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매력적인 건조 효모의 세계로 퍼멘티스가 이야기하는 건조 효모 활용법
강하고 매력적인 건조 효모의 세계로 퍼멘티스가 이야기하는 건조 효모 활용법
양조사는 맥즙을 만들지만, 효모는 맥주를 만들어낸다. 효모가 맥주 생산에서 차지하는 핵심적인 역할 덕에, 2019년 맥주 산업 박람회의 참관객들은 르사프르 사에서 와인과 맥주 부문을 담당하는 퍼멘티스의 총괄 매니저 스테판 묄르망을 만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건조 효모는 브루어의 아주 중요한 도구인데, 특히 한국처럼 액상 효모를 공급하는 주요 회사가 없는 국가라면 더 그렇다. 그동안 퍼멘티스는 묄르망의 지휘 아래서 건조 효시장에 새로운 제품군을 내놓음으로써 브루어들의 요구에 부응해왔다. 묄르망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제품을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더불어 제품 개발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건조 효모 사용의 주된 이점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첫 번째는 품질의 일관성입니다. 모든 효모 제품은 모체 균주(Mother Strain)로부터 만들어지므로, 모체 균주와의 유전적 편차가 최소화됩니다. 즉, 양조 시 매 배치의 균일성이 보장됩니다. 두 번째로, 저희는 제품 생산 시 효모가 높은 활성을 띠고 다시 발효를 활발히 시작하기 가장 좋은 상태일 때 발효를 정지시킵니다.
마지막으로, 건조 효모엔 분명한 이점이 있습니다. 별다른 공정 없이 바로 투여하거나 재수화(再水化, 건조된 효모를 물에 불려 활성을 띠게 만드는 과정)만 하고 사용하면 되니 작업하기가 매우 쉽다는 점이죠. 건조 효모는 항상 준비되어 있으니 그저 선반에서 꺼내기만 하면 돼요. 그리고 효모를 준비하고 미리 증식을 시켜놓는 등 연구소의 관리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요. 보관성이 좋고, 운반하기도 편합니다.
건조 효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략히 설명 바랍니다.
건조 효모는 여러 단계로 만들어집니다. 일단 실험실의 칼스버그 플라스크(Carlsberg Flask, 효모를 증식시키는 통의 일종)에서 첫 번째 증식을 거칩니다.
생존 가능한 효모 세포가 어느 정도 만들어지고 나면, 산업적 발효가 이루어지는 시설로 이식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산소를 공급해 주어 유기적인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이는 유가배양(Fed-Batch, 막혀있는 통에 지속적으로 영양 성분을 넣어주면서 배양하는 것으로, 효모의 수량을 늘리기에 적합하다)으로 진행되며, 단계별로 필요한 영양 성분과 비타민을 넣어줍니다. 그리곤 증식기 (Growth Phase)에서 발효를 멈춤으로써 대부분의 세포를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합니다.
발효에 이어서, 우리는 전통적인 분리 방식인 원심 분리를 통해 효모를 분리합니다. 그러고 나서 첫 번째 건조 단계인 진공 여과를 통해 28~32%의 건조 물질이 발생합니다. 이 단계 후에 혼합물이 긴 스파게티 모양으로 가느다랗게 압출되고, 이후 유동층(fluidized bed)에서 건조됩니다. 이 부유액에 따뜻한 공기가 흐르면서 모든 수분이 제거됩니다. 그러면 32%였던 건조물질이 96~97%까지 생성되고, 이를 패키징하는 것이죠.
건조 효모를 사용할 때 흔히 하는 실수가 있을까요?
최상의 맥주를 만들고 싶어하는 브루어들에게 건넬 조언이 있나요?
항상 작업 과정이 청결한지 확인하는 걸 잊지 마세요. 두 번째로, 만약 효모를 미리 재수화 하기로 했다면 효모에 사용하는 배지, 온도, 교반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변수가 효모의 생존력과 활력 및 성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는 효모의 동시 접종을 할 때입니다. 이는 옳은 일이 될 수도 있고, 안 좋은 일이 될 수도 있죠. 양조사는 두 가지 이상의 효모를 접종하려 할때, 발효를 위해 추가하고자 하는 세포의 수만을 계산하곤 합니다. 하지만 만약 그 두 가지 효모의 발효 과정(Fermentation Kinetics, 좀 더 정확히는 발효 역학)을 각각 아주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두 종류의 효모 중 한 종이 초반에 유도기(Lag Phase, 효모가 본격적인 번식을 시작하기 전에 번식을 준비하느라 조용히 있는 시기) 상태에 있다면, 그동안 다른 한 종의 효모가 혼자서 배지를 점유해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럼 유도기 상태의 효모는 충분히 번식을 못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발효가 이상해질 것입니다. 번식을 못 한 효모 균주에게 기대했던 효과는 보지 못하겠죠.
과거에는 건조 효모를 기피하는 현상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각광받는 추세로 보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건조 효모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된 변화는 무엇입니까?
첫째로 기술력을 꼽을 수 있습니다. 기술은 꾸준히 발전해왔으며 지금도 계속 진보해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효모 균주에 대한 정보가 쌓임으로써 더 나은 계획을 설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정보들에 기반해 현재는 엄격하게 지켜지는 생산 시스템 절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발효, PCR 분석과 유전자 분석 같은 품질 관리 방식들이 훨씬 정교하게 개선되었습니다. 이런 발전들이 효모를 분류하고, 시장성을 가진 높은 순도와 품질을 가진 효모를 확보할 수 있게 만듭니다.
한국의 브루어들이 현재 흥미를 가지고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효모 균주가 있을까요?
제가 아끼는 종 중 하나는 ‘BE134’ 입니다. 벨기에 효모 은행에서 선별해 가져온 이 효모는 최초의 벨기에 세종으로부터 추출된 효모입니다. 그리고 세종 스타일 맥주에 잘 맞는 환상적인 밸런스를 만들어내죠. 이 효모는 아주 좋은 풋과일 풍미와 함께 너무 과한 페놀 풍미를 만들지 않고, 페놀이 가진 훌륭한 장점만을 선사합니다. 또한 발효도가 매우 좋아 음용성이 좋은 맥주를 만들기에 적합합니다.
현재 시장에 나온 다른 효모 중 잘 알려져있지 않은 제품은 ‘Safale HA18’로, 사실 순수하게 효모만 들어있는 제품은 아닙니다. 최초로 효모와 효소를 함께 혼합한 제품으로, 첨가된 아밀로글루코시데이스(Amyloglucosidase) 효소가 실질적으로 당을 분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효소는 당을 굉장히 많이 분해하며, 이 제품의 효모는 높은 발효도를 지녔기 때문에 분해된 당을 모두 발효에 사용함으로써 많은 알코올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발효 온도에 따라 흥미로운 과일 풍미를 만들기도 하죠. 이 제품은 발리 와인(BarleyWine)을 만들기에 좋은 제품이지만, 브룻 IPA(Brut IPA)를 만들기에도 적합합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항상 맥주 생산을 위한 효모 균주만을 제공해왔지만, 이제는 효모 제품뿐만 아니라 파생 상품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첫 신제품은 ‘하얀 봄 (Spring Blanche)’입니다. 이는 특정한 분자 크기를 지닌 효모 단백질 추출물로, 폴리페놀과 결합하여 탁함(Haze)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합니다. 맥주의 탁한 외관은 독일의 헤페 바이젠(Hefe Weizen)처럼 효모 그 자체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벨기에 스타일에선 폴리페놀과 단백질의 결합으로 인해 생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콜로이드성의 탁함을 만드는 구조 (Colloidal Haze Matrix)를 안정시켜주는, 쉽게 말해 맥주를 안정적으로 탁하게 유지할 수 있는 효모에서 기인한 단백질 기반의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했죠.
건조 효모의 특징은 각기 다른 효모 균주들을 실험적으로 블렌딩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혹시 양조사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흥미로운 조합이 있을까요?
그 부분은 현재 우리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많이 추천하는 방식은 아니죠. 제일 먼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발효역학(Fermentation Kinetics) 입니다. 만약 결과가 좋다면 앞장서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죠. 벨기에 내에서도 꽤 알려진 유명 브루어리 중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매번 T-58와 S-04를 섞어 사용합니다. 응집성이 강한 S-04가 주는 프루티함과 페놀을 생성하는 T-58이 만나 에일 스타일의 맥주에서 프루티함과 스모키함이 함께 공존하는 독창적인 풍미를 완성해냅니다. 그 외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발효를 시작할때 효모의 잠재적인 유도기가 어떠할지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사워 맥주가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인데 비해 브루어리의 선택은 액체 타입의 효모로만 제한되어 있습니다. 혹시 건조 형태의 브렛타노마이세스를 만들 계획이 있나요?
기다려보세요. (웃음). 네, 계획이 있지요. 이 시점에서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이 정도까지입니다. 박테리아는 조만간 곧 상품화될 겁니다.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Lactobacillus Plantarum)의 경우 훨씬 더 빨리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다른 종들도 마찬가지로 배합된 형태나 혹은 독립적으로라도 출시될 예정입니다.
EDITOR_자레드 해치 Jared H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