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제맥주 협회가 전하는 시장 흐름
“2026년까지 맥주 세율 점진적 인하”
2019년 6월 5일, 한국 기획재정부는 맥주의 과세 방식을 종량세로 전환하기 위한 개정안을 발표해 OECD 회원국의 대다수 주세과세 방식에 한층 가까워졌다. 가까운 옆 나라 일본의 사정은 어떨까? 일본은 1989년 주세법 개정 당시 기존의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하였고 이에 따라 청주, 위스키와 함께 맥주의 세율이 낮아졌다.
한편 일본 시장은 1999년을 정점으로 맥주 생산량과 1인 당 맥주 소비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수제맥주 협회(The Craft Beer Association)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 내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수는 2018년 12월 기준 385개였던 것이 최근에는 400개를 넘어섰다. 불과 6개월 만에 20군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2018년 현재 일본에서 생산되는 전체 맥주의 양은 5,044,274KL 이며, 그 가운데 크래프트 맥주의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1.1%다.
Q1. 일본 수제맥주 협회의 핵심 과제는 무엇입니까?
우리의 핵심 과제는 크래프트 맥주 문화를 확산하고 크래프트 맥주의 품질 개선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또한 일본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해외 크래프트 맥주와 더 적극적으로 교류할 필요를 느끼며,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Q2 과거와 비교했을 때 최근 일본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주요 특징에는 어떤 게 있나요?
최근 일본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는 2가지 특징적인 모습이 나타납니다.
첫 번째는 크래프트 맥주 브루어리 수가 400개를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최근 오픈한 브루어리들은 대부분 브루펍인 경우가 많고, 각자 속한 지방에서 지역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아사히, 기린, 삿포로, 산토리, 오리온과 같은 주요 맥주 회사들이 오래도록 주력해온 일반적 필스너 외에 새로운 스타일의 맥주를 내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맥주 제품에 ‘크래프트’라는 수식을 붙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제품 대부분을 ‘크래프트 맥주’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일본 내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홍보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Q3 최근 한국에서는 종량세 개편이 맥주 산업 내 중요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일본 맥주 산업 내 주세 상황은 어떤가요? 주세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입니까? 주세의 변화에 따른 향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일본에서 크래프트 맥주에 부과하는 주세는 원재료를 기준으로 3가지 항목으로 나뉩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주세법 항목에서 재료로 구분한 정의를 변경했는데, 현재의 정의와 세율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렇게 구분되어 있는 세액이 2026년까지 통일될 예정입니다. 즉 맥주에 부과되는 세액이 하락하고 신(新)쟝르에 부과되는 세액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에 따라 현재 값싼 발포주나 신(新)쟝르를 주로 생산하는 주요 회사들이 ‘맥주’ 생산에 집중하게 될 것입니다. 좋은 맥주가 더 많이 나올 수 있겠죠. 또한 발포주와 신(新)쟝르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될것 입니다.
대다수의 일본인은 발포주나 신(新)쟝르가 싸구려 알코올음료라고 여깁니다. 주요 양조 회사들이 비용을 낮추려 맥아를 넣지 않고 만든 유사 맥주를 판매하니까요. 하지만 세금 구분을 통일해버린다면 이런 문제가 하등의 의미가 없어질 겁니다. 사람들은 어떤 재료가 사용되었는가를 유일한 차이점으로 인식하겠죠. 일본 정부가 조만간 이 세 가지 항목을 ‘맥주’ 한 가지로 통합해 간결한 국제 기준에 맞추길 희망합니다.
Q4.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아시아 맥주의 수입 및 수출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크래프트 맥주의 물결이 이제 아시아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맥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도’입니다. 그러니 운송 기간이 더 짧아져야 하겠지요. 아시아 이웃 국가들끼리 좋은 맥주를 나눈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주요 양조 기업들이 충분한 품질과 규모를 갖춘 몇몇 크래프트 맥주 브루어리를 인수하거나 투자할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 특히 소매 시장과 펍 및 레스토랑 사업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주세 제도 간소화는 주류에 사용된 재료의 차이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또한 맥주 세율의 인하로 인해 맥주의 재료와 품질의 측면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2026년까지 일본 정부는 발포주의 영역을 축소하고 맥주의 세율을 점진적으로 인하할 계획이다. 한국 역시 맥주의 종량세 전환이 임박함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을 추구하는 크래프트 맥주 브루어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이웃 국가 사이에 지금보다 활발한 무역과 교류가 이루어지며 아시아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