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August 27, 2018

종가세 vs 종량세

종가세 vs 종량세 이미지 종가세 vs 종량세

주세 부과 방식에 따른 실전 시뮬레이션

A simulation for the real game by the two taxation systems

세금 제도의 변화는 해당 세금과 관련되어 직접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에게는 매우 큰 일이다. 이해당사자별로 원가구조, 생산량, 유통구조 등을 비롯한 판매 구조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맥주 시장을 예로 들면, 주세가 가격 기준의 종가세에서 수량 기준의 종량세로 세금부과 구조가 바뀌게 되면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의 판매가가 생산비용이 반영된 ‘금액’에 따라 더 많고 더 적은 세금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세금 구조는 비싸게 만들어진 맥주에 더 많은 세금이 매겨지는 구조다. 그렇다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실제 가격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세금으로 인한 영향을 살펴보면 예측이 가능하다.

맥주의 원가 구조

Cost structure of brewing

맥주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맥주의 기본 재료인 맥아, 홉, 물, 효모뿐만 아니라 맥주를 제조하기 위한 장소와 장비, 이를 운용하기 위한 사람 및 각종 공과금 등의 비용이 필요하다. 거기에 판촉 비용이나 물류비 등도 비용에 포함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규모맥주제조면허, 일반맥주제조면허에 따라 비용의 산입 범위와 비용의 산정 범위도 다르다. 그러나 계산의 단순화를 위해 공통 비용을 중심으로 맥주의 원가를 구성하는 항목을 살펴보도록 하자.

맥주의 기본재료인 맥아, 홉, 효모 및 물은 맥주의 스타일, 알코올 도수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서 사용량이 결정된다. 고도수의 맥주를 제조할 경우 맥아의 사용량이 많아지며, IPA 등과 같이 홉의 풍미가 도드라지는 맥주의 경우 홉의 사용량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효모의 경우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맥주를 양조할 때 사용량이 늘어날 수 있으나 그 차이는 작은 편이다. 이 중 맥아의 경우 수율(맥아가 가지고 있는 총 당분의 양 중에서 실제 사용하는 정도)에 따라 사용량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수율이 높은 장비를 사용하거나 양조자의 실력이 좋다면 그 사용량은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맥주 장비를 운용하고 가동하기 위한 비용이 필요하다. 먼저 장비가 설치된 장소의 비용으로 임대료가 있다. 자신 소유의 건물이 아닐 경우 양조장 면적에 해당하는 임대료가 비용으로 포함된다. 다음으로 장비의 감가상각비는 고정자산의 가치가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서 소모되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가치가 0이 된다고 가정하여 일정 기간 동안 공제하는 금액으로 통상 장비의 가격을 8-10년으로 나누어 반영한다. 또한 맥주를 만드는 브루어의 인건비도 포함된다. 브루어의 숫자가 많다면, 이들의 임금 모두가 포함된다. 이 외에 가스, 전기, 수도 사용료, 운반비, 포장용기의 금액 등이 포함된다. 포장용기의 경우 용기보증금 예치 후 재사용하는 용기의 경우 용기 보증금만큼의 금액이 비용에서 공제된다.

종가세의 과세구조에서는 이 모든 비용이 제조 원가에 포함되며, 소규모면허양조장의 경우 제조 원가에 10%의 통상이윤을 더한 금액이, 일반면허양조장의 경우 통상가격으로 정하고 있다. 다만 소규모면허양조장과 중소기업 일반면허양조장의 경우 출고 수량에 따라 과세표준을 낮춰준다.1) 이렇게 산정된 가격 기준의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주세, 교육세 및 부가가치세가 결정이 되며, 세금을 모두 더한 금액에 이윤이 더해진 금액이 양조장에서 맥주가 출고되는 가격이 된다. 반면 종량세의 경우 맥주의 제조, 시설 및 장소와 관련된 모든 금액은 세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출고되는 수량을 기준으로 수량 단위로 세금이 부과된다.



1) 소규모맥주제조면허 양조장(주세법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3호 사 목) 가) 먼저 출고된 200킬로리터 이하의 수량: 100분의 40
나) 가)의 수량 이후 출고된 200킬로리터 초과 500킬로리터 이하의 수량: 100분의 60
다) 나)의 수량 이후 출고된 500킬로리터 초과 수량: 100분의 80
라) 소기업 일반면허양조장(주세법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4호
제1호와 제3호에도 불구하고 별표 3 제1호라목에 따른 시설기준을 갖추고 법 제6조에 따라 주류 제조면허를 받은
「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2조에 따른 중소기업 중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소규모주류제조자는 제외한다)
이 제조하는 해당 주조연도 과세대상 출고수량 중 먼저 출고하는 500킬로리터 이하의 수량에 대한 맥주의 가격은 통상가격
(제3호에 따른 특수한 거래방식에 따라 출고하는 경우에는 같은 호가목부터 바목까지의 규정에 따른 금액)에 100분의 70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
가. 해당 주조연도에 신규로 맥주 제조면허를 받은 중소기업
나. 직전 주조연도의 출고수량이 3천킬로리터 이하인 중소기업)

종가세 vs 종량세 시뮬레이션

Ad valorem tax vs. Specific tax simulation

그렇다면, 실제로 동일한 원재료비가 들어가는 맥주를 양조한다고 가정할 때, 종가세와 종량세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실제 맥주 가격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이를 비교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가정한다.

  • 장비 금액 총 2억4천만원, 감가상각 반영 총 10년(120개월)
  • 월임대료 200만원
  • 1배치의 크기 1,000리터
  • 브루어의 임금 월 300만원
  • 연간 총 생산량 120KL
  • 맥주 ABV 5%, 몰트, 홉, 효모 등의 비용 1L당 300원, 감가상각액을 제외한 기타비용 1L당 100원

이렇게 가정할 경우 맥주 1L당 비용은 1,100원으로, 비용을 맥아, 홉, 효모 등 맥주 재료의 비용을 직접비용으로, 그 외의 공과금 등의 비용은 기타 비용으로 처리했다. 실제 금액 산정에서 소규모맥주제조면허의 경우 통상이윤 10%를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과세표준이 계산된다. 다만, 소매점 출고분에 대해서는 일반면허양조장과 같이 통상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총비용이 동일할 경우로의 비교가 불가능하므로, 이러한 부분을 배제하고 실제 총비용이 같을 때 주류제조면허에 따라 세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했다. 종가세 하에서 일반세율, 소규모면허 및 중소기업 일반면허 양조장의 과세표준 인하를 고려하여 동일한 비용일 때 세액을 고려한 총금액을 추정했다.





소규모 양조장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양조한다. 이러한 경우 원료 투여량의 변동으로 맥주 스타일별 제조 원가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브루어의 숫자에 따라서도 총비용의 상승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오래된 양조장의 경우 감가상각액 반영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거나, 자신이 소유한 건물을 사용할 경우 월 임대료의 지출이 없다. 생산량이 많으면 생산 단위당 직접 재료비를 제외한 비용이 줄어들게 되며, 이에 따른 효과는 대형 양조장보다는 소형 양조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러한 비용의 변화에 따른 세액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소규모면허 양조장의 경우를 살펴보았다.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납부하는 세금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종량세 세액 설정이 필요하다. 종량세로의 전환이 전체 주세 납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세수 중립성을 가정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2016년 맥주 출고량을 주세 납부액으로 나누어 1L당 평균 주세 납부액을 계산했다. 통계청의 2016년 맥주 출고량은 수입분을 포함하여 2,294,167kL, 주세 납부액은 1조8692억3천1백만원이다. 이를 맥주 1L당 주세 납부액으로 계산하면 약 815원이다. 2017년 주류 출고량 통계 및 주세납부 통계를 2018년 6월 현재 통계청에서 확인할 수 없으므로, 맥주의 소비자 물가 지수 상승률을 대리변수로 이용해 2017년 맥주의 1L당 주세 납부액을 추정해보면 약 865원이다.1) 세수 중립적인 종량세의 경우 2016년과 2017년 추정치 각각 815원과 865원이며, 이와 함께 중앙값인 840원에 대해 추정했다. 또한 교육세의 경우 현재 주세를 과세표준으로 주세의 30%를 부과하고 있다. 주세를 종량세로 개편한다고 하더라도 교육세 부과 방식은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종량세 시뮬레이션의 경우 종량세 금액별로 주세가 감면되는 경우를 함께 추정했다. 이와 같은 추정은 현재의 종가세 하에서 소규모맥주 및 중소기업 일반면허에 적용되는 과세표준 감면혜택과 비교하기 위해서이다. 종량세를 적용할 경우 가격에 의한 과세표준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맥주 제조에 소요되는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비용에 관계없이 단위량당 일정 세금이 부과된다.



종가세 vs 종량세 시사점

Implications of the ad valorem vs. specific tax

종가세와 종량세는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종가세의 경우 과세표준이 높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되어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종량세는 종가세와 비교할 경우 과세표준이 수량이므로 가격이 낮은 물품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가격이 높은 물품의 세금이 상대적으로 줄게 되어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주세와 교육세의 합을 기준으로 현재의 종가세 부과 체계와 종량세가 맥주 1L당 840원이 부과되는 경우를 살펴보면 종가세의 과세표준이 1167원일 때 종량세와 거의 동일한 세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럴 경우 과세표준 1167원 이하인 경우 지금 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되고, 이상일 경우 현재보다 세금이 줄어든다.1) 종량세가 815원 또는 865원일 때 종가세의 세액이거의 같아지는 지점은 1132원, 종량세가 865원일 경우 1201원이다. 이와 같은 종가세와 종량세의 관계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들을 가진다.



1) 과세표준 인하 혜택을 받는 소규모맥주제조자 또는 중소기업일반면허자의 경우는 다음과 같다. 과세표준 100분의 40: 466.8원
과세표준 100분의 60: 700.2원
과세표준 100분의 80: 933.6원
과세표준 100분의 70: 816.9원



  • 1. 세수 중립적인 종량세 개편은 대기업에 큰 영향이 없다.
    The tax-neutral rebalancing of specific tax has little impact on large corporations.
    2016년 기준 우리나라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규모는 1%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전체 주세 징수액에서 차지 하는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비중은 리터당 주세액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세수를 증가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종량세의 금액이 결정된다면 대기업의 경우 전체 세금 납부액의 차이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생산량이 적어서 단위 생산량에 따라 산입되는 비용의 변화가 큰 소규모 브루어리의 경우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2. 세수 중립적인 종량세 개편은 비교적 생산 규모가 큰 소규모맥주제조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한다.
    The tax-neutral rebalancing of tax revenues places more tax burden on
    small-scale beer producers with relatively large production volumes.
    종가세의 구조에서 비용은 곧 세금의 크기로 직결된다. 비용이 높은 브루어리의 주세 징수액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규모맥주제조자 중에서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곳이나 오랜 역사로 장비의 감가상각액 등의 반영이 끝난 곳 같은, 전체 세액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곳은 종가세 하에서 보다 적은 세금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의 요인들이 제거되고 생산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게 되었을 때 상대적으로 세액이 상승할 수 있다.

  • 3. 신생 브루어리 또는 생산비용이 높은 브루어리는 종량세로의 개편이 유리하다.
    The reforming to the specific tax would be advantageous to newborn breweries
    or the breweries which have high production costs.
    신생 브루어리의 경우 감가상각액, 자본조달 비용과 함께 초기 생산 물량이 적을 경우 단위 생산량 당 산입되는 비용이 커서 높은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같은 이유로 여러명의 브루어를 고용하고 있어 인건비가 높은 경우, 고가의 장비를 도입해 감가상각 비용이 높은 경우, 임대료가 높은 경우 역시 많은 세금이 부과된다. 우리나라 크래프트 브루어리 중 2014년 이후 문을 연 신생 브루어리가 많다는 점은 비용의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곳들이 많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종량세로의 개편은 이러한 요인으로 인한 세금 인상분을 없앨 수 있다.

  • 4. 장기적인 관점에서 종량제 개편이 맥주시장에 도움이 된다.
    From a long-term point of view, the amendment to the specific
    tax system would help the beer market.
    현재의 종가세 구조 안에서는 도심의 브루펍이나 양조장을 찾아보기 어렵다. 도심의 높은 임대료가 맥주의 세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소규모 매장 역시 찾아보기 어렵게 만든다. 이 부분 역시 비용이 세금으로 이어지는 직접적인 구조 때문인데, 종량세로 전환될 경우 비용이 가격상승에 미치는 영향력이 낮아지게 된다.

  • 5. 종량세는 시장에 보다 다양한 맥주를 선보일 수 있게 한다.
    The specific taxation allows more variety of beer on the market.
    맥주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직접적으로 첨가할 수 있는 첨가물을 제한하거나, 시설 또는 용기에 대한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세금 역시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종가세의 경우 생산 단가의 상승 요인이 세액 상승으로 이어지므로 재료가 많이 첨가되는 고도주나 IPA, 오랜 숙성이 필요해 장비 사용률을 떨어뜨리는 종류의 맥주를 생산하는 것을 기피하게 된다.



종량세로의 전환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유불리가 갈린다. 이것은 대기업과 소기업의 대결 구도와 같이 단순한 도식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같은 소기업 중에서도 원가구조, 비용구조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지고, 향후 자본 투입 계획, 현재 투입된 자본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제도의 변화가 낳을 단기적인 손익이 뒤섞여 있는 상황은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만든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맥주시장의 다양성 확보와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종량세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업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노력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시각이 필요하다.

종가세 vs 종량세 이미지 종가세 vs 종량세

주세 부과 방식에 따른 실전 시뮬레이션

A simulation for the real game
by the two taxation systems

세금 제도의 변화는 해당 세금과 관련되어 직접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에게는 매우 큰 일이다. 이해당사자별로 원가구조, 생산량, 유통구조 등을 비롯한 판매 구조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맥주 시장을 예로 들면, 주세가 가격 기준의 종가세에서 수량 기준의 종량세로 세금부과 구조가 바뀌게 되면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의 판매가가 생산비용이 반영된 ‘금액’에 따라 더 많고 더 적은 세금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세금 구조는 비싸게 만들어진 맥주에 더 많은 세금이 매겨지는 구조다. 그렇다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실제 가격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세금으로 인한 영향을 살펴보면 예측이 가능하다.

맥주의 원가 구조

Cost structure of brewing

맥주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맥주의 기본 재료인 맥아, 홉, 물, 효모뿐만 아니라 맥주를 제조하기 위한 장소와 장비, 이를 운용하기 위한 사람 및 각종 공과금 등의 비용이 필요하다. 거기에 판촉 비용이나 물류비 등도 비용에 포함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규모맥주제조면허, 일반맥주제조면허에 따라 비용의 산입 범위와 비용의 산정 범위도 다르다. 그러나 계산의 단순화를 위해 공통 비용을 중심으로 맥주의 원가를 구성하는 항목을 살펴보도록 하자.

맥주의 기본재료인 맥아, 홉, 효모 및 물은 맥주의 스타일, 알코올 도수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서 사용량이 결정된다. 고도수의 맥주를 제조할 경우 맥아의 사용량이 많아지며, IPA 등과 같이 홉의 풍미가 도드라지는 맥주의 경우 홉의 사용량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효모의 경우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맥주를 양조할 때 사용량이 늘어날 수 있으나 그 차이는 작은 편이다. 이 중 맥아의 경우 수율(맥아가 가지고 있는 총 당분의 양 중에서 실제 사용하는 정도)에 따라 사용량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수율이 높은 장비를 사용하거나 양조자의 실력이 좋다면 그 사용량은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맥주 장비를 운용하고 가동하기 위한 비용이 필요하다. 먼저 장비가 설치된 장소의 비용으로 임대료가 있다. 자신 소유의 건물이 아닐 경우 양조장 면적에 해당하는 임대료가 비용으로 포함된다. 다음으로 장비의 감가상각비는 고정자산의 가치가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서 소모되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가치가 0이 된다고 가정하여 일정 기간 동안 공제하는 금액으로 통상 장비의 가격을 8-10년으로 나누어 반영한다. 또한 맥주를 만드는 브루어의 인건비도 포함된다. 브루어의 숫자가 많다면, 이들의 임금 모두가 포함된다. 이 외에 가스, 전기, 수도 사용료, 운반비, 포장용기의 금액 등이 포함된다. 포장용기의 경우 용기보증금 예치 후 재사용하는 용기의 경우 용기 보증금만큼의 금액이 비용에서 공제된다.

종가세의 과세구조에서는 이 모든 비용이 제조 원가에 포함되며, 소규모면허양조장의 경우 제조 원가에 10%의 통상이윤을 더한 금액이, 일반면허양조장의 경우 통상가격으로 정하고 있다. 다만 소규모면허양조장과 중소기업 일반면허양조장의 경우 출고 수량에 따라 과세표준을 낮춰준다.1) 이렇게 산정된 가격 기준의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주세, 교육세 및 부가가치세가 결정이 되며, 세금을 모두 더한 금액에 이윤이 더해진 금액이 양조장에서 맥주가 출고되는 가격이 된다. 반면 종량세의 경우 맥주의 제조, 시설 및 장소와 관련된 모든 금액은 세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출고되는 수량을 기준으로 수량 단위로 세금이 부과된다.



1) 소규모맥주제조면허 양조장(주세법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3호 사 목) 가) 먼저 출고된 200킬로리터 이하의 수량: 100분의 40
나) 가)의 수량 이후 출고된 200킬로리터 초과 500킬로리터 이하의 수량: 100분의 60
다) 나)의 수량 이후 출고된 500킬로리터 초과 수량: 100분의 80
라) 소기업 일반면허양조장(주세법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4호
제1호와 제3호에도 불구하고 별표 3 제1호라목에 따른 시설기준을 갖추고 법 제6조에 따라 주류 제조면허를 받은
「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2조에 따른 중소기업 중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소규모주류제조자는 제외한다)
이 제조하는 해당 주조연도 과세대상 출고수량 중 먼저 출고하는 500킬로리터 이하의 수량에 대한 맥주의 가격은 통상가격
(제3호에 따른 특수한 거래방식에 따라 출고하는 경우에는 같은 호가목부터 바목까지의 규정에 따른 금액)에 100분의 70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
가. 해당 주조연도에 신규로 맥주 제조면허를 받은 중소기업
나. 직전 주조연도의 출고수량이 3천킬로리터 이하인 중소기업)

종가세 vs 종량세 시뮬레이션

Ad valorem tax vs. Specific tax simulation

그렇다면, 실제로 동일한 원재료비가 들어가는 맥주를 양조한다고 가정할 때, 종가세와 종량세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실제 맥주 가격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이를 비교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가정한다.

  • 장비 금액 총 2억4천만원, 감가상각 반영 총 10년(120개월)
  • 월임대료 200만원
  • 1배치의 크기 1,000리터
  • 브루어의 임금 월 300만원
  • 연간 총 생산량 120KL
  • 맥주 ABV 5%, 몰트, 홉, 효모 등의 비용 1L당 300원, 감가상각액을 제외한 기타비용 1L당 100원

이렇게 가정할 경우 맥주 1L당 비용은 1,100원으로, 비용을 맥아, 홉, 효모 등 맥주 재료의 비용을 직접비용으로, 그 외의 공과금 등의 비용은 기타 비용으로 처리했다. 실제 금액 산정에서 소규모맥주제조면허의 경우 통상이윤 10%를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과세표준이 계산된다. 다만, 소매점 출고분에 대해서는 일반면허양조장과 같이 통상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총비용이 동일할 경우로의 비교가 불가능하므로, 이러한 부분을 배제하고 실제 총비용이 같을 때 주류제조면허에 따라 세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했다. 종가세 하에서 일반세율, 소규모면허 및 중소기업 일반면허 양조장의 과세표준 인하를 고려하여 동일한 비용일 때 세액을 고려한 총금액을 추정했다.

소규모 양조장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양조한다. 이러한 경우 원료 투여량의 변동으로 맥주 스타일별 제조 원가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브루어의 숫자에 따라서도 총비용의 상승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오래된 양조장의 경우 감가상각액 반영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거나, 자신이 소유한 건물을 사용할 경우 월 임대료의 지출이 없다. 생산량이 많으면 생산 단위당 직접 재료비를 제외한 비용이 줄어들게 되며, 이에 따른 효과는 대형 양조장보다는 소형 양조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러한 비용의 변화에 따른 세액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소규모면허 양조장의 경우를 살펴보았다.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납부하는 세금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종량세 세액 설정이 필요하다. 종량세로의 전환이 전체 주세 납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세수 중립성을 가정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2016년 맥주 출고량을 주세 납부액으로 나누어 1L당 평균 주세 납부액을 계산했다. 통계청의 2016년 맥주 출고량은 수입분을 포함하여 2,294,167kL, 주세 납부액은 1조8692억3천1백만원이다. 이를 맥주 1L당 주세 납부액으로 계산하면 약 815원이다. 2017년 주류 출고량 통계 및 주세납부 통계를 2018년 6월 현재 통계청에서 확인할 수 없으므로, 맥주의 소비자 물가 지수 상승률을 대리변수로 이용해 2017년 맥주의 1L당 주세 납부액을 추정해보면 약 865원이다.1) 세수 중립적인 종량세의 경우 2016년과 2017년 추정치 각각 815원과 865원이며, 이와 함께 중앙값인 840원에 대해 추정했다. 또한 교육세의 경우 현재 주세를 과세표준으로 주세의 30%를 부과하고 있다. 주세를 종량세로 개편한다고 하더라도 교육세 부과 방식은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종량세 시뮬레이션의 경우 종량세 금액별로 주세가 감면되는 경우를 함께 추정했다. 이와 같은 추정은 현재의 종가세 하에서 소규모맥주 및 중소기업 일반면허에 적용되는 과세표준 감면혜택과 비교하기 위해서이다. 종량세를 적용할 경우 가격에 의한 과세표준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맥주 제조에 소요되는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비용에 관계없이 단위량당 일정 세금이 부과된다.

종가세 vs 종량세 시사점

Implications of the ad valorem vs. specific tax

종가세와 종량세는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종가세의 경우 과세표준이 높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되어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종량세는 종가세와 비교할 경우 과세표준이 수량이므로 가격이 낮은 물품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가격이 높은 물품의 세금이 상대적으로 줄게 되어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주세와 교육세의 합을 기준으로 현재의 종가세 부과 체계와 종량세가 맥주 1L당 840원이 부과되는 경우를 살펴보면 종가세의 과세표준이 1167원일 때 종량세와 거의 동일한 세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럴 경우 과세표준 1167원 이하인 경우 지금 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되고, 이상일 경우 현재보다 세금이 줄어든다.1) 종량세가 815원 또는 865원일 때 종가세의 세액이거의 같아지는 지점은 1132원, 종량세가 865원일 경우 1201원이다. 이와 같은 종가세와 종량세의 관계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들을 가진다.



1) 과세표준 인하 혜택을 받는 소규모맥주제조자 또는 중소기업일반면허자의 경우는 다음과 같다. 과세표준 100분의 40: 466.8원
과세표준 100분의 60: 700.2원
과세표준 100분의 80: 933.6원
과세표준 100분의 70: 816.9원



  • 1. 세수 중립적인 종량세 개편은 대기업에 큰 영향이 없다.
    The tax-neutral rebalancing of specific tax has little impact on
    large corporations.
    2016년 기준 우리나라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규모는 1%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전체 주세 징수액에서 차지 하는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비중은 리터당 주세액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세수를 증가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종량세의 금액이 결정된다면 대기업의 경우 전체 세금 납부액의 차이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생산량이 적어서 단위 생산량에 따라 산입되는 비용의 변화가 큰 소규모 브루어리의 경우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2. 세수 중립적인 종량세 개편은 비교적 생산 규모가 큰 소규모맥주제조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한다.
    The tax-neutral rebalancing of tax revenues places more tax
    burden on small-scale beer producers with relatively large
    production volumes.
    종가세의 구조에서 비용은 곧 세금의 크기로 직결된다. 비용이 높은 브루어리의 주세 징수액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규모맥주제조자 중에서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곳이나 오랜 역사로 장비의 감가상각액 등의 반영이 끝난 곳 같은, 전체 세액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곳은 종가세 하에서 보다 적은 세금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의 요인들이 제거되고 생산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게 되었을 때 상대적으로 세액이 상승할 수 있다.

  • 3. 신생 브루어리 또는 생산비용이 높은 브루어리는 종량세로의 개편이 유리하다.
    The reforming to the specific tax would be advantageous to
    newborn breweries or the breweries which have high
    production costs.
    신생 브루어리의 경우 감가상각액, 자본조달 비용과 함께 초기 생산 물량이 적을 경우 단위 생산량 당 산입되는 비용이 커서 높은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같은 이유로 여러명의 브루어를 고용하고 있어 인건비가 높은 경우, 고가의 장비를 도입해 감가상각 비용이 높은 경우, 임대료가 높은 경우 역시 많은 세금이 부과된다. 우리나라 크래프트 브루어리 중 2014년 이후 문을 연 신생 브루어리가 많다는 점은 비용의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곳들이 많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종량세로의 개편은 이러한 요인으로 인한 세금 인상분을 없앨 수 있다.

  • 4. 장기적인 관점에서 종량제 개편이 맥주시장에 도움이 된다.
    From a long-term point of view, the amendment to the specific tax system would help the beer market.
    현재의 종가세 구조 안에서는 도심의 브루펍이나 양조장을 찾아보기 어렵다. 도심의 높은 임대료가 맥주의 세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소규모 매장 역시 찾아보기 어렵게 만든다. 이 부분 역시 비용이 세금으로 이어지는 직접적인 구조 때문인데, 종량세로 전환될 경우 비용이 가격상승에 미치는 영향력이 낮아지게 된다.

  • 5. 종량세는 시장에 보다 다양한 맥주를 선보일 수 있게 한다.
    The specific taxation allows more variety of beer on the market.
    맥주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직접적으로 첨가할 수 있는 첨가물을 제한하거나, 시설 또는 용기에 대한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세금 역시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종가세의 경우 생산 단가의 상승 요인이 세액 상승으로 이어지므로 재료가 많이 첨가되는 고도주나 IPA, 오랜 숙성이 필요해 장비 사용률을 떨어뜨리는 종류의 맥주를 생산하는 것을 기피하게 된다.



종량세로의 전환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유불리가 갈린다. 이것은 대기업과 소기업의 대결 구도와 같이 단순한 도식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같은 소기업 중에서도 원가구조, 비용구조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지고, 향후 자본 투입 계획, 현재 투입된 자본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제도의 변화가 낳을 단기적인 손익이 뒤섞여 있는 상황은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만든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맥주시장의 다양성 확보와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종량세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업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노력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시각이 필요하다.

EDITOR 장명재
TRANSLATOR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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