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입문자에게 추천! 연말연시 모임을 다채롭게 해줄 맥주 7선
어느덧 2017년도 다 지나고 연말이 찾아왔다. 다른 말로 하면 연이은 모임, 술자리로 간이 고통을 받는 시즌이다. 문제는 가지각색 다양한 풍미의 맥주를 골라 즐기는 사람이라면 획일화된 맛의 맥주와 소주로만 점철된 그런 술자리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모임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크래프트 맥주를 소개해보는 것은 어떨까? 다양한 맥주의 즐거움을 지인들에게도 알린다는 점에서 일종의 ‘전도’가 될 수 있겠다. 여기 초보자들에게 소개하기 좋은 흥미로운 맥주를 준비했다.
셀리스 화이트
여러 맥덕들이 자신의 ‘첫사랑’이라 꼽는 맥주다. 벨지안 윗(Belgian Wit)이라는 장르의 시초인 호가든 (Hoegaarden)을 만든 피에르 셀리스(Pierre Celis)가 호가든의 대기업 인수 이후 미국에 건너가서 다시 만들기 시작한 맥주로, ‘오리지날 호가든’이라는 수식어로도 유명하다. 때문에 1664 블랑(1664 Blanc)이나 호가든과 같은 대중화된 벨지안 윗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필하기 매우 좋은 맥주다. 맛의 구성 자체는 1664 블랑이나 호가든과 비슷하나 더욱 부드러우면서도 풍부한 풍미를 갖추고 있다는 식으로 호객행위(?)를 하면 잘 먹힐 것이다.
풀러스 런던프라이드
위의 셀리스 화이트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맥주의 세계에 처음 입문하게 한 맥주로 꼽는 제품 중 하나다. 영국식 에일의 일종인 비터(Bitter)의 가장 대표적인 맥주로서, 대기업 페일 라거, 밀맥주, 흑맥주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느낌의 맥주를 마시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첫발을 내딛기에 좋은 맥주이다. 보리의 고소함과 달짝지근함, 홉의 쌉쌀함과 꽃, 감귤류의 풍미가 편하게 어우러지고, 장르가 ‘비터’인것과는 달리 쓴맛은 거의 없다시피 하니 생각 없이 쭉쭉 들이키기에도 알맞은 맥주다.
빅토리 프리마 필스
‘크래프트 맥주고 뭐고 나는 그냥 마시던 대기업 라거 맥주나 마실란다’하는 무신경한 사람에게 한방 먹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라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필스너 스타일이다. 필스너 중에서도 독일식 필스너에 약간의 미국식 해석을 곁들인 맥주로서 여기서 프리마(Prima)는 독일어로나 영어로나 ‘최고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니 이 점을 어필하는 것도 이 맥주를 전도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입에 머금은 순간 허브나 풀, 꽃과 같은 싱그러움이 느껴지고 약한 단맛과 쌉쌀함이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어주니 ‘과도한 향이 싫어서 크래프트 맥주가 싫다’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맥주다.
슈나이더 바이세 Tap 5 마이네 호펜바이세
국내 맥주 소비자들은 유독 맥주의 쓴맛에 큰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처음부터 쓴맛 가득한 IPA와 같은 맥주를 초보자에게 소개하는 것은 되려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거부감만 키우는 사태를 낳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떻게든 홉이 가진 매력을 지인에게 선보여주고 싶다’라면 이 맥주를 추천한다. 어느 정도 소비자들이 익숙하게 느끼는 바이젠에다 홉을 잔뜩 집어넣어 만든 ‘호펜바이세’라는 독특한 맥주이기 때문이다.
홉의 장점인 싱그럽고 화사한 풀, 과일 향들을 풍부히 머금고 있으면서도 바이젠의 바나나 에스테르, 약간의 단맛 덕분에 비터(쓴맛)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 맥주이므로 쓴맛에 유독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홉의 폭발적인 풍미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맥주다. 다만 홉이 주인공인 맥주인 만큼 날짜가 오래되거나 보관상태가 좋지 않은 맥주는 맛이 변질되어버리니 주의하여 구매하도록 하자.
하디우드 라즈베리 스타우트
독특한 맥주를 먹어보고 싶은 사람, 혹은 어두운 색 맥주에 대해 괜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소개하기에 적합한 맥주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라즈베리가 들어간 스타우트이며 추가적으로 카카오닙스도 들어간 덕분에 베리류가 들어간 상큼한 초콜릿을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적절한 단맛과 과하지 않은 어두운 맥아가 밸런스를 이뤄 ‘흑맥주는 쓰다’는 선입견을 타파하기도 좋다. 거기다 맛을 보고는 감지하기 어려운 9.2%의 높은 알코올 함유량이 술자리를 더욱 무르익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다.
브루독 MEGA
이 맥주의 이름인 MEGA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인 ‘Make America Great Again’을 나타낸다.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하기 위해 만든 맥주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한 것에 대한 반대와 이를 통해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까지 보여주기 위해 만든 의미 있는 맥주다. 지구 온난화를 표현하기 위해 가장 높은 온도에서 발효하여 만드는 세종(Saison) 스타일로 만들었으며 북극의 심각성을 표현하기 위해 만년설을 녹인 물로 맥주를 만들고, 라벨에도 북극곰을 넣는 등 여러모로 신경을 썼다. 거기다 클라우드베리(Cloudberry)라는 낯선 이름의 과일이 들어간 점도 이 맥주의 재미있는 점이다.
맛은 생각보단 평범하다. 느낌만 보자면 페일 에일쪽에 가까운, 다소 호피(Hoppy)한 맥주이다. 여타 호피한 맥주들에 비해 쓴맛은 거의 없다시피 하며, 클라우드베리의 독특한 맛과 세종 효모의 캐릭터도 조금 간직하고 있으므로 프루티함을 선호하는 초보자 분들에겐 안성맞춤의 맥주이다.
옴니폴로 비앙카 망고 라씨 고제
조금 의아하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초보자에게 소개하기 위한 맥주인데 이름도 들어보기어려운 고제라니…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람들에게 소개했을 때 잘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평범한 IPA보다도 맛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흥미를 가지는 사람의 비율이 높았다. 특히나 이 맥주는 더욱 그렇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망고가 들어간 맥주인데다, ‘라씨’라는 컨셉 또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라씨는 인도식 음료의 일종으로 요거트에 물, 소금, 향신료를 섞어 만든다. 고제 또한 물, 소금, 향신료(코리앤더)를 넣고 만드는 맥주이므로 여기서 공통점을 착안하여 만든 맥주가 바로 이 맥주다. 추가로 요거트의 느낌을 주기 위해 젖당을 직접 집어넣었다. 고제의 신맛 또한 젖산에 서 온 맛기 때문에 실제로 마셔보면 의외로 비슷한 구석이 있다. 거기다 여타 사워에 비해 지나치게 시지도 않아서 이에 대한 거부감 또한 적은 편이니 여러모로 초심자들에게 소개해주기 좋은 맥주이다.
EDITOR_김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