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직업의 세계- 맥주는 얼마나 다양한 직업을 만들어낼까
2018.08.30
세상의 모든 산업은 다양한 연결을 통해 유지된다. 모든 사람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듯, 직업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떤 한 가지 직종이 다른 직종과 연결되지 않고 독립적인 경우는 없다. 맥주 역시 다르지 않다. ‘맥주’가 하나의 산업으로 존재하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맥주와 관련된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맥주와 맥주 산업은 얼마나 다양한 직업을 만들어내고 있을까? 맥주 재료의 생산에서 맥주를 소비하기까지 맥주와 관련된 대표적인 직업과 하는 일을 알아보자.
맥주를 담그고 서브하는 직업
브루어(양조사): 최고의 맥주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
맥주와 관련된 직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맥주를 만드는 사람, 즉 브루어일 것이다. 브루어는 맥주의 레시피를 개발하고, 이에 맞추어 맥주를 담그고 완성한다. 이 모든 과정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브루어이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총괄하는 브루어를 헤드 브루어라고 한다. 대규모 양조장의 경우 맥주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양조 장비의 기술적인 부분이나 완성된 맥주를 포장하는 일이 보다 세분화되어 맡겨질 수 있다.
그러나 소규모 양조장의 경우 이러한 일들의 상당 부분을 브루어가 담당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케그나 병/캔 등에 맥주를 주입하여 포장하는 일(케그를 세척하는 것도 포함한다.)도 브루어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맥주 양조장의 업무는 프로세스의 상당한 부분에서 육체노동을 동반한다.
브루어가 되기 위해서는 정규 과정인 양조학과를 졸업하거나 학원 등에서 상업 양조를 배우는 방법이 있으며,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실무에서 경험을 쌓으며 배우는 경우도 있다.
좋은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맥주를 담그는 것에 대한 이해와 레시피 구성의 창의성 등도 필요한데, 소규모 양조장의 브루어들 중 홈브루어 출신이 많은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양조장에서 맥주를 생산하는 상업 양조의 경우 양조 장비 운용에 대한 이해와 레시피 구성 등 실무에서 경험적으로 쌓아야 하는 부분이 많다.
맥주 펍 운영자/맥주 서버: 최상의 컨디션인 맥주를 제공하는 사람들
맛있는 맥주를 담그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맥주를 제공하는 것이다. 같은 맥주라고 해도 맥주를 어떻게 보관하고, 어떤 잔에 어떻게 따르는지 등에 따라서 다른 맥주라고 느껴질만큼 맥주 맛은 달라진다. 따라서 맥주 펍, 그리고 맥주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맥주 서버(Beer Server)는 전문적인 직업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비어 서버는 맥주와 관련된 모든 서빙 조건 및 방법을 관리한다. 생맥주의 온도 관리, 생맥주 탄산 압의 관리, 생맥주 및 병/캔 맥주의 푸어링, 보틀 등의 관리가 모두 포함된다. 이를 통해서 맥주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푸드페어링을 위해 음식에 맞는 맥주 혹은 맥주에 맞는 음식을 개발하는데도 참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맥주를 테이스팅 하고 평가하는 전문적인 자격증으로 씨서론, 비어 소믈리에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맥주를 따르는 푸어러를 전문적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해외의 경우 푸어링만 전담하기도 한다. 펍 운영자는 맥주 서버와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최상의 맥주를 서브하고, 라인업을 구성하며, 최상의 환경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관리한다. 물론 펍 운영자가 펍의 소유주일 경우, 기본적인 펍 관리 업무 외에 운영과 관련된 업무들이 추가된다.
맥주 전문 보틀샵: 다양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곳
맥주를 즐기는 곳은 펍만이 아니다. 집이나 야외에서도 다양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맥주는 수백 종 이상으로, 이중 대부분이 보틀 또는 캔으로 포장되어 있다. 다양한 맥주를 구입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전문 맥주 판매 공간이 보틀샵이다.
맥주를 운반하는 직업
주류 도매상: 생산과 판매를 연결해주는 사람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주류의 유통은 주류 도매상을 통해 이루어진다. 주류 도매상은 생산자 또는 수입업자로부터 주류를 공급 받아서 펍, 보틀샵, 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 소매상에게 주류를 공급하는 유통의 역할을 한다. 주류 도매상의 또 다른 업무는 거래선에 신제품 정보를 알리는 것이다. 주류 공급 업체의 신제품 정보를 소매상에게 알리고, 제품을 공급한다.
주류 도매상은 일반 소비자에게 직접 주류를 판매할 수 없다. 주류 도매상의 주된 업무는 소매상인 거래선을 개척해서 이곳에 맥주를 공급하는 것이다. 여러 소매업체에서 발주된 품목을 정해진 루트를 따라 돌며 공급하는 만큼 맥주가 장시간 야외에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햇빛, 온도 등의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냉장차를 이용하여 운송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특히 살균되지 않은 맥주의 경우 고온등에 의한 맥주의 변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에 냉장차를 이용한 배송이 필요하다.
제3자 물류회사
2018년부터 맥주를 물류회사를 통해 배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제3자 물류란 물류 전반을 특정 물류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제3자 물류회사는 맥주의 보관, 배송 등을 책임진다.
수출입업
맥주 수입업: 세계의 다양한 맥주를 소개하는 사람들
전 세계의 다양한 맥주 중에서 우리나라로 수입할 맥주를 선택하고 수입하여 유통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무역업이라고 할 수 있으며, 주류 수입업의 경우 주세법에 따른 자본금 규정등이 있다. 맥주 수입업을 위해서는 제품을 선정하는 능력, 해외 양조장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력, 국내에서 판매하기 위한 영업 능력 등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무역에 의한 상품이동 및 결재와 관련된 업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맥주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주류 도매상을 통해 맥주가 유통되지만, 주류 수입업의 경우 주류 도매상을 겸하고 있어 일반적인 주류 도매상을 통하지 않고 맥주를 직접 공급하기도 한다. 따라서 드래프트 맥주를 유통할 경우 이와 관련된 부품을 공급하거나 설치하는 등의 업무도 숙지하는 것이 좋다.
맥주 재료 수출입업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맥주에 사용되는 맥아와 홉, 효모는 대부분 수입산을 사용한다. 맥아와 홉의 주요 산지가 북유럽, 미국, 호주 등에 밀집되어 있는 데다 효모 등의 배양 및 연구 회사가 이들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맥주의 재료를 수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맥아, 홉, 효모가 필요하다. 이를 전문적으로 하여 맥주 재료를 공급하는 것이 맥주 재료 수출입 회사다.
포워더(Forwarder): 맥주의 수출입 물류를 책임지는 사람들
맥주의 수출입을 위해서는 수출입 물류라는 과정을 거친다. 맥주수입업을 예로 들면 원산지에서 수입업자의 창고까지 국경을 넘는 물류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수입 맥주는 대개 해상운송을 통해 들어온다. 필요한 경우 원산지에서의 내륙운송과 해운업체의 선복을 확보하고,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맥주를 운송하여 국내에서 통관업무를 마친 뒤 수입업자의 창고까지 운송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출입 관련 서류업무, 물품의 안전 등을 책임지는 수출입 업무 대행업체의 성격을 띤다.
농업과 농업연구소
농업: 곡물과 홉을 키우는 사람들
맥주는 맥아, 홉, 효모, 물의 기본 재료를 이용해서 빚어진다. 물론 맥주의 종류에 따라 과일, 향신료 등의 부재료를 사용할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기본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맥주는 농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맥아와 홉의 자급률이 매우 낮은데, 최근 맥주용 보리, 홉 등을 재배하는 농가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몰팅 하우스: 곡물을 맥아로
뒤 사용된다. 맥아화는 맥아의 당분을 최대한으로 뽑아낼 수 있도록 곡물을 가공하는 것이며, 다양한 가공 방법으로 다양한 색상과 풍미를 가진 특수 맥아(Specialty Malt)를 생산해서 다양한 맥주를 만들 수 있게 한다. 맥아화를 하는 곳을 몰팅 하우스라고 하는데, 맥아용 보리의 품질만큼이나 몰팅 하우스의 기술력과 노하우에 따라 몰트의 품질이 달라지며, 이는 맥주의 맛과 품질로 이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맥주용 보리 또는 다른 곡물의 재배 산업이 발달하지 못했으며, 국내에 몰팅만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없다.
농업연구소: 맥주용 곡물과 홉을 연구하는 사람들
전 세계 300여 종 이상의 홉 품종 중 오늘날 맥주에 사용하는 홉의 대부분은 재래종이 아닌 품종개량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홉의 품종개량이 발달한 것은 다양한 스타일, 다양한 맛을 가진 맥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홉의 재배가 증가하는 만큼, 이를 효율화하고 새로운 홉을 선보이기 위한 홉 연구소 역시 매우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미국의 경우 민간 농업회사의 연구소 뿐만 아니라 대학과 연계한 연구소도 많다. 이들 연구소에서 개발한 신품종의 홉은 새로운 크래프트 맥주를 양조하는 데 사용된다. 맥주용 곡물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보리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밥을 지어 먹을 때 주로 사용하는 보리와 맥주를 양조할 때 사용되는 보리의 특성이 다르다. 최근에 국내에서 농업 연구소와 연계하여 맥주용 보리를 재배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맥주 생산 및 서브 장비
맥주 장비 생산: 양조장을 만드는 사람들
맥주 산업은 장치 산업이기도 하다. 맥주를 생산하기 위한 장비를 설계하고, 이를 양조장에 설치한 다음 이 장비를 이용해 비교적 자동화된 방법으로 생산이 이루어진다. 이때 맥주 양조 과정에 따라 맥아를 파쇄하는 밀링머신에서 케깅 또는 보틀링/캐닝에 이르는 개개의 장비를 설계하고, 배치에 따라 물이나 맥주 등이 이동하는 배관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제작에 있어서는 맥주가 직접 닿는 장비 내부의 연마 상태, 접합부의 용접 상태등이 맥주의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비 내부의 연마 상태나 접합부의 용접이 고르지 못할 경우 맥주 찌꺼기가 끼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맥주 맛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각각의 장비를 제어하고 상태를 관찰하는 전자 시스템 역시 필요한데, 이 전자제어 시스템으로 장비 상태의 계측, 양조 상황의 정확한 모니터링 등이 정확하게 가능할수록 맥주 품질을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우리나라에서 맥주 장비는 독일, 미국, 영국 등 오랜 맥주 양조 역사를 가진 나라들 외에도 최근 중국에서 생산된 장비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맥주 포장 용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용기를 제작하는 사람들
양조 장비 뿐만 아니라 생산된 맥주를 담는 용기도 중요하다. 생맥주를 잡는 통을 케그(Keg)라고 하는데, 과거 스테인리스 재질로 제작되던 케그는 최근 플라스틱, 비닐백에 맥주를 넣고 플라스틱 케이스로 외부를 감싸는 형태 등 일회용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이외에도 맥주병, 캔 등을 제작하는 업체도 있으며, 맥주의 금속 뚜껑인 크라운을 제작하는 업체, 캔입, 병입 시설 및 장비를 제작하는 곳도 있다
맥주 장비 유지 보수
맥주 장비 역시 ‘기계’인 만큼 고장이 날 수도 있고, 사용 정도에 따라 일부 부품의 노후 등으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유지 보수를 할 수 있는 엔지니어와 회사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양조 장비의 경우 해외에서 제작되어 수입된 것이므로, 이를 전담하는 유지 보수 업체가 필요하다. 또한 단순히 고장 난 곳을 고치는 것 외에도 소모품의 생산, 청소 및 살균을 위한 약품을 생산하는 곳도 유지 보수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
드래프트 시스템: 드래프트 맥주 서브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람들
국내에서 드래프트 맥주를 서브하는 시스템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워크인 냉장고 형태로 대형 냉장 룸을 제작하고, 냉장룸의 벽을 뚫어 맥주를 따르는 포셋을 설치하고, 냉장고 안에 보관된 케그와 연결해서 서브하는 시스템이다. 두 번째는 테이블 냉장고 형태의 냉장고에 맥주 케그를 보관하며, 테이블 냉장고 상판에 구멍을 뚫고 맥주 타워를 설치하여 타워에서 맥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크래프트 맥주 펍에서는 이 두 가지 시스템을 사용한다. 마지막은 맥주 케그를 상온에 두고 냉각기에 맥주를 통과시켜 맥주를 차갑게 서브하는 방식으로, 크래프트 맥주 전문점에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드래프트 맥주를 서브하는 시스템 중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 전문적인 시공 업체가 필요하다. 드래프트 시스템 전문 시공 업체는 설치 환경과 업주의 요구에 맞추어 드래프트 맥주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든다
드래프트 시스템 관리: 맥주 관리의 전문가
좋은 맥주를 서브하기 위해서는 맛있는 맥주, 전문적인 시스템과 서버 외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시스템 구축 이후 맥주 관리의 핵심은 균이나 이취에 의한 오염을 막는 것으로, 우리나라에도 드래프트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주기적으로 드래프트 맥주가 연결되어 있는 라인, 포셋, 커플러등 맥주 맛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장비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준다.
맥주와 과학
효모 연구소: 세상에서 가장 작은 양조장을 연구하는 사람들
효모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아야 보이는 작은 미생물로, 맥주를 발효시키고 효모 특유의 풍미와 탄산 등과 같은 발효 부산물을 만들어내어 맥주를 완성시킨다. 이 효모는 맥주의 스타일에 따라 사용되는 종류가 다르며, 당연하게도 효모의 종류에 따라 가지고 있는 특성이 다르다. 효모의 특성은 효모의 주 활동 온도, 발효도, 응집도, 발효부산물의 종류와 양 등으로도 나눌 수 있는데, 미생물학의 영역에서 이를 연구하는 곳이 효모 연구소다. 이러한 효모 연구소는 양조장에 효모를 공급하는 일을 겸하기도 한다. 양조장에서 만들고자 하는 맥주의 종류, 양, 양조 일정에 따라 최적의 효모를 공급하는 효모 은행의 역할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산업적으로 발달하지 않은 분야이기도 하다.
맥주 검사
맥주는 음료의 일종이다. 사람이 섭취하는 식음료로서 안정성과 관련된 검사가 필요하다.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나 균은 없는지, 맥주에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 존재하는지, 표기된 알코올 도수와 실제 알코올 도수의 차이가 있는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와 관련된 법적인 검사는 식약처에서 진행한다. 한편, 이와는 달리 법적인 분야는 아니나 IBUs(International Bitterness Units) 등을 검사해주는 곳도 있다. 맥주 뿐만 아니라 홉이 가지고 있는 알파산, 오일 등의 수치 등을 검사하여 상품화를 돕는 곳이다. 이런 곳들의 검사를 거쳐 상품화된 홉은 브루어들이 레시피를 설계할 때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 외의 맥주 관련 직업들
맥주 공방: 홈브루잉을 위한 최적의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홈브루잉을 즐기는 것이 쉽지 않다. 준비해야 할 장비도 많고, 여러 가지 제약 조건도 따른다. 웬만큼 큰맘을 먹는 것이 아니라면 개인이 맥아 파쇄부터 발효와 병입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비와 장소를 갖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처음 홈브루잉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장비가 문제가 아니라 홈브루잉 자체가 익숙지 않아 맥주를 담그는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맥주공방은 홈브루잉을 위한 장비와 재료를 구비하고, 사람들이 손쉽게 맥주를 양조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초보자를 위한 간단한 홈브루잉 교육이나 가이드도 제공한다. 이와 같이 맥주를 담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자 맥주를 취미로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 맥주 공방이다.
맥주 관련 협회: 맥주산업의 발전을 위해 뛰는 사람들
맥주 산업과 관련해 공통의 이해관계 또는 공통의 목표를 가진 양조장 또는 맥주 관련 직종의 종사자들이 협회를 구성할 수 있다. 협회는 회원사 또는 회원 개인의 이익을 대변하며, 직면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맥주 산업에 대한 이해와 함께 행정적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소규모 맥주 제조자를 중심으로 한 사단법인 한국 수제맥주 협회가 있으며, 미국에는 BA(Brewers Association) 등이 있다.
맥주 심사위원: 최고의 맥주를 선발하는 사람들
최고의 맥주는 어떤 것일까? 대회에 출품된 맥주 중 최고의 맥주를 가리는 맥주 관련 대회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을 비롯해 우리 나라에서도 개최되고 있다. 맥주 대회에서 최고의 맥주를 가리기 위해서는 출품된 맥주를 평가하는 심사위원이 필요하다. 맥주 대회의 심사위원은 맥주 테이스팅과 관련된 자격을 취득한 사람 또는 오랜 경력을 가진 브루어 등 맥주 전문가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자격으로는 BJCP Beer Judge가 있다.
시각 디자이너: 로고, 라벨, 코스터 등 개성 있는 맥주를 시각으로 표현하는 사람들
전 세계에는 셀 수가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맥주가 있다. 그리고 대개 각각의 맥주에는 그 맥주를 인식할 수 있는 라벨이 부착되어 있다. 매일 전 세계에서 새로운 맥주가 출시되며, 거기엔 새로운 라벨이 필요하다. 그리고 양조장이나 맥주를 표현하는 데 로고가 필요하고, 맥주잔 아래를 받치는 코스터, 또한 맥주가 담기는 박스에 이르기까지 맥주를 표현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맥주를 적절히 표현하고 정체성을 알릴 수 있는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시각 디자이너다
맥주 용품 제작: 시각과 미각을 충족시키는 사람들
맥주는 가지고 있는 맛과 향 뿐만 아니라 맥주의 특성에 따라 색을 즐기기도 한다. 맥주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맥주의 전용 잔도 중요하다. 맥주 브루어리들 역시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잔 제조 업체와 손잡고 자신들의 맥주를 위한 전용 잔을 개발하기도 한다. 반대로 유리잔 제조 업체가 맥주가 가진 특성을 살려주는 전용잔을 디자인해서 내놓기도 한다.
잔 뿐만 아니라 맥주와 관련된 용품은 많다. 생맥주 포셋에 온 탭되어 있는 맥주를 알리는 탭 핸들, 여러 가지 맥주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샘플러를 위한 트레이, 맥주를 테이크 아웃 할 수 있는 크라울러 등 맥주 용품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맥주 교육: 맥주 저변을 넓히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사람들
맥주는 다양한 스타일과 맛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맥주와 관련된 교육을 하는 사람이 있다. 맥주 교육은 맥주의 역사와 재료, 스타일부터 테이스팅, 평가, 홈브루잉, 상업 양조, 맥주 관련 자격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교육 수요가 있다. 이 중 상업 양조의 경우 사설 교육 외에도 미국의 UC Davis와 UCSD, 독일의 뮌헨 공과대학 등 대학에 학과 또는 전문과정이 개설되어 있기도 하다.
맥주 전문 작가, 출판사: 맥주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들
맥주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맥주 여행이나 맥주의 전반적인 지식을 담고 있는 책, 지역 맥주 또는 지역의 펍을 소개하는 여행 가이드 등 맥주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이 출간되었다.
맥주를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 맥주 관련 서적의 전문 출판사 등 맥주 출판물과 관련된 직업도 있다.
맥주전문 언론사, 기자: 맥주 소식과 이슈를 전하는 사람들
맥주가 산업적으로 성장하면서 맥주와 관련된 여러 분야를 취재하고, 이를 기사화해서 알리는 맥주 전문 잡지 등 언론사 및 맥주 전문 기자도 있다. 산업과 관련된 이슈를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분석하며 현상을 해석하는 등 전문 언론의 역할을 수행한다. 비어포스트 역시 맥주를 전문으로 하는 언론사다.
이외에도 맥주와 관련된 직업으로는 당분을 뽑아내고 남은 맥아 찌꺼기인 스펜트 그레인을 이용해서 빵을 만드는 베이커리, 비료를 만드는 회사 등도 있다. 또한 맥주 효모를 이용한 세정제를 만드는 등 맥주 부산물이나 맥주 재료를 이용해 코스메틱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수출입과 관련해 해외에 거래를 이어주는 에이전트도 있다. 우리나라는 맥주의 통신판매가 금지되어 있지만, 맥주의 통신판매가 가능한 나라에서는 인터넷 맥주 판매 회사도 있을 수 있다.
한 가지 산업이 발전하면 원료의 조달에서부터 제품의 소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과 부가가치가 만들어진다. 맥주 역시 한곳의 양조장에서 맥주를 양조하면 맥주의 기본 재료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난다. 직접적인 생산-유통-판매 뿐만 아니라 이를 산업적으로 접근했을 때 파생되는 연관 직업, 세분화된 전문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직업이란 사전적 의미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로 정의된다. 맥주와 관련된 다양한 직업이 있다는 말은 맥주와 관련하여 다양한 사람들이 삶을 이어 나가고 있다는 말이다. 맥주 역시 단순히 하나의 음료이자 주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뜻이다.
EDITOR_장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