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들의 맥주 배달 서비스 체험
소파에 누워 신선한 크래프트 맥주와 셰프의 음식을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는 이 봄. 금방 탭에서 따른 신선한 크래프트 맥주를 집으로 배달시켜 마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셰프가 정성껏 만든 폼 나는 안주와 함께라면 금상첨화! 소파에 누워 바비큐 족발을 주문하면서 몰트와 홉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 영국식 페일 에일을 떠올리고 치즈와 베이컨이 풍성하게 포개진 버거를 한입 베어 물고 소나무와 과일향이 짙은 IPA를 상상하는 당신. 그런 당신을 위해 비어포스트 에디터들이 크래프트 맥주 배달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고 평가해봤다.
정책 변화에 따라 탄생한 맥주 배달 서비스
올 들어 크래프트 맥주 배달 전문점 두 곳이 잇달아 서비스를 시작 했다. 지난해 8월 주류 관련 고시가 개정되면서 음식과 함께 하는 주류 배달이 허용된 덕분이다.
먼저 크래프트 맥주 배달을 시작한 곳은 ‘캔메이커 딜리버 리’(Canmaker Delivery). 크래프트 맥주를 즉석에서 캔에 포장해 판매하는 서울 반포 서래마을의 ‘캔메이커’와 미국 유명 요리학교 CIA 출신이자 한국 1호 씨서론인 손봉균 셰프가 이끄는 펍 ‘비어셰 프’가 손잡아 만든 곳이다. 캔메이커 딜리버리는 서울 대치동에서 펍을 운영하면서 배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또 하나의 크래프트 맥주 전문 배달서비스는 서울 성수동의 브루 어리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최근 시작한 ‘어메이징 익스프레 스(Amazing Express)’다. 대한민국 주류대상을 수상한 쇼킹스타우 트를 포함해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양조한 자체 맥주들을 다 양한 음식과 함께 배달한다. 이 두 서비스의 배달 가능지역은 대치동, 도곡동, 개포동, 역삼동 일대로 비슷하고 배달 가능 시간 역시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로 같다.
새로운 크래프트 맥주 서비스가 가져다 줄 만족감을 기대하며 두 명의 비어포스트 에디터가 동시에 전화로 주문을 했다. 최대한 조 건을 유사하게 맞춰 비교하기 위해 두 곳에서 모두 육류 안주를 고 르고 스톱워치로 정확한 배달 시간을 체크했다. 이 결과 캔메이커 딜리버리와 어메이징 익스프레스 모두 배달 소 요 시간이 40~45분 사이로 비슷했고, 맥주 역시 모두 적정 온도 로 배달됐다.
어메이징 익스프레스
어메이징 익스프레스는 다양한 안주 메뉴가 돋보였다. ‘맥주 의 친구’인 버거, 치킨, 샐러드가 2~3종씩 준비돼 있고 치즈스 틱, 프렌치프라이 등 사이드메뉴도 있어 취향과 인원수에 따 라 다채롭게 주문이 가능하다. 특히 맥주까지 포함돼 있는 세트 메뉴 두 가지(어메이징 버거 세트, 쇼킹 스트립 세트)는 여러 안주와 맥주 앞에서 결정장 애를 겪는 사람도 쉽게 주문할 수 있어 유용했다. 맥주 메뉴 역시 사이즈가 스몰(355ml), 라지(1000ml)로 나뉘어 선택할 수 있다. 맥주 4종을 묶어 주문할 경우 10% 정도 가격 할인 을 받을 수 있고 배달비를 별도로 내지 않아도 돼 경제성에서 우위를 보였다. 맥주는 전반적으로 신선한 상태로 배달됐다. 어메이징의 대 표 맥주인 쇼킹스타우트는 특유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급감하는 뉴 잉글랜드 IPA 스타일 인 첫사랑에도 홉 향이 살아있어 만족스러웠다. 어메이징 익스프레스의 온라인 주문 페이지(express. amazingbrewing.kr)가 있으나 준비중이라는 메시지(2017년 4월 3일 현재)가 뜨고 전화 주문만 가능했다.
캔메이커 딜리버리
캔메이커 딜리버리는 무엇보다 전국 브루어 리의 맥주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에디터들 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부산의 아키투브루잉 (민들레)과 와일드웨이브(설레임플러스)에 서부터 울산 트레비어(호피라거), 경기도 일 산 플레이그라운드(헌치백세션), 남양주 더 핸드앤몰트(슬로우IPA, 모카 스타우트)에 이 르기까지 각지의 내로라하는 크래프트 맥주 가 모두 모였다. 또 바네하임(태릉 란드에일), 맥파이(포터), 슈타인도르프(스타우트) 등 서 울의 대표 맥주까지 총 14가지 맥주 중에 골 라 마실 수 있다.
맥주가 도착했을 때 맥주 라벨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기하학적 무늬부터 노란 배경에 웃고 있는 꽃들, 시원하 게 서핑 하는 모습 등 완성도 높은 라벨 디자인이 맥주의 맛을 돋웠다. 음식 역시 진공 포장용기에 정갈하게 담겨 있고 양도 풍성해 만족스러웠다. 다만 메뉴, 전화번호 등을 볼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가 없고 전단지로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고 일부 맥 주의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몇몇 에디터들의 지적이 나왔다.
가격, 질 모두 합격점… 재이용 의사
두 서비스 모두 전단지나 웹사이트에 나와 있던 음식 사진과 배달 온 음식 모습 간 간극이 큰 편이었다. 음식이 식은 채로 도착해 펍에서 바로 먹는 것에 비해 맛이 반 감된 부분도 경험했다. 이런 아쉬운 점들이 있었지만 비어포스트 에디터들은 대체로 질 높은 음식과 맥주 를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고 주문 서비스를 재이용할 충분 한 용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새로운 서비스가 나와 크래프트 맥주 문화가 더 욱 풍성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 에디터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앞으로도 맥주 온라인 주문 등에 대한 규제가 풀리고 맥주에 대한 주세가 낮아져 맥 주를 더 맛있고 더 저렴하고 더 편하게 마실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DITOR_황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