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술에는 간판이 필요 없다 수원 대표 브루펍 ‘레비 브루잉 컴퍼니’에 가다
좋은 술에는 간판이 필요 없다 수원 대표 브루펍 ‘레비 브루잉 컴퍼니’에 가다
레비 브루잉 컴퍼니(Levee Brewing Company) 배우용 대표 의 맥주 인생은 만 15년이 다 되어간다. 지난 2002년 부산 서면에 ‘도지마 하우스맥주’를 설립하고 양조를 시작한 후 2004년 수도권 진출의 전초기지로 수원 망포동에 바로니 브로이 하우스를 오픈했고 이어 2013년 4월 레비 브루잉 컴 퍼니로 사명을 바꿨다. 수원으로 브루어리를 옮겼을 때 연고 도 없는 외지에서 마음 고생도 많았지만 이제는 어느덧 수원 의 대표 브루펍으로 자리매김했다.
레비 브루잉 컴퍼니의 ‘레비’는 ‘제방’이란 뜻의 영어 단어다. 실제 브루어리가 위치한 수원시 망포동은 조선시대에 제방 이 있었고, 지금도 지하에는 물이 흐르고 있다고 하니 이름 그대로 제대로 ‘물을 만난’ 브루펍인 셈이다.
입구에서는 독특한 그림으로 장식된 로고를 만날 수 있다. 왼편은 화난 표정이고 오른편은 웃는 표정인 아리송한 그림 을 그린 주인공은 바로 배우용 대표의 딸. 맥주를 마시긴 전 아빠의 표정과 맥주를 마신 후 표정을 담아낸 동심 어린 그 림에는 맥주 덕후인 아빠를 향한 재치 있는 딸의 사랑이 가 득 담겨 있다. 실제 레비 브루잉에는 로고 외에도 부녀가 함 께 만든 작품이 벽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는데, 이 작품은 전 문 아티스트가 만들었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레비 브루잉의 철학은 바로 좋은 술에는 간판이 필요 없다 (Good Beer needs no bush)는 서양 속담. 화려한 겉치레보 다는 맥주 맛으로 고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담겼다. 이곳에서 빚어내는 맥주는 총 여섯 가지. 독일 스타일 맥주 에 미국과 영국 등의 홉을 첨가해 실험적으로 만들어 낸 ‘레 비스러운’ 맥주들은 레비 위트(Wheat), 쾰쉬(Kölsch), 엑스트 라 스타우트(Extra Stout), 레드 IPA(RED IPA), 소라치 에이스 (Sorachi Ace), 스카치 에일(Scotch Ale)이다. 쾰쉬는 레비 브루잉에서 제일 처음 양조한 맥주이자 배우용 대표의 애정이 듬뿍 담긴 맥주다. 독일 쾰른 지방 전통 맥주 스타일의 쌉싸름하고 깨끗한 맥주로 풋사과와 배의 향이 깔 끔하게 떨어지는 피니시를 느낄 수 있다. 스테디 셀러이자 대표 맥주인 레드 IPA는 쌉싸름하고 향긋한 홉의 향과 몰트 의 고소함에 진한 카라멜 풍미가 잔감으로 남아 이색적이다. 보다 특별한 맥주를 원한다면 소라치 에이스를 마셔 보자. 맑고 깨끗하며 밀키한 맛의 아로마 맥주로 레몬, 라임 자몽, 딜을 연상시키는 맛과 향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런 특별 함으로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3월부터는 쌀과 허브를 가미한 한국 스타일의 맥주이자, 지역명을 딴 망포 에일(Mangpo ale)을 맛볼 수 있다. 봄 맥주로 추천한다.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허니 갈릭 치킨, 파삼겹 또띠아, 치즈 살라미 플레이트 등이 있다. 세 메뉴 모두 직접 레시피를 개발해 밸 런스 있게 어울린다. 점차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안목과 까다로워지는 입맛, 크래프트 맥 주의 인지도 확대는 레비 브루잉이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좋 은 기회. 이에 따라 올해 계획은 어느 때보다도 풍성하다. 자체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맥주 페스티발에 참여해 고 객들과 더 소통할 방침이다. 더불어 올해 배 대표가 한국수제맥주 협회(구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협회) 이사를 맡은 만큼 한국 전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할 계획 이다.
맥주 여행은 자신의 ‘맛을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말하는 배우용 대 표의 표정에는 지난 2002년부터 맥주와 함께 한 여행자의 깊은 내 공이 드러나 있었다. 그저 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모두가 즐기기 위한 술이 바로 맥주임을 그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소비자에게 크래프트 맥주가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도록 레비 스러운 맥주를 계속하여 만들 것이라는 배 대표의 지치지 않는 열 정에 박수를 보낸다. 수원의 대표 브루펍이자 뚝심 있는 맥주를 만 드는 멋진 브루펍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
EDITOR_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