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올림픽 월드 비어 컵
2022년 오징어게임은 방송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6개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 최초를 넘어 비영어권 단일드라마로써 최초다. 에미상이 텔레비전 산업의 여러 분야의 최고의 상이라면 영화에서는 오스카가 있고 음악 산업에는 그래미 어워드와 같은 시상식이 있는데 맥주산업에도 이와 같은 대회를 꼽자면 바로 월드비어컵(World Beer Cup)이다.
월드비어컵(World Beer Cup: WBC)은 미국 양조 협회(Brewers Association: BA)가 주최하는 상업 맥주를 위한 대회로 1996년 61개 부문으로 시작했다. 전 세계의 양조 업자들이 경쟁하며 다양한 맥주 스타일과 풍미를 소비자에게 알려 인식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맥주의 우수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맥주 대회에 출품하는 브루어리나 맥주의 수에서도, 이를 심사하는 심사위원의 규모의 면에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대회다. 또한 월드비어컵에서 수상을 하는 것은 세계 최고의 맥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고 일컬어지며, 맥주인들 사이에서 ‘맥주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1996년이래 2년마다 개최되었으나 2020년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출품 맥주의 제출을 앞두고 취소되는 아쉬움을 겪기도 했다. 그래서 4년만에 열린 올 해, 2022년 대회에는 103개 카테고리에 17개국 2,493개 브루어리에서 10,542종의 맥주를 출품해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졌다. 출품된 맥주들은 28개국에서 온 226명의 심사위원들이 심사했다. 이들은 전 세계의 맥주 전문가들로, 심사위원 중 32%는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다.
대회마다 약 10%씩 성장하고 있는 월드비어컵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2023년부터 매해 월드비어컵이 개최될 예정으로 2022년 11월 1일부터 14일까지 참가 신청이 이루어진다. 미국 양조 협회는 월드비어컵이 더 자주 열리게 됨으로써 더 빈번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보다 많은 양조장이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새롭게 변화를 도모하는 월드비어컵을 이끌고 있는 이는 Competition Director인 크리스 윌리엄스(Chris Williams)다. 미국 양조 협회에서 지난 13년간 근무해온 그는 초기부터 행사 매니저로서 양조장들이 월드비어컵과 그레이트 아메리칸 비어 페스티벌(Great American Beer Festival: GABF)의 맥주 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을 도우며 교류를 쌓아갔다. 또한 BJCP(Beer Judge Certification Program), 어드밴스드 씨서론(Advanced Cicerone)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며 맥주에 대한 전문 지식을 함께 쌓았다. 맥주 대회를 운영하는 전문가의 경력과 함께 맥주에 대한 지식을 쌓는 과정을 통해 미국 양조 협회의 맥주 대회를 담당하는 Competition Director를 맡게 되었다. 크리스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통해 월드비어컵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맥주의 각 카테고리는 여러 번의 심사를 거칩니다. 여기서 초점은 심사 대상인 맥주 중 어떤 맥주가 가장 좋은지에 대한 심사위원 간의 패널 토론이며, 후속 심사가 진행됩니다. 첫 번째 라운드에서 대개 2-4명으로 구성된 심판은 맥주의 향, 외관, 맛, 균형 등에 초점을 맞춘 평가 카드를 작성하고, 평가, 스타일 설명, 심사 대상으로 구성된 다른 맥주와 비교해 어떤지에 대한 요약을 작성합니다. 이 과정은 100여 개의 카테고리에서 모든 양조자가 자신들의 맥주가 어떻게 평가되었는지를 알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맥주 양조자에게 매우 가치 있는 피드백입니다. 피드백 카드 외에도 양조자들은 자신들의 맥주가 심사 라운드를 얼마나 통과했는지에 대한 요약본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5개의 라운드가 있는 큰 카테고리에서 양조자는 자신의 맥주가 얼마나 통과했는지와 함께 매우 가치 있는 정보들을 알게 됩니다. 최종적으로 마지막 라운드에서 심사위원들이 카테고리 내에 세 가지의 우수한 스타일의 맥주가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하면 각각 1위, 2위, 3위의 맥주에 대해 금상, 은상, 동상을 수여하게 됩니다.”
요컨데, 월드비어컵에 출품된 맥주는 미국 양조자 협회의 스타일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업계 전문가 패널의 심사를 받게 되고, 스타일 가이드라인은 매년 검토와 개정을 거치면서 맥주의 다양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Competition Director인 크리스는 기술위원회와 함께 대회 가이드라인을 결정하며, 이 과정에서 참가가 매우 적은 카테고리를 통합하기도 하고, 시장의 인기나 산업 동향 등에 따라 경쟁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도 한다. 2022년에는 기존 WBC에는 없었던 무알코올 맥주(Non-Alcohol Beer) 카테고리가 추가되었다. 대회 초기 무알코올 맥주를 추가할 만큼 시장의 수요가 충분하지는 않았으나 2018년 무렵부터 관심이 증가해 2020년 월드비어컵에 새롭게 추가될 예정이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대회가 취소되며 2022년 처음 포함되게 되었다.
맥주 대회는 단순히 맥주를 평가하고, 우수한 맥주를 선정해 시상하는 것이 아니다. 맥주를 심사하는 심사위원들은 출품된 맥주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과 동시에 조언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맥주의 품질이 보다 발전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월드비어컵의 맥주 심사위원들은 단순히 맥주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아닌 맥주의 품질과 맛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사위원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양조자, 감각 전문가, 맥주 공급업자, 작가, 컨설턴트 중 공식 감각 훈련, 맥주의 풍미를 평가하는 패널이나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경험, 심사 태도, 맥주 스타일과 양조 과정에 대한 지식, 업계 및 동료들의 평판 등을 바탕으로 선발된다. 또한 월드비어컵의 심사위원단은 심사위원들의 수준을 유지하고, 새로운 관점에 대한 시각이나 미각적 관점을 포용하기 위해 매년 소수의 새로운 심사위원들을 포함해 선발하게 된다. 예비 심사위원은 유창한 영어 작문 및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하며, 공식적인 감각 훈련을 받고, 정기적으로 맥주의 풍미를 평가하는 패널이나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아시아의 브루어리들도 월드비어컵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지만, 그 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아시아 브루어리는 2018년 126개, 2022년에는 161개의 브루어리가 참가했으며, 2022년 참가 브루어리 중 한국의 브루어리는 총 16개다. 그리고 2018년 메달을 수상한 302개의 맥주 중 아시아의 맥주는 4개, 2022년에는 307개의 수상작 중 9개의 아시아 맥주가 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다. 특히 2022년 103개의 카테고리에서의 102개 금메달 수상작 중 아시아의 맥주는 단 4종이다. 한국의 경우,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월드비어컵에서 메달을 수상한 적이 있지만, 크래프트 브루어리 중에서는 아직 수상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
2002년부터 소규모 양조장을 열 수 있던 한국은 2014년 소규모 양조장의 맥주가 외부 유통이 가능해지며 빠르게 성장해 현재 160여 개의 맥주 양조장이 성업 중이다. 한국 브루어리의 참가가 늘어나는 것은 한국의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양적 성장뿐만이 아니라 질적인 성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속적으로 세계적인 맥주 대회에 맥주를 출품하고 평가받으면서 맥주의 수준이 상승하고 있으며, 수상을 노려볼 만큼의 품질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롭게 Competition Director가 된 크리스 윌리엄스 역시 한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크리스 윌리엄스는 한국의 양조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2023년 월드비어컵에서 더 많은 한국 양조장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에서 훌륭한 맥주가 양조되고 있으며, 지난 월드비어컵에서 한국 양조장이 2개의 메달을 수상한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월드비어컵에 한국의 참가자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며, 한국 맥주 시장이 얼마나 대단한지 세계에 보여줄 수 있도록 상을 수상하기를 바랍니다!”
2023년 월드비어컵에서 한국 크래프트 맥주의 첫 금메달 수상작이 나오기를 기원한다.
2023년 월드비어컵은 2022년 11월 1일부터 14일까지 참가 신청을 시작으로 그 일정을 시작한다. 월드비어컵에 참가하는 미국 외 양조장들은 2023년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맥주 샘플이 지정된 장소가 도착하여야 하며 2023년 5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Craft Brewers Conference & BrewExpo America」에서 5월 10일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월드비어컵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22년 11월 1일 – 11월 14일: 참가신청 및 맥주 등록
Nov. 1 – Nov. 14, 2022: Brewery application and beer registration period
- 2023년 02월 09일: 참가 양조장의 맥주 변경 마감일
Feb. 9, 2023: Deadline for breweries to make beer changes
- 2023년 02월 09일: 참가 양조장의 취소/환불 기한
Feb. 9, 2023: Cancellation/refund deadline for breweries
- 2023년 2월 27일 – 3월 2일: 미국 외 양조장 : 국제 통합 지점으로 맥주 샘플 도착
Feb. 27 – March 2, 2023: Breweries outside the U.S.: Beer samples due to int’l consolidation points
- 2023년 3월 13일 – 17일: 모든 양조장 : 콜로라도로 맥주 샘플 도착
March 13 – 17, 2023: All Breweries: Beer samples due to Colorado
- 2023년 05월 10일: 월드 비어컵 시상식
May 10, 2023: World Beer Cup Awards Ceremony
대회 일정(Date & Deadline) www.worldbeercup.org/compete/deadlines/
참가신청 정보(Register) www.worldbeercup.org/compete/register/
참가자격 정보(Eligibility) www.worldbeercup.org/compete/eligibility-fees/
맥주 스타일 가이드(Style Category) www.worldbeercup.org/compete/beer-styles/
맥주 출품(Packaging & Shipping) www.worldbeercup.org/compete/packaging-shipping-beers/
Q. How are the style categories and guidelines for beer submitted to WBC determined?
A. World Beer Cup is judged according to Brewers Association Style Guidelines. These are beer style descriptions which are used as a reference point for brewers and beer competition organizers. They are reviewed and revised annually and celebrate the diversity of beer around the world. I work with the Brewers Association’s Technical Committee to decide on the competition guidelines. We review after every competition cycle and adjust were necessary, for example, we may have a category with very few entrants and decide to roll it into something else. Some styles make it into the competition guidelines based on interest and popularity and some on industry trends. The decision to add or remove a style is mot not undertaken lightly and has nothing to do with brewer interest (or lack of) in the style.
Q. Please explain the judging process and evaluation method of the submitted beers, and the process of determining the winners.
A. Each category consists of multiple rounds of judging in which the focus is a panel discussion among judges on which beers in the flight are the best and should move forward to subsequent rounds of judging. During the first round every judge (usually 2-4 of them) fills out an evaluation card focusing on aroma, appearance, flavor, balance etc and gives comments, stylistic descriptions, and a summary of how the beer stood up to other beers in the flight. This means that in a category with 100s of entries every brewer will know how their beer performed and this is highly valuable feedback for the brewer. In addition to feedback cards, brewers also get a summary of how far their beer advanced through the rounds. For example, in a large category with five rounds a brewer will be told how far their beer progressed and brewers find this very worthwhile information. Ultimately, in the final round, when judges determine that a category contains three excellent examples of the style, they present gold, silver, and bronze awards for the first, second, and third place beers, respectively.
Q. Is there any reason why the World Beer Cup, which was held every two years, will be held continuously in 2023 after 2022? Will the future WBC be held annually?
A. The WBC competition has grown by an estimated 10% every competition cycle, making it an extremely competitive event; in fact, this year (2022) is the most competitive to date. Throughout the cycles, the Brewers Association has put new systems in place to streamline the competition. By creating a more frequent competition, the Brewers Association is confident more breweries will participate and contribute to the growth of the ever-evolving craft beer market.
Q. Is there anything you would like to say to the Korean brewers who will be exhibiting at WBC 2023?
A. We hope to see even more representation from Korean breweries in 2023! There’s great beer being made in Korea, and we’ve already seen 2 medals awarded to Korean breweries in past World Beer Cup competitions. I hope we can watch the number of Korean competitors increase and hopefully even take home some awards to show the world how great the Korean beer scene is!
Editor: 장명재(Myungjae 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