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May 11, 2018

‘사워 맥주 명가’ 와일드 웨이브 브루잉

‘사워 맥주 명가’ 와일드 웨이브 브루잉 이미지 와일드 웨이브 브루잉

비어포스트 설문 2017년 최고의 맥주 ‘설레임’

The best beer in The Beer Post Survey 2017, ‘Surleim’

그저 맥주가 좋아 차고에 혼자 틀어박혀 맥주를 만든다. 수백 번, 수천 번 양조하며 이런 저런 시도와 시행착오 끝에 나만의 맥주 레시피를 완성한다. 자신이 양조한 맥주를 마시며 좋아하는 지인들을 보니 더없이 기쁘다.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집 근처에 작은 브루어리를 마련한다. 주변에서 나는 지역 특산 재료를 맥주에 넣거나 지역 문화와 연계한 이벤트 등으로 독특한 지역색을 담는다. 누구나 가서 한잔 할 수 있는 ‘우리 동네 맥주집’으로 사랑 받는다. 크래프트 맥주 혁명의 진원지인 미국의 흔한 브루어리 창업 스토리다. 부산 송정동 와일드 웨이브 브루잉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부산 지역의 홈브루어들이 뭉쳐 한국의 대표 사워 맥주 ‘설레임’을 만들면서 맥주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고 있는 와일드 웨이브 브루잉을 찾았다.



대한민국 사워 맥주 역사를 열다

Starting a history of Korean Sour Beer

와일드웨이브는 2015년 1월 부산 광안리에 문을 열었다. 대기업 맥주와 다른 맛의 맥주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던 당시 와일드웨이브는 한국 최초의 신맛 맥주 설레임을 선보여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그간 위탁 양조를 하던 와일드웨이브는 부산 송정에 브루어리를 짓고 지난해 6월부터 직접 양조를 시작했다.


‘한국 최초 사워 브루어리’ 와일드웨이브는 홈브루어들의 의기투합에서 시작됐다. 이창민 와일드웨이브 대표와 이준표 헤드 브루어, 그리고 이들의 구심점이자 멘토인 푸브루(필명)는 부산 지역에서 홈브루잉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푸브루는 맥만동(맥주만들기동호회) 운영자로 활동했던 열혈 홈브루어이자 부산에서 ‘크래프트브루어’라는 맥주 공방을 운영하기도 했다. 맥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이창민 대표와 이준표 헤드 브루어는 그가 운영하는 맥주 공방에서 만나 브루어리를 꿈꾸게 됐다.



많은 맥주 스타일을 양조하고 마셨지만 그 중에서도 사워 스타일이 이들을 사로잡았다. 푸브루는 “사워는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쯤은 빠져들게 되는 흡입력 있는 스타일”이라며 “특히 ‘남들이 안 하지만 국내 맥주 시장에 반드시 있어야 할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직접 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끊임 없는 실험은 크래프트 맥주의 정체성

Continuous experiments make the identity of craft beer

와일드웨이브 건물 앞의 아늑한 공간을 지나 브루어리로 들어서니 300리터 용량의 아담한 양조 장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홈브루잉을 할 때 쓰는 장비들을 조금 키워 놓은 것 같다. 홈브루잉에 뿌리를 두고 있는 브루어리답게 양조 방식 역시 홈브루잉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것을 손으로 직접 해야 하는 시스템. 수동으로 온도를 맞춰 당화(mashing)를 하고 분주하게 맥즙을 저어주면서 끓임(boiling)을 한다. 이 과정을 마친 맥즙을 바퀴 달린 발효조에 옮겨 담아 발효실로 나른다. 그야말로 ‘수제’ 맥주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곳이다.

이준표 와일드웨이브 헤드 브루어는 “양조를 모두 수동으로 해야 하고 하루 2번씩 양조를 해야 하는 등 대형 장비에 비해 불편한 점이 있다”며 “하지만 새로운 실험을 계속해서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그 어떤 장비와 비교해도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비가 작다 보니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다양한 맥주를 만들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와일드웨이브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원칙으로 여러 실험을 통해 완성된 16종의 맥주를 내놓고 있다.

현재도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야생 효모인 브렛(brettanomyces)으로 발효시키는 등 끊임 없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브루어리에서 눈에 띄는 것은 60여개에 이르는 오크통. 프랑스와 미국에서 레드 와인과 버번 위스키가 저장됐던 오크통을 들여왔다. 이를 활용해 배럴 숙성하는 맥주 라인업을 늘려갈 예정이다.

2017년 최고의 맥주 ‘설레임’

‘Surleim’, the best beer in 2017

비어포스트가 진행한 ‘비어 서베이 코리아 2017’ 설문조사에서 설레임은 ‘2017년 마셔본 국내 크래프트 맥주 중 가장 맛있었던 맥주’ 1위로 꼽혔다.(비어포스트 Batch 024(2017년 12월호) 참조) 이 결과에 대해 크래프트 맥주의 대표 스타일인 IPA나 페일 에일이 아닌 사워 맥주가 1위로 꼽힌 것은 무척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설레임의 맛이 소비자들로부터 인정 받고 있다는 의미다. 설레임은 유산균으로 발효시킨 알코올 도수 5.3% 맥주로 풍부한 과일 아로마와 드라이하면서도 새콤한맛을 자랑한다.
와일드웨이브는 설레임을 시리즈로 내놓고 있다. 이준표 헤드 브루어는 “소비자들이 사워 맥주도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도록 계속 시리즈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설레임 플러스는 드라이 호핑을 해서 홉의 향을 더 살렸고, 이 설레임 플러스를 배럴에 넣어 숙성한 것이 설레임 와일드다. 사워 전문 브루어리지만 기본이 탄탄한 만큼 다른 스타일의 맥주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송정 해변의 서퍼들을 위한 맥주 ‘서핑 하이’는 쾰쉬 스타일로 가볍고 상쾌해 갈증을 해소하는 데 그만이다. 또 최근 출시한 ‘보리수 세종’은 직접 채취한 보리수 열매를 넣고 자체적으로 배양한 브렛 효모를 활용해 양조한 특별한 맥주다.

와일드웨이브는 사워 스타일을 널리 알리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업계 관계자와 애호가, 홈브루어들을 대상으로 ‘사워토크’ 이벤트를 개최해 ‘사워의 대중화’에 일조하고 있다. 앞으로 야생 효모를 직접 채집해 맥주를 만들어볼 생각도 갖고 있다. 토종 야생 효모로 사워 맥주가 완성된다면 진정한 ‘로컬 맥주’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맥주의 생산이 수요를 못 따라가다 보니 내년에는 한번에 맥주를 보다 많이 양조할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푸브루는 “큰 양조 장비를 들여놓더라도 현재의 시스템은 별도로 유지할 것”이라며 “크래프트의 실험 정신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와일드웨이브
주소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중앙로5 번길 106-1
전화번호  051-702-0839
홈페이지  http://wildwavesbrewing.com

‘사워 맥주 명가’ 와일드 웨이브 브루잉 이미지 와일드 웨이브 브루잉

비어포스트 설문 2017년 최고의 맥주 ‘설레임’

The best beer in The Beer Post Survey 2017,
‘Surleim’

그저 맥주가 좋아 차고에 혼자 틀어박혀 맥주를 만든다. 수백 번, 수천 번 양조하며 이런 저런 시도와 시행착오 끝에 나만의 맥주 레시피를 완성한다. 자신이 양조한 맥주를 마시며 좋아하는 지인들을 보니 더없이 기쁘다.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집 근처에 작은 브루어리를 마련한다. 주변에서 나는 지역 특산 재료를 맥주에 넣거나 지역 문화와 연계한 이벤트 등으로 독특한 지역색을 담는다. 누구나 가서 한잔 할 수 있는 ‘우리 동네 맥주집’으로 사랑 받는다. 크래프트 맥주 혁명의 진원지인 미국의 흔한 브루어리 창업 스토리다. 부산 송정동 와일드 웨이브 브루잉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부산 지역의 홈브루어들이 뭉쳐 한국의 대표 사워 맥주 ‘설레임’을 만들면서 맥주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고 있는 와일드 웨이브 브루잉을 찾았다.



대한민국 사워 맥주 역사를 열다

Starting a history of Korean Sour Beer

와일드웨이브는 2015년 1월 부산 광안리에 문을 열었다. 대기업 맥주와 다른 맛의 맥주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던 당시 와일드웨이브는 한국 최초의 신맛 맥주 설레임을 선보여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그간 위탁 양조를 하던 와일드웨이브는 부산 송정에 브루어리를 짓고 지난해 6월부터 직접 양조를 시작했다.


‘한국 최초 사워 브루어리’ 와일드웨이브는 홈브루어들의 의기투합에서 시작됐다. 이창민 와일드웨이브 대표와 이준표 헤드 브루어, 그리고

이들의 구심점이자 멘토인 푸브루(필명)는 부산 지역에서 홈브루잉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푸브루는 맥만동(맥주만들기동호회) 운영자로 활동했던 열혈 홈브루어이자 부산에서 ‘크래프트브루어’라는 맥주 공방을 운영하기도 했다. 맥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이창민 대표와 이준표 헤드 브루어는 그가 운영하는 맥주 공방에서 만나 브루어리를 꿈꾸게 됐다.

많은 맥주 스타일을 양조하고 마셨지만 그 중에서도 사워 스타일이 이들을 사로잡았다. 푸브루는 “사워는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쯤은 빠져들게 되는 흡입력 있는 스타일”이라며 “특히 ‘남들이 안 하지만 국내 맥주 시장에 반드시 있어야 할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직접 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끊임 없는 실험은 크래프트 맥주의 정체성

Continuous experiments make the identity of
craft beer

와일드웨이브 건물 앞의 아늑한 공간을 지나 브루어리로 들어서니 300리터 용량의 아담한 양조 장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홈브루잉

을 할 때 쓰는 장비들을 조금 키워 놓은 것 같다. 홈브루잉에 뿌리를 두고 있는 브루어리답게 양조 방식 역시 홈브루잉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것을 손으로 직접 해야 하는 시스템. 수동으로 온도를 맞춰 당화(mashing)를 하고 분주하게 맥즙을 저어주면서 끓임(boiling)을 한다. 이 과정을 마친 맥즙을 바퀴 달린 발효조에 옮겨 담아 발효실로 나른다. 그야말로 ‘수제’ 맥주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곳이다. 이준표 와일드웨이브 헤드 브루어는 “양조를 모두 수동으로 해야 하고 하루 2번씩 양조를 해야 하는 등 대형 장비에 비해 불편한 점이 있다”며 “하지만 새로운 실험을 계속해서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그 어떤 장비와 비교해도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비가 작다 보니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다양한 맥주를 만들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와일드웨이브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원칙으로 여러 실험을 통해 완성된 16종의 맥주를 내놓고 있다.

현재도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야생 효모인 브렛(brettanomyces)으로 발효시키는 등 끊임 없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브루어리에서 눈에 띄는 것은 60여개에 이르는 오크통. 프랑스와 미국에서 레드 와인과 버번 위스키가 저장됐던 오크통을 들여왔다. 이를 활용해 배럴 숙성하는 맥주 라인업을 늘려갈 예정이다.

2017년 최고의 맥주 ‘설레임’

‘Surleim’, the best beer in 2017

비어포스트가 진행한 ‘비어 서베이 코리아 2017’ 설문조사에서 설레임은 ‘2017년 마셔본 국내 크래프트 맥주 중 가장 맛있었던 맥주’ 1위로 꼽혔다.(비어포스트 Batch 024(2017년 12월호) 참조) 이 결과에 대해 크래프트 맥주의 대표 스타일인 IPA나 페일 에일이 아닌 사워 맥주가 1위로 꼽힌 것은 무척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설레임의 맛이 소비자들로부터 인정 받고 있다는 의미다. 설레임은 유산균으로 발효시킨 알코올 도수 5.3% 맥주로 풍부한 과일 아로마와 드라이하면서도 새콤한맛을 자랑한다.
와일드웨이브는 설레임을 시리즈로 내놓고 있다. 이준표 헤드 브루어는 “소비자들이 사워 맥주도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도록 계속 시리즈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설레임 플러스는 드라이 호핑을 해서 홉의 향을 더 살렸고, 이 설레임 플러스를 배럴에 넣어 숙성한 것이 설레임 와일드다. 사워 전문 브루어리지만 기본이 탄탄한 만큼 다른 스타일의 맥주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송정 해변의 서퍼들을 위한 맥주 ‘서핑 하이’는 쾰쉬 스타일로 가볍고 상쾌해 갈증을 해소하는 데 그만이다. 또 최근 출시한 ‘보리수 세종’은 직접 채취한 보리수 열매를 넣고 자체적으로 배양한 브렛 효모를 활용해 양조한 특별한 맥주다.

와일드웨이브는 사워 스타일을 널리 알리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업계 관계자와 애호가, 홈브루어들을 대상으로 ‘사워토크’ 이벤트를 개최해 ‘사워의 대중화’에 일조하고 있다. 앞으로 야생 효모를 직접 채집해 맥주를 만들어볼 생각도 갖고 있다. 토종 야생 효모로 사워 맥주가 완성된다면 진정한 ‘로컬 맥주’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

다. 현재 맥주의 생산이 수요를 못 따라가다 보니 내년에는 한번에 맥주를 보다 많이 양조할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푸브루는 “큰 양조 장비를 들여놓더라도 현재의 시스템은 별도로 유지할 것”이라며 “크래프트의 실험 정신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와일드웨이브
주소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중앙로5 번길 106-1
전화번호  051-702-0839
홈페이지  http://wildwavesbrewing.com

Editor 황지혜
PHOTOGRAPHER 이인기
TRANSLATOR 안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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