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May 11, 2018

신촌에는 맥주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뉴타운이 있다

뉴타운

신촌 뉴타운

New Town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검색창에 ‘신촌’을 쓰고 돋보기 버튼. 맨 위에 뜨는 지도 정보에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동’이 빨간색 영역으로 표시된다. 그 모양이 얼핏 보면 말의 머리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해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신촌의 크래프트 펍 뉴타운(New Town)의 조광국, 최원석 대표는 이 지도 모양을 따 말 머리 석상 로고를 만들었다. 크래프트 맥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지역을 기반으로 한 문화라는 생각에서다. 뉴타운이라는 상호 역시 신촌(新村, 새로운 마을)을 영어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독한 소주, 맥주 피처와 함께 한 학창시절의 술자리를 떠올리게 하는 신촌. 이곳에 조금은 낯설면서도 특별한 공간으로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펍, 뉴타운을 찾았다.

캐나다의 인연이 맥주로 이끌다

Friendship made in Canada leads to beers

신촌 창천교회 옆 골목 1층에 자리 잡은 뉴타운에 들어서자 음악이 포근하게 온몸을 감싼다. 널찍하게 마련된 바 뒤로 빽빽하게 적혀 있는 맥주 메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슈나이더 바이세 시리즈, 스톤 IPA, 올드 라스푸틴, 슈렝케를라, 노아 피칸 머드 케이크 등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는 27개의 탭 라인업을 보기만 해도 설렌다. 바 옆을 지나 문을 통과하면 20~30명 모임이 가능할 정도의 분리된 공간이 나타난다. 하늘을 볼 수 있도록 설계돼 메인 홀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뉴타운은 지난해 12월 24일에 문을 열었다. 이제 만 1년이 된 셈이다. 캐나다에서 직장에 다니던 조광국 대표와 유학생이었던 최원석 대표는 지난 2010년 처음 만났다. 그들이 살았던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의 빅토리아는 미국의 유명 홉 산지인 야키마 밸리와 가까운 입지 덕에 크래프트 맥주가 발달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맥주를 마시며 어울렸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각자의 일을 했지만 캐나다에서 마시던 맥주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들에게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맥주와 함께한 때였다는 것을 깨닫고 마침내 맥주 비즈니스를 같이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전에 없던 신촌의 명소로

Becoming a popular and unprecedented spot at Shinchon

맥주 공부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펍 위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태원, 연남동 등 크래프트 맥주가 공고히 자리 잡은 상권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최원석 대표가 나고 자란 신촌에서 도전을 하는 게 의미 있겠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최 대표는 “신촌 상권이 과거에 비해 많이 망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저희가 다시 신촌 거리를 살려 내고 싶다”고 말했다. 상호에 신촌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새로운 마을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크래프트 맥주 소비층이 적은 지역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뉴타운은 ‘신촌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차근차근 커 나가고 있다. 대학가라는 특성상 교수와 학생 손님들이 대다수. 이들을 기반으로 단골도 적지 않다. 어느덧 IPA만 고집하는 ‘IPA 교수님’, 매일 들러 맥주 한 잔을 시켜 놓고 과제를 하는 ‘맥덕 모범생’ 등이 자리를 가득 채우는 신촌의 명소가 됐다. 조광국 대표는 “’주변에 이런 곳이 없었는데 생겨줘서 고맙다’는 손님의 말을 들었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오가는 사랑방을 지향하며 위스키와 와인 등 다른 주류들도 구비해놓고 있다. 그동안 신촌은 좀처럼 찾지 않던 맥주 덕후들이 이제는 뉴타운-더 캐스크(홍대)-크래머리(합정)를 돌며 펍 크롤링을 하기도 한다고 두 대표는 전했다.

맥주와 음식, 그리고 음악의 조화

Harmony of beer, food and music

뉴타운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크래프트 펍 운영의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두 대표를 비롯해 같이 일하는 직원까지 모두 셋이 되멘스 비어 소믈리에 교육을 받았고 이를 통해 습득한 맥주 관리, 서브, 페어링의 이론을 뉴타운 운영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맥주와 음식의 페어링에 심혈을 기울인다. 뉴타운이 추천하는 첫 번째 페어링은 크래커를 리코타 치즈와 시금치를 넣어 만든 딥에 찍어 먹는 ‘스피내치 딥스(Spinach Dips)’와 함께 아메리칸 윗이나 필스너와 함께 먹는 것. 최 대표는 “아메리칸 윗이나 필스너는 평소에 밍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밀로 만든 크래커, 치즈와

함께 먹으면 입안에서 고소함이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또 토르티야 칩에 야채와 치즈를 올려 구운 ‘빅토리아 나초(Victorian Nacho)’와 페일 에일 또는 IPA를 마시면 야채와 치즈의 담백함과 홉의 향기로움이 조화를 이룬다. 최 대표는 “재료끼리 상관관계 고려하고 단맛, 쓴맛, 감칠맛, 짠맛, 신맛의 5대 미각을 골고루 느낄 수 있록 메뉴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맥주, 음식과 더불어 뉴타운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음악이다.
매장 양쪽에 배치된 JBL4344 스피커가 들려주는 선율은 한 올 한올 섬유의 살아있는 질감이 느껴지는 옷을 입은 느낌이 들게 한다. 이들의 목표는 먼저 뉴타운을 지역색을 띄는 펍으로 만드는 것이다.

조 대표는 “주변 학교와 행사를 같이 한다든지, 대학병원에 지원을 하는 등과 같이 여러 방향으로 협력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로컬 소비자들과 크래프트 맥주를 연결하는 접점으로서 손님들을 대상으로 한 맥주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비어포스트 스토어로서 비어포스트 잡지를 판매하고 있는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길게는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다. 조 대표는 “뉴타운만의 문화를 담은 펍으로서 해외에 진출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내실을 갖추고 가까운 지역에 진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뉴타운

신촌 뉴타운

New Town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검색창에 ‘신촌’을 쓰고 돋보기 버튼. 맨 위에 뜨는 지도 정보에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동’이 빨간색 영역으로 표시된다. 그 모양이 얼핏 보면 말의 머리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해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신촌의 크래프트 펍 뉴타운(New Town)의 조광국, 최원석 대표는 이 지도 모양을 따 말 머리 석상 로고를 만들었다. 크래프트 맥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지역을 기반으로 한 문화라는 생각에서다. 뉴타운이라는 상호 역시 신촌(新村, 새로운 마을)을 영어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독한 소주, 맥주 피처와 함께 한 학창시절의 술자리를 떠올리게 하는 신촌. 이곳에 조금은 낯설면서도 특별한 공간으로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펍, 뉴타운을 찾았다.

캐나다의 인연이 맥주로 이끌다

Friendship made in Canada leads to beers

신촌 창천교회 옆 골목 1층에 자리 잡은 뉴타운에 들어서자 음악이 포근하게 온몸을 감싼다. 널찍하게 마련된 바 뒤로 빽빽하게 적혀 있는 맥주 메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슈나이더 바이세 시리즈, 스톤 IPA, 올드 라스푸틴, 슈렝케를라, 노아 피칸 머드 케이크 등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는 27개의 탭 라인업을 보기만 해도 설렌다. 바 옆을 지나 문을 통과하면 20~30명 모임이 가능할 정도의 분리된 공간이 나타난다. 하늘을 볼 수 있도록 설계돼 메인 홀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뉴타운은 지난해 12월 24일에 문을 열었다. 이제 만 1년이 된 셈이다. 캐나다에서 직장에 다니던 조광국 대표와 유학생이었던 최원석 대표는 지난 2010년 처음 만났다. 그들이 살았던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의 빅토리아는 미국의 유명 홉 산지인 야키마 밸리와 가까운 입지 덕에 크래프트 맥주가 발달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맥주를 마시며 어울렸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각자의 일을 했지만 캐나다에서 마시던 맥주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들에게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맥주와 함께한 때였다는 것을 깨닫고 마침내 맥주 비즈니스를 같이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전에 없던 신촌의 명소로

Becoming a popular and unprecedented spot
at Shinchon

맥주 공부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펍 위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태원, 연남동 등 크래프트 맥주가 공고히 자리 잡은 상권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최원석 대표가 나고 자란 신촌에서 도전을 하는 게 의미 있겠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최 대표는 “신촌 상권이 과거에 비해 많이 망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저희가 다시 신촌 거리를 살려 내고 싶다”고 말했다. 상호에 신촌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새로운 마을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크래프트 맥주 소비층이 적은 지역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뉴타운은 ‘신촌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차근차근 커 나가고 있다. 대학가라는 특성상 교수와 학생 손님들이 대다수. 이들을 기반으로 단골도 적지 않다. 어느덧 IPA만 고집하는 ‘IPA 교수님’, 매일 들러 맥주 한 잔을 시켜 놓고 과제를 하는 ‘맥덕 모범생’ 등이 자리를 가득 채우는 신촌의 명소가 됐다. 조광국 대표는 “’주변에 이런 곳이 없었는데 생겨줘서 고맙다’는 손님의 말을 들었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오가는 사랑방을 지향하며 위스키와 와인 등 다른 주류들도 구비해놓고 있다. 그동안 신촌은 좀처럼 찾지 않던 맥주 덕후들이 이제는 뉴타운-더 캐스크(홍대)-크래머리(합정)를 돌며 펍 크롤링을 하기도 한다고 두 대표는 전했다.

맥주와 음식, 그리고 음악의 조화

Harmony of beer, food and music

뉴타운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크래프트 펍 운영의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두 대표를 비롯해 같이 일하는 직원까지 모두 셋이 되멘스 비어 소믈리에 교육을 받았고 이를

통해 습득한 맥주 관리, 서브, 페어링의 이론을 뉴타운 운영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맥주와 음식의 페어링에 심혈을 기울인다. 뉴타운이 추천하는 첫 번째 페어링은 크래커를 리코타 치즈와 시금치를 넣어 만든 딥에 찍어 먹는 ‘스피내치 딥스(Spinach Dips)’와 함께 아메리칸 윗이나 필스너와 함께 먹는 것. 최 대표는 “아메리칸 윗이나 필스너는 평소에 밍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밀로 만든 크래커, 치즈와 함께 먹으면 입안에서 고소함이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또 토르티야 칩에 야채와 치즈를 올려 구운 ‘빅토리아 나초(Victorian Nacho)’와 페일 에일 또는 IPA를 마시면 야채와 치즈의 담백함과 홉의 향기로움이 조화를 이룬다. 최 대표는 “재료끼리 상관관계 고려하고 단맛, 쓴맛, 감칠맛, 짠맛, 신맛의 5대 미각을 골고루 느낄 수 있록 메뉴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맥주, 음식과 더불어 뉴타운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음악이다.
매장 양쪽에 배치된 JBL4344 스피커가 들려주는 선율은 한 올 한올 섬유의 살아있는 질감이 느껴지는 옷을 입은 느낌이 들게 한다. 이들의 목표는 먼저 뉴타운을 지역색을 띄는 펍으로 만드는 것이다.

조 대표는 “주변 학교와 행사를 같이 한다든지, 대학병원에 지원을 하는 등과 같이 여러 방향으로 협력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로컬 소비자들과 크래프트 맥주를 연결하는 접점으로서 손님들을 대상으로 한 맥주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비어포스트 스토어로서 비어포스트 잡지를 판매하고 있는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길게는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다. 조 대표는 “뉴타운만의 문화를 담은 펍으로서 해외에 진출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내실을 갖추고 가까운 지역에 진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Editor 황지혜
PHOTOGRAPHER 이인기
TRANSLATOR 안소희

ⓒ 2018 All rights reserved. THE BEER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