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 1달러 낮춰주면 8달러 경제 창출 효과 미국 사례로 본 크래프트 맥주의 산업적 가치
주세 1달러 낮춰주면 8달러 경제 창출 효과 미국 사례로 본 크래프트 맥주의 산업적 가치
미국 북서부 오레곤주의 포틀랜드. 서울의 3분의2에도 못 미치는 면적(376.5㎢)에 인구 60만명인 포틀랜드의 도심에는 70개의 브루어리가 있고, 도시 외곽까지 합하면 105개의 브루어리가 포진 (2016년 말 기준)해있다. 오레곤주 전체로는 230개의 브루어리가 운영되고 이들 브루어리가 오레곤주의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오레곤 고용부(Oregon Employment Department)에 따르면 오레곤주에서 약 3만1000명이 크래프트 맥주와 직간접으로 관련 있는 일자리에 종사하고 크래프트 맥주 산업은 2016년 9453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크래프트 맥주는 주 경제에 연 44억9000만달러를 기여했다. 오레곤 고용부의 이코노미스트 데 이몬 런버그(Damon Runberg)는 “지난해 오레곤주 비농가 취업률이 2.5% 늘었던 것에 비해 맥주 분야 취업률은 8.3%가 상승해 매우 인상적”이라며 “크래프트 맥주 산업은 지난 2년간 134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고 이것은 거의 22%에 육박하는 성장률”이라고 분석했다.
또 오레곤브루어길드(Oregon Brewers Guild)에 따르면 오레곤주의 브루어리들은 2016년 전년 대비 수출량을 25.6%에 늘려 전세계 37개국에 오레곤주의 크래프트 맥주를 알렸다. 포틀랜드가 ‘맥주의 성지’로 등극하면서 관광객들도 늘어나 2016년 약 1900만명이 오레곤주 소재 브루어리, 펍, 테이스팅 룸 등을 방문했다. 여기에 크래프트 맥주가 성장해가면서 홉 농업 또한 오레곤주 경제에 큰 기여를 했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 수출 4년만에 150% 성장… 1만8000개 일자리 창출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 열풍은 경제적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비단 포틀랜드라는 도시의 지역 경제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크래프트 맥주는 수출, 고용 등의 측면에서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미국 브루어 협회(Brewers Association)에 따르면 2016년 미국 크래프트 맥주 수출은 용량 기준 전년 대비 4.4% 늘어났고 금액 기준으로는 1억21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 수출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2년 19만 배럴 정도에 그쳤던 수출량은 2013년 28만2526배럴에서 2015년 44만6151배럴로 뛰어 올랐다. 지난해에는 46만5617배럴을 기록하며 4년 만에 150%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말 기준 미국에는 5301개의 브루어리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4년 전인 2013년 2822개에서 2500여개가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브루어리들이 늘어나고 성장하면서 펍, 보틀샵, 물류 등 관련 산업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크래프트 맥주 관련 고용 역시 급증하고 있는 모양새다.
크래프트 맥주 관련 일자리는 지난 2012년 10만8440개에서 지난해 12만8768개로 4년만에 무려2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됐다. 일자리 창출을 핵심적인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세금 내려주면 8배로 경제에 기여하겠다
미국에서 크래프트 맥주가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큰 내수시장, 풍부한 맥주 재료 등 여러 토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전가들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는 것은 낮은 맥주 주세다. 미국은 종량세를 채택하고 있고 소규모 맥주 양조장의 경우 주세가 200만 배럴까지는 배럴당 7달러, 리터로 환산하면 리터당 0.06달러에 불과하다.
세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도 주세가 낮지만 미국 맥주 업계에서는 정부에 세율을 더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15년 11월 BA 회원사 등은 미국 크래프트 맥주 산업을 더욱 활성화 시키기 위한 ‘Craft Beverage Modernization and Tax Reform Act.’를 의회에 제시했다. 이는 소규모 양조장의 경우 첫 6만 배럴까지 세율을 기준 배럴당 7달러에서 3.5달러로 낮추고, 6만 배럴 초과 생산량에 대해서는 기존 18달러에서 16달러로 하향 조정하는 안이다.
이 법안은 맥주뿐 아니라 와인, 위스키 등 모든 주류의 소규모 제조장에 적용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브루어리 중 98%가 세금을 절반으로 감면 받게되는 효과가 있다. 총 1억 달러에 이르는 세수가 감소할 수 있지만 고용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으로 국가 경제에 이익이 된다고 BA는 설명한다.
예를 들어 브루어리가 성장해 1명을 더 고용하면 농업에서 1명, 운송에서 1명, 유통에서 3명을 고용하게 되고 패키징 등에도 고용효과가 나타나 결국에 소매 분야에서 20.5명의 고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효과들을 통해 1달러의 세금 감면이 8달러의 미국 경제 성장을 가져온다고 BA는 주장한다. BA 측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12~18개월 사이에 맥주 분야에서 9000개의 일자리가 신규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안이 통과돼 미국 크래프트 맥주 업계의 세금 부담이 덜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크래프트 맥주 업계 전문가는 “미국 사례에서 배울 점이 많다”며 “정부에서 크래프트 맥주 중소기업이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고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준다면 소기의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DITOR_황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