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May 11, 2018

탄탄한 실력에서 나오는 예술적인 맥주

아트몬스터

아트몬스터 브루어리에 가다

Visiting Artmonster Brewery

전국에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누구는 맥주에 빠져서, 누구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날 것 같아서. 누구는 유행이라니까… 그렇게 저마다의 이유로 크래프트 맥주 시장으로 인력과 자본이 몰려오고 있다. 또 하나의 신생 브루어리가 경기도 군포시에 자리잡았다. 이제 막 양조 장비를 들여놓고 정식 맥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트몬스터 브루어리. 군포시 금정동 4층짜리 빨간 벽돌 건물에 위치한 아트몬스터 브루어리에는 ‘강남역 장사의 신’이라고 불리던 아버지와 미국과 독일의 명문 양조 교육기관에서 공부한 헤드 브루어 아들이 있다. 미처 완성되지 않은 채로 시장에 나와 시류를 좇는 브루어리와는 차원이 다른 탄탄한 내공이 느껴지는 그들을 만났다.



5년간 차곡차곡…‘준비된 브루어리’

Step by step for 5 years…‘The fully prepared brewery’

아트몬스터 브루어리의 큰 그림은 이미 지난 2011년에 그려졌다. 강남역 일대에서 최대 24개까지업장을 운영하며 승승장구했던 박재우 아트몬스터 대표는 세븐브로이 등을 지켜보면서 크래프트 맥주의 가능성을 읽었다. 몇 년 후 국내에서 크래프트 맥주가 대중화될 것이라 판단했던 그는 당시 미국 월가에서 펀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던 장남 박진호 아트몬스터 부사장에게 전문적인 맥주 공부를 권했다. 다양한 맥주의 매력에 빠져가던 박 부사장은 망설임 없이 브루어의 길로 들어섰다. 미국의 유명 양조교육기관인 시벨 인스티튜트(Siebel Institute)에서 공부한 후 다시 독일로 넘어가 독일 3대 양조교육기관 되멘스(Doemens)에서 브루마스터 과정을 밟았다. 이후 박진호 부사장은 시벨에서 만난 친구 제이슨과 5년간 동고동락하며 본격적인 시험 양조에 돌입했다.



박 부사장은 “BJCP 가이드라인에 나오는 모든 맥주를 테이스팅했으며 500회 이상 시험 양조를 했다”며 “양조교육기관 동문들이 전 세계 유수의 양조장에 있다 보니 파운더스, 뉴 글래러스, 쓰리 플로이즈 등과 교류하며 레시피를 개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맥주 대회에서 무려 67회나 수상을 했다. 특히 오하이오 주립대학 미생물학 박사와의 야생 효모 연구개발을 통해 탄생한 사워 맥주



는 오하이오주 주최 홈브루잉 대회에서 출품된 700개 맥주 중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5년 동안 끊임 없이 양조 실험을 하면서 바로 상업양조에 들어갈 수 있는 80개 맥주 레시피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박진호 부사장은 확신에 가득 차 있다. 지난 5년 간 갈고 닦은 실력을 이제 세상에 보일 때가 왔다는 것이다.

한국의 ‘파운더스’를 꿈꾼다

Dreaming of being Korean ‘Founders’

지난 5월에 건물을 신축하고 6월부터 장비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장비 선택도 허투루 할 순 없었다. 중국에서부터 캐나다, 미국, 체코, 독일까지 다니면서 브루어리를 견학한 후 카스파 슐츠와 계약했다. 40h리터 용량으로 브루어리를 설계했고 수요가 늘어나면 2층에 탱크를 추가로 들여놔 증설할 계획이다. 테스트 배치용 소형 장비도 따로 설치했다. 다양한 맥주를 만드는 것이 크래프트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이 지향하는 브루어리는 파운더스다. 그는 “대중적인 맥주부터 배럴 숙성 맥주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모자란 맥주가 없는 파운더스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맥주를 만들고 싶다”며 “파운더스 헤드 브루어인 제레미(Jeremy Kosmicki)와의 친분으로 조만간 콜라보 맥주도 기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트몬스터는 9개 맥주로 시작할 예정이다.

페일 에일이나 IPA 없이 라인업을 구성한 것이 인상적이다. 비엔나 라거 스타일인 ‘청담동 며느리(Chungdamdong Myuhnuri)’는 홉과 몰트가 조화된 마시기 편한 맥주고 다크 라거인 몽크 푸드(Monk Food)는 체코 유명 흑맥주 ‘U Fleku’의 레시피를 참조해 몰트의 비스킷, 카라멜 풍미부터 시큼한 맛까지 다채로운 맛을 자랑한다. 벨지안 윗인 ‘위대한 송파(Great Songpa)’와 라이 세종인 ‘세종대왕(The Saisondaewang)’에서는 고수의 스파이시함을 매력 있게 살렸다. 특히 고제인 ‘첫사랑 향기(First Love’s Scene)’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2곳밖에 남지 않는 전통 고제 맥주 양조장 중 하나인 Baterischer Banhoff에서 직접 전수를 받아 만들었다.
밖에 임페리얼 스타우트인 디먼 워터(Demon Water) 역시 10도의 도수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다가온다. 아트몬스터는 현대백화점 가든파이프점 내 아트몬스터 브루펍에 사워 맥주 양조 설비를 들여놓기도 했다. 미국에서 와인 배럴 48개도 수입해왔다. 박 부사장은 “현지에 가서 오크통 하나하나를 검사해서 실어왔어요. 6개월 이상 숙성해서 제대로된 사워 비어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라고 전했다. 한국의 야생 효모를 활용해 맥주를 만들고 싶은 희망도 있다.

시작되는 진검승부…실력자만이 살아남는다

The real game is on…Only the greatest survives.

박진호 부사장이 맥주 디자인에 매진할 동안 박재우 대표는 크래프트 맥주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웠다.
박 대표는 ‘아트몬스터의 경쟁자는 전 세계’라고 강조했다. “맥주 맛의 원천이자 기본인 신선함을 수입 맥주가 로컬 맥주를 따라올 수 있을까요? 콜드체인으로 신선하게 펍으로 보내고 펍에서 관리를 잘 하도록 교육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또 그는 맥주 원료를 직접 수입하는 등 원가를 절감해 수입 맥주에 비해 저렴하게 맥주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품질 좋은 국산 크래프트 맥주를 소개하면 소비자가 구태여 비싸고 맛없는 수입 맥주를 먹지 않을 것 입니다.”



아트몬스터는 맥주를 알리기 위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가든파이브 아트몬스터 펍에 이어 종로, 성수에도 펍을 오픈한다. 직영펍을 1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박재우 대표는 “국내 크래프트 맥주가 커나가기 위해서는 투자를 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와 연구가 안 되면 품질 관리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이는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낮은 신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조금 팔린다고 만족할 게 아니다. 맛과 품질에 신경 쓰지 않으면 2000년대 초반 하우스맥주처럼 시장이 고꾸라지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은 브루어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시장이 성숙하면 소비자들로부터 진정한 평가를 받고 일부 브루어리만 살아남는 시기가 올 겁니다. 춘추전국시대를 지나 시장으로부터 선택 받고 공정한 거래로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살찌울 브루어리가 바로 아트몬스터입니다.



아트몬스터

아트몬스터 브루어리에 가다

Visiting Artmonster Brewery

전국에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누구는 맥주에 빠져서, 누구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날 것 같아서. 누구는 유행이라니까… 그렇게 저마다의 이유로 크래프트 맥주 시장으로 인력과 자본이 몰려오고 있다.

또 하나의 신생 브루어리가 경기도 군포시에 자리잡았다. 이제 막 양조 장비를 들여놓고 정식 맥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트몬스터 브루어리. 군포시 금정동 4층짜리 빨간 벽돌 건물에 위치한 아트몬스터 브루어리에는 ‘강남역 장사의 신’이라고 불리던 아버지와 미국과 독일의 명문 양조 교육기관에서 공부한 헤드 브루어 아들이 있다. 미처 완성되지 않은 채로 시장에 나와 시류를 좇는 브루어리와는 차원이 다른 탄탄한 내공이 느껴지는 그들을 만났다.



5년간 차곡차곡…‘준비된 브루어리’

Step by step for 5 years…
‘The fully prepared brewery’

아트몬스터 브루어리의 큰 그림은 이미 지난 2011년에 그려졌다. 강남역 일대에서 최대 24개까지업장을 운영하며 승승장구했던 박재우 아트몬스터 대표는 세븐브로이 등을 지켜보면서 크래프트 맥주의 가능성을 읽었다. 몇 년 후 국내에서 크래프트 맥주가 대중화될 것이라 판단했던 그는 당시 미국 월가에서 펀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던 장남 박진호 아트몬스터 부사장에게 전문적인 맥주 공부를 권했다. 다양한 맥주의 매력에 빠져가던 박 부사장은 망설임 없이 브루어의 길로 들어섰다. 미국의 유명 양조교육기관인 시벨 인스티튜트(Siebel Institute)에서 공부한 후 다시 독일로 넘어가 독일 3대 양조교육기관 되멘스(Doemens)에서 브루마스터 과정을 밟았다. 이후 박진호 부사장은 시벨에서 만난 친구 제이슨과 5년간 동고동락하며 본격적인 시험 양조에 돌입했다.



박 부사장은 “BJCP 가이드라인에 나오는 모든 맥주를 테이스팅했으며 500회 이상 시험 양조를 했다”며 “양조교육기관 동문들이 전 세계 유수의 양조장에 있다 보니 파

운더스, 뉴 글래러스, 쓰리 플로이즈 등과 교류하며 레시피를 개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맥주 대회에서 무려 67회나 수상을 했다. 특히 오하이오 주립대학 미생물학 박사와의 야생 효모 연구개발을 통해 탄생한 사워 맥주는 오하이오주 주최 홈브루잉 대회에서 출품된 700개 맥주 중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5년 동안 끊임 없이 양조 실험을 하면서 바로 상업양조에 들어갈 수 있는 80개 맥주 레시피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박진호 부사장은 확신에 가득 차 있다. 지난 5년 간 갈고 닦은 실력을 이제 세상에 보일 때가 왔다는 것이다.

한국의 ‘파운더스’를 꿈꾼다

Dreaming of being Korean ‘Founders’

지난 5월에 건물을 신축하고 6월부터 장비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장비 선택도 허투루 할 순 없었다. 중국에서부터 캐나다, 미국, 체코, 독일까지 다니면서 브루어리를 견학한 후 카스파 슐츠와 계약했다. 40h리터 용량으로 브루어리를 설계했고 수요가 늘어나면 2층에 탱크를 추가로 들여놔 증설할 계획이다. 테스트 배치용 소형 장비도 따로 설치했다. 다양한 맥주를 만드는 것이 크래프트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이 지향하는 브루어리는 파운더스다. 그는 “대중적인 맥주부터 배럴 숙성 맥주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모자란 맥주가 없는 파운더스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맥주를 만들고 싶다”며 “파운더스 헤드 브루어인 제레미(Jeremy Kosmicki)와의 친분으로 조만간 콜라보 맥주도 기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트몬스터는 9개 맥주로 시작할 예정이다.

페일 에일이나 IPA 없이 라인업을 구성한 것이 인상적이다. 비엔나 라거 스타일인 ‘청담동 며느리(Chungdamdong Myuhnuri)’는 홉과 몰트가 조화된 마시기 편한 맥주고 다크 라거인 몽크 푸드(Monk Food)는 체코 유명 흑맥주 ‘U Fleku’의 레시피를 참조해 몰트의 비스킷, 카라멜 풍미부터 시큼한 맛까지 다채로운 맛을 자랑한다. 벨지안 윗인 ‘위대한 송파(Great Songpa)’와 라이 세종인 ‘세종대왕(The Saisondaewang)’에서는 고수의 스파이시함을 매력 있게 살렸다. 특히 고제인 ‘첫사랑 향기(First Love’s Scene)’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2곳밖에 남지 않는 전통 고제 맥주 양조장 중 하나인 Baterischer Banhoff에서 직접 전수를 받아 만들었다.
밖에 임페리얼 스타우트인 디먼 워터(Demon Water) 역시 10도의 도수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다가온다. 아트몬스터는 현대백화점 가든파이프점 내 아트몬스터 브루펍에 사워 맥주 양조 설비를 들여놓기도 했다. 미국에서 와인 배럴 48개도 수입해왔다. 박 부사장은 “현지에 가서 오크통 하나하나를 검사해서 실어왔어요. 6개월 이상 숙성해서 제대로된 사워 비어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라고 전했다. 한국의 야생 효모를 활용해 맥주를 만들고 싶은 희망도 있다.

시작되는 진검승부…실력자만이 살아남는다

The real game is on…Only the greatest survives.

박진호 부사장이 맥주 디자인에 매진할 동안 박재우 대표는 크래프트 맥주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웠다.
박 대표는 ‘아트몬스터의 경쟁자는 전 세계’라고 강조했다. “맥주 맛의

원천이자 기본인 신선함을 수입 맥주가 로컬 맥주를 따라올 수 있을까요? 콜드체인으로 신선하게 펍으로 보내고 펍에서 관리를 잘 하도록 교육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또 그는 맥주 원료를 직접 수입하는 등 원가를 절감해 수입 맥주에 비해 저렴하게 맥주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품질 좋은 국산 크래프트 맥주를 소개하면 소비자가 구태여 비싸고 맛없는 수입 맥주를 먹지 않을 것 입니다.” 아트몬스터는 맥주를 알리기 위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가든파이브 아트몬스터 펍에 이어 종로, 성수에도 펍을 오픈한다. 직영펍을 1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박재우 대표는 “국내 크래프트 맥주가 커나가기 위해서는 투자를 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와 연구가 안 되면 품질 관리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이는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낮은 신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조금 팔린다고 만족할 게 아니다. 맛과 품질에 신경 쓰지 않으면 2000년대 초반 하우스맥주처럼 시장이 고꾸라지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은 브루어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시장이 성숙하면 소비자들로부터 진정한 평가를 받고 일부 브루어리만 살아남는 시기가 올 겁니다. 춘추전국시대를 지나 시장으로부터 선택 받고 공정한 거래로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살찌울 브루어리가 바로 아트몬스터입니다.



Editor 황지혜
PHOTOGRAPHER 이인기
TRANSLATOR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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