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서 우주를 보다 Cosmos in Beer 사진전- 맥덕 포토그래퍼 김수교 작가를 만나다
2018년 비어포스트의 첫 커버를 장식했던 사진의 주인공,
맥덕 포토그래퍼 김수교 작가가 갤러리펍 F64에서 사진전을 열었다는 소식에 달려갔다. 수없이 많은 맥주 사진을 봤지만 이렇게 독특한 시각으로 맥주를 표현한 사진은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맥주에서 우주를 보았다니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궁금해서 김수교 작가를 인터뷰했다.
사진전을 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작년 11월, ‘COSMOS IN BEER’ 사진집을 엮어 출간하고 전국 독립출판서점(또는 동네서점)에 입고를 했습니다. 사진은 2014년부터 크래프트(수제) 맥주를 피사체로 하여 진행하고 있는 사진시리즈로 사진집에는 62장의 사진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사진집을 보며 문득,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보고 느꼈던 우주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사진전을 열게 되었습니다.
사진전은 잘 끝났나요? (사진전은 2018년 1월 5일부터 2월15일까지 열렸다.)
네, 잘 마쳤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갤러리가 아닌 펍에서 진행한 전시기에 저에게는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수제맥주에서 바라본 우주 사진이기에 펍에서 진행하면 재미있고 의미 있을 것 같았는데, 기회가 만들어져 갤러리탭하우스 ‘F64’에서 전시했습니다. 전시장 ‘F64’ 공간이 ‘SOOKYO
SPACECRAFT’가 되었다고 할까요.^^
전시 기간 동안 일어난 재미있는 에피소드 없었나요?
초등학교시절 즐겨보던 월간<과학동아>에서 국내외 사진 소개 화보코너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나사 (NASA, 미 항공우주국)의 우주사진과 저의 맥주사진이 유사해 그 부분을 비교해 소개하고 싶다는 취재 의뢰였고, 재미있을 것 같아 최근 취재를 마쳤습니다. 3월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또, LED전시 액자의 경우 전등으로 만들어 상품으로 만들어 보면 어떠냐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에디션 개념의 작품과 별개로 LED액자는 우주여행 하고 싶은 기분이 들 때 밝혀둘 수 있는 등으로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는데요. 그래서 텀블벅과 같은 펀딩을 통한 제작을 고민해 보고 있습니다.
사진전을 통해서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일상과 자연 속 결과 질감 등의 텍스쳐에 관심을 두고 사진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단조롭고 하찮을 수 있는 우리의 일상에서 만나는 것들이 곧 예술이다라고 생각을 하며 일상에서 관심이 가는 것들을 사진으로 담고 있습니다.
‘COSMOS IN BEER’ 사진시리즈는 어느 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신 크래프트 맥주 한 잔에서 짜릿한 기분과 함께 거품 속에서 자태(?)를 드러내는 맥주 빛깔이 또 다른 세상이자 우주로 보였고 그래서 탄생하게 됐습니다.
우리의 현실이 때론 퍽퍽하고 고단하지만, 소소하면서도 재미있는 시도들이 현실을 잊게 하는 즐거움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보이는 것과 보려 하는 것, 그 사이의 긴장감 속에 소소한 즐거움이 숨어져 있고, 하나의 세상이자 우주가 담겨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런 발견들이 우리의 삶을 보다 두텁게 만드는 거라 믿습니다.
맥주에서 어떤 우주를 보았나요?
칼세이건이 말한 ‘창백한 푸른점’도 보았고, 화성, 은하, 성운 등도 보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맥주거품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수제맥주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즐겁고 계속 우주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맥주와 우주를 연결 시킨 계기가 궁금해요?
처음에는 우연이었죠. 2013년부터 스컬핀(Sculpin IPA)을 통해 수제맥주 매력에 빠져 틈틈이 경리단길과 보틀샵에서 새로운 맥주를 마셔보았습니다. 병에서 잔에 담을 때 거품소리가 좋아 녹음해 보기도 하고, 거품이 사그라드는 모습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우주 맥주 관련 기타 자작곡도 만들고요.^^ 그러다 어느 날 그 안에 또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주는 크기로 가늠할 수 없고 크든 작든 그만의 우주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맥주는 언제부터 어떤 인연으로 좋아하게 됐나요?
5년 전 쯤, 남자친구가 추천해서 먹은 필스너 우르켈과 보틀샵에서 구입해서 마신 스컬핀이 수제맥주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맥주와 그 이유는?
밸러스트 포인트의 스컬핀과 빅아이, 콱, 웨스트말레 듀벨 등을 좋아하는데요. 현재 제일 좋아하는 맥주는 옴니폴로의 노아 피칸 케이크입니다. 노아 피칸 케이크가 탄생한 스토리도 재미있고 병의 익살스런 디자인도 마음에 듭니다. 무엇보다 진한 스타우트 맛이 저에겐 강한 매력적입니다.
향후 계획은요?
‘COSMOS IN BEER’ 사진시리즈는 꾸준히 작업할 계획입니다. 계기가 된다면 국내외 브루어리와 콜라보해서 특정공간에서 사진전과 함께 LED와 맥주병을 활용한 조형물 작품도 선보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비어포스트 공식 질문입니다. 김수교 작가에게 맥주란 무엇인가요?
우주선?
수제맥주 한모금에서 개성 넘치는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고, 함께 마시는 이들과 교감하면 더 알아가게 되는 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EDITOR_이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