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E 2019 컨퍼런스 리뷰 전문가들이 말하는 크래프트 맥주 산업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육성이 필요하다. 어떤 산업이 태동하는 단계에서 급속한 성장을 이루는 시점은 그 안에 전문가 집단이 형성되어 산업을 주도하고 이끌며 전체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부터다. 그러면서 산업이 더 큰 관심을 받게 되고, 산업 개선을 위한 노력에 구심점이 생기기 때문이다. 크래프트 맥주 시장도 마찬가지다. 세분된 산업 단계 별로 크래프트 맥주의 철학을 이해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CBCE 컨퍼런스는 중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 전문인력의 육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앞선 전문가들의 지식과 통찰력을 공유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기획되었다. 컨퍼런스 강연은 크래프트 맥주 산업의 정책 동향, 경영, 운영, 비즈니스 인사이트 등과 함께 기술, 미생물학, 마케팅 채널, 레스토랑 및 케이터링 운영 비즈니스 개발 등 광범위한 영역의 전문가들의 참여로 구성되었다.
전시회 기간 중 5월 15일과 16일 이틀간 컨퍼런스 룸 A, B에서 총 35개 세션이 30분 단위로 진행되었다. 전시장 내 Craft Beer Programs Area에서 동시에 9개 세션이 열렸다. 강연 시간이 대체로 짧아 아쉬운 면이 있었으나, 세계 맥주 시장의 동향, 중국 맥주 시장의 상황, 제도 및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사 등을 파악할 좋은 기회였다. 그중 주목할 만한 내용을 공유하려고 한다
유럽과 미국의 맥주시장으로 보는 중국시장
컨퍼런스 첫날 첫 번째 연사는 EBC(European Brewery Convention)의 티아고 브랜다오(Tiago Luis Monteiro Brandao) 회장이다. EBC는 양조, 몰팅 및 홉 실험실 등을 통해 현대적인 맥주 품질 관리 절차를 개발하는 데 기여한 유럽 맥주 단체로 1946년 설립되었다. 이곳은 격년으로 EBC 총회와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맥즙의 색상을 측정하는 EBC scale을 개발하기도 했다. 티아고 브랜다오 회장은 “유럽의 양조 비법 공개(Revealing The Secret of European Brewing)”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유럽의 브루어들은 맥주를 양조할 때 숨겨진 재료를 사용한다며, 그것은 바로 ‘지식’임을 강조했다. 최고의 재료와 기술을 비롯해 지식은 좋은 맥주를 만드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러한 지식은 학술 연구 기관, 교육 기관 등 연구생태계를 조성해야 만들어질 수 있다. 그리고 지식은 특정인이 독점하는 대신 공유하고 토론함으로써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한다. 이때 ‘지식’이 내포하는 것은 9,500개에 이르는 EU지역 브루어리 그자체이자 1000년이 넘는 양조의 역사를 말한다. 지식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맥주에 신뢰도를 더해주기 때문이며, 신뢰는 오랜 시간 일관되고 품질 높은 맥주를 만들며 쌓이는 것이다. 지식은 맥주의 원재료를 기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맥주 양조, 장비, 맥주의 보관 및 운송,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이용된다. 이를 더욱 발전시키려면 연구개발, 교육, 자문 등의 서비스가 수반되어야 한다.
이것은 맥주의 역사가 짧은 국가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중국시장을 비롯해 우리나라와 같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빠르게 발전할 경우 특히 맥주의 품질과 항상성의 향상을 위해 결국 지식을 공유하고 토론할 장이 많이 마련되어야 하며 교육 서비스의 발전이 필요하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미국 BA(Brewers Association)의 수출개발프로그램 매니저 스티브 파(Steve Parr)는 “미국 크래프트 맥주산업의 최신 동향(An American Craft Beer Industry Update)”에 대해 강연을 이어갔다. 미국에서는 현재 7천여 개의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5천여개의 브루어리가 BA에 가입되어 있다. 이는 전체 브루어리의 70%를 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현재 2500여개의 브루어리가 개업을 준비 중이므로 미국 브루어리는 조만간 1만여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간 미국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생산량 증가율은 2014년에 전년 대비 18% 증가하여 정점을 찍은 이래 차츰 낮아져
2017년과 2018년에는 전년 대비 4% 수준을 보인다. 미국 전체 맥주 시장에서는 1993년과 대비해 크래프트 맥주 산업의 성장이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의 전체 맥주 생산량은 감소했지만 수입맥주와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는 크래프트 맥주와 수입맥주 시장이 성장하며 맥주 시장의 다양성이 개선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패키징 측면에서는 캔맥주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 여전히 생맥주와 병맥주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캔맥주가 전체 포장 형태의 5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크래프트 브루어리 중에는 병으로 패키징을 하지 않고 캔으로만 패키징을 하는 양조장도 생겨나는 추세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수출시장으로 아시아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동북아시아 3국인 한국, 중국, 일본이 미국 크래프트 맥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에 이르며, 미국 수출 개발 프로그램의 멤버들의 보고에 따르면 매년 중국에 수출되는 크래프트 맥주는 11,000~12,000배럴에 이른다. BA의 통계는 중국이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주요 수출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중국 내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인기가 점차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지점에서 중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 형태는 초기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 과정을 보는 듯하다. 우리나라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초기에 유럽 맥주 중심으로 형성되다가 미국 크래프트 맥주가 등장해 인기를 끌며 급격히 다양해진 것과 매우 유사하게 시장 방향이 전개되고 있다.
컨퍼런스를 유럽과 미국의 맥주 시장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한 것은 선진 맥주시장을 벤치마킹해서 중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후발 시장은 선진 시장에 비해 빠르게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선두 시장이 발전하면서 오랜 과정을 통한 시행착오에 관한 지식이 공유될 때 더욱 그렇다. 그러한 면에서 유럽과 미국의 맥주 시장은 중국과 한국 및 아시아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발전에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험의 경제가 크래프트 맥주 시장 발전의 핵심이다.
15일 컨퍼런스 룸 A에서 오전 마지막 연사로 나선 포틀랜드 대학교수이자 Crafting A Strategy의 대표인 샘 홀로웨이(Sam Holloway) 박사는 “소비 주도 시장의 출현: 크래프트 맥주 소비자는 어떻게 세계 맥주 시장을 변화시키는가?(Consumption Driven Market Emergence: How Craft Beer Consumers Are Changing The Global Beer Industry?)”를 주제로 발표했다.
크래프트 맥주의 등장은 기존 맥주 산업을 보다 세분화하는 촉매로 작용했다.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가 선보여지며, 시장의 세분화는 공급주도 시장에서 소비주도 시장으로의 변화로 이어졌다. 전통적인 공급주도 시장의 경우 기업의 입장에서 잠재적으로 위험과 자본 유출이 없는 반면 수요 주도 시장은 기업이 이러한 시장의 형태를 인정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때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 촉매제가 된 것은 브루펍 및 테이스팅 룸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인데 시장의 세분화를 가속하는 역할을 했다. 중국을 예로 들면 크래프트 맥주 소비는 늘어나고 있으나 전체 맥주 소비는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 연평균 소득의 증가와 맞닿아 있다. 중국 크래프트 맥주의 비즈니스 모델은 상업 양조장, 브루펍, 마이크로 브루어리로 나눌 수 있는데, 신규 브루어리의 경우 규모는 점차 작아지고 있지만 이전보다 더 품질 높은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IT 기술과 결합하여 더 쉽고 간편하게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더 세분된 시장에서는 결국 소비자 주도 시장의 출현을 신속히 인정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만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위험도와 자본 유출을 낮추는 방법일 것이다 다국적 맥주 기업 AB InBev는 여러 중국 크래프트 브루어리에 자본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결국 시장의 어느 위치에 서서 어떤 방향을 추구할 것인지에 관해 기업의 전략을 필요로 한다.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세분화는 결국 혁신과 창의성을 실행할 수 있는 리더십을 요구하며, 기업이 작은 규모를 유지하며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샘 홀로웨이(Sam Holloway) 박사는 이날 두 번째 발표로 “호기심에서 공감각론까지: 크래프트 브루어리는 고객의 높은 충성도를 어떻게 만들어낼까?(From Curious to Connoisseur: How Craft Breweries Create Loyal Customer Experiences)”를 주제로 발표했다.
경험의 경제(experience economy)는 소비자에게 독특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일컫는 말로, 1998년 B. Joseph Pine II와 James H. Gilmore의 논문에서 처음 도입된 개념이다. 파인과 길모어는 기업이 고객에게 기억에 남는 사건을 제공해야 하며, 그 기억이 제품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홀로웨이 교수는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는 사람을 네가지 타입으로 나누고, 연령 및 성별에 따른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여성이 크래프트 맥주를 마실 때 남성보다 평균 6.9%의 돈을 더 사용하며, 41~45세의 연령층이 21~24세 연령층보다 더 많은 돈을 사용한다고 했다. 브루어리의 재방문율을 분석한 결과로는, 첫 방문에서 낮은 수준의 유대감을 형성했을 때 재방문율이 37%에 그쳤지만 높은 유대감을 형성했을 때 98%로 높게 나타난다. 이는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다양한 경험에 관심이 많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더 많은 돈을 소비함을 알려준다. 그러나 맥주 경험이 많고 전문가적 지식을 가진 소비자의 경우 일반적 맥주 입문자나 애호가가 반응할 만한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즉,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경험의 정도나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경험적 요소가 필요하며, 응대에 있어서도 각각에 적합한 응대를 함으로써 유대감 강화에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 크래프트 브루어리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유대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며, 이를 적절하게 사용할 때 충성고객을 형성하고 매출 증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두 차례에 걸친 샘 홀로웨이 박사의 강연은 크래프트 맥주 시장 참여자들이 행하는 마케팅 방법론에 있어 많은 시사점을 안긴다. 크래프트 맥주 산업은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는 만큼 초기 시장에 진입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교육과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호기심을 자극하여 높은 충성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유대감 형성이 중요하다.
거시적 관점에서는 소득 증가와 기호의 다양성이 시장 세분화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양한 기호를 충족할 수 있는 맥주 스타일이 시장에 소개되면서 고객은 점차 세분되며, 이에 따라 시장 역시 더 전문적으로 변화하고 세분된다. 결국 신규 크래프트 브루어리는 작은 규모를 유지하며 세분되고 특화된 수요에 대응한다. 기존에 맥주 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글로벌 브랜드 역시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기 위해 소규모 브루어리를 인수하거나 생산라인을 조정하기도 한다. 즉, 수요와 시장의 변화 아래서 살아남기 위한 최적의 경제적 결정이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화한 것이다
브랜드와 패키징
Asagiri)는 “국제 브랜딩 전략의 공유(The International Branding Strategy Experience Sharing)”를 주제로 발표하며 코에도 브루어리의 비즈니스를 예시로 들었다. 코에도 브루어리는 도쿄 도심에서 30분 거리인 사이타마현 카와고에(Kawagoe)시에 1970년대 초반 설립되었다. 코에도 브루어리는 월드 비어 컵, 아시아 비어 어워즈 등 맥주 경연대회에서 수차례 수상한 양조장이기도 하다. 시게하루 대표가 이날 브랜딩 전략과 관련해 던진 질문은 “크래프트 브랜드는 로컬 브루어리로 남아야 하는가? 아니면 세계시장에 진출해야 하는가?”였다. 이를 위해서는 수출의 이유와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실질적 매출을 추구할 것인지 혹은 국내 시장 브랜딩을 위한 것인지 그 목적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브루어리의 국적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얼마나 규모가 큰 국가인가?’, ‘잘 알려진 산업은 무엇인가’, ‘여행객에게 잘 알려진 곳인가?’, ‘문화적 측면에서 무엇이 알려져 있는가?” 등이다.
코에도 브루어리가 위치한 일본을 살펴보면 GDP가 세계 3위이며, 인구는 세계 10위이다. 그리고 자동차, 전자, 화학 등의 산업이 알려져 있으며, 연간 관광객이 2,800만명으로 세계 12위를 기록한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가부키, 차, 만화, 비디오 게임, 음식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요인은 ‘맥주 시장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이다. 일본 맥주 시장은 1999년을 정점으로 그 생산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전체 주류 시장에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과 일 인당 소비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전체 맥주 시장은 대기업의 영향력을 매우 크게 받고 있으며, 발포주 등 맥아함량이 낮은 알코올음료의 세금이 낮다. 반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생산량 기준 0.9%, 금액 기준 1.3%를 차지하고 있으며, 브루어리의 숫자 및 시장점유율 모두 증가하고 있다.
다음으로 브루어리의 지향점을 어디에 둘지 생각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브랜드의 목표, 콘셉트, 자리매김 등이 고려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 ‘브랜드 미션’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으로, 코에도의 경우 일본 문화 및 장인정신에서 비롯되는 예술성을 맥주의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다. 코에도의 핵심 슬로건은 “Beer Beautiful”이다. ‘맥주는 아름답고 당신의 삶도 아름답다’고 말한다.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의 위치는 일본의 정체성을 잘 살리면서도 세계 맥주 대회에서 수상할 정도로 품질이 좋은 맥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시 쉐프, 라멘 장인 등과 손잡고 맥주를 브랜딩 한다. 예를 들어 홍콩의 로바다야끼 고급 레스토랑에서 코에도 맥주를 판매하는가 하면, 큐슈 하카다 스타일 라멘에 고구마 맥주를 페어링 한다. 이 맥주는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고구마 맥주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전략적 사업 전개에 있어 타깃 국가를 선택하고, 수입업자나 유통업자와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 이때 해당 국가의 요리점에 맥주를 공급하는 유통업자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타깃 고객의 기본 정보, 유통채널 관리, 프로모션 등시장 전략을 구성해서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브랜딩이 필요하다.
컨퍼런스 이틀째 날 Think & Through의 창립자 Audee Zhang은 “마케팅의 관점에서 포장의 상업적 가치를 보다 - 포장의 선반 언어(Seeing The Commercial Value of Packaging from The Perspective of Marketing - Shelf Language of Packaging)”를 주제로 발표했다. Audee Zhang은 포장된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디자이너에게 돈을 쓰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즉 소비자는 디자인이 좋은 제품을 구입하려 하며, 브랜드 이미지는 곧 제품으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브랜드 가치가 매우 높으며 브랜드를 통해 제품의 특성을 떠올릴 수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유지하면서도 이를 위한 보완점, 가격 책정, 혁신 등이 핵심 사항으로 작용한다. 여기서 ‘혁신’이란 제품이 창의적이면서도 대중적이어야 함을 뜻한다.
이때 패키징은 ‘제품 보호’라는 기능적 측면뿐만 아니라 마케팅 프로모션의 성격, 디자인의 완성도 역시 고려해야 한다. 즉 패키징 자체에 상업적 가치가 있으며, 그렇기에 브랜드 패키징은 제품의 정체성과 기능을 동시에 나타내야 한다. 첫인상은 제품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30%의 제품이 패키징 디자인을 이유로 구매되며, 소비자의 60%가 패키징을 계기로 새로운 제품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패키징은 다른 마케팅 미디어보다 구매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포장은 제품의 첫 번째 광고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컨퍼런스 진행 중 눈에 띄었던 것은 해외 연사들보다 중국 연사들에게 더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는 점이다. 특히 마케팅 및 유통과 관련해 질문이 많이 나왔다. 이를 통해 중국 내 맥주 비즈니스에서 마케팅과 유통이 핵심적이며, 업체들 역시 그 지점을 고심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컨퍼런스에서는 주로 원재료나 기술적인 부분에 질문이 많은 편이다. 이는 제품 자체의 품질이 차별화를 낳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마케팅과 유통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는 것은, 시장의 제약 조건을 고려해 볼 때 양조에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음을 알려준다. 재료도 제약되어 있고 양조장의 유통에 요구되는 최소 조건이 까다롭기에, 개별 소형 브루어리에서는 마케팅 요소와 유통 채널 및 방법에 집중해 제품의 차별화를 꾀할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인 것이다. 향후 맥주 제조와 관련된 중국 시장의 제약 조건이 완화된다면 제품 자체의 품질과 기술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