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평가 사이트 사용 설명서 레이트비어, 비어애드버킷
‘이 맥주, 과연 좋은 맥주일까?’
바틀샵 냉장고 앞에서 문득 궁금해졌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전 세계 20만 종이 넘는 맥주에 대한 향, 맛, 입안 느낌 등을 종합한 점수와 리뷰가 올라와 있는 맥주 평가 사이트를 활용하면 된다. 대표적인 사이트로는 레이트비어(www.ratebeer.com)와 비어애드버킷(www.beeradvocate.com)이 있다.
물론 취향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평가가 절대적인 척도는 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보편적으로 좋은 맥주라고 여겨지는 제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사이트에 들어가 맥주 이름이나 브루어리 이름을 검색해보면 그동안 사이트 이용자들이 채점한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설명을 돕기 위해 실제 검색 결과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1.레이트비어(Rate Beer)
레이트비어에서 두체스 드 부르고뉴(Duchesse De Bour
gogne)를 검색한다면 위와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맥주 마
케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이트비어 만점 맥주’가 바로
①overall 점수 100점을 의미한다.
overall 평가는 ④WEIGHTED AVG 점수가 기반이 된다.
WEIGHTED AVG는 레이트비어 이용자들이 외형, 향, 맛, 입
안 느낌, 총평 등 부문별로 매긴 점수를 5점 만점으로 환산해 평균 점수를 낸 것이다. 다만, 단순평균한 것이 아니라 표본오차를 줄이기 위한 가중평균 식을 적용해 계산한 점수다.
이를테면 3명이 준 평균점수가 4.1점이고 1,000명이 평가해서 평균 3.5점이 나왔다면 후자에 신뢰도가 더 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을 반영해서 적은 사람이 평가한 것은 일정 부분 점수가 낮아지도록 하고, 더 많은 사람이 평가할수록 실제 평균점수에 가까워지도록 식을 설계해서 점수의 신뢰성을 더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점수를 순서대로 줄을 세워 백분위로 표현한 것이 overall 점수다. 레이트비어에 등록된 맥주가 20만 종(2013년 기준)이라고 가정할 때 상위 1%, 즉 2000위 안에 들면 100점, 상위 2%(2001~4000위) 안에 들면 99점이 된다. 결국 ‘레이트비어 만점 맥주’라고 하면 점수가 상위 1%인 맥주라는 말이 되겠다.
두체스 드 부르고뉴의 점수 3.71의 경우 전체 맥주 순위 중 상위 4%(overall 97)에 속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②는 맥주가 속한 스타일 내에서의 위상을 보여준다. 맥주의 스타일은 기본 정보가 기재된 ⑤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워레드/브라운 스타일’ 맥주 중에서 두체스 드 부르고뉴는 상위 16%(style 85) 안에 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③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점수를 줬는지를 보여준다.
개별 맥주의 검색 외에 맥주의 순위를 확인하고 싶다면 ‘Ratings’ 메뉴로 들어가 ‘Top Beer’ 카테고리를 확인하면 된다. 스타일별, 국가별, 지역별로 나눠 맥주 순위를 확인할 수 있다. 레이트비어는 맥주뿐 아니라 브루어리, 펍, 바틀샵 평가까지 순위로 보여준다.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줄 세우기’에 능한 만큼 레이트비어는 매년 최고의 맥주를 선정해 시상하기도 한다. 2016년 최고의 맥주는 내년 1월 발표된다.
2. 비어애드버킷(Beer Advocate)
같은 맥주를 비어애드버킷에서 검색해보면 레이트비어에 비해 복잡해 보이는 화면이 나타난다.
① BA SCORE는 레이트비어의 overall과 비슷한 개념의 평가로, 이용자들이 준 점수를 가중평균해서 나온 평균점수(⑤)가 전체 맥주 중 어느 정도 위상인지를 보여준다. 또 ③ ‘THE BROS’는 비어애드버킷의 설립자 알스트롬 형제(Jason & Todd Alstrom)가 준 점수다. 비어애드버킷은 ② BA SCORE 단계별로 95~100은 ‘world-class’, 90~94는 ‘out standing’, 85~89는 ‘very good’ 등으로 표시하며 비어애드버킷에서는 레이트비어와 달리 이용자들이 리뷰를 쓰지 않고 점수만 줄 수도 있으므로 ④와 같이 리뷰와 레이팅의 숫자가 다르다.
이와 함께 ⑥과 ⑦도 비어애드버킷에서만 제공하는 기능이다. ⑥pDev의 경우 이용자들이 준 점수들의 편차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이 편차의 숫자가 작을수록 이용자들이 고르게 점수를 줬다는 의미다. 두체스 드 부르고뉴의 경우 pDev가¨4523.66%인데 4.1(⑤)*23.66%=0.97, 즉 이용자들이 준 점수 격차가 0.97점이라는 것이다. 반면 비어애드버킷 전체 순위 4위에 올라있는 플라이니 디 영거(Pliny the younger)는 pDev가 7.28%에 불과하다. 만약 같은 점수라 하더라도 pDev가 더 작을 경우 더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맥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점수가 높은데 pDev가 크다면 호불호가 분명한 맥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⑦은 자신이 가진 맥주를 다른 사람과 교환하려고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Trading’ 메뉴에서 실제 맥주 교환이 이뤄진다. ⑧에서는 맥주의 기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비어애드버킷은 맥주 평가는 물론이고 맥주 관련 전문지식, 맥주 시장 동향, 관련 행사 등을 두루 알 수 있는 사이트다.
동명의 월간 잡지를 발행하고 있기도 하다. 사이트의 메뉴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맥주에 대해 시야를 넓힐 수 있다.
레이트비어, 비어애드버킷의 맥주 순위를 보면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거나 고가의 맥주가 즐비해 있어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맥주의 평점이 낮아 상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의 평가에 나의 맥주 취향이 흔들릴 필요는 없다. 앞서 말했듯이, 취향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평가가 절대적인 척도는 될 수 없다. 맥주 평가 사이트는 맥주를 즐겁게 마시기 위한 참고용으로 활용하면 그만이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이 맥주 평가 사이트들에서 그것도 상위권에 등극해 있는 국내 맥주를 발견할 날이 조심스레 기다려진다.
EDITOR_황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