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Oct 16, 2019

꿈꾸는 푸른 고래, 블루웨일브루하우스

아트몬스터

충청북도의 작은 도시 충주에는 중국인 닉 대표와 박선애 대표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브루펍 ‘블루웨일브루하우스’가 있다. 크래프트 맥주의 불모지인 충주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흥미를 끄는 이곳은 양조 장비 컨설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중국에 진출할 계획을 하고 있다. 큰 꿈으로 한 발 한 발 내디디고 있는 블루웨일브루하우스의 박선애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블루웨일브루하우스 로고의 비밀

The Secret of the Logo

한국 이름으로 ‘대왕고래’인 블루웨일은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로 알려져 있다. 성체가 23~27m에 육박하는 이 큰 고래는 블루웨일 브루하우스의 상징이다.

“처음에 회사명을 지을 때 여러 이름 후보들이 있었는데, 닉 대표와 의견이 일치한 이름이 ‘블루웨일’이였어요. ‘술고래’의 의 미를 담고 싶었는데 사실 술고래라고 하면 나쁜 이미지가 있잖아요. 조금 더 부드러운 어휘로 가장 큰 포유류인 블루웨일을 썼어요.”
블루웨일에는 ‘용진’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이 말은 중국에서 흔히 사용되며, ‘어떤 어려운 상황이 와도 헤쳐나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블루웨일브루하우스의 파란색 로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플루메리아 꽃송이가 그려져 있다. 플루메리아에는 하와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으로, ‘당신을 만난 건행운입니다.’라는 꽃말이 있다. 블루웨일 브루하우스 맥주를 마시는 모든 이에게 좋은 기운들이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꽃을 형상화해 로고에 넣었다.

브루어리 사업의 시작

The Start of Brewery Business

“97년도쯤, ‘강남에 괜찮은 하우스 비어가 있다’고 해서 간 맥줏집에서 하우스 비어를 처음 접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이것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음식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죠.”
박선애 대표는 하우스 맥주를 접한 90년대 후반부터 맥주 양조 사업에 큰 관심이 생겼지만, 당시 법이 워낙 대기업에 편의를 제공하는 방향이었기에 보유하고 있던 자본으로는 사업을 꿈꿀 수 없었다. 몇 년 뒤 주세법 개정으로 소규모로 양조할 길이 열렸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사업을 하기 위해 여러 인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다 해외 출장 중 중국인 닉 대표를 만나게 되었고, 꿈꾸던 맥주 양조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닉 대표의 부모님은 최소 생산 규모가

90톤에 이르는 중국의 공장에서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박대표는 닉 대표와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그곳에서 맥주 양조를 배웠다. 홈브루잉을 해본 적 없었으니 대형 장비로 상업 양조를 먼저 배운 셈이다.

사업을 진행하는 데 주변 사람의 도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자금의 문제이다. 박 대표는 금전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중소기업청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중소기업청에서 진행하는 ‘청년창업 챌린지’ 프로그램에 선발되었다. 브루펍을 운영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비용이 많이 발생하지만, 정부의 지원 사업이 없었더라면 브루어리 사업을 시작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크래프트 맥주 불모지에서 시작한 브루펍

Overcoming Challenges in running a Brewpub for small town

박 대표는 충청북도, 그중에서도 충주처럼 작은 도시에서 브루펍을 운영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첫째로, 방문하는 주 고객층이 크래프트 맥주를 처음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고객들을 단골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시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기존에 마셔오던 맥주와 차별점을 느낄 수 있는 맥주를 제공해야 했다. 그래서 블루웨일브루하우스는 음용성을 우선으로 고려하여 맥주를 생산한다. 타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이 새롭고 독특한 스타일의 맥주들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색다른 맥주를 만들고 싶지만, 결국 팔리지 않아 혼자 다 먹어야 하는 상황이 올 것 같아요.(웃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통망을 구축하는 방법이 있지만, 아직까진 신생 브루어리라 유통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이끌어가기에 무리가 있어요.”

둘째는 단가의 문제이다. 아무래도 한 잔에 사천원정도 하는 맥주를 마시던 손님이 많다 보니 수도권의 크래프트 맥주 펍처럼 원가에 맞춰 단가를 책정하기가 부담스럽다. 가격이 높으면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도 전에 자칫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 대표는 가격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임대료와 같은 부수적인 비용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한다. “손님이 원하는 가격과 원가 사이에 절충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경제가 좋지 않은데, 술 마실 때만큼이라도 가격 고민을 최대한 내려놓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요.”


중국 맥주 시장으로의 진출, 장비 컨설팅 사업으로의 확장

Entering the Chinese Beer Market & Starting the Consulting Business of Brewing Equipment

블루웨일브루하우스는 중국인 닉 대표와의 동업을 기회 삼아 중국 현지에서 맥주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한 후 중국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으로의 사업 확장은 현재 어느 정도 구체화된 상태이다. 박 대표는 중국 바이어와 미팅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맥주 장비 컨설팅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있다. 국내에서 중국 회사의 양조 설비를 구입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가 있는 데, 설비 회사와 직접 거래하는 것과 중간 거래처를 통하는 것이다. 대부분 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중간 거래처를 통해 구입하는데, 생각보다 높은 수수료가 발생한다. 닉 대표는 맥주 설비 설치 경험이 수차례 있으므로, 거래처를 거치는 것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설비 설치와 허가 관련 도움을 줄 수 있다.

설치 후 장비를 사용할 때도 설비 관련 문제점은 시시때때로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중국 장비 업체의 피드백을 직접 받으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원활한 언어적 소통이 가능한 닉 대표는 업체에 직접 연락을 취해 빠르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혼자 해결하려고 하면 시간과 비용의 소모가 크지만, 이런 소통의 연결고리를 통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블루웨일브루하우스 역시 닉 대표의 도움 덕에 설비 설치와 허가 과정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인적 자원을 한국 시장에서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 분들에게서 연락이 많이 와요. 앞으로 컨설팅 사업을 통해 국내 크래프트 맥주 업계에 도움을 주고 싶어요.”

충주의 농산물을 활용한 맥주

Using Chungju's Local Agricultural Products in Beer

블루웨일브루하우스는 충주에서 나는 작물을 활용한 신제품 맥주 두 가지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 부재료로 생각하는 작물은 수선화와 사과다.

“수선화에 들어있는 루테인 성분이 눈에 좋다고 해서 수선화를 넣은 맥주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충주’하면 딱 떠오르는 과일인 사과를 넣은 맥주도 생각해보고 있어요.”
직접 맥주 보리를 재배해서 맥아를 만드는 일도 시도해보고 싶지만, 우선은 충주의 농산물을 활용해서 지역의 특색을 살린 크래프트한 맥주를 만들 예정이다. 몸담은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하여 그 지역을 알릴 수 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이 상부상조의 한 방법이라고 그는 생

각한다. 박선애 대표는 ‘기대치가 높아야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충주를 대표하는 브루펍을 넘어 중국에 한국을 알리는 브루어리로 도약할 날을 상상하며, 푸른 고래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충청북도의 작은 도시 충주에는 중국인 닉 대표와 박선애 대표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브루펍 ‘블루웨일브루하우스’가 있다. 크래프트 맥주의 불모지인 충주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흥미를 끄는 이곳은 양조 장비 컨설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중국에 진출할 계획을 하고 있다. 큰 꿈으로 한 발 한 발 내디디고 있는 블루웨일브루하우스의 박선애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블루웨일브루하우스 로고의 비밀

The Secret of the Logo



한국 이름으로 ‘대왕고래’인 블루웨일은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로 알려져 있다. 성체가 23~27m에 육박하는 이 큰 고래는 블루웨일 브루하우스의 상징이다.

“처음에 회사명을 지을 때 여러 이름 후보들이 있었는데, 닉 대표와 의견이 일치한 이름이 ‘블루웨일’이였어요. ‘술고래’의 의 미를 담고 싶었는데 사실 술고래라고 하면 나쁜 이미지가 있잖아요. 조금 더 부드러운 어휘로 가장 큰 포유류인 블루웨일을 썼어요.”
블루웨일에는 ‘용진’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이 말은 중국에서 흔히 사용되며, ‘어떤 어려운 상황이 와도 헤쳐나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블루웨일브루하우스의 파란색 로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플루메리아 꽃송이가 그려져 있다. 플루메리아에는 하와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으로, ‘당신을 만난 건행운입니다.’라는 꽃말이 있다. 블루웨일 브루하우스 맥주를 마시는 모든 이에게 좋은 기운들이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꽃을 형상화해 로고에 넣었다.

브루어리 사업의 시작

The Start of Brewery Business

“97년도쯤, ‘강남에 괜찮은 하우스 비어가 있다’고 해서 간 맥줏집에서 하우스 비어를 처음 접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이것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음식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죠.”
박선애 대표는 하우스 맥주를 접한 90년대 후반부터 맥주 양조 사업에 큰 관심이 생겼지만, 당시 법이 워낙 대기업에 편의를 제공하는 방향이었기에 보유하고 있던 자본으로는 사업을 꿈꿀 수 없었다. 몇 년 뒤 주세법 개정으로 소규모로 양조할 길이 열렸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사업을 하기 위해 여러 인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다 해외 출장 중 중국인 닉 대표를 만나게 되었고, 꿈꾸던 맥주 양조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닉 대표의 부모님은 최소 생산 규모가

90톤에 이르는 중국의 공장에서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박대표는 닉 대표와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그곳에서 맥주 양조를 배웠다. 홈브루잉을 해본 적 없었으니 대형 장비로 상업 양조를 먼저 배운 셈이다.

사업을 진행하는 데 주변 사람의 도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자금의 문제이다. 박 대표는 금전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중소기업청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중소기업청에서 진행하는 ‘청년창업 챌린지’ 프로그램에 선발되었다. 브루펍을 운영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비용이 많이 발생하지만, 정부의 지원 사업이 없었더라면 브루어리 사업을 시작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크래프트 맥주 불모지에서 시작한 브루펍

Overcoming Challenges in running a Brewpub
for small town

박 대표는 충청북도, 그중에서도 충주처럼 작은 도시에서 브루펍을 운영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첫째로, 방문하는 주 고객층이 크래프트 맥주를 처음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고객들을 단골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시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기존에 마셔오던 맥주와 차별점을 느낄 수 있는 맥주를 제공해야 했다. 그래서 블루웨일브루하우스는 음용성을 우선으로 고려하여 맥주를 생산한다. 타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이 새롭고 독특한 스타일의 맥주들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색다른 맥주를 만들고 싶지만, 결국 팔리지 않아 혼자 다 먹어야 하는 상황이 올 것 같아요.(웃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통망을 구축하는 방법이 있지만, 아직까진 신생 브루어리라 유통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이끌어가기에 무리가 있어요.”

둘째는 단가의 문제이다. 아무래도 한 잔에 사천원정도 하는 맥주를 마시던 손님이 많다 보니 수도권의 크래프트 맥주 펍처럼 원가에 맞춰 단가를 책정하기가 부담스럽다. 가격이 높으면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도 전에 자칫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 대표는 가격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임대료와 같은 부수적인 비용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한다. “손님이 원하는 가격과 원가 사이에 절충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경제가 좋지 않은데, 술 마실 때만큼이라도 가격 고민을 최대한 내려놓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요.”


중국 맥주 시장으로의 진출, 장비 컨설팅 사업으로의 확장

Entering the Chinese Beer Market & Starting
the Consulting Business of Brewing Equipment

블루웨일브루하우스는 중국인 닉 대표와의 동업을 기회 삼아 중국 현지에서 맥주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한 후 중국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으로의 사업 확장은 현재 어느 정도 구체화된 상태이다. 박 대표는 중국 바이어와 미팅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맥주 장비 컨설팅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있다. 국내에서 중국 회사의 양조 설비를 구입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가 있는 데, 설비 회사와 직접 거래하는 것과 중간 거래처를 통하는 것이다. 대부분 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중간 거래처를 통해 구입하는데, 생각보다 높은 수수료가 발생한다. 닉 대표는 맥주 설비 설치 경험이 수차례 있으므로, 거래처를 거치는 것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설비 설치와 허가 관련 도움을 줄 수 있다.

설치 후 장비를 사용할 때도 설비 관련 문제점은 시시때때로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중국 장비 업체의 피드백을 직접 받으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원활한 언어적 소통이 가능한 닉 대표는 업체에 직접 연락을 취해 빠르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혼자 해결하려고 하면 시간과 비용의 소모가 크지만, 이런 소통의 연결고리를 통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블루웨일브루하우스 역시 닉 대표의 도움 덕에 설비 설치와 허가 과정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인적 자원을 한국 시장에서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 분들에게서 연락이 많이 와요. 앞으로 컨설팅 사업을 통해 국내 크래프트 맥주 업계에 도움을 주고 싶어요.”

충주의 농산물을 활용한 맥주

Using Chungju's Local Agricultural
Products in Beer


블루웨일브루하우스는 충주에서 나는 작물을 활용한 신제품 맥주 두 가지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 부재료로 생각하는 작물은 수선화와 사과다.

“수선화에 들어있는 루테인 성분이 눈에 좋다고 해서 수선화를 넣은 맥주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충주’하면 딱 떠오르는 과일인 사과를 넣은 맥주도 생각해보고 있어요.”
직접 맥주 보리를 재배해서 맥아를 만드는 일도 시도해보고 싶지만, 우선은 충주의 농산물을 활용해서 지역의 특색을 살린 크래프트한 맥주를 만들 예정이다. 몸담은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하여 그 지역을 알릴 수 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이 상부상조의 한 방법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박선애 대표는 ‘기대치가 높아야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충주를 대표하는 브루펍을 넘어 중국에 한국을 알리는 브루어리로 도약할 날을 상상하며, 푸른 고래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Editor 김소영
PHOTOGRAPHER 조호은
TRANSLATOR 박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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