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로 맥주 마시러 가자! 동네맥주집 위례신도시
2018.03.30
어릴 적 일요일 아침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보던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이 있었다. 이름처럼 한지붕 아래 세 가족이 모여 살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은 이 드라마는 무려 22년 동안 장수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처럼 실사판 ‘한지붕 세가족’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위례신도시는 기존 다른 신도시와는 사뭇 다르다. 백제의 초기 왕성(王城)인 위례성에서 따온 도시로 서울특별시 송파구,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하남시 세 지자체의 협업으로 세워진 신도시다. 세 지자체는 서로 다른 행정 및 민원처리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 11월 2일, '위례신도시 주민불편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동일한 생활권이지만 서로 다른 행정 처리로 어려움을 겪던 주민들은 이제 지역 구분 없이 통·폐기물·공공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도시 내에서 서울, 경기 성남, 하남시 중 어느 지역 택시를 이용해도 할증 요금이 붙지 않는다. 이름처럼 ‘한지붕 세동네’가 모여 살고 있는 실사판 ‘한지붕 세가족’이다.
위례신도시의 35~44세에 해당하는 세대 인구는 17,170명(2017년 11월 말 기준, 송파구)으로 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젊은 도시이자 맥주 맛집들의 전성시대가 기대되는 도시다. 에디터가 살고 있는 ‘한도시 세동네’ 위례신도시에서 당당하게 ‘마시러 가자!’를 외칠 수 있는 맥주 맛집 세 곳을 소개한다.
맥주 고민고민하지마
비어탭세븐 위례점
위례신도시 핫 스트리트 앨리웨이에 위치한 비어탭세븐 위례점은 위례신도시에서 가장 다양한 생맥주 라인업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미 중계역 크래프트 맥주 맛집으로 소문난 비어탭세븐의 2호 직영점으로 17가지 생맥주를 골라 마실 수 있는 재미가 가득하다. 라거, 쾰쉬, 윗 비어, 헤페바이젠, IPA, 페일 에일, 알트 비어, 포터, 스타우트 등 다양한 맥주 스타일이 가득 적힌 메뉴를 보고 있으면 ‘어떤 맥주를 마셔야 하나?’ 이유 있는 고민을 하게 된다.
손상역 대표가 중계점과 위례점 두 매장을 운영하며 느낀 차이점은 바로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크래프트 맥주의 인지도가 매우 높다라는 점. 평균 연령이 젊은 신도시답게 맥주를 잘 아는 고객들이 방문을 한다. 가장 인기 있는 맥주는 더테이블 세션 IPA와 슈타인도르프 알트 비어 프로토라고 한다.
맥주에 곁들여지는 음식은 식사 대용으로 내놓는 만큼 양도 푸짐맛도 푸짐하다. 이곳의 인기 푸드인 피쉬 앤 칩스는 포동포동한 대구살에 두꺼운 튀김 옷을 입혀 직접 만든 소스로 맛을 더했다. 이날 마신 식스포인트 벵갈리 IPA(Sixpoint Bengali IPA)와 페어링했을 때 밸런스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조합이었다.
비어탭세븐 위례점의 매력 포인트는 비어 소믈리에인 손상역 대표의 센스다. 처음 이곳을 방문한다면 손 대표의 추천을 받아보자. 맥주 한잔 한잔마다 문화와 역사와 맛을 고루 친절하게 설명해줘 혼자 와서 맥주를 마셔도 심심할 틈이 없다. 17가지 생맥주 외에도 30여가지의 병맥주가 구비되어 있어 맥주로 한껏 풍성해 질 수 있으니 고르고 마시는 재미로 이 겨울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555번지에서 맥주 한잔 할래?
오오오
위례신도시 두번째 핫 스트리트 이택지로 발걸음을 옮겨 보았다.
트렌짓몰을 지나 창곡천 주변 상가를 일컫는 이택지에는 카페앤 펍 오오오가 위치해 있다. 오오오를 처음 만난 순간 떠오른 단어는 ‘정갈함’이다. 하얀 외벽에 간결하게 적힌 간판, 유리창 사이로 비친 일층의 분위기는 마치 위례신도시에서 만난 작은 오아시스 같다고 할까? 하지만 일층만으로 오오오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지하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핑크 본능과 여심 취향을 자극하는 공간이 시선을 끈다. 지금 당장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을 정도로 지하와 일층의 반전 매력이 있는 카페앤펍이다
오오오는 친구 셋이서 똘똘 뭉쳐 탄생했다. 호주에서 각각 바리스타, 조리사, 매니지먼트를 배워 위례에 처음 오픈했다고. 지번 주소에서 이름을 따온 오오오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크래프트 맥주와 수제 버거.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생맥주는 가펠 쾰쉬, 프리마토 바이젠, 펑크 IPA. 병맥주는 아잉거 브로바이스와 셀러브레이터 도펠복이 인기가 많다고 했다.
오오오의 수제버거는 메뉴명이 따로 없다. #1 Burger, # 2 Burger,
# 3 Burger 중 그저 취향 따라 고르면 된다. #1은 소고기 패티, 구운 양파, 채더 치즈 #2는 소스, 피클, 로메인, 토마토가 추가로, #3 은 베이컨까지 더한 슈퍼 버거다. 국물 떡볶이와 튤립치킨도 버거 못지않은 인기 푸드다. 에디터가 고른 버거맥은 브루독 펑크 IPA와 #3 Burger. 한 끼 식사로도 브런치로도 제격인데다 분위기도 어울린다. 위례신도시에서 맛있는 버거맥이 생각난다면 이택지 555번지 카페앤펍 오오오를 검색해 보자.
드렁큰 타이거, 트링켄 타이거.
트링켄74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Trinken이 아니라 Drinken인 줄 알았다.
심지어 74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도무지 짐작되지 않았음도 고백한다. 하지만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트링켄74를 찾는 고객들의 단골 질문이라 하니 안심이 되었다. 트링켄 74에서 Trinken은 '술을 마시다'라는 독일어를, 74는 1974년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74년생 호랑이띠 친구 넷이서 차린 술 마시는 펍’을 의미한다.
‘주당들의 명소가 되으리!’라는 재치 넘치는 사인보드까지 보고 있으니 드렁큰 타이거, 트링켄 타이거, 언어유희가 절로 떠오른다.
트링켄74는 위례신도시에서 매장을 두 곳 운영하고 있다. 1호점, 2호점으로 구분하지 않고 모두 동일한 상호명에 지역명인 이택지와 항아리상권 내 빌딩명인 이너매스를 더했다. 트링켄74의 매력포인트는 바로 이태원 파이루스 탭룸 크래프트 맥주를 드래프트로 마실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탭 핸들에 들어가는 로고를 직접 디자인 했을 정도라 하니 트링켄 74의 맥주 사랑이 디자인에서부터 전해진다.
이 곳에서는 파이루스 탭룸의 트로피컬 페일 에일과 선샤인 IPA를, 이 외에도 머피스 아이리쉬 스타우트, 쉐퍼호퍼 바이젠, 플래티넘골드에일, 필스너 라데베르거도 드래프트로 즐길 수 있다. 손으로 뜯어 구워서 조리한 먹태, 직접 염지와 숙성을 한 후라이드 치킨, 쫄깃한 면발이 인상적인 골벵이 쫄면은 트링켄74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 푸드다. 위례신도시에서 이색적인 맥주를 찾는다면, 이태원에서 맛보던 크래프트 맥주가 생각난다면, 오늘 밤 트링켄 74로 향해 보자.
EDITOR_오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