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블루베리 람빅의 탄생 비화 칸티용 블라바르 빈티지 테이스팅(2005-2017)
덴마크 코펜하겐의 펍 히머리게(Himmeriget)의 비어 워크가 열리고 있던 7월 4일, ‘칸티용 블라바르’(빌베리라고도 불리는 유럽의 야생 블루베리를 일컫는 덴마크어)의 버티컬 테이스팅 행사에 참석했다. 벨기에 람빅 브루어리 칸티용에서 만드는 블루베리 람빅인 블라바르는 매년 만들어지는데 전세계에서 오직 덴마크 코펜하겐의 바틀샵 올부티켄(Ølbutikken)에서만 판매된다. 올부티켄은 이블 트윈의 창업자인 예페 야닛-비야르쇠가 운영하는 바틀샵으로, 칸티용과 독점 계약을 맺어 매년 100병 전후의 극소량이 공급된다.
이번 칸티용 블라바르 버티컬 테이스팅 행사에서 예페 야닛-비야르쇠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생산된 13개의 칸티용 블라바르 람빅 배치를 제공하면서 이와 관련된 뒷 이야기를 말해주었다.
행사는 예페가 람빅 브루어리와 블렌더리를 찾기 위해 2000년대 초 1년에 10번이나 벨기에를 방문한 이야기를 하면서 칸티용 블라바르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벨기에를 여행하면서 예페는 칸티용의 대표 장 반 로이, 장-피에르 반 로이와 친구가 되었고 곧 자신의 보틀샵 올부티켄을 위한 특별한 맥주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예페는 장과 장-피에르에게 세계 최초의 블루베리 람빅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그들은 이에 동의했다. 2005년 예페와 그의 아내가 스웨덴 여름 별장 주변에서 손수 딴 블루베리들로 만들어진 칸티용 블라바르가 50병이라는 매우 작은 양의 배치로 첫 출시 되었다.
블루베리가 발효 과정에서 용해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칸티용 측과 예페는 첫 배치 이후 여러 문제들에 직면해야 했다. 그 결과 양조된 맥주는 람빅보다는 식초에 가까웠다. 개인적으로는 2005년에 만들어진 배치들이 식초의 맛을 가지고 있었으나 마시기엔 무리가 없었다는 점에서는 운이 좋은 케이스였던 것 같기도 하다.
첫 출시된 배치들이 당연하게도 잘 팔리지 않았기 때문에 예페는 반이 넘는 양을 주위에 나눠주었고 심지어 몇개는 샐러드에 뿌릴 식초로 사용했다. 이 때문에 예페는 이번 행사 개최를 위해 과거에 공짜로 친구에게 나눠줬던 2005년의 배치를 800 달러에 사와야 했다. 예페는 이야기를 이렇게 마무리했다. “이런 식의 수익 모델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며칠 뒤 우리가 함께 아는 한 친구가 자신의 창고에 있던 3병의 블라바르를 고작 몇백달러에 팔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가 맞는 말을 한 것이다. 어찌됐든 내년에도 칸티용 블라바르의 빈티지 테이스팅 행사는 열릴 예정이다.
2005년 이후에 나온 배치들은 놀라울 정도로 맛있었지만 나중에 출시된 배치들보다는 신 맛을 갖고 있었다. 반면, 최근에 출시된 배치들은 ‘너무 신선한’ 맛을 지니고 있어 과거의 배치들보다는 훨씬 단순하게 느껴졌다. 숙성이나 양조 과정의 차이가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지는 확실치 않지만 최고의 람빅들은 2011년, 2012년에 나왔던 배치들이기에 블라바르를 4년에서 6년정도 보관하는 것이 최상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여겨진다
칸티용 블라바르의 라벨은 항상 나에겐 특이하게 느껴졌는데, 행사에서 들은 바로는 라벨에 나와 있는 캐릭터가 프랑스의 만화 캐릭터 마셜 마이크 에스 블루베리(Marshall Mike S Blueberry)라는 것이다. 원래는 예페가 블라바르의 이름을 마셜 블루베리로 짓고 싶어했지만 장과 장-피에르의 반대에 결국 블라바르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다. 또 다른 재밌는 이야기를 하자면, 최근에 생산된 블라바르의 라벨일수록 흐릿하다는 점인데 예페가 디자인 원본 파일을 잃어버려 새로 생산되는 블라바르의 라벨들을 과거 라벨로부터 스캔하여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양조장들 또한 가끔은 손쉬운 방법을 택하나 보다.
행사는 3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끝나고 난 뒤에 참석자 모두가 2017년 배치의 작은 병을 받고선 행복하게 집에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 날 있을 새로운 배치의 공식 출시를 위해 줄을 설 채비를 했다.
EDITOR_옌스 크리스티앙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