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마시다 보니 맥아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맥아 포대까지 탐이 나기 시작했다. ‘빈 포대로 가방을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커져갈 무렵 이를 현실로 만든 브랜드 에이프롬캣(AFROMCAT)을 알게 됐다.

사실 맥아 포대는 유용한 소재다.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고 방수성과 세탁 용이성에 경량성도 갖췄다. 버려지는 포대를 재활용하니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무엇보다도 맥덕이라면 욕심 낼 만한 희소성이 돋보인다.

맥아 포대로 업사이클링 백을 만드는 디자이너, 에이프롬캣의 김수현 씨를 만났다.

 

 

 

에이프롬캣의 의미는 무엇인지요?

 

집에서 고양이를 14년 넘게 키웠어요. 애정을 가진 동물이었기에 브랜딩을 할 때 고양이가 들어간 단어를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주변에서 네 글자가 발음하고 기억되기도 쉬울 거라 하더라고요. ‘A FROM Z’에서 따 와 에이프롬캣이라 짓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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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좋아하게 된 계기와 업사이클링백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수수보리 아카데미를 다녔어요. 전통주부터 사케까지 두루 공부하며 술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그러다 수수보리 아카데미에서 근무하게 됐고 건국 대학교에서 와인양조 석사까지 마쳤어요. 이후 충북농업기술원 와인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죠. 퇴사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아질 무렵, 남자친구가 재봉틀을 선물하더라구요. 회사를 다니며 틈틈이 재봉과 봉제를 배웠었는데 문득 맥아 포대가 생각났습니다. 이걸로 가방이나 만들어 볼까?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도안부터 바느질까지 말 그대로 가내수공업이었죠.

 

몰트 포대는 어디서 구하나요? 가방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몰트 포대는 수수보리 아카데미에서 인연을 맺어 온 여러 분들을 통해 받고 있습니다. 가로수 브루잉 컴퍼니, 미스터리 브루잉, 브루어리 304, 안동맥주, 히든 트랙 등이요. 포대 종류는 더 스완(The Swaen), 바이어만(Weyermann), 블리스(Briess), 심슨 (Simpsons) 입니다.

포대 세척, 건조까지 2~3일, 제작까지 대략 일주일 정도 걸려요. 포대를 수거한 후 가루를 털어내고 비닐을 뜯고 세척이 진행됩니다. 세척은 물 세척을 하는데, 때에 따라 세제도 사용해요. 무엇보다 맥아를 담았던 포대이기에 먼지가 많고 엮인 틈이 많아요. 구석구석 잘 세척을 해야 돼요. 세척이 끝나면 베란다 빨래 건조대에 널고 재단을 한 후 방 봉제 작업이 진행됩니다. 가방 하나 만드는데 처음엔 5시간쯤 걸렸어요. 익숙해지니 요새는 3시간이면 만들 수 있게 되었네요.

 

 

 

제작 품목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가방 사이즈는 포대마다 달라 유동적이지만, 대표 사이즈는 가로 40cm, 세로 38cm, 입구 48cm입니다. 처음엔 심플한 디자인만 갖춘 가방이었는데 지금은 안주머니, 앞주머니, 방수 안감 등을 추가한 제품까지 제작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오프너도 함께 달아 드리고 있어요.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사실 맥아 포대는 박음질을 할 때 포대가 밀리기 때문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손으로 지탱해 줘야 해요. 똑바르게 박음질하기가 쉽지 않아 실수하기 쉽고, 그러면 다시 풀고 해야 되는 번거로움도 있어요.

또 회사별 포대의 재질이 달라요. 특히 블리스 같은 경우는 타 제품에 있는 숨구멍이 없어서 바느질하다 실수하면 구멍이 나버려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마는 거죠. 어렵지만 이게 바로 맥아 포대가 가진 매력이고 특성이라 생각해요.

 

 

 

제품 가격과 판매처를 알려주세요.

 

현재 네이버 스토어 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메시지로 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가격은 택배비 비포함 5만 5천원, 포함 5만 8천원에 판매 중입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향후엔 노트북 파우치, 동전지갑, 비옷 등 관련된 굿즈를 개발하고 제작하려고 해요. 맥주를 모르는 사람이 구입을 해도 좋을 패키지로요. 스토리가 살아 숨 쉬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주문해 주시는 분의 의견을 수렴한 맞춤형 제작도 하려고 합니다. 제품 판매의 일부 수익은 길고양이들을 위해 사용하려고 해요. 서촌 길고양이 급식소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어요.

이 외에도 쌀 포대로 만든 업사이클링백도 고려 중이에요. 샘플로 하나 만들어 봤는데 전통주 좋아하시는 분들의 취향을 고려한 제품으로 제작하려고 합니다.

 

구매 및 제작 문의

이메일 girldrink@gmail.com

SNS afromcat(인스타그램, 페이스북)

 

 

EDITOR_오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