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r & Food Paring Specialist Series: 권주성 셰프 인터뷰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을 선보이며 많은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권주성 셰프는, 그간 '심야식당'이라는 이름으로 독창적인 한식 요리를 선보여 왔다. 그는 맥주와 한식의 완벽한 조화를 찾아내는 감각으로 유명하며, 수제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권 셰프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Food에 대한 자신의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했다. 한식과 맥주가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그의 목표는 단순한 요리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세계의 다양한 문화권에서 한식을 어떻게 소개하고, 어떤 음식을 통해 한식의 매력을 극대화할지에 대한 그의 고민과 노력이 돋보인다.
그의 요리 철학과 한식 세계화를 위한 계획이 담긴 이번 대화를 통해, 우리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요리와 그가 창조하는 특별한 미식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Q: 권 셰프님께서는 성공한 셰프로서 국내 명성이 자자하십니다. 셰프로서의 성공을 이루어가는 여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이정표는 어떤 것이었는지요?
아무래도 저와 제 요리가 “식객”에 소개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음식 만화라 할 수 있는 식객에 소개되면서 제가 추구하던 실험적인 요리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식객이 준 자신감 덕분에 심야식당 시즌2 주바리 프로젝트(Bistro Jubari Project)가 탄생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꼽자면, 심야식당 10주년 기념 파티도 있네요. 통계청 추산 연간 외식업 폐업률이 20%가 넘어가는 대한민국에서, 한 업장을 10년 이상 운영하는 것은 몹시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많은 사랑을 주셨던 오랜 단골들과 함께한 파티는 너무나 큰 감동이었습니다. 2016년에 미국 텍사스 오스틴으로 바베큐를 공부하러 가서 Franklin Barbecue의 Aaron Franklin과 보낸 시간도 제가 요리 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Q: 셰프님 경력에서 요리와 관련하여 중요한 도전과제가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요?
미국 수제 맥주를 전 세계로 유통하는 Global Craft Trading, Inc.(이하 GCT)의 한국 지사인 Global Craft Korea Co.,Ltd.(이하 GCK)로부터 의뢰를 받고 맥주 라인업과 음식을 매칭한 Beer Pairing 행사를 진행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와인 페어링은 종종 있었지만, 한국에서 공식적인 맥주 페어링 행사로는 최초로 알고 있습니다. 2주간 준비하면서 당시 GCK의 대표인 Chris Roberts(현 Director of business department/Heart of darkness brewery)와 많은 소통을 했습니다. 행사 당일 고객들의 만족감은 어쩌면 당연하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최선을 다했고, 저 또한 견문을 크게 넓혔으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미국의 다양한 수제 맥주를 알리는 데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Q: 셰프님은 새롭고 독창적인 요리 세계를 구축해 온 것으로 유명하고,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새로운 요리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으시는지요?
딱 하나로 특징지을 수는 없지만 주로 여행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제가 하는 요리 스타일이 '식문화의 융합’이다 보니 새로운 식재료와 식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이야말로 보물찾기 같은 시간이죠. 여행을 가기 힘들 땐 여행 다큐나 음식 다큐로 대리만족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소설이나 영화를 보다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하고 책이나 타 레스토랑 방문뿐 아니라, 유튜브나 릴스, 심지어는 애니메이션 "One piece"나 드라마 "Hannibal"을 보다가 요리를 만든 적도 있습니다. 제게는 세상 모든 게 다 요리와 연결되는 것 같네요.
Q: 셰프님의 혁신적인 요리나 시그너처 요리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누가 뭐래도 이태원탕과 스위스 감자전이죠. 이태원탕은 2012년에 처음 갔던 태국 여행에서 감동했던 "똠얌꿍"과 뼈로 육수를 내는 한국의 "설렁탕"을 평소 좋아하는 일본의 짬뽕 스타일로 조리한 요리입니다. 태국 사람이 먹었을 땐 고기 맛이 진한 똠얌꿍, 일본 사람이 먹었을 땐 묵직하면서 매운 나가사키 짬뽕, 한국 사람이 먹었을 땐 맛나게 칼칼하면서 개운한 해물탕이 컨셉트였는데 제 의도보다 훨씬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스위스 감자전은 스위스를 포함해서 독일, 프랑스 같은 알프스 인접 지역에서 먹는 전통음식 Rösti를 담백하게 변형했습니다. 디자인 의도대로 잘 조합이 되었는지 스위스에서 온 스위스 사람에게 자신의 나라에서 먹던 것보다 더 맛있다는 인사를 일 년에 몇 번씩 들을 정도였습니다. 고향에서 먹는 것보다 맛있는 소울 푸드라니 이보다 더한 찬사가 있을까요?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스위스 감자전을 벤치마킹하고 카피한 곳들의 수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대 요식업체에서도 카피했을 정도니까요.
Q: 셰프님께서 준비하고 계시거나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메뉴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알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저는 심야식당에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는 꾸준히 한식을 소개해 왔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외국에서 한식을 해보고 싶습니다. 특히 한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국물 요리를 메인으로 해보고 싶습니다. Stew나 Soup에 익숙한 서구권에서 제가 하는 탕을 제대로 “탕”이라고 발음하면서 ‘Two thumbs up!‘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또한, 면 성애자라고 할 만큼 면 요리를 좋아합니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한국식 면 요리와 함께 주악 같은 한국의 전통 디저트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Q: 특이하게도 ‘장’을 직접 만들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소개해 주세요.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는 데 있어 김치도 있겠지만 ‘장’만한 것이 또 있을까요? 외국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김치, 간장, 된장을 연구해서 자신의 메뉴에 추가한 지 이미 오래되었고, 심지어 이와 관련된 Cookbook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다섯 번의 World Best Restaurant Top #1에 빛나는 덴마크 Noma의 셰프 René Redzepi는 “노마 발효 가이드”(The Noma guide to fermentation)에서 박사 논문 수준으로 김치와 간장, 된장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내용과 레시피를 다뤘을 정도입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발효음식 전성시대입니다.
저는 15년 전부터 발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파스타를 만들 때 고르곤졸라 치즈와 함께 같은 발효식품인 된장을 살짝 추가하면 풍미가 증폭되는 시너지가 생긴다는 것을 당시 같이 일하던 옥동식 셰프 덕에 알게 된 후부터였죠. 계속 관심을 두고 있다가 그로부터 몇 년 뒤, “식객”에 소개된 덕분에 유명한 한식당과 교류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잘 담근 간장에서 나오는 맛과 향의 깊이는 시중에 판매되는 공장제 제품과 비교 불가라는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그 후 한식 대가이신 고은정 선생을 찾아가서 사사하게 되었고, 지리산 자락에서 매년 간장과 된장을 담그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가르침을 받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제일 오래된 장은 올해로 9년째 숙성 중입니다. 선생님께서도 제 장들이 제자 중에 제일 맛있다고 하셔서 아주 뿌듯합니다. 미국에서 이 장의 맛을 선보일 기회가 곧 있을 겁니다.
Q: 셰프님의 요리나 레스토랑이 국내 주요 미디어나 출판물에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같은 미디어 노출이 셰프님 요리 경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특별히 언급하고 싶으신 미디어 노출이 있으면 더불어 말씀해 주세요.
KBS, MBC, SBS, YTN, 조선일보, 중앙일보 같은 Legacy Media는 물론, BEERPOST, Bar and Dining, Essen, 외식경영 같은 전문지, The Traveller, Time Out, KTX Magazine, Korean Air Morning Calm 같은 여행잡지, Elle, Allure, Luxary 같은 패션지에도 소개가 되었던 건 크나큰 영광이었습니다. “식객”에도 실렸으니, 한국에서 미디어 노출로는 정점을 찍었다고 봐도 무리는 없을 것 같네요. 그렇지만 미디어 노출이 제 요리나 심야식당 운영에 끼친 영향은 없다고 자부합니다. 누가 오던 그 순간에는 그 자리에 앉은 그 분에게 최선을 다하니까요. 미디어 노출로 인해 손님이 늘었으니, 매출은 영향을 받았겠네요.
특이했던 기억은 일본의 공중파 방송국인 TV Tokyo에서 취재하러 온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공중파 생방송에 여러 번 출연한 경험이 있지만, 외국 방송 출연은 처음이라 꽤 흥분했었지요. 그만큼 스위스 감자전이 유명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말이죠.
Q: 셰프님께서 그동안 협업이나 파트너십을 해오신 셰프, 레스토랑 또는 요리 단체 중 주목할 만한 활동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다수의 협업과 파트너십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를 몇 개 소개하자면, 성수동 Taphouse Suup의 서정일 대표와 한국의 Blue Note Jazz Club을 표방한 Jazz Dining 심야의 숲(Midnight Suup)을 파트너십으로 운영했고, 한국의 The King’s Singers라 할 수 있는 아카펠라 그룹 인공위성의 리더 양지훈이 운영하는 옥탑방 부엉이(Owl’s Rooftop)와의 컬래버로 3개월간 진행했던 심야X부엉이 프로젝트, 전문 PR 회사 두잇컴퍼니(Do it Company)와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한 마라 소스 “사지마라”, 한국 최대 배달 기업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Woowa Brothers)의 의뢰로 개발해서 BMart와 온라인에서 판매한 이태원탕 밀키트 등이 있습니다.
Q: 셰프님께서는 특별히 후배 셰프들 육성에 관심이 많으시고 실제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어떤 철학과 활동 그리고 성과를 이루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또는 다른 셰프님들이나 요리 커뮤니티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제가 입버릇처럼 늘하는 말이 “Why not?”입니다. 저의 태국인 요리 선생인 Mr. Chanrat Karatna(aka Air)가 항상 하던 말입니다. 제가 추구하는 요리 스타일은 정통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요소를 경계 없이 잘 섞어서 조화를 만드는 Fusion입니다. 직구보다는 변화구로 승부하는 스타일이죠. 기본기가 탄탄해야 변화도 자유롭습니다. 요리의 기본기는 식재료에 대한 이해, 정확한 재고 파악, 청결이라고 주변 요리사들에게 항상 얘기합니다. 기본기 다음은 시간과 경험, 창의력이 필요할 때죠. 자신의 주방에서만큼은 히어로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가 되면 “Why not?”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된 겁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홀과 주방이 별도로 운영되는 기존 방식은 고객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했습니다. 손님에게, 음식이 100점이라도 홀 응대가 70점이면 그 식당은 50점이 될 수도 있고, 음식이 70점이라도 홀 응대가 100점이면 150점이 될 수 있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부적절한 대응은 오히려 화를 키우죠. 그래서 저는 홀과 주방의 경계를 없애고, 요리사가 음식을 직접 서브하면서 자신이 만든 요리에 대해 고객에게 설명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처음엔 고객을 마주한다는 것을 망설이고 어색해 하던 주방 스태프들이 점차 여유가 생겨서 고객들의 니즈를 잘 살피는 것은 물론, 소통을 편하게 하게 되었지요.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이같은 저의 운영 방식을 감명 깊게 본 후배 요리사들이 제 방식처럼 매장을 운영하는 곳이 최근에 점점 늘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다른 셰프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픈할 때부터 심야식당은 요리사가 요리사를 위해 요리하는, 요리사를 위한 공간이 목표였습니다. Shake Shack을 만든 Danny Meyer의 책 “Setting the Table”에 나오는 ‘퇴근한 요리사를 위한 펍’처럼 힐링이 되는 곳 말이죠. 요리사가 밤늦게까지 손님에게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일이 끝나면 시간이 이미 많이 늦죠. 정작 자신을 위한 맛있는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저는 그런 지친 요리사에게 기운이 나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차츰 찾아오는 요리사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심야식당은 요리사를 위한 휴식처이자 스터디룸이 되었습니다. 호텔의 막내 요리사부터 뉴욕의 미쉐린 스타 셰프까지 다양한 경력과 분야의 요리사들이 찾아왔습니다. 격이 없이 모여서 새로운 식재료나 조리 기법에 대해 열띤 세미나를 벌이기도 했죠. 말로 해결이 안 될 때는 제게 양해를 구하고 주방에 들어가 즉흥 요리 시연이나 경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때가 요즘 넷플릭스에서 핫한 ‘흑백요리사’의 기원이라고 회상합니다. 그렇게 만든 요리를 서로 나눠 먹으면서 맛과 조리법을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레시피를 재정립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심야식당은 “힐링 셰프”나 “한식, 맛있는 상상“같은 본격 요리사 커뮤니티 발족의 모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임들을 통해 저의 경험과 철학 그리고 아이디어들을 나누고 이를 토대로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보람으로 기억됩니다. 저의 영향을 받아 셰프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의 철학과 운영 방침이 단순히 개인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요식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개인이 운영하는 업장에서 다른 셰프들이나 매장들, 그리고 요식업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는 드물 겁니다. 후배 셰프들이 각자의 주방에서 창의력과 소통 능력을 발휘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그들의 성공이 곧 저의 기쁨이기도 합니다.
Q: 최근 요식업계에서 레시피에 대한 저작권 이슈가 꽤 시끌시끌합니다. 권 셰프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요리에는 저작권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허 등록을 해봤자 식재료나 조리법이 0.1그램, 시간이 1초라도 차이가 나면 저작권의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카피해서 판매하는 행위에 제재를 가할 수 없는 거죠. 이제는 한국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업계의 전설적 메뉴 "스위스 감자전"이 그렇습니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독창적인 요리를 누군가가 카피하는 것은 몹시 화가 나는 일이지만, 누군가의 요리에 영감을 받아 내가 만들 수도 있는 겁니다. 물론 카피 당하는 사람은 억울하겠지만 결국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있다는 거죠.
전 항상 “하늘 아래 새로운 요리는 없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현대의 요리는 선대 혹은 누군가가 한 것의 진화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럴 경우 오마주, 즉, 존중을 표하면 됩니다. 요리사가 요리사에게 존중을 표할 방법은 감명 또는 영감을 받은 요리가 뭔지 원천을 밝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금세 밝혀지는 진실을 숨기면서 굳이 자신이 개발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도둑으로 남을 필요가 있을까요? 저작권은 아무 의미 없으니, 오마주를 표한다면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해당 요리사에겐 충분한 찬사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카피만 일삼고 노력하지 않는 이들에겐 발전이 없을 겁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죠.
어느 순간부터 카피의 왕국이 된 요즘, 저는 스스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내가 대한민국 요식업에 한 획을 그었구나'하고 말입니다. 심야식당에 처음 오는 손님 중에 '이제까지 먹어본 치즈 감자전 중에 여기가 제일 맛있어요'라며 칭찬하는 이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제가 설명을 하기도 전에, 옆 테이블에서 단골이 먼저 "여기가 원조예요."라며 말을 건넵니다. 이 맛에 삽니다. 이게 바로 오리지널의 힘이죠. 제가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죠? 무엇을 하건, 흉내를 내다보면 제대로 하기 마련인데도 연구하지 않고 그저 흉내만 내다보면 10년을 해도 그건 영혼 없는 흉내일 뿐입니다. 그래서 카피를 개의치 않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태원탕을 카피하는 곳은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조리법이 복잡하고 들어가는 재료도 많아서가 아닐까 싶네요. 스위스 감자전의 수많은 카피는 맛있으면서도 조리법을 최대한 단순하게 디자인한 제탓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Q: 셰프님의 향후 프로젝트나 계획 등에 대해 알려주세요.
요식업계에서 일을 한지 15년이 넘었고 제가 직접 식당을 운영한 경험만도 10년입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Tripadvisor 선정 서울 레스토랑 전체에서 #7까지 해봤고,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이 Hilton, Hyatt, Mariott, Intercontinental 등의 호텔 Concierge를 통해 심야식당에 예약하는 경험도 했습니다. 이제는 외국인들에게 본격적으로 한식과 한식을 베이스로 한 제 요리를 맛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런 이유로 New Jersey에 위치한 Cap’t Loui LLC와 외식업 컨설팅 기업 KAMA Partners LLC와 협력해서 미국 Boston에 다수의 한식 레스토랑을 런칭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미쉐린 스타를 목적하지 않고 일반인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한식을 이해하기 편하고 격식 없는 캐쥬얼 스타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부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