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쿠형이 알려주는 제주 맥주 맛집, 제주에 가면 협재를 가야하는 이유
기영상회
어~ 형이야,
오랜만이다. 그동안 형이 바빠서 자주 얘기도 못했네~
그래서 오늘 꼭 너만 알려 줄 곳이 있어. 어디 소문 내지 말고.
너 제주도 간다 그랬지?
제주 가면 꼭 협재를 가봐. 제주도 서쪽 바다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곳이 바로 협재 해변이지. 꼭 동남아 어디 해변 같은 그 에메랄드 빛 바다가 거기에 있지.
산미구엘 맥주 하나 사서 셀카 찍으면 바로 보라카이 되는 거야.
해변가에 앉아서 가까이 비양도를 보고 있노라면 시원한 맥주 생각이 절로 나지. 이럴 땐 시원한 필스너도 좋지만 바닷바람 살랑살랑 코 끝으로 묻어오는 열대 향기에 어울리는 골든 에일이나 샴페인 향기 나는 세종(Saison) 스타일의 맥주도 아주 기가 막히겠다.
갑자기 협재 얘기하다가 왠 맥주 타령이냐고?
형이 다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가 있다고. 협재에는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크래프트 맥주 가게가 있어. 이름하여 기.영.상.회!
밖에서 보면 동네 수퍼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와~ 하고 탄성이 절로 나오지.
왜냐? 서울에서도 못 구하는 맥주가 여기에는 있기도 하거든. 제주도 어떤 해변에도 이런 가게가 없으니 협재에서만 즐길 수 있는 ‘바맥’을 할 수 있다는 얘기지.
‘바맥’이 뭐냐고? 형이 협재가서 만든 말인데 ‘바다와 맥주’ ! 어때 느낌 딱 오지?
바닷가에서 파도를 몰고 오는 바람, 그리고 맥주. 캬~ 시가 절로 나온다.
중요한 건 블러디 프레쉬만 강조하는 그런 맥주 말고, 맛있는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고 싶은데 바닷가에서 구하기가 어렵단 말이지. 그런데 협재에는 있다는 거!
에메랄드 빛 바닷가에 이정도 맥주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맥주 가게는 대한민국에서 기영상회가 유일할 거야.
맥주가 하도 많아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막막할 때는 누나를 불러~
한낮 동네 수퍼를 세계 크래프트 맥주로 꽉 채운 그분, 맥덕누나! 맥주를 좋아하는데 제주도에는 맥주를 구할 곳이 없어서 육지의 지인한테 주문해서 마시다가 아예 수퍼를 바틀샵으로 만들어 버린 아주 훌륭한 분이시지.
서울 이태원에 우리수퍼가 있다면 제주도에는 기영상회가 있지.
인심 좋게 생긴 이 누나가 맥주 고르는 것도 도와주고 좀 친해지면 같이 테이스팅도 해주고 그럴거야. 근데 아무나 그렇지는 않고 딱 보고 맥주를 엄청 좋아하는구나 생각되면 슬슬 마음을 열어. 그니까 기영상회가면 누나한테 잘해. 알았지… 빨리 친해지고 싶으면 형 얘기해. 듣고 왔다고.
그렇게 한 병, 두 병 마시면서 맥주 얘기하고 제주 얘기하다 보면 금새 저녁이 되고 슬슬 잠잘 곳이 걱정이 되겠지? 그럴 땐 당황하지 말고 누나에게 얘기해. 기영상회는 바로 윗층으로 올라가면 숙박할 수 있는 아주 신박한 맥주 가게야.
1층은 맥주 가게, 2층은 민박.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지. 방이 세 개 밖에 없어서 숙소는 미리 예약하고 가는게 좋지만 가끔 재수 좋으면 당일 숙박도 가능하지.
숙박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옆 마당에 있는 카라반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특권이 생기는데 여기서 맥주 마시기 시작하면 밤새는지 모를 거다. 이 카라반도 맥덕 누나가 가게 끝나고 맥주 마시려고 하나 장만 했단다. 아주 낭만을 아시는 누님이시지!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맥주 얘기만 하다가도 금새 친구가 되잖아! 기영상회는 꼭 그런 곳이야. 누구라도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곳.
제주도 가면 갈데 참 많지만 하루쯤은 꼭 협재를 가야해.
맥주 좋아하는 너도 분명 이곳을 좋아 할 수 밖에 없을걸. 기영상회가 있으니까!
우리 이제 날도 풀렸는데 협재로 ‘바맥’하러 가자.
EDITOR_The Q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