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 2019년의 바람- 2018년의 소회와 새해의 소망
2019년이 밝았다. 희로애락이 교차했던 2018년을 지나 새해가 시작되며 희망과 기대를 꿈꾸는 시점이다. 직접 맥주를 빚고 판매하는, 현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비어포스트에서 설문을 통해 브루어리와 수입사에게 2018년의 소회와 2019년의 바람을 물었다.
바네하임 | 김정하 대표
2018년 한 해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개인적으로 좋았던 일은 World Beer Cup 심사위원이 된 일입니다. 그리고 매장 운영자로서 좋았던 일은 수요미식회 패널 출연과 생활의 달인 방송 출연인데, 이로 인해 어려웠던 2018년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2018년 한 해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인건비가 너무 올라 적지 않게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류 도매상을 통해 신규 매장에 맥주를 납품할 때, 추가로 지원되는 커플러, 클리닝 케그, 탭 핸들, 잔 등의 비품들이 분실되거나 관리가 되지 않아 마찰이 많기도 했습니다. 브루어리의 소중한 재산인데 관리를 너무 안 해주셔서 마음이 많이 상했습니다.
2019년의 희망 그리고 이루고 싶은 목표
맥주 생산량을 늘려 저희 맥주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업체에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병입도 2019년 1분기 안으로 진행할 예정이고요. 농진청 과제인 쌀 맥주도 상업적으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더 많은 곳에, 그리고 일반 소비자에게 바네하임 맥주를 더 알리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맥주 과세방식이 종량세로 변경된다면 맥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조금 더 다양한 맥주가 출시될 것이고, 무엇보다 너무나 복잡한 주세 계산법이 간소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리터당 단가가 얼마에 책정되는지, 그리고 판매량에 따라 얼마나 차등을 줄 것 인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너무 저렴한 가격에 수입되는 맥주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무차별적인 맥주 수입이 조금 줄어들 거라 생각합니다.
내년 상반기에 바네하임 병맥주를 소매점과 일반 펍에 납품할 예정이며, 기능성 쌀로 만든 맥주도 병맥주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주류 도매상의 비품 관리 문제가 꼭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현행법상 맥주 유통에 필요한 납세증지(케그용, 병, 캔)와 병뚜껑에 인쇄되는 크라운 납세필 인쇄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맥주마다 상당히 많은 수량의 병뚜껑과 납세증지는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판단합니다. 또한 맥주병 디자인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케그용 납세증지는 한 회사가 독점으로 운영하고 있고, 크라운 납세필 인쇄 업체도 2-3곳 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격도 비쌀뿐더러 크라운 회사에서는 견적서를 주는 것조차 귀찮아합니다. 유량계가 없어졌듯이 이런 불필요한 부분도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어포스트에서도 이 부분을 다뤄주시면 브루어리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카브루 | 임성일 부장
2018년 한 해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카브루 상천 브루어리에 이어 새로운 양조장인 카브루 상색 브루어리를 오픈한 것이었습니다.
2018년 한 해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급격한 불경기가 지속되어 매출이 좋지 않았으며, 맥주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여 전반적인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입니다.
2019년의 희망 그리고 이루고 싶은 목표
종량세로의 전환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맥주 과세방식이 종량세로 변경된다면 맥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재무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완전 경쟁’으로 변화되어 소비자 혜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더불어 프리미엄 제품 출시, 다양성의 확장 등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화 아래서 제품은 기본이고, 마케팅과 브랜딩, 영업력, 투자비용,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 사슬관리)의 싸움이 일어날 것입니다. 또한 ‘Only One’이 되기 위한 특별함을 갖추지 못한 양조장에게는 힘든 시간이 펼쳐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카브루에서 드디어 가평 지역명을 붙인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제품명은 ‘가평 상큼 에일(grape sour)’로 가평의 대표적 지역 특산물인 축령산에서 재배한 친환경 포도를 원재료로 활용한 맥주입니다. 은은한 분홍빛 색상과 새콤한 과일 향을 머금은 드라이한 사워 에일입니다. 맥주지만 에피타이저 와인과 같은 느낌으로 식전주 개념으로 주요 펍 및 레스토랑에 판매할 계획입니다.
트레비어 | 황찬우 과장
2018년 한 해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영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양조장에 지역 주민을 모시고 작은 지역 축제를 진행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맥주를 통해 주민들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했고,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 지역사회의 문화적 구심점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2018년 한 해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주세법 개정이 좌절된 것입니다.
2019년의 희망 그리고 이루고 싶은 목표
크래프트 맥주 업계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맥주 양조장들이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이나 문화적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해서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맥주 과세방식이 종량세로 변경된다면 맥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종량세로 바뀌게 된다면 조금 더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을 자유롭게 선보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 같습니다. 또한 양조장들이 고민하는 ‘좋은 맥주’를 만드는 데 부담이 되는 것들을 덜게 되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한 해 저희 트레비어와 한국의 지역 양조장들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비록 작은 한 걸음이고 부족한 실력이지만, 믿고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좋은 품질의 맥주와 철학이 있는 브루어리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도아인터내셔널 | 이동석 대표이사
2018년 한 해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독일 맥주 전문 수입사로서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던 좋은 독일 맥주를 소개할 수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2018년 한 해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전년도보다 매출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2019년의 희망 그리고 이루고 싶은 목표
좋은 독일 맥주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소개하고, 더불어 경영활동을 통해 높은 매출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맥주 과세방식이 종량세로 변경된다면 맥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좋은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품질 맥주의 범람을 막을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독일 맥주에 대한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비티알 커머스 | 차은우 대표
2018년 한 해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종량세로 바뀔 것 같은 기대감이 고조된 것입니다.
2018년 한 해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맥주 수입 라인업 중 정상 제품을 판매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2019년의 희망 그리고 이루고 싶은 목표
종량세!
맥주 과세방식이 종량세로 변경된다면 맥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현재 많은 펍들이 비싼 단가로 인해 취급하지 못 하는 수입 맥주를 취급할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또한 공급 단가도 조금이나마 내려갈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고객의 입장에서 현재의 고가 수입 맥주에 대한 접근성이 더욱 높아질 것 같습니다. 그러나 수입자의 입장에서 보면 대형 수입사들이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선도할 것 같아 걱정이긴 합니다. 다만 품질이 낮은 수입 맥주들이 없어질 것 같아 한편으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신상품만 마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에 들어오던 정규 수입 제품들도 꾸준히 사랑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ATL 코리아 | 임준택 대표
2018년 한 해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최악을 겪어도 살아남았다는 사실입니다.
2018년 한 해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주력 아이템을 빼앗겨 매출이 바닥을 찍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9년의 희망 그리고 이루고 싶은 목표
지금 접촉 중인 브루어리와의 계약이 성사되기를 바랍니다.
맥주 과세방식이 종량세로 변경된다면 맥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단기간의 급변보다는 장기적으로 시장환경이 나아질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 같습니다.
2018년보다 나은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윈비어 | 석진영 대표
2018년 한 해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델리리움, 셀리스, 틸퀸, 드돌레 같은 좋은 맥주들을 한국에 공급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2018년 한 해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올 하반기의 경기 침체로 업장에 손님이 줄어들면서,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2019년의 희망 그리고 이루고 싶은 목표
종량세로 변화되어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시장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맥주 과세방식이 종량세로 변경된다면 맥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맥주를 저렴하게 마실 수 있게 될 것 같고, 공급사 입장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올 한 해 저희 맥주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노력하는 수입사가 되겠습니다. 2019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준트레이딩 인터내셔널 | 정혁준 대표
2018년 한 해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종량세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 가장 흥미롭고 가슴 뛰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8년 한 해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종량세가 무산된 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2019년의 희망 그리고 이루고 싶은 목표
종량세가 실행되어 수입사도 판매점도 소비자도 모두 웃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를 포함해 다들 대박 났으면 좋겠어요!
맥주 과세방식이 종량세로 변경된다면 맥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줄어들어 크래프트 맥주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비자 선택권의 면에서도 많은 향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비어포스트 내년에도 파이팅! 저희도 파이팅!
KnR코리아 | 구충섭 대표
2018년 한 해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신세계 엘엔비 유통사인 와인앤모어 등이 점포 수를 계속 늘려가는 등 주류 유통망이 다양화된 부분입니다.
2018년 한 해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대기업 유통망 확충에 따른 개인 업장(펍, 보틀샵 등)이 매출 하락을 겪고 있는 것이 제일 우려스럽습니다. 수입사 운영은 양날의 칼끝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 유통망도, 개인 영업장도 모두 중요한데 그 중간을 맞추기 힘든 시기입니다.
2019년의 희망 그리고 이루고 싶은 목표
종량세로의 전환과 자영업 경기가 극적인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면 합니다.
맥주 과세방식이 종량세로 변경된다면 맥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종량세로 전환되며 교육세 부분은 어떻게 반영될지가 제일 궁금합니다.
맥주 시장은 경제적인 호전세 없이 확장될 수 없다고 봅니다. 종량세로 전환되어도 맥주 소비층이 한정되어 있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소비자가 늘어야 하고 주머니가 트여야 합니다.
영국 신규 트라피트 맥주도 수입할 예정이며, 뇌그너도 더 다양한 라인으로 보강할 예정입니다. 계속 다양하고 재미있게 소비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크래프트앤컬쳐 | 김현봉 부장
2018년 한 해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다양한 브루어리를 소개할 수 있었던 것이었어요.
2018년 한 해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야심 찬 제품이었는데 가격과 시기의 문제로 시장에서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일 때였죠.
2019년의 희망 그리고 이루고 싶은 목표
맥주 드시는 여러분의 건강과 백만 맥덕 양성!
맥주 과세방식이 종량세로 변경된다면 맥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비싸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맥주의 가격이 인하되고, 그에 따라 다양한 맥주 스타일이 보급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페일 라거만 마시는 단순한 시장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한 해 동안 좋은 소식과 멋진 기사, 최고의 맥주잡지 만드느라 고생하신 비어포스트 가족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2019년에도 꾸준히 성장하시길 바라며 저희 회사도 더욱 열심히 좋은 제품 수입하겠습니다. 건간(!)하시고, 마구마구 드셔주세요.
2019년이 시작되었다. 맥주 업계에서 바라고 기대하는 일들도 있고, 피하고 싶고 걱정스러운 문제도 있을 것이다. 처한 상황과 환경에 따라 각자의 바람은 다를 수 있겠지만 좋은 맥주를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만은 같다. 어려움을 딛고 좋은 일들만이 가득한 맥주 업계가 되길 기대해본다.
EDITOR_장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