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발효를 함께 고민하는 효모 회사, 퍼멘티스
맥주 비롯 발효 음료 솔루션 전문가
퍼멘티스(Fermentis)는 165년 된 효모 및 발효 전문 국제 기업 르사프르(Lesaffre)의 자회사로, 발효주와 발효음료에게 초점을 맞춘 발효 솔루션을 제공한다. 국내에 수입되는 맥주 효모 중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 퍼멘티스 효모는, 특히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 덕에 초기 한국 홈브루어 사이에서 널리 쓰임으로써 지금의 홈브루잉 문화를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평을 받고있다.
이날 만난 퍼멘티스 총괄 매니저 스테판 묄르망 씨는 본인 소유의 양조장을 운영한 적 있는 벨기에 출신 양
조사이기도 한데, 양조의 화학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다가 맥주 원재료 산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홉 공급 업체 야키마(Yakima Chief Hops)에서 15년 동안 일하다가 최근 5년 동안은 퍼멘티스의 사업을 관리하며 효모의 세계를 모험하고 있다.
“효모는 맥주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는데, 기술적인 역할과 감각적인 역할이 있습니다. 발효 속도나 온도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며 이산화탄소(CO₂)와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한편으론 다양한 풍미를 만들어내기도 하지요.”
다양한 국가에서 기원하여 개발된 퍼멘티스 효모는 사워(sour) 계열을 제외한 미국 스타일, 벨기에 스타일, 필스너 등 전체 맥주 스타일의 80%에 사용된다. 만들고자 하는 스타일만 있다면 그에 들어맞는 효모를 찾을 수 있다. 인터뷰 내내 효모에 관해 이야기하는 스테판 씨의 눈에는 이글거리는 열정이 보이는 듯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각각의 효모가 지니는 특성을 읊는 그에게서 효모를 대하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건조 효모야말로 가장 신선한 효모”
효모 제품의 종류에는 크게 가루 형태로 된 건조 효모와 액상 효모가 있는데, 퍼멘티스는 그중 고품질의 안정적인 건조 효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스테판 씨는 건조 효모가 지닌 중요한 이점을 강조했다.
액상 효모는 온도, 산소, 습도 등의 환경에 민감하여 불안정하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비해, 건조 효모의 경우 저장, 운반, 추출이 쉽고, 안정적이며 지속적이기에 양조장의 위험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준다. 사용하기 쉽다는 점 또한 매우 중요한데, 이는 곧 양조사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맥주의 품질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오늘날 액상 효모가 더 자연스럽고 섹시하고 로맨틱하다는 등의 얘기도 있지만, 저는 건조효모가 기술적으로 진보했기 때문에 더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조 효모는 아마도 존재하는 효모 중 가장 신선한 형태일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 시설에서 건조 효모균을 생산할 때, 고유의 성질을 보존하고 높은 수준의 생존력과 활력을 띠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면서도 신선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요.”
고객의 필요와 트렌드를 파악하는 맞춤형 솔루션
스테판 씨는 효모가 어떤 환경과 조건에 놓이는지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며, 효모가 스스로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되는 방식에 따라 스타일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발효 솔루션’이 필요한 것이다. 퍼멘티스는 단순히 효모를 개발하고 공급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발효의 측면을 고민하고 최적의 방법을 고안한다.
“양조사가 원하는 맥주 스타일별로 효모가 어떻게 관여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효모가 영양소, 미네랄, 비타민 등 다양한 성분 및 재료와 함께 복합적으로 발효하는 방식을 연구하기 때문입니다. 양조사들이 쌀, 보리, 밀, 설탕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함으로써 원하는 결과물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그렇다고 양조 과정 전체에 관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홉이나 몰트 공급업체 등과 협력하여 이 모든 것이 완성됩니다.”
최근 유행하는 뉴 잉글랜드 IPA(NE IPA)나 브룻 IPA(Brut IPA) 등과 같이 트렌디한 요구에 촉각을 세우고 있기도 하다. 자사 제품의 특징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연결 짓기도 하지만, 때론 고객의 필요사항에 따라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최근 중국에서 떠오르는 술인 바이주(白酒)를 주시하고 그에 맞는 발효법 제공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와 비전
“한국 시장은 흥미로운 양상을 보입니다. 전통적인 라거 맥주에 충실하면서도 크래프트 맥주 산업이 발달하고 있으니까요. 새로운 센세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미국 스타일 트렌드가 영향력 있고 중요하긴 하지만, 독일이나 벨기에 스타일에 영감을 받는 한국 브루어들도 몇몇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 맥주만의 새로운 맛과 트렌드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
퍼멘티스는 식품소재를 수입 및 판매하는 기업 비전바이오캠과 긴밀히 협력하여 한국에 효모를 공급하고 있다. 그는 공급자들과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종 고객과 직접 접촉하고 소통하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그게 고객이든, 양조사이든, 퍼멘티스 직원이든 간에 사람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생각하고 원하는지 항상 알고 싶어 하죠. 그다음으로는 트렌드와 요구에 부응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사람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일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효모 제품과 솔루션은 이러한 주요 가치에 따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것입니다.”
EDITOR_홍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