잎 한 잔 세종), 그리고 바디감 등을 들 수 있다. 맥주를 마실 때 입안에 전해지는 느낌인 바디감은 발효도가 높은 세종처럼 얇고(Thin), 건조해서(Dry) 갈증을 해소하는 용이거나, 버번 배럴에 숙성시킨 도수가 높은 임페리얼 스타우트와 같이 꽉 차고 입안을 감싸는 느낌이어서 천천히 마실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맥주의 바디감을 달리하면, 맥주의 쓴맛 혹은 신맛과 맥아의 단맛의 균형을 바꿀 수 있다. 그 결과, 맥주를 마시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일 중 하나인 브룻 IPA(Brut IPA)는 효소를 이용해 맥아의 당을 더잘게 분해시킨다(더 많은 발효성 당을 생성). 그 결과 맥아의 느낌없이 온전히 홉의 특성이 부각되는 엄청나게 높은 발효도를 자랑하는 드라이한 맥주가 나오게 된다. 이 스타일의 맥주의 대부분은 20혹은 30 IBU를 가지지만 쓴맛을 완화시킬 맥아의 단맛이 없기 때문에 50 혹은 60 IBU라고 느껴진다. 이에 반해, 맥주의 바다감을 높이면 맥주의 쓴맛이나 신맛이 완화되며 그 결과 맛이 더 부드러워진다. 시장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매년 미국을 일주하는 미스터리 브루어리(Myster Lee brewery)의 이승용 대표는 유당을 맥주에 사용하는 효과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워 에일의 경우, 날카로운 산미보다 음용성을 위해 산미가 부드러워졌다. 특히 마치 과일 스무디를 마시는 것과 같은 느낌이 나는 과일이 첨가된 사워 맥주는 창의적인 맥주로 최근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과일이 사워 맥주와 잘 맞는 이유 중의 하나는 과일 자체를 맛나게 하는 단맛과 신맛의 조화에 있다. 과일이 알맞게 익었을 때는 적당한 산도를 가진다. 하지만 오래된 파인애플처럼 지나치게 익으면 당이 너무 많고 산도가 낮아져 물릴 정도로 달아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너무 일찍 수확된 과일은 산도와 균형을 맞출 정도의 당이 없어서, 입이 오므라질 정도의 산미를 가진다. 과일의 산도는 사워 맥주의 맛을 뛰어나게 해주는 시너지효과를 낸다. 씨서론 프로그램 창립자 중 하나인 랜디 모셔(Randy Mosher)에 의하면 사워 맥주에 적당한 산도가 없으면, 맛이 죽고 평범해진다.
과일에 존재하는 대부분 당은 설탕보다 단 단당류인 과당(Fructose)이다. 효모가 쉽게 섭취하기 때문에 과일에 들어있는 당이 줄 수 있는 바디감을 제거한다. 당의 화학적 정의를 이해하는 것은 맥주의 바다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당은 일반적으로 가장 단순한 형태의 링 모양의 탄수화물이며 화학식은 C6H12O6 이다. 가장 단순한 형태의 당은 단당류가 불리며 글루코스(Glucose), 과당(Fructose) 및 갈락토스(Galactose)가 있다. 이 단당류들은 결합해 2개의 링 구조인 이당류를 생성한다. 이당류에는 자당(설탕), 엿당(맥주에 제일 많이 존재하는당), 그리고 유당(우유에 함유된 당)이 있다. 단당류가 3개 혹은 그 이상 결합하면, 덱스트린(Dextrins)이란 집합체가 되며 이는 맥주의 바다감에 기여하는 주요소이다.
이당류나 덱스트린을 주식으로 사용하는 유기체는 효소를 이용해 당 결합을 가장 간단한 형태까지 쪼갤 수 있다. 대부분의 효모는 엿당과 자당을 분해할 수 있지만, 유당과 다른 긴 사슬 구조의 당을 쪼개는 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 효모가 분해하지 못하는 당은 맥주에 남아 바디감을 부여한다. 그러나 이러한 당은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몸은 이러한 당이 매우 달다고 인식하지 못한다. 혀에서 느끼는 단맛은, 이러한 맛이 빠르고 쉬운 영양원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리기 위한 진화된 적응이다. 반면에 쓴맛은 음식에 독성이 있거나 덜 먹음직스럽다는 것을 뜻한다. 갓 태어난 아기는 모유의 유당을 분해하는 락타아제 효소를 가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이러한 효소를 충분히 생산하지 않으며, 그 결과 당이 소화되지 않는 채로 위를 지나가게 되며 효소를 지닌 박테리아에 의해 장에서 분해가 된다. 이 박테리아는 부산물로 가스를 만들며, 그 결과 배가 부풀거나 속이 부글거리게 된다. 유당 소화 장애증을 겪었다면, 유당 맥주는 당신을 위한 맥주가 아니다.

전통적인 사워 맥주인 베를리너 바이세나 고제는 일반적으로 낮은 도수와 바디감을 가진 맥주이다. 이 맥주에 과일을 첨가하면 과일의 산미가 맥주에 더해진다. 그에 반해 과일의 당은 모두 알코올로 바뀌며 시큼하며(Tart) 바디감이 낮은 맥주가 된다. 비록 많은 맥덕들이 이러한 맛과 바디감의 균형을 좋아하지만, 새로운 소비자들은 싫어하거나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유당을 맥주에 더함으로써, 맥주의 바디감은 더 묵직해지고 약간의 단맛은 신맛을 완화한다. 이러한 점은 브루어들에게 못 마실 정도로 맥주가 시게 되는 걱정 없이 더 많은 과일을 첨가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다. 한국에서 구매 가능한 단맛과 신맛이 균형을 잘 이루는 맥주 중 하나는 옴니폴로 레몬 머랭 아이스크림 파이(Omnipollo Lemon Meringue Ice Cream Pie)이다. 상큼한 레몬 맛과 충분한 바디감이 과일 디저트와 잘 어울린다. 에이티엘코리아(ATL Korea)는 최근에 캘리포니아 플라센티아(Placentia)에 위치한 더 브루어리(The Bruery)—일반 소비자들도 마시기 쉬운 폭발적인 과일 향이 특징인 “브루시클(Brusicle)”라인업을 생산하는—에서 맥주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이 특정 라인업을 수입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에 수입되길 기대해본다. 이번 사워 맥주 시리즈에서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사워 맥주를 다루고 싶었지만, 아직까지 유당 사워 맥주는 한국에 없다. 밀크셰이크 사워 맥주의 약간의 단맛과 묵직한 바디감과 잘 어울리는 독특한 과일들이 한국에 많기에 내년에는 한국에서 이런 사워 맥주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DITOR_Jared H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