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CP 회장 고든 스트롱을 만나다
이번 여름에 BJCP(Beer Judge Certification Program)의 회장이자 최고 순위 심사관인 고든 스트롱(Gordon Strong)씨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3번이나 올해의 홈브루어에 수여되는 닌카시상(Ninkasi Award)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홈브루어이기도 하다.
BJCP의 스타일 가이드라인은 특정 타입의 맥주를 만들려는 상업 브루어 및 홈브루어뿐만 아니라, 페일 에일이나 바이젠을 주문했을 때 그에 걸맞는 풍미와 향을 기대하는 소비자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점에서 BJCP는 맥주를 마시는 모든 사람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크래프트맥주 시장은 엄청난 성장과 변화를 거치고 있다. 이에 고든 스트롱씨는 어떤 맥주가 새로운 스타일로 분류될지(Hazy IPA와 같은, 통상적으로 New England IPA 불린다.) 아니면 오랜 세월을 견디며 전통적인 스타일로 자리 잡은 아일랜드의 스타우트나 독일의 라거와는 다르게 단순히 상술에 불과한 맥주(Nitro IPA와 같은)인지를 판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 통해 크래프트 맥주 산업에서 BJCP의 역할, 맥주 스타일 선별과 설명 과정뿐만 아니라 전 세계 크래프트맥주의 미래에 대한 스트롱 씨의 생각에 대해 알아봤다.
Q 자기소개 및 BJCP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겠어요?
A 저는 고든 스트롱이며, BCJP의 최고 심사관 입니다. 20년 조금 넘게 심사관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 단체는 설립된 지 33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회장이 된 이래로 많은 성장을 했으며, 무엇보다도 저희 목표 중 하나인 국제 홍보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국제적 성장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맥주 심사관 및 홈브루어이자 ”Brewing Better Beer”과 “Modern Homebrew Recipes”를 쓴 저자이기도 합니다. 홈브루어로서 국제대회에서 3회에 걸쳐 수상한 후 집필과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 더는 홈브루잉대회에 참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Brew Your Own”지 스타일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Zymurgy”지의 교정 패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두 잡지의 특집 기사를 기고하고 있으며 맥주와 관련해서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BJCP를 성장시키고, 시험을 주관하고, 대회에 참가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에게 맥주 관련 일을 시작하게 장려하는 등의 일을 하기 위해 전 세계를 자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Q 맥주를 심사하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모든 사람은 취미가 필요합니다(웃음). 저는 홈브루어로 맥주에 입문했으며, 개인적으로 최고의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은 심사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브루어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심사관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았고, 손에 잡히는 대로 뭐든 읽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심사하는 것과 브루잉하는 것 사이에 엄청난 시너지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매번 목격했습니다: 심사관이 되는 것은 더 나은 브루어가 되는 데 도움이 되며, 브루어가 되는 것은 좋은 심사관이 되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두 가지를 함께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어느 정도 레벨로 올라갔을 때, 제가 그동안 배웠던 것을 나누기 위해서 글을 쓰고 여행을 다시기 시작했습니다. 저 스스로 더 좋은 맥주를 만들기 위해 심사관이 되었지만, 매번 제 맥주만 마시지는 않기에 다른 사람들의 맥주를 향상하는 것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BJCP는 다른 맥주 교육기관인 씨서론(Cicerone)과 되멘스 비어소믈리에(Doemens Beer Sommelier)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A 음..우선적으로 BJCP는 가격이 저렴합니다. 또한 BJCP는 본래 홈브루어 위주의 단체이며, 맥주 대회에서 심사를 할 수 있는 심사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BJCP에서 상업적인 대회를 허가하면서, 심사관 자격증은 인지도를 얻었습니다. 상업적인 대회에서 BJCP 심사관이 더 필요하지만 저희는 단지 “심사”만을 합니다. 저희는 상업적으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비용을 청구하지도 않으며 사람들이 저희 수업 중 하나를 들어야 할 의무도 없습니다. 저희는 인증 기관입니다. 사람들이 심사관이 될 자격요건을 갖췄는지, 그렇다면 어떤 레벨인지를 검증하기 위해 시험을 주관합니다. 씨서론과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사실상 저는 마스터 씨서론 (Master cicerone) 시험 채점관이기도 합니다. 다른 기관에서는 저희가 내지 않는 분야의 문제를 냅니다. 저희는 푸드 페어링이나 맥주 탭라인의 적절한 압력에 대한 문제를 내지 않습니다. 맥주 스타일에 관한 문제는 타 기관과 많이 겹치지만, 한 기관이 아닌 여러 기관에서 훈련을 받을수록 더 좋은 심사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딱히 문제가 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Q 크래프트맥주 산업의 성장에 BJCP는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나요?
A 솔직히 말해서, BJCP 기관 자체는 큰 역할은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BJCP 회원들 각자가 더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BJCP의 원래 목적이 홈브루잉과 홈브루잉 대회이다 보니, 거기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2004년에 스타일가이드라인(BJCP style guideline)이 나오면서, 상업적으로 많이 쓰이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사람들이 가이드라인에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저희는 사람들에게 별도의 라이센스 비용 없이 사용토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 가이드라인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표준이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 저희는 간접적으로 크래프트 산업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가이드라인을 읽고 이렇게 말합니다. “어라, 이런 스타일의 맥주는 처음 봤는 걸, 한 번 만들어볼까?”
Q 신흥 맥주 시장을 여행하면서 어떤 점을 느끼셨나요?
A 크래프트맥주가 단순히 미국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는 심사관이 되기 위해 훈련을 받을 때, 오랫동안 맥주를 만든 역사를 가진 나라들이 있고, 단조로운 라거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나라들도 있다고 배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많은 나라는 크래프트 맥주를 배우기 위해서 미국이 겪었던 일들을 그대로 겪고 있습니다. 오랜 브루잉 역사를 가진 나라들조차 이런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에 있는 전통적인 맥주 스타일 연구를 위해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아일랜드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들이 저에게 “그런 전통적인 맥주보다 새로운 크래프트 맥주를 마셔보라”며 강요했던 일이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러한 신흥 맥주 시장을 여행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곳에서는 심사 기술을 훈련한다거나, BJCP에 관한 일을 하거나, 대회를 열거나,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국으로 돌아가서, 나라 간의 차이점을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사람들이 정말로 크래프트 맥주에 주목을 하는지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그렇습니다. 그 예로, 크래프트맥주 시장이 처음 방문했을 때보다 많이 발전하고 있는 나라들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Q 특정 맥주를 가이드라인에 포함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요소가 관여하나요?
A 그 과정에 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A 우선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쓰기 위해 선택한 맥주의 신선하고, 잘 만든 샘플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예전 가이드라인에는 숙성된 병에 담긴 맥주를 기준으로 잉글리쉬 비터(English bitters)의 맛을 표현하였습니다. 그 결과, 잉글리쉬 비터를 강한 캐러멜 향이 난다고 표현했지만 사실 그 맛은 산화된 맛이었습니다. 제가 여행을 다닐 때는 좋은 평가를 받은 신선한 현지 맥주를 마시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가이드라인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독일 여행 후 쾰쉬(kolsh)와 알트(Alt)의 내용을 수정했고 벨기에 여행 후 여러 벨기에 맥주를, 영국여행 후 비터(Bitter)의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현지에 가서 그 지방의 맥주를 마시고, “그래, 바로 이 맛이지” 라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 미국에서 맛본 건 그런 맛이 아닌데”라며 미국인들의 반발을 사기도 합니다. 음, 만약 그렇다면 ‘그런 맛이 나게 만드는 법’을 배우시기 바랍니다.
그 지역의 좋은 평가를 받는 여러 종류의 맥주 샘플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기준으로 그 맥주에 대한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쾰른(Colonge)지방에 며칠 동안 머무르면서 주의 모든 방문지를 둘러봤으며, 메모하였습니다.
모든 장소가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곳 사람들이 맥주를 만들 때 적용하는 5개에서 6개 정도의 변수를 발견했습니다. 그 모든 변수는 중약에서 중강 범위 안에 있었으나, 마치 스테레오 안에서 같아지는 소리와도 같았습니다.
다시 말해, 각기 세팅 값이 달랐지만, 각자의 균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같은 그룹에 속해 있었지만, 각자의 독특함이 있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하나의 표본만을 얻어 가이드라인을 작성한다면, 그 가이드라인에 맞춰 여는 대회는 복제 맥주 대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맥주는 스타일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고, 그와는 반대로 넓은 범위의 스타일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단지 특정 맥주 한 가지만 생각한다면, 다른 맥주를 심사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므로 가이드라인은 일정한 범위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 범위 안에 든 맥주들은 서로 비슷해야 하며, 당신은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맛봐야만 합니다. 만약 우리가 풍부한 지식이 없다면, 우리는 스타일 안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맥주를 추천해줄 수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의존해야 합니다. 그래야지만 그러한 스타일에 맞춰서 감각정보를 기술할 수 있습니다.
Q 헤이지 IPA(Hazy IPA)로 사람들이 당신을 많이 귀찮게 했다고 들었습니다.
A 그래서 가이드라인에 헤이지 IPA를 추가했습니다. 농담 하나 하자면, 지난번 개정판 때, 모든 사람이 Black IPA를 가지고 저희를 괴롭혔습니다. 저는 마지못해 Black IPA를 가이드라인에 추가했고, 그 후 모든 이들이 더는 그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헤이지 IPA를 가이드라인에 추가하면, 빨리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헤이지 IPA가 안정적이지도 않고, 숙성도 잘 안 되기 때문에 그런 성과를 내리라고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래서 2015년 가이드라인에 새로운 스타일—한 나라에서만 주로 통용되는 지역 스타일을 포함한 일시적인 스타일—을 쉽게 추가하기 위해서 구조적인 부분을 조정했습니다.
Q 좋은 맥주 심사관이란?
A 기술과 태도라는 일반적인 두 가지 요소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맥주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판별할 수 있는 감각과 그것을 표현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좋은 심사관이 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태도는 딱히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당신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하며, 겸손함을 지녀야 합니다. 심사관은 최종 결정권을 가지거나 누구도 심사관의 의견에 의문을 품을 수 없는 권위를 가진 지위가 아닙니다. 단지 그들은 전문가적 의견을 가진 사람입니다. 법률적 용어를 빗대어 설명하자면, 당신은 판사가 아니라, 전문 증인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당신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컨디션이 안 좋아서 판단력이 흐려지는 때가 있습니다. “내 생각은 이렇지만, 틀릴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 당신은 형편없는 심사관이 될 것입니다. 견해 차이가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요? 짜증을 낼 것인가요? 아니면 당신과 의견이 같거나 다른 것을 이해하기 위해 토론을 할 것인가요?
Q 향후 미국과 전 세계의 크래프트맥주 시장이 어떨 거라 생각하시나요?
A 미국은 예측이 어렵습니다. 큰 성장을 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런 성장은 아무나 만든 어떠한 맥주든지 잘 팔려서 사람들을 나태하게 만드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브루어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물 끓이는 방법을 알고 돈 많은 친구만 있으면 브루어가 될 수 있다는 농담을 하곤 했습니다. 실제로 몇몇 곳에서는 그런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형편없는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 망하는 경우가 없었고, 사람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우리는 19세기 중반에 크래프트 맥주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19세기 말에 예전과 같은 문제점이 터졌습니다. 많은 새로운 브루어리들에서 형편없는 맥주를 내놓았고 소비자들은 등을 돌렸습니다. 저는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형편없는 브루어리를 보고 싸잡아 크래프트 맥주 전체를 나쁘게 보지 않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국제적으로,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상당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19세기에 저희가 했던 실수만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만약 당신이 만든 한 배치의 맥주가 나쁘다면, 팔 시도를 하지 말고 버리시기 바랍니다. 소비자들이 좋은 크래프트 맥주와 나쁜 크래프트 맥주를 구분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그 맥주를 좋아하지 않으면 다시는 사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방문했던 곳에서는 크래프트 맥주가 큰 성장을 하고 있었고, 많은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국제적인 현상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EDITOR_Jared H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