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대상 차지한 닌카시코리아 김대규 대표
프랑스 리옹에서 만난 운명의 크래프트 맥주 ‘닌카시’
주류대상 차지한 닌카시코리아 김대규 대표
‘와인의 나라’ 프랑스에 와서 맥주를 주문했으니 애초에 큰 기 대는 없었다. 그러나 맥주 병이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 무엇인 가가 심장을 강하게 흔들었다.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신화에 등장하는 맥주 여신 닌카시가 단순한 선으로 형상화돼 있고, 눈에 확 들어오도록 맥주 이름 이 깔끔하게 배치돼 있는 라벨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맛은 더욱 매력적이었다. 개성이 강한 특이한 맥주는 아니었 지만 오히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맛과 향이 마음을 당겼다. 당장 브루어리(Ninkasy Craft Brewery)에 연락해 투어를 신청 했다. 대학 캠퍼스 같은 분위기의 브루어리를 눈으로 확인하 고 그 곳을 이끄는 세 명의 젊은이들을 만나고 나니 직접 수입 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확고해졌다.
프랑스 크래프트 맥주 닌카시를 독점 수입하는 닌카시코리아 의 김대규 대표 얘기다. 유럽 외 다른 지역 국가에는 수출하 지 않았던 닌카시 브루어리 측에서 초반에 신중한 입장을 보 이기도 했지만 김 대표의 저돌적인 사업 추진력과 닌카시 맥 주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고 이제는 서로 둘도 없는 파트너가 됐다.
이렇게 운명처럼 맥주 수입을 시작했다. 지난 해 3월 첫 물량 이 들어왔고 어느덧 1년이 흘렀다. 현재 연중 생산하는 닌카 시 앙브레(Ambree), 누아르(Noire), 트리플(Triple), IPA과 함 께 계절생산 맥주인 위트 와인(Wheat Wine), 발리 와인(Barley Wine)까지 총 6종의 맥주를 들여오고 있다.
닌카시는 지난 1997년부터 양조를 시작한 프랑스 리옹의 대표 크래프트 브루어리다. 미국 오레곤주 유진에 위치한 같은 이 름의 브루어리(Ninkasy Brewing Company) 맥주가 과거 수입 된 적 있어 낯설지 않지만, 두 브루어리는 전혀 관계가 없다.
김대규 대표는 “닌카시는 리옹의 오랜 양조문화를 이어간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브루어리”라며 “포터 스타일 맥주 라벨 에도 포터가 아닌 ‘리옹 흑맥주(Lyon Dark Beer)’라고 쓸 정도” 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월드비어컵을 비롯해 유럽 각국에서 열리는 맥주 대회 에서 매년 좋은 성적을 받으며 맥주 품질을 인정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닌카시 맥주가 국내에서 맛과 품질을 알리는 경사도 있었다. 바로 브루웍스아카데미가 파트너로 참여한 ‘대 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도수 12%의 위트 와인인 ‘닌카시 그랑 크뤼 #002’가 수입 에일맥주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 그 랑크뤼 #002는 보리 맥아와 밀이 함께 재료로 사용됐고 프랑 스산 오크통에서 숙성된 맥주다. 리슬링 효모(Riesling yeast) 에서 비롯된 과일의 향과 깊은 오크 풍미가 돋보인다.
김대규 대표는 “국내 전문가들로부터 맛을 인정 받아 정말 기쁘다” 며 “좋은 맥주를 잘 골라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는 확 신이 들어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닌카시 맥주의 특징을 정통성과 대중성의 결합에서 찾는다. 물, 몰트, 홉, 효모라는 맥주 고유 재료에 집중하면서도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균형 있는 맛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실제 앰버 에일인 닌카시 앙브레는 감귤류 과일의 풍부한 향과 카 라멜 등의 풍미가 느껴지고 쌉쌀하게 마무리된다. IPA 역시 홉 향이 너무 강하거나 쓴맛이 두드러지지 않는 균형감이 특징이다. 닌카시 트리플도 자극적인 향보다는 달콤한 느낌이 지속되는 트리펠이다. 닌카시 브루어리는 프랑스 전역에 직영 바 32개를 운영하면서 크 래프트 맥주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기도 하다. 김 대표는 “브루어리 가 자체 공연장을 확보하고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의 음악 연주, 공 연 등도 적극적으로 진행해 리옹에는 ‘닌카시 문화’라는 것이 존재 한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에서 닌카시 맥주는 호텔이나 프랑스 레스토랑에 주로 유통되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호텔의 ‘테이블34’나 미 슐랭 스타를 받은 ‘정식당’이 대표적이다. 정통 프랑스 음식에 어울 리는 프랑스 맥주로 포지셔닝해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 마 트 등으로 점차 유통 경로를 넓혀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미국, 벨기에, 독일 같은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랑 스 맥주 문화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닌카시처럼 저력 있는 브 루어리가 적지 않다“며 “많은 분들이 저처럼 닌카시 맥주와의 행복 한 만남을 경험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DITOR_황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