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Oct 23, 2019

닭갈비와 수제맥주의 감동을 만나다
춘천 스퀴즈 브루어리

아트몬스터

야구팬이 만든 닭갈비와 수제맥주의 감동을 만나다

Play the Squeeze, Run for the Score! Delicious Encounter of Dakgalbi with Craft Beer

작년 말, 닭갈비로 유명한 춘천에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스퀴즈 브루어리가 오픈했다. 1층에는 브루펍, 2층에는 닭갈비 식당을 운영하는 이곳은 닭갈비와 맥주의 조합으로 다른 곳에서 만나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의 푸드 페어링을 뽐낸다. 춘천의 새로운 관광 명소를 꿈꾸는 스퀴즈 브루어리에 방문해 김대헌 대표와 양조 책임자 문진석 부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왜 하필 ‘스퀴즈’일까?

Why ‘Squeeze’?

‘스퀴즈’는 야구 용어로,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작전 지시에 따라 3루 주자는 홈으로 뛰어 들어오고 타자는 번트를 하는 야구 전법이다. 즉, 타자를 희생시켜서라도 한 점을 먼저 빼내거나 동점 또는 추가점을 올리려는 작전을 뜻한다.

김 대표의 야구 사랑은 스퀴즈라는 브루어리 이름이 탄생하는 데 한몫했다. 매장 곳곳에서 그가 야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느 낄수있는데, 브루어리 로고에는 야구 경기를 하는 토끼가 그려져 있고 탭 핸들은 야구방망이 모양이며 다양한 야구 굿즈들이 매장에 전시되어 있다.


김대헌 대표는 브루어리 이름을 스퀴즈로 지은 이유에 대해 “야구의 스퀴즈 플레이(득점을 위해 무조건 번트를 올리는 것)처럼 맥주잔에 술을 채운다는 뜻으로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미국에 서는 스퀴즈가 ‘오늘 술 한잔하자.’라는 뜻이기도 하다.



은행원과 프로그래머의 만남

A Meeting of a Banker and a Programmer



은행원으로 근무하던 김대헌 대표는 일본 여행 중 크래프트 맥주를 처음 접한 후 맥주에 빠지게 됐다. 그는 맥주를 즐기는 것을 넘어 맥주 관련 지식을 더 쌓고자 양조학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문진석 부사장을 만나 함께 양조장의 꿈을 키워나가게 됐다.

문 부사장은 게임 회사에서 컴퓨터 게임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였다. 그는 2011년부터 ‘맥만동(맥주 만들기 동호회(네이버 카페))’ 활동을 하며 홈브루잉을 해왔다. 홈브루어였던 그가 제2의 직업으로 양조사를 선택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한다. “밤늦게까지 퇴근을 보장할 수 없었던 삶 속에서 이제는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어요. 맥주를 가장 좋아했기에 맥주를 만드는 일로 두 번째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죠.”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고된 육체적인 노동이 필요한 양조의 삶을 택한 그의 열정은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평소에 공방이 아닌 집에서 주로 양조를 했더니 이사 갈 때쯤 되니까 집 천장에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피어 있더라고요. 그 정도로 맥주를 만들어왔기에, 양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집에서 큰 반대는 하지 않았어요. 제가 마음먹은 것은 무조건 하는 성격이라는 것을 집에서 잘 알고 있기도 하고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한 4년간의 도움닫기

4 Years of a Run-Up in Order to Jump High

브루어리를 오픈하기로 결심한 뒤 김 대표는 문 부사장과 함께 4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맥즙이 발효해 맥주가 되기까지 4~6주가 걸립니다. 홈브루잉으로 이 과정을 200번 이상 거치며 맥주 레시피를 만들었습니다. 레시피와 함께 가장 고려했던 부분이 양조 설비였고, 직접 독일과 이탈리아, 중국 등의 현장을 방문하여 다양한 양조 설비를 검토하고 시험했습니다.”

문 부사장은 “급하게 브루어리 오픈을 준비했다면 개업 후에도 시행착오가 많았을 텐데, 김 대표와 함께 오랫동안 준비한 덕에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양조장과 펍을 운영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다년간

홈브루잉으로 다진 레시피 덕분이었을까? 스퀴즈 브루어리는 올해 열린 2019년 주류대상의 라거 부문과 IPA 부문에서 대상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들의 첫 배치였다.






독특한 페어링: 닭갈비와 크래프트 맥주

Unique Food Pairing: Dakgalbi and Craft Beer

김 대표와 문 부사장은 평소 ‘맥주 안주’와‘ 소주 안주’를 따로 구분하고 맥주는 2차에 어울린다는 등의 고정관념이 국내 맥주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벽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러한 관념을 타파하고자 평소 소주 안주로 분류되는 음식을 맥주와 함께 팔기로 마음먹었다. 많은 경우 맥주와 함께 피자, 감자튀김, 치킨 등 획일화된 안주를 주로 선보이는데, 이런 음식들 외에 더 다양한 페어링을 적용해보고 싶었다.
적당한 메뉴를 고민하던 중, 양조장의 부지가 춘천으로 결정되면서 춘천을 대표하는 음식인 닭갈비를 양조장 안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문 부사장은 “춘천은 닭갈비가 유명하므로 닭갈비로 정했지만, 바닷가에 브루어리를 오픈했다면 회를 팔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웃음 지었다.

닭갈비와의 페어링으로 문 부사장이 추천하는 맥주는 대표 맥주인 353 라거와 시트러스 계열의 홉 풍미가 가득한 춘천 IPA다. 353번지에 있는 스퀴즈 브루어리의 주소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353 라거는 깔끔한 페일 라거 스타일로, 매콤한 닭갈비의 맛을 개운하게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높은 도수와 강한 향이 특징인 춘천 IPA는 오렌지나 자몽과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홉 향이 매콤한 닭갈비의 맛에 묻히지 않고 살아나 ‘꿀’ 조합을 자랑한다.

맥주 품질을 최우선으로

The Most Important Thing: Quality of Beer



스퀴즈 브루어리는 현재 독일 CASPARY사의 양조 장비를 사용 한다. 최근 국내에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많이 생겼지만, 독일 장비를 사용하는 크래프트 브루어리는 여전히 손에 꼽힌다. 중국 장비와 비교했을 때 몇 배를 웃도는 설비 값이 브루어리 초기 비용으로 다소 부담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세 체계가 종량세로 바뀌기 전까지는 한국 주세법 상 값비싼 장비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감가상각비가 맥주의 가격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에 있어 불리하다.

그런데도 독일 CASPARY사의 양조 장비를 구매하기로 정한 것에는 바로 앞을 보기 보다 멀리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김 대표의 생각이 반영됐다. “우리나라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성숙하고 양조장들의 양조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면 결국 양조 장비의 차이에서 비롯된 맥주 품질의 차이가 양조장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문 부사장은 독일 장비를 직접 사용해보니 오류 발생률이 거의 없고 항상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스퀴즈 브루어리는 수제맥주의 대중화를 위해 음용성이 높은 맥주를 지향한다. 김 대표는 스퀴즈 브루어리가 춘천의 명물을 넘어 한국 주류시장의 한 부분을 차지하길 바라는 큰 꿈도 꾸고 있다.
“단기 목표는 춘천의 명물이 되는 것이고, 장기 목표는 스퀴즈 브루어리가 전체 맥주 시장의 1%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꿈을 줄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맑은 소양강이 흐르는 청춘의 도시 춘천에서 닭갈비와 함께 막걸리나 소주잔이 아닌 크래프트 맥주잔을 기울이는 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본다.

야구팬이 만든 닭갈비와 수제맥주의 감동을 만나다

Play the Squeeze, Run for the Score!
Delicious Encounter of Dakgalbi with Craft Beer

작년 말, 닭갈비로 유명한 춘천에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스퀴즈 브루어리가 오픈했다. 1층에는 브루펍, 2층에는 닭갈비 식당을 운영하는 이곳은 닭갈비와 맥주의 조합으로 다른 곳에서 만나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의 푸드 페어링을 뽐낸다. 춘천의 새로운 관광 명소를 꿈꾸는 스퀴즈 브루어리에 방문해 김대헌 대표와 양조 책임자 문진석 부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왜 하필 ‘스퀴즈’일까?

Why ‘Squeeze’?

‘스퀴즈’는 야구 용어로,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작전 지시에 따라 3루 주자는 홈으로 뛰어 들어오고 타자는 번트를 하는 야구 전법이다. 즉, 타자를 희생시켜서라도 한 점을 먼저 빼내거나 동점 또는 추가점을 올리려는 작전을 뜻한다.

김 대표의 야구 사랑은 스퀴즈라는 브루어리 이름이 탄생하는 데 한몫했다. 매장 곳곳에서 그가 야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느 낄수있는데, 브루어리 로고에는 야구 경기를 하는 토끼가 그려져 있고 탭 핸들은 야구방망이 모양이며 다양한 야구 굿즈들이 매장에 전시되어 있다.
김대헌 대표는 브루어리 이름을 스퀴즈로 지은 이유에 대해 “야구의 스퀴즈 플레이(득점을 위해 무조건 번트를 올리는 것)처럼 맥주잔에 술을 채운다는 뜻으로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미국에 서는 스퀴즈가 ‘오늘 술 한잔하자.’라는 뜻이기도 하다.



은행원과 프로그래머의 만남

A Meeting of a Banker and a Programmer



은행원으로 근무하던 김대헌 대표는 일본 여행 중 크래프트 맥 주를 처음 접한 후 맥주에 빠지게 됐다. 그는 맥주를 즐기는 것을 넘어 맥주 관련 지식을 더 쌓고자 양조학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문진석 부사장을 만나 함께 양조장의 꿈을 키워나가게 됐다.

문 부사장은 게임 회사에서 컴퓨터 게임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였다. 그는 2011년부터 ‘맥만동(맥주 만들기 동호회(네이버 카페))’ 활동을 하며 홈브루잉을 해왔다. 홈브루어였던 그가 제2의 직업으로 양조사를 선택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한다. “밤늦게까지 퇴근을 보장할 수 없었던 삶 속에서 이제는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어요. 맥주를 가장 좋아했기에 맥주를 만드는 일로 두 번째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죠.”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고된 육체적인 노동이 필요한 양조의 삶을 택한 그의 열정은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평소에 공방이 아닌 집에서 주로 양조를 했더니 이사 갈 때쯤 되니까 집 천장에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피어 있더라고요. 그 정도로 맥주를 만들어왔기에, 양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집에서 큰 반대는 하지 않았어요. 제가 마음먹은 것은 무조건 하는 성격이라는 것을 집에서 잘 알고 있기도 하고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한 4년간의 도움닫기

4 Years of a Run-Up in Order to Jump High

브루어리를 오픈하기로 결심한 뒤 김 대표는 문 부사장과 함께 4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맥즙이 발효해 맥주가 되기까지 4~6주가 걸립니다. 홈브루잉으로 이 과정을 200번 이상 거치며 맥주 레시피를 만들었습니다. 레시피와 함께 가장 고려했던 부분이 양조 설비였고, 직접 독일과 이탈리아, 중국 등의 현장을 방문하여 다양한 양조 설비를 검토하고 시험했습니다.”

문 부사장은 “급하게 브루어리 오픈을 준비했다면 개업 후에도 시행착오가 많았을 텐데, 김 대표와 함께 오랫동안 준비한 덕에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양조장과 펍을 운영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다년간 홈브루잉으로 다진 레시피 덕분이었을까? 스퀴즈 브루어리는 올해 열린 2019년 주류대상의 라거 부문과 IPA 부문에서 대상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들의 첫 배치였다.




독특한 페어링: 닭갈비와 크래프트 맥주

Unique Food Pairing: Dakgalbi and Craft Beer

김 대표와 문 부사장은 평소 ‘맥주 안주’와‘ 소주 안주’를 따로 구분하고 맥주는 2차에 어울린다는 등의 고정관념이 국내 맥주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벽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러한 관념을 타파하고자 평소 소주 안주로 분류되는 음식을 맥주와 함께 팔기로 마음먹었다. 많은 경우 맥주와 함께 피자, 감자튀김, 치킨 등 획일화된 안주를 주로 선보이는데, 이런 음식들 외에 더 다양한 페어링을 적용해보고 싶었다.
적당한 메뉴를 고민하던 중, 양조장의 부지가 춘천으로 결정되면서 춘천을 대표하는 음식인 닭갈비를 양조장 안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문 부사장은 “춘천은 닭갈비가 유명하므로 닭갈비로 정했지만, 바닷가에 브루어리를 오픈했다면 회를 팔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웃음 지었다.

닭갈비와의 페어링으로 문 부사장이 추천하는 맥주는 대표 맥주인 353 라거와 시트러스 계열의 홉 풍미가 가득한 춘천 IPA다. 353번지에 있는 스퀴즈 브루어리의 주소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353 라거는 깔끔한 페일 라거 스타일로, 매콤한 닭갈비의 맛을 개운하게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높은 도수와 강한 향이 특징인 춘천 IPA는 오렌지나 자몽과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홉 향이 매콤한 닭갈비의 맛에 묻히지 않고 살아나 ‘꿀’ 조합을 자랑한다.

맥주 품질을 최우선으로

The Most Important Thing: Quality of Beer

스퀴즈 브루어리는 현재 독일 CASPARY사의 양조 장비를 사용 한다. 최근 국내에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많이 생겼지만, 독일 장비를 사용하는 크래프트 브루어리는 여전히 손에 꼽힌다. 중국 장비와 비교했을 때 몇 배를 웃도는 설비 값이 브루어리 초기 비용으로 다소 부담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세 체계가 종량세로 바뀌기 전까지는 한국 주세법 상 값비싼 장비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감가상각비가 맥주의 가격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에 있어 불리하다.

그런데도 독일 CASPARY사의 양조 장비를 구매하기로 정한 것에는 바로 앞을 보기 보다 멀리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김 대표의 생각이 반영됐다. “우리나라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성숙하고 양조장들의 양조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면 결국 양조 장비의 차이에서 비롯된 맥주 품질의 차이가 양조장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문 부사장은 독일 장비를 직접 사용해보니 오류 발생률이 거의 없고 항상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스퀴즈 브루어리는 수제맥주의 대중화를 위해 음용성이 높은 맥주를 지향한다. 김 대표는 스퀴즈 브루어리가 춘천의 명물을 넘어 한국 주류시장의 한 부분을 차지하길 바라는 큰 꿈도 꾸고 있다.
“단기 목표는 춘천의 명물이 되는 것이고, 장기 목표는 스퀴즈 브루어리가 전체 맥주 시장의 1%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꿈을 줄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맑은 소양강이 흐르는 청춘의 도시 춘천에서 닭갈비와 함께 막걸리나 소주잔이 아닌 크래프트 맥주잔을 기울이는 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본다.

Editor 김소영
PHOTOGRAPHER 이인기
TRANSLATOR 안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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