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
설문 기본 정보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한 비어포스트의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 설문 조사가 4회째를 맞았다. 비어포스트는 맥주 소비 경향을 파악하고, 맥주 업계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 2018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 설문 조사를 2018년 11월 10일부터 24일까지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음주 패턴의 변화와 최근 맥주 시장의 뜨거운 이슈인 주세 체계의 변화에 대한 인식을 알기 위한 문항이 추가되어, 전년에 비해 총 10여개의 질문이 추가되었다. 설문 조사 대상은 맥주 관련 종사자 및 일반인 등을 모두 포함하며, 44개의 공통질문과 선택에 따른 조건부 질문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지역/연령/직업과 같은 표본 정보에 관한 질문, 주류(맥주)의 음용 빈도 및 선호,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경험 및 소비 행태, 특정 제품의 선호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었다. 2017년 조사에서 특정 제품에 대한 선호도 조사와 관련된 문항 중 객관식 문항으로 구성되었던 것이 있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주관식으로 변경하였다. 이는 설문의 객관식 보기를 나열함에 있어서 특정 제품을 언급하거나 순서를 배열하는 것 자체가 설문 응답자의 인식에 편파성(bias)을 발생시킬 여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다. 이로 인해 제품명을 인식하지 못하는 응답자가 문항에 맞는 응답을 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나 객관식 보기의 구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편파성을 제거하는 것이 응답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설문 조사는 비어포스트 소셜 미디어 계정에 게시하고 정기구독자에게 이메일을 발송하는 등의 방법으로 참여를 유도하였다. 응답 수집은 구글 설문지를 통해 설문 참여자가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2015년-2017년까지 꾸준히 증가하였으나 이번 설문 조사의 유효 참여 인원은 2017년 679명 대비 약 57% 감소한 291명이지만 통계적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숫자로 볼 수 있다.
설문에 참여한 표본은 직·간접적으로 비어포스트 잡지 또는 소셜 미디어 계정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과 포털 등에서 맥주와 관련된 컨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이기에, 맥주에 대한 인식 또는 관심의 정도가 일반인에 비해서 높다는 점을 고려하여 설문 결과를 해석해야 한다. 수집된 조사 결과는 설문 항목의 교차 분석 및 특정 조건에서의 응답에 관한 분석을 통해서 설문의 신뢰성을 훼손할 여지가 있는지를 검사했다. 검사 결과 일부 설문 수집 시스템상의 문제로 인한 중복집계로 의심되는 응답은 제외했다. 또한 10개의 주관식 문항의 경우 일부 응답자가 특정 브랜드 또는 스타일의 인지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주관식 문항에 대해 동일한 대답을 했거나, 문항에 맞지 않는 답을 한 경우는 주관식 응답 집계에서만 제외했다. 또한 전체 문항에 대한 검사 결과 문항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도 있는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설문에 참여한 표본이 인구통계학적 구성을 감안해서 선정된 것이 아니고, 맥주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결과에 대해서 전체 모집단의 특성을 대변하는 것으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설문지 길이의 제약으로 표본의 특성 및 설문지를 구성하는 질문의 부분별 응답에 대한 분석이 다층적으로 이루어지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따라서 따라서 설문의 결과가 개인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서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사람들이 설문에 참여했을까?
설문 응답자의 특성: 설문 응답자는 어떠한 사람들인가
‘2018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의 응답 결과를 분석하기에 앞서 설문에 응답한 291명의 특성을 먼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설문에 참여한 291명 중 남성은 220명으로 75.6%를 차지했으며, 여성은 24.4%다. 2017년 조사에서는 남성 71.43%, 여성 28.57%로 2016년 조사에 비해 여성이 3.09%p 증가한 것에 반해 이번 조사에서는 2017년에 비해 여성이 4.17%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구성은 2017년 조사에서 20대 35.35%, 30대 44.04%, 40대 14.14%, 50대 6.48%였던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20대 26.12%, 30대 48.45%, 40대 20.27%, 50세 이상이 5.15%로 전반적으로 응답 연령대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20대와 30대의 응답 비율에서 유의미한 연령대 상승 경향을 보였는데 20대는 2015년 45.5%, 2016년 41.11%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응답률을 보인 반면, 30대의 경우 2017년에 비해 4.41%p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30대 쏠림 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는데, 30대 여성 응답자의 비율은 전체 여성 응답자의 61.97%를 차지했다. 거주지역별 분포에서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응답률이 2017년 84.24%에 비해 3.48%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 조사는 2015년부터 네 번째 시행되는 설문 조사로 이전 설문 조사 참여 여부를 확인해 봤다. 조사결과 이번 설문 조사에 처음 참여한 사람이 전체의 60.48%다. 이는 기존 조사와 표본군의 중첩도가 낮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지난 조사와 동일한 문항의 응답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2018년 조사에 참여한 표본군의 특성이 얼마나 다른지를 유추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음주 경향과 주류 선호도
설문 응답자들에게 있어 맥주가 차지하는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표본의 음주 횟수, 선호하는 주종 등 일상적인 음주 활동의 방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월평균 음주 횟수를 조사했다. 조사의 응답 구간은 4회 단위로 1달이 4주-5주 정도로 구성되는 점을 고려해 각 주당 몇 번 정도의 음주를 하는지를 함께 고려할 수 있도록 문항을 구성했다. 조사 결과 월 5-8회 정도의 음주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4.4%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월13-16회 정도 음주한다는 비율은 12.71%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전년도 조사에서는 구간별 응답자의 비율이 전반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음주 횟수가 증가하는 것과 같이 증가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1-4회, 5-8회, 17회 이상의 구간의 비중이 높게 나타난 반면 9-12회, 13-16회 구간의 비중은 다소 낮게 나타나 음주 빈도의 양극화가 관측되었다. 주종별 선호도에서는 맥주가 68.04%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 68.48%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주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대답은 18.9%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중 92.1%는 맥주에 보통 이상의 흥미를 느끼고 있으며, 특히 79.04%는 다른 주종에 비해 맥주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진다고 응답했다. 2017년의 79.68%와 통계적으로 다르지 않은 수치로 이번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맥주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있음을 말한다. 이는 주종별 선호도 조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주종별 선호에 있어서 맥주가 68.04%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주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대답은 18.9%로 두번째로 높게 나타났으며, 소주, 소맥, 전통소주 등을 포함한 나머지 주종은 총 13.06%를 차지했다. 이 두가지 설문을 통해 응답자들 중 적어도 86.94%는 맥주에 대한 선호도와 흥미가 비교적 높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설문 응답자의 대부분은 맥주를 적어도 1번 이상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일주일에 2-3회 마신다고 응답한 사람은 53.61%로 나타났으며, 전 구간에 대해 전년도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맥주를 마실 때는 한 번에 2-3종 정도를 마신다고 응답한 비율이 72.16%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1종류, 4-5종은 각각 15.12%, 11.68%로 2017년에 비해 1종류를 마신다는 비율은 6.23%p 감소하고, 4-5종을 마신다는 응답은 7.17%p 증가했다. 맥주 구입 비용의 경우 월평균 10-20만 원 정도를 지출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7.11%로 1위를 10만 원 미만을 지출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5.74%로 2017년의 39.62%, 32.99%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맥주를 구매하는 데 있어서도 지난해 조사에서 나타났던 보틀샵 쇠퇴와 구매 경로의 다변화 경향이 그대로 나타났다. 올해 조사에서도 보틀샵은 전체 응답자 10명 중 약 4명만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지난해 조사에서 51.25%를 기록했던 대형마트의 비중이 46.39%로 4.86%p 감소하고, 펍/음식점의 비중이 60.82%로 2017년 54.34% 대비 6.48%p 상승했다는 점이다. 다른 구입처들의 비중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펍이나 음식점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와 같은 변화의 원인으로는 대중의 인식 변화 또는 판매처의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2017년 조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크래프트 맥주가 전문 펍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식업종에서 취급되고 있다. 이전엔 일부 대형마트나 보틀샵등에서나 볼 수 있던 크래프트 맥주를 편의점에서도 취급하는 가짓수를 늘려가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기 위해 이동해야 했던 거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방문에 제약이 많은 곳의 방문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크래프트 맥주, 사람들에게 알려지다
크래프트 맥주가 대중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척도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개인의 차원에서는 주변 사람 중 크래프트 맥주를 인식하는 사람이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지, 주변에 크래프트 맥주를 취급하는 펍이 생겨나는지, 언론과 미디어에 얼마나 노출되는지 등 확인할 수 있는 척도가 많이 있다.
대중화의 기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을까?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저변 확대라는 관점에서 중요한 것이 새롭게 크래프트 맥주를 즐기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기 시작한 시기가 언제인가에 대한 문항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2012년 이전부터 마셨다고 대답한 사람들이다 그다음으로 2014-2017년 구간이 비교적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는데, 이 시기는 크래프트 맥주의 외부 유통 허용, 축제 등을 위한 임시면허 도입 등 크래프트 맥주 업계의 변화가 시작된 시기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과도한 규제가 없어지고 접근성이 개선되며 새롭게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2018년부터 마시기 시작했다는 사람은 전체의 4.47%로 지난해 조사와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크래프트 맥주를 마셔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1.82%는 잘 알고 있으며 크래프트 맥주를 주로 마신다고 응답했다. 이렇게 응답한 비율은 선호하는 맥주 스타일이 있느냐는 질문의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고 스타일 구분도 잘 알고 있다’는 대답의 응답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이번 설문에 참여한 사람 중 상당수가 좋아하는 맥주 스타일이 있을 만큼 충분한 맥주 경험이 있고, 스타일 구분을 잘 알고 있을 정도로 맥주에 관한 지식을 일정 이상보유한 사람임을 추정할 수 있다. 맥주 스타일의 선호도에서는 Pale Ale/IPA가 70.45%를 차지해 가장 선호하는 장르로 조사되었다. 이는 2016년 69.16%, 2017년 67.3%보다도 높다. 2017년 스타일 선호도 조사에서 2-5위를 기록한 스타일은 Porter/Stout - Pilsner - Belgian Ale/Belgian Strong Ale - Sour Ale 순이었으나, 2018년 조사에서는 Sour Ale- Pilsner - Weizen/Witbier - Porter/Stout 순으로 사워 에일의 약진과 함께 벨지안 에일 스타일의 맥주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음을 보여주었다.
맥주의 국가별 선호도는 2017년과 같이 미국-벨기에-한국 순으로 1, 2, 3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국가의 순위에서도 전년도와 동일한 결과를 보였는데, 홉이 도드라지는 맥주의 현재의 유행에 따라 미국에서 수입된 크래프트 맥주와 국내 생산된 미국식 맥주가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으며, 새롭게 크래프트 맥주를 접하게 되는 사람들 역시 미국식 맥주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크래프트 맥주 대중화, 고객과의 접점 확대가 관건
이러한 변화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체감하게 된다. 크래프트 맥주를 즐기는 주변 사람이 늘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90.38%,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87.29%로 나타나는 등 대중과 크래프트 맥주의 접점이 늘어나면서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가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크래프트 맥주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의 증가가 눈에 띈다. 응답자의 87.29%는 크래프트 맥주를 구입할 수 있는 장소가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 또는 정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크래프트 맥주 구매처의 증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시장 성장을 판단하는 수단으로 언론 및 미디어나 주변 사람들의 변화 등 간접적인 요인보다 구매처의 증감과 같은 직접적인 요인을 첫 번째로 꼽는다는 것이다. 결국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수요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기 위한 시도를 더 많이 하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혼술족을 위한 최고의 술은 맥주
10명 중 9명, 혼술 경험 있다
최근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이 한 가지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혼술이 자리 잡기 전, 혼자 술을 마시는 행위는 고독의 상징이었다.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 것이 당연한 문화였기 때문이다. 회식이나 모임 등 여럿이 모이는 자리나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이야기하는 문화 속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물론, 그전에도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이 상당수 존재했을 수도 있지만 이를 타인에게 드러내게 된 것 자체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에 대해서 언론과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 ‘사회의 경쟁 심화’ ‘인간관계의 피로도 증가’ 등을 지목한다.
2018년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에서는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 조사에 이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했다. 설문 응답자 291명 중 혼술의 경험이 있는 사람은 269명으로 전체의 92.44%에 이르렀다. 혼술의 경험이 있는 269명에 대해서는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추가 질문을 진행했다. 혼술을 하는 이유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를 가장 많은 46.1%가 꼽았고, 다음으로는 30.11%가 ‘장소에 구애를 덜 받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1인가구 비중은 28.6%, 서울의 경우 31%에 달할 정도다. 자연스럽게 혼자만의 공간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주류를 구매하기 위해 먼 곳을 가는 등의 수고로움 없이, 지금은 전국에 4만 1천여 개에 이르는 편의점에서 비교적 쉽게 원하는 주류를 구매할 수 있다. ‘4캔 만원’에 판매되는 수입 맥주가 대표적이다. 이렇게 판매되는 맥주는 점포에 따라서는 수십 종에 달하기도 한다. 이처럼 혼자서 가볍게 술을 마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고, 그 중심에 맥주가 있다.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10명 중 8명이 맥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응답을 포함한다면 전체의 93.68%가 맥주를 선택하거나 선택할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혼술을 위해서 술을 주로 구매하는 장소는 37.92%가 편의점/동네 슈퍼, 26.39%가 대형마트, 21.56%가 보틀샵과 같은 주류 전문 판매점을 꼽았다. 이렇게 구입한 맥주를 소비하는 장소로는 ‘집에서 마신다’는 대답이 83.27%로 압도적인 결과를 보였다. 앞서 ‘맥주를 주로 구입하거나 마시는 장소’를 묻는 질문의 경우 술을 구입하거나 마시는 장소가 얼마나 다양한지 본 것이었다면, 이번 문항의 경우 혼술을 위해 맥주를 ‘주로’ 구입하거나 마시는 장소를 통해 구매와 소비의 우선순위를 파악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혼술의 장소가 주로 집이라는 것은 앞서 언급한 ‘혼자만의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덜 받기 때문’이라는 응답을 뒷받침 한다.
맥주의 종류와 품질, 혼술인들이 꼽는 펍의 선택 조건
술을 마실 때 일행이 있으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따른다. 거기에 개인의 취향이 더해지면 고려해야 할 조건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반면 혼자 마실 경우 고려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현저히 감소한다. 단지 개인의 취향과 우선순위만을 고려해도 될 정도다. 이러한 측면에서 혼술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맥주의 종류와 품질을 더욱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 전문 펍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맥주의 종류’를 꼽은 응답자는 32.71%, ‘맥주의 품질’을 꼽은 응답자는 29.74%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들 168명에 대해서 ‘선호하는 맥주 스타일이 있느냐’는 문항의 결괏값을 살펴보면,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다는 대답이 93.45%인 157명으로,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88.32%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맥주 스타일 선호도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가 평균 3.15개의 좋아하는 스타일을 선택한 반면, ‘맥주의 종류’ 또는 ‘맥주의 품질’을 꼽은 사람들의 경우 3.57개의 스타일을 선택해 더욱 다양한 맥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다른 응답자에 비해 맥주에 더 관심과 지식이 많고, 보다 다양하고 높은 품질의 맥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종량세, 주류 산업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
2018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에서는 맥주 소비자들의 주세법에 대한 인식 정도를 파악하고,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을 위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문항을 담았다. 주세 과세 방법에 대한 인식, 크래프트 맥주 저변 확대를 위해 필요한 요인 및 시장 성장을 저해할수 있는 위협 요소 등에 대한 내용이 그것이다. 설문 결과 맥주 소비자들은 크래프트 맥주 산업의 저변 확대 및 성장을 위해 가격적 요인이 개선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주세의 과세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한 주세 과세 방법이 변화할 경우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크래프트 맥주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세제 개편을 통해 가격을 낮춰야
설문 응답자들은 크래프트 맥주 저변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로 주세, 관세 등 가격적 제도라고 답한 비율이 63.23%로 가장 높았다. 같은 맥락에서 두 번째는 46.05%가 높은 판매 가격을 꼽았으며 정보와 이해의 부족, 유통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크래프트 맥주시장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 역시 절반이 넘는 50.52%가 주세, 관세 등 가격적 제도의 개편을 들었다. 첫 질문은 중복응답이 가능한 것으로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문제점을 모두 나타내고 있다. 두 번째 질문에서는 한 가지만 고르게 함으로써 가장 먼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답을 나타낸다.
두 질문 모두에서 가격적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룬 가운데, 주세 과세 방법에 관해 물었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67.35%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형태의 과세방식에서 생산(출고)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한 종량세로 바뀔 경우 대기업 맥주의 가격이 상승하고, 크래프트 맥주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가 31.27%, 전반적인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26.8%로 58.07%가 크래프트 맥주 가격의 하락을 예상했다.
게다가 종량세로 전환될 경우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지금보다 빠르게 성장하거나 적어도 지금 정도의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81.4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종량세로의 전환이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 가져올 긍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크래프트 맥주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가 55.33%, 저변 확대를 예상한 응답이 48.11%, 판매처가 늘어날 것이라는 대답이 30.58%였다.
반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구조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는데, 국내 소규모 양조장이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23.02%로, 국산 크래프트 맥주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의견이 21.65%로 나타났다. 국산 크래프트 맥주와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될 수입 크래프트 맥주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의견은 5.15%로 낮았다. 한편 대자본의 유입으로 대형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도 21.65%를 차지해 시장의 향방에 대한 시각이 엇갈렸다.
설문 응답자의 대부분은 종량세로의 전환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맥주 선호도 조사
이번 설문 조사에서 맥주 선호도 조사에 관한 항목은 4개의 객관식 질문과 10개의 주관식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특정 맥주 또는 특정 브루어리를 응답하도록 하는 문항을 객관식 문항으로 구성할 경우, 보기를 구성하는 항목을 선택하는 데서부터 편향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 크래프트 맥주 또는 브루어리에 대한 조사 항목은 주관식으로 구성했다. 주관식 문항의 경우, 문항별로 유효한 응답의 숫자에 차이가 있으며 응답자 개인의 기호가 크게 반영된 결과이다. 따라서 시장 전체를 대변한다고 해석하기보다는 대략적인 경향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뉴 잉글랜드 스타일이 대세
설문 참여자들이 뽑은 올해 가장 핫했던 맥주 스타일은 뉴 잉글랜드 스타일이다. 기존의 IPA나 페일 에일이 홉의 쓴맛과 아로마, 몰트의 맛을 함께 추구하는 맥주라면 뉴 잉글랜드 스타일은 극단적으로 홉의 캐릭터를 추구하며 마치 ‘홉 주스’를 마시는 듯한 인상을 주는 맥주다. 외관상으로도 맥주는 맑아야 한다는 관념에서 탈 피해 뿌옇다 못해 탁한 노란색(모든 뉴 잉글랜드 스타일의 맥주가 노란색을 띠는 것은 아니다.)이며, 부유물이 둥둥 떠 있기도 하다.이 맥주는 몇 년 전 처음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한 이래 2018년에는 한국에서 가장 핫한 스타일로 지목될 만큼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40.89%의 응답자가 뉴잉글랜드 스타일을 지목했으며, 그다음으로는 Pale Ale / IPA가 33.68%, 사워 에일이 29.9%의 지지를 얻었다. 한동안은 뉴 잉글랜드 스타일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새롭게 출시될 맥주들이 기대된다.
수입맥주 스타일별 선호도 조사
페일 에일과 IPA는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스타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대중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그만큼 많은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2017년 조사에서는 페일 에일과 IPA를 구분해서 조사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통합했다. 이 스타일의 관건은 홉의 캐릭터인 만큼, 맛의 완성도뿐 아니라 홉의 신선도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척도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올해 1위를 차지한 맥주는 지난해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인 토플링 골리앗의 수도수 페일 에일이다. 유효 응답의 17.69%의 지지를 얻은 이 맥주는 다른 맥주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지난해 American Pale Ale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에 올랐다. 2-5위의 경우 지지도의 차이가 크지 않게 나타났으며, 전체적인 경향으로는 음용성이 높은 맥주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7년 조사에서 임페리얼 스타우트가 5위권 내에 3종이나 이름을 올렸던 Porter / Stout 부문은 올해도 1, 3, 5위에 임페리얼 스타우트가 이름을 올렸다. 14.52%의 지지율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파운더스 브루잉의 KBS와 함께 파이어스톤 워커의 파라볼라가 베럴에이징 된 임페리얼 스타우트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국내에서 입수가 어려운 구스 아일랜드의 버번카운티 브랜드 스타우트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31.88%. 올해 최고의 세종을 꼽는 설문에서 세종 뒤퐁이 얻은 지지율이다. 지난해 구스 아일랜드의 소피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세종 듀퐁은 나머지 맥주들을 멀리 따돌리고 2년 연속으로 최고의 세종으로 꼽혔다. 구스 아일랜드 소피는 7.25%의 득표에 그치며 4위까지 밀려났다. 그리고 2위 자리는 미국산 세종인 프레리 스탠다드와 호주산 세종인 라시렌 세종이 공동으로 올랐다.
맥덕들의 맥주에서 점차 저변을 넓혀가며 지지층을 다져가고 있는 사워 에일에서는 여전히 두체스 드 브루고뉴가 1위다. 올해 조사에서 17.28%로 지난해의 21.06%의 표를 얻은 것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대표 사워 에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다수의 람빅 맥주들이 수입되면서 람빅 마니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3분수’로 불리는 드리 폰테이넨(3 Fonteinen) 양조장의 맥주가 높은 인지도를 보인다. 이번 설문 조사의 응답 집계 과정에서도 ‘3분수’라는 응답이 다수 수집되었으나 특정 제품의 이름이 아닌 양조장의 이름이며, 맥주의 종류 역시 다양하기에 집계에서 제외되었다. 만약 ‘3분수’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특정 람빅 제품의 이름을 적었다면 1위와 2위의 순서가 바뀔 수 있을 만큼 집계에서 제외된 응답이 많았다.
바이젠 부분의 집계에 있어서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순위권에 바이젠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바이젠 복 스타일이 순위권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위를 차지한 바이엔슈테파너 헤페바이스비어는 올해 조사에서도 26.47%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같은 양조장의 바이젠 복 스타일인 바이엔슈테파너 비투스, 슈나이더의 탭5 마이네 호펜바이세가 3위를 차지해 2, 3위에 바이젠 복 스타일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벨지안 윗비어 스타일에서 1위를 차지했던 셀리스 화이트가 2018년 조사에서도 41.54%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셀리스 화이트지만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난해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셀리스 화이트는 벨기에에서 생산된 것이었고, 올해 1위를 차지한 셀리스 화이트는 미국에서 셀리스의 딸이 운영하는 셀리스 브루어리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것이다. 생산 국가가 바뀌어도, 양조장이 바뀌어도 ‘오리지날 호가든’ 셀리스 화이트는 최고의 윗비어로 꼽혔다.
라거 부문의 조사는 수입 라거와 국산 라거 두 부문으로 나누어서 설문을 진행했다. 국산 라거의 경우 국내 대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하였다.
수입 라거 부동의 1위는 필스너 우르켈이다. 지난해 18.7%를 득표한 필스너 우르켈은 올해는 29.37%로 2위와 3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비슷한 경향을 보였으나 한 가지 달라진 점은, 2017년 2위를 차지해 순위권 내 유일한 크래프트 맥주였던 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가 순위 밖으로 밀려나고 그 자리를 하이네켄이 차지했다는 점이다.
국산 라거도 지난해와 같이 클라우드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32.28%로 거의 3명 중 1명이 선택했으며, 지난해 3위였던 카스가 맥스와 자리를 바꿔 2위를 차지했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 선호도 조사
국내 크래프트 맥주 선호도 조사 역시 주관식 문항으로 설계되어 응답의 분산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문항에 맞지 않는 응답을 제외하고 유효한 응답만 집계에 포함했으며, 득표율은 전체 유효 응답 대비 비율로 표시하였다.
핸드앤몰트의 몰락, 와일드웨이브의 약진
2016년 2위, 2017년 1위를 차지했던 핸드앤몰트가 순위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 사워맥주 양조장인 와일드웨이브 브루잉이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New Face’라고 불릴만한 신생 양조장들을 많이 선택했는데, 그중 서울 브루어리가 2위를 차지했다. 2017년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던 양조장 중 2018년에도 순위권을 차지한 곳은 와일드웨이브와 플레이그라운드 두 곳으로, 나머지 3곳은 새로운 이름들로 채워졌다.
설레임, 2년 연속 1위
와일드웨이브 브루잉의 대표 맥주 설레임이 2년 연속 국내 크래프트 맥주 중 최고의 맥주로 꼽혔다. 사워 에일이 대중성을 갖추고 폭넓은 지지층을 가지기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설레임은 공고한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데다 대중적인 인지도도 조금씩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조사에서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맥주 중에서 올해 조사에도 이름을 올린 맥주는 설레임이 유일하다. 나머지 2-5위는 새로운 맥주들로 채워졌다.
지금 이 순간부터 평생 한가지 맥주만 마셔야 한다면 선택할 맥주는?
크래프트 맥주를 알기 전 사람들은 한 가지 맥주만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페일 라거 스타일 중 선택할 수 있었던 선택지는 얼마 없었고, 그중에서도 한 가지 맥주만 마셨다. 크래프트 맥주가 시장을 넓혀가는 지금, 대기업 맥주냐 크래프트맥주냐 할 것 없이 다양한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만약, 지금부터 한 가지 맥주를 마셔야 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맥주를 고를까?
사람들 취향의 다양성만큼 다양한 대답이 나온 가운데 응답자들의 선택은 필스너 우르켈이었다. 4.5%의 득표로 1위를 차지한 필스너우르켈과 2위의 격차는 불과 0.45%p. 1표 차로 1위와 2위 설레임이 정해졌다. 앞선 조사에서 이름을 올렸던 맥주들이 다수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카스’와 ‘선택할 수 없다’는 대답이 눈에 띈다.
크래프트 맥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은 맥주에 관한 호기심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이러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는 다양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을 소개해 준다면 좋다. 그리고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이번 설문의 응답 결과 1위는 8.48%로 서울 브루어리가, 2위는 7.59%로 서울 집시가 차지했다. 5위까지 전체를 살펴보면 자체 맥주를 생산하는 곳들로 브루펍, 집시양조장들이 포함되어 있다.
맥주와 안주, 최고의 조합은?
피맥 vs 깡맥
오징어와 땅콩은 예전부터 최고의 맥주 안주로 불렸던 주전부리였다. 오징어와 땅콩의 시대가 지나 치킨, 피자, 햄버거까지, 맥주와 어울리는 안주가 트렌드를 형성하기도 하며, 어떤 이들은 맥주에 따라 안주를 다르게 페어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맥주와 최고의 궁합으로 꼽히는 것은 무엇일까?
응답자들이 꼽은 최고의 맥주-안주 조합은 피맥이었다. 피자와 맥주는 실제로 대단히 오래된 조합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크래프트 맥주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이태원, 경리단길 등에 미국식 피자와 크래프트 맥주를 함께 판매하는 곳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이를 ‘치맥’과 같이 조어해서 나온 말이 ‘피맥’이다. 한편 피자와 함께 먹는 맥주를 최고로 꼽은 가운데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한 것은 안주 없이 맥주만 마시는 ‘깡맥’이다.
에필로그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는 이번 조사로 4회째를 맞았다. 2015년 시작 이래 지난해까지 꾸준히 참여 인원이 증가하였으나, 올해에는 참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응답에 참여한 사람들의 중 60.48%는 이전 조사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답할 정도로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크래프트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일정한 패턴과 경험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새롭게 설문에 참여한 사람이 과반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같은 설문 문항에 대한 응답이 비슷한 경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호기심 또는 관심에서 시작해 맥주 경험과 함께 지식이 쌓여가며 대체로 비슷한 행동 또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조사의 표본특성이 전체 시장을 반영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어 전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자료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한계점은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소비자 리포트를 매년 시행하는 것의 의의 중 한 가지는 연속성이 있는 조사를 통해 맥주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관측하는 것이다. 주기적인 조사를 통해서 맥주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구성, 소비패턴, 시장 트렌드, 인식 등을 관측하여 맥주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한 가지 지표로 활용될 수 있으며, 조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시장 트렌드의 변화를 감지하는 시계열 자료로서의 활용도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국내 크래프트 브루어리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100개를 돌파했다. 지난 2014년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맥주 관련 규제 완화와 함께 산업적 가치가 높아진 결과다. 또한 2018년 한해 맥주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종량세 전환의 이슈는 다시 한번 맥주 산업이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2018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를 통해 성장하는 크래프트맥주 시장의 규모와 함께 맥주 저변 역시 넓어지고 있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2019년 크래프트 맥주 시장 성장의 열쇠를 쥐는 이슈는 주세 과세 방법을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많이 늘어난 크래프트 맥주 브루어리와 대중의 관심을 온전히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크래프트 맥주의 가격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세 과세 방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이번 설문에서도 나타났다. 2019년에도 맥주 시장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2018 대한민국 맥주 소비자 리포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DITOR_장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