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작가의 맥주 소개: 언니는 맥주를 마신다
일러스트 작가의 맥주 소개: 언니는 맥주를 마신다
BEERGEEK'S LIFE 멋진 미남이 내 남자가 아닐 때
멋진 미남이 내 남자가 아닐 때 TV 속에 가득한 미남들이 왜 현실에는 없는 걸까.
저 많은 미남들은 다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
내 주변에 오징어밖에 없는 이유는 나도 오징어여서일까? ‘아니야! 내가 오징어라니… 그럴 리 없어!
강하게 부정해 보지만 현실은 동해 바다 오징어 풍년.
나보다 외모도 성격도 떨어지는 것 같은 친구가 엄청난 미남을 남친이라 소개하며 자랑할 때.
좌절이 ‘똥꼬’를 찌르는데 겉으로는 웃으며 좋은 친구 역할을 해야 할 때. 술은 땡기고 뭐라 표현할 방법은 없고 기분은 별로일 때. 그럴 때 그런 언니들을 위한 맥주 소개. 언니 힘내!
우리 다음 생을 기약하며 마시고 죽자!
120페이지
Newcastle Brown Ale
(뉴캐슬 브라운 에일 / 영국 / 4.7%)
+
“나 개 산책시키고 올게. ”
수많은 남자들이 이 한마디를 남겨 놓고는 개를 끌고 모두 펍으로 향했다. 펍에는 단단한 근육질의 남자들과 난데없는 동네 개들이 바글거렸다. 영국 북동쪽에 위치한 공업도시 뉴캐슬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뉴캐슬에서는 맥주를 ‘개’라고 부르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것이 맥주를 마시고 싶을 때마다 ‘개 산책시
키고 오겠다’는 핑계로 발전한 것이다. 석탄과 제철 산업으로 유명한 뉴캐슬에서 고된 노동에 지친 건장한 남자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모여 앉아 마시던 술. 그들이 ‘개’라고 부르며 즐겨찾던 술. 그것은 바로 ‘뉴캐슬 브라운 에일’이었다.
상남자들의 거친 기운을 느껴 보고 싶다면 이 맥주를 마셔 보자.
간접적으로나마 구릿빛 오빠들의 양기 충만한 에너지를 흡수해 볼 수 있다.
+
거친 남자들의 맥주라고 맛도 거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달고나’를 재어서 술로 만든 것처럼 달콤하고 고소하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맛이 술술 넘어간다. 쓴맛을 싫어하는 언니들도 쉽게 마실 수 있는 맥주이다.
윤동교 언니는 맥주를 마신다 저자
+20대의 그녀 만화책을 스승 삼아 그림을 독학한 그녀. 대학교에서 대자보만 열심히 쓰 다가 회의를 느낀 나머지 본격 그림을 그리겠다며 역사교육과를 중퇴하였 다. 20대 중반 핸드메이드 장사에 덤 벼들었다가 장렬히 망한 뒤, 장사는 자신의 길이 아니란 걸 확인하였다. 이후 방송 그래픽, 플래시 애니메이션, 온라인 광고, 일러스트 등 다양한 분 야를 두루 섭렵하였다.
+30대의 그녀 밤샘을 밥 먹 듯하며 죽어라 일해서 모은 돈으로 서른에 6개월간 혼자 배 낭여행을 다녀온 것이 첫 번째 자랑거 리다. 이후 5개월간 절간에 틀어박혀 서 등만 만든 것이 두 번째 자랑거리 다. 다시는 ‘빡세게 살지 않겠다’고 다 짐하고 본격 ‘술꾼’의 길로 들어섰다가 우연히 여자들만을 위한 맥주 책을 쓰 고 그리게 되었다.
‘방구석 동네 흔한 맥주 애호가’라고 자칭하는 저자는 나라별, 스타일, 맛과 향, 색깔 등 분류법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여자들에게 딱 맞는 맞춤형 카테고리를 만들어 냈다. 행운이 필요한 언니들에게는 영물-기린이 등장하는 기린 이치방과 태국의 싱하, 코끼리 신 가네샤가 등장하는 미국의 인디카 IPA 등을 추천하고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은 언니들에게는 산미구엘과 라 쇼페를 추천한다.
또한 감기 기운이 있거나 그날일 때는 대문호이며 맥주광인 괴테가 가장 사랑했던 맥주인 쾨스트리쳐 슈바르츠비어를, 임신한 여자와 운전 중인 여자들에게는 무알콜 맥주를 선별해 주는가 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맥주까지 외면하지 않고 애착을 담아 소개하는 센스.
Writer_윤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