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파운더스 브루잉 컴퍼니의 비하인드 스토리
매해 3월에 전 세계 맥덕들은 KBS라고 불리는 파운더스사(Founders)의 켄터키 브렉퍼스트 스타우트(Kentucky Breakfast Stout)를 손에 쥐기 위해 긴 줄을 서거나, 지역 보틀샵에 연락을 하거나, 또는 물물교환을 한다. 파운더스사의 유명한 브렉퍼스트 스타우트(Breakfast Stout)의 변형인 이 맥주는 초콜릿, 커피 및 오트밀 풍미를 가진 임페리얼 스타우트이다. 갓 비운 켄터키 버번 배럴에 1년간의 숙성과정을 거치는 동안, 이미 담겨있던 복합적인 풍미에 바닐라, 스파이스, 우드, 부즈 등의 특성이 더해진다. 왜이 맥주가 그렇게 유명하냐는 질문에 파운더스 교육 분야 책임자인 존 가우트레드(John Gautrad)는 ‘KBS는 버번 배럴에 숙성된 훌륭한 맥주일 뿐만 아니라, 품질의 일관성 및 지속적인 품질 향상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을 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특별하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번 시간에는 KBS의 역사와 그것을 탄생시킨 브루어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미시간호에서 고작 30마일(약 48km) 떨어진 그랜드 래피즈(Grand Rapids, Michigan)에 위치한 파운더스 브루어리는, 대학을 갓 졸업하고 함께 홈브루잉을 즐기던 마이크 스티븐스(Mike Stevens)와 데이브 엥버스(Dave Engbers)에 의해 1996년 설립되었다.
처음 몇 년간의 생산량은 지금 생산량에 비하면 턱없이 적었다. 현재 파운더스사는 일일 생산량이 초기 4년간의 누적 생산량을 앞지를 정도로 성장했다. 작은 규모로 운영되었던 초기 시절은 시간 낭비가 아닌, 국내시장에 정착하기 전에 여러 실수를 통해 배울 좋은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 실수 중 하나는 KBS에 사용되는 원두 중 하나인 수마트라 산 원두의 과잉 주문이었다. 이 원두를 임페리얼 브라운 에일에 첨가해 탄생한 것이 수마트라 마운틴 브라운 에일(Sumatra Mountain Brown Ale)이다. 파운더스 탭룸에서 마셨던 좋은 맥주 중에 가장 훌륭했던 이 배럴 숙성 맥주는 배럴의 바닐라(Vanilla) 및 원두의 얼씨(Earthy)함과 몰트의 진한 초콜릿 및 헤이즐넛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혁신적인 정신이 KBS의 탄생을 이끌었다.
KBS는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그 조상 격인 파운더스 브렉퍼스트 스타우트(Founders Breakfast Stout)를 빼놓을 수 없다. 이 맥주는 2001년에 초콜릿을 입힌 에스프레소 원두와 포터의 푸드 페어링 시도 후 데이브의 아이디어로 탄생하였다. 2년 후, 브루어들은 두 통의 잭 다니엘 배럴에 이 브렉퍼스트 스타우트를 넣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연금술을 맛보기 위해 6개월을 기다렸다. 맛은 뛰어났으나 버번 풍미가 맥아의 특성을 가려버렸으며, 커피와 초콜릿 풍미도 6개월의 숙성과정 중에 사라졌다. 맥아, 초콜릿, 커피, 알코올 및 바디감, 이 모든 것을 담기 위해 레시피를 새로 짰다. 그 결과 현재 시판되는 KBS와 거의 비슷한 맥주가 나오게 되었다.
배럴 숙성 맥주는 커피나 초콜릿과 같이 특수한 재료가 지니는 복합성을 부여하기 위해 여러 추가 단계를 거치며, 그 결과 만들기 어렵고 손이 많이 간다. 짧은 시간과 더 적은 노동력이 드는 세션 스타일의 맥주를 만드는 것이 더 쉽고 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러한 맥주를 만든다는 사실은 브루어리 차원에서 진정으로 좋아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다.
파운더스사는 수년간 맥주의 일관된 품질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지속적인 품질의 향상을 위해서 레시피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현재 사용하는 원두는 파운더스 브루어리에서 차로 5분 거리인 페리스 커피 로스터(Ferris Coffee Roasters)에서 공급받은 원두로, 최고의 신선함을 자랑한다. 몇 년간 파운더스사 KBS에 사용되는 콜롬비아 수프레모(Colombia Supremo)와 수마트라(Sumatra) 원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 페리스 커피 로스터사가 확장을 하기 전까지 다른 곳에서 공급을 받기도 했다. 초콜릿을 맥주에 사용하는 공법은 해를 거듭할수록 완벽해져서, 현재 파운더스사는 유지방 없이 초콜릿을 사용하는 덕분에 극단적 채식주의자(Vegan)도 파운더스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버번 배럴 숙성 중에 맥주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수 세기 동안 맥주는 나무통에 숙성되어 왔지만, 버번 배럴을 사용한 것은 1980년대 후반에 시카고에 거주하는 홈브루어들이 실험적으로 사용한 것이 시작으로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법적으로 버번위스키란 미국에서 만들어진 최소 50% 이상의 옥수수를 사용해서 내부를 태운(Charred) 새 오크 배럴에 숙성된 술을 말한다. 배럴에 담기는 증류액은 투명하나, 몇 년이 지나면 멋진 호박색으로 변하며 바닐린이나 나무가 가진 여러 가지 화학물질을 함유한 복합성을 지니게 된다. 버번을 만드는 배럴은 오직 새것이어야만 하므로, 증류주 회사는 배럴을 한 번 사용한 후 중고시장에 팔아 버린다. 파운더스사는 운 좋게도 켄터키의 버번 중심지에서 불과 차로 6시간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배럴 숙성 맥주 수요를 충족할 만큼 배럴을 공급받을 수 있다.
위스키 배럴을 비운 후에도 배럴에는 종종 몇 갤런의 위스키가 남아 있으며, 이는 법적으로 추가 세금을 내지 않고는 맥주에 증류주를 첨가할 수 없는 브루어리에게는 공짜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숙성과정을 통해 맥주의 풍미는 부드러워지며 알코올은 덜 느껴진다.(전혀 안 느껴지는 것과는 다르다.) 그리고 위스키 배럴의 풍미가 맥주의 풍미와 잘 어우러진다. 파운더스사는 다른 회사에 위스키 배럴을 재판매하기 전에 오직 한 번만 사용한다. 존 가우트레드(John Gautraud)는 많은 위스키 배럴이 스코틀랜드로 배송되며, 분해되고 다시 조립되어 스카치 숙성에 사용된다고 한다. 언젠가 당신이 스카치 한 모금을 마실 때, 어쩌면 이전에 아메리칸 임페리얼 스타우트가 들어 있던 배럴에 숙성된 스카치를 마시게 될 수도 있다.
브루어리들이 배럴을 취급하는 데 있어서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 우선 배럴은 무거워서 옮기기가 힘들며, 채우고 비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KBS는 매 3월에 출시되며 이 기간에 브루어리는 작년에 사용한 배럴을 비우고, 버리고, 새롭게 채워진 배럴을 옮기는 작업 때문에 정신없이 바쁘다. 파운더스사가 지속해서 배럴 숙성 맥주 프로그램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와인과 증류주 회사에서 배럴을 다루는 방식을 배우고 이를 맥주에 잘 접목했다는 데 있다. 나무는 박테리아 오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전체 배치(Batch)를 망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검사해야 한다. 다행히 버번만을 숙성하는 데 사용된 배럴은 야생효모나 박테리아에 오염될 확률이 낮다.
맥주 애호가들이 모르는 어려움 중 하나는 배럴 숙성 맥주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공간의 문제이다. 일반 맥주를 발효하는데 필요한 코니컬 발효조와 비교해서, 배럴은 공간적으로 효율적이지 않고 위험하여 높게 쌓기가 불가능하다. 만약 당신이 배럴 숙성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파운더스 브루어리 투어에 참여한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모든 배럴은 파운더스 브루어리가 아닌 다른 두 곳에 보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랜드 래피즈(Grand Rapids)는 한때 광산업이 발달했으며, 회반죽과 석고보드를 만들기 위해 땅에서 석고를 많이 캤다. 현재 이 광산은 사용되지 않아서, 맥주 저장용으로 그랜드 래피즈시로부터 임대한 상태이다. 광산은 비교적 일정하게 온도 및 습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브루어리들이 맥주를 저장하기에 이상적인 장소이며, 그 결과 파운더스사는 큰 비용을 절약 할 수 있었다. 도시의 다른 곳에 위치한 배럴 숙성 프로그램의 본사이자 유통 센터에 나머지 배럴이 저장되어 있다. 이 센터는 배럴 숙성 맥주의 양조, 병입 및 배럴 숙성 프로그램의 성장을 고려해 건설되었다. 회사가 빠른 속도로 커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럴 숙성 맥주의 수요를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2018년에 60만 통 이상의 배럴 숙성 맥주를 생산할 계획이며, 배럴 숙성 맥주의 양을 전체 맥주 생산량의 10%로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배럴 숙성 맥주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급격하게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세계 정상급 배럴 숙성 프로그램은 가장 신선하고 고른 품질의 맥주를 만드는 데 힘쓰는 세계 정상급 브루어리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브루어리 본사는 예전에 주차장 및 주유소로 쓰이던 공간을 허물고, 잠수함 사이즈 만한 코니컬 발효조를 배치할 정도로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도시의 한 구역을 차지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당신이 만약 브루어리를 방문한다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브루어리에서는 주요 맥주에 사용되는 효모 균주 독점권을 관리하기 위해 미생물학자들이 일하고 있으며, 새배치에 효모를 투여하기 전에 저장하는 용기(Yeast brinks)는 대부분의 브루어리가 보유하고 있는 발효조보다도 크다. 품질 관리는 세계적인 브랜드를 설립할 때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배치마다 2종의 샘플을 보관한다. 한 샘플은 이상적인 맥주 보관 상태와 비슷한 찬 온도에서 보관하고, 나머지 샘플은 보통 소비자들이 맥주를 보관하는 것과 비슷하게 따뜻하게 보관한다. 소비자로부터 불만이 접수되면, 그 배치에 따뜻하게 보관했던 맥주 샘플과 소비자들의 불만을 비교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판단한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parte)는 ‘아마추어는 전술을 말하고 전문가는 보급을 말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37개 주와 23개국에 맥주를 보급하는 파운더스사의 물류 계획은 실로 놀랍다.
매일 24시간 가동이 가능한 4개의 캔입 및 병입 장비를 가지고 있으며, 매 병입 중간마다 병입 라인이 완벽하게 세척되는 시스템이다. 병, 캔, 케그에 맥주가 담기면 몇 시간 내에 운송 및 물류 창고로 이동된다. 파운더스사는 현재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고객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새로운 고객 및 판매지역을확보하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는 일념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그 예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 전 다른 유통업자가 1년 치의 물량을 확보했는지를 우선적으로 확인했다. KBS와 같이 수요가 많은 맥주의 물량이 제한적일 때는 항상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파운더스사는 자신의 맥주를 가능한 공평하게 분배하기 위해 노력한다.
KBS와 그에 준하게 훌륭한 사촌격인 CBS(Canadian Breakfast Stout)처럼 1년에 한 번 나오는 특수한 맥주 이외에, 파운더스사는 일 년 내내 즐길 수 있는 8종류의 맥주를 보유하고 있다. 파운더스 올 데이 아이피에이(Founders All Day IPA)는 피크닉에서 몇 병이나 마실 수 있는 좋은 맥주이며, 스트롱 스코티시 에일(Strong Scottish ale)인 더티 베스터드(Dirty Bastard)은 우울한 겨울날 한 모금 마시기에 좋다. 만약 모험심이 충만하다면, 미시간(Michigan)으로 날아가 파운더스 브루어리를 방문해 보라.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곳의 탭룸은 세계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12개의 맥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Grand Rapids)는 USA투데이 신문에서 “미국의 맥주 도시”로 꼽히기도 했다. 80개가 넘는 브루어리로 구성되어 관광객들이 걸어 다니면서 둘러볼 수 있는 “에일 트레일(Ale Trail)”이라는 맥주 투어 프로그램도있다. 미시간은 샌디에고(San Diego)나 뉴잉글랜드(New England)처럼 첫눈에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여름에 맥주를 찾아다니는 모험심 강한 관광객들에게는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다.
EDITOR_자레드 해치 Jared Ha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