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May 11, 2018

최고의 맥주 맛을 향한 열정이 켜켜이 쌓였다

더캐스크

더캐스크 김용오 대표 인터뷰

Yong Oh Kim of The Cask

시작은 족발집이었다. 생맥주를 하나 둘 들여놓다 보니 어느덧 호가든, 기네스 등 7개의 맥주 탭을 갖추게 됐다. 맥주를 청결하게 관리하려고 인터넷 검색을 해가며 서브 기계를 하나하나 해체하고 닦다가 수리와 설계까지 하게 됐다. 처음에는 냉각기를 분리해서 다시 조립하기까지 4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이제 눈 감고도 뚝딱 해낸다. 4년 전 본격적으로 시작한 펍. 독학으로 쌓아 올린 맥주 관리 노하우 덕에 맥주 품질 관리나 서브 대회에 참가하면 예외 없이 1등을 거머쥔다. 홍대 크래프트 펍 더캐스크(The Cask)의 김용오 대표 이야기다. 맥주 맛이 좋기로 유명한 더캐스크를 찾아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유일무이한 펍 더캐스크

The Cask – the one and only

김용오 대표는 아내 김진희 대표와 함께 더캐스크와 족발 전문 식당 ‘미담진족’을 운영하고 있다. 미담진족 입구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면 더캐스크가 나온다. 자이푸르, 카르멜리엇, 슈나이더 탭5, 시메이 화이트, 펑크IPA 등 총 26개의 탭이 있고 드가르, 로슈포르 등 30여 종의 병맥주를 구비하고 있다. 미담진족의 족발을 활용한 족발 피자는 더캐스크에서만 볼 수 있는 메뉴로 매콤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맥주 안주로 일품이다.

더캐스크의 바와 서브시스템 디자인은 모두 김용오 대표가 직접 했다. 바에 설치된 탭 바로 아래 물이 흐를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수도를 계속 틀어놓는 시스템도 그의 작품이다. 김 대표는 “맥주 단백질 등이 말라붙지 않도록 이런 바를 고안했다”며 “현재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 위에는 ‘기네스 마스터 퀄리티’, ‘하이네켄 2016 스타서브 전국 1위’ ‘필스너 우르켈 2015 골드퀄리티 전국 1위’ 등의 인증서가 붙어있다. 이 세 개 맥주 브랜드의 최고 퀄리티 및 1위 자격을 모두 보유한 곳은 더캐스크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맥주에 대한 지식은 다른 사람보다 약할지 몰라도 맥주 서브 기계 유지 보수와 푸어링(맥주를잔에 따르는 것)은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그의 말이 와닿는다.



최고의 맛을 위한 관리

Shooting for the best tasting beer

그런데 맛있는 맥주집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냉각기 디스펜서가 눈에 들어온다. 냉각기는 케그 자체를 냉장 보관(케그레이터)하는 것이 아니라 맥주 서브 직전에 맥주를 관으로 흘려보내 급속 냉각 시키는 시스템. 케그의 상온 보관, 냉각 기내부 오염 우려 등으로 케그레이터 시스템에 비해 맥주 맛을 지키기 어려운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김용오 대표는 “한 번에 여러 잔을 서브하기 위해 냉각기를 쓰게 됐다”며 “에어컨과 선풍기를 24시간 돌리는 등의 방 법으로 케그 온도를 충분히 낮게 유지하기 때문에 맥주 맛은 걱정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서브 기계를 관리한다. 펍에서 탭을 청소할 때 흔하게 쓰는 화학 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약품 세척은 맥주의 끝 맛을 텁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따뜻한 물에 베이킹 소다, 식초를 풀어서 담갔다가 씻으면 말끔해진다고. 또 탭을 분리해 청소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리했다가 재조립하면 스크래치가 남아서 그 부분에 잔여물이 끼게 되고 쇠 맛도 난다”며 “탭 앞부분은 뜨거운 물로 씻고 세 번에 한번 정도만 분리해서 청소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잔 역시 그의 관리 포인트다. 잔이 깨끗해야 맥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잔을 씻은 다음 브러시 때문에 생기는 흠집을 베이킹소다와 식초물로 헹궈 얇은 막을 만들어 메워준다. 또 선풍기로 바람을 만들어 잔을 자연 건조시키는 게 원칙이다.



푸어링이 맥주 맛을 결정한다

Pouring seals the deal

“맥주의 맛은 푸어링으로 완성됩니다.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더캐스크에선 저에게 철저하게 훈련받은 정직원만 맥주를 따를 수 있죠.” 낙차를 얼마나 두느냐, 거품을 얼마나 만드느냐, 몇 번에 나눠 따르느냐에 따라 맥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맥주 특성에 맞는 푸어링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 밀맥주는 헤드를 산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낙차를 주고 따라서 헤드(거품)를 만든 후 헤드가 푸딩처럼 몽글몽글해지면 추가로 헤드를 만들고 좀 더 기다리는 식으로 2~3번 나눠서 따르면 맥주의 맛을 최대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맥주를 맛있게 따르는 팁도 공개했다. “식초와 베이킹 소다를 물에 풀고 30분간 잔을 담근 후 솔로 닦고 잔을 얼음물에 헹군 뒤 일정한 양을 유지하며 따르면 탄산이 살아 있게 됩니다. 라거라면 낙차 두면서 따라 거품을 만들고 자로 스킴(skim, 거품을 걷어내는 것)하면 맥주 거품 표면에 막을 형성해 맥주 산화를 늦추고 좋지 않은 맛을 내는 성분을 제거합니다. 이렇게 푸어링하면 웬만한 펍보다 맛있을 거에요.”





그는 완벽한 푸어링을 위해 맥주 외 고도수주는 절대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맥주를 따를 때 손의 미세한 떨림이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배 역시 금기사항이다. 담배 냄새가 맥주의 맛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 대표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되멘스 비어 소믈리에 디플롬2nd 자격을 땄고 '2017 코리아 비어 소믈리에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맥주 편)’의 감수를 맡은 데 이어 비어포스트를 판매하는 비어포스트 스토어로 등록해 맥주 문화 전파에 일조하고 있다. 주관이 뚜렷한 진정한 ‘맥주 사랑꾼’ 김용오 대표. “맥주를 관리하고 서브하는 것도 맥주를 만드는 것만큼 철학과 신념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맥주 관련 사업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더캐스크
주소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3안길 27
전화  02-1644-7574
영업시간  평일 14:00~24:00, 금토 14:00~1:00

더캐스크

더캐스크 김용오 대표 인터뷰

Yong Oh Kim of The Cask

시작은 족발집이었다. 생맥주를 하나 둘 들여놓다 보니 어느덧 호가든, 기네스 등 7개의 맥주 탭을 갖추게 됐다. 맥주를 청결하게 관리하려고 인터넷 검색을

해가며 서브 기계를 하나하나 해체하고 닦다가 수리와 설계까지 하게 됐다. 처음에는 냉각기를 분리해서 다시 조립하기까지 4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이제 눈 감고도 뚝딱 해낸다. 4년 전 본격적으로 시작한 펍. 독학으로 쌓아 올린 맥주 관리 노하우 덕에 맥주 품질 관리나 서브 대회에 참가하면 예외 없이 1등을 거머쥔다. 홍대 크래프트 펍 더캐스크(The Cask)의 김용오 대표 이야기다. 맥주 맛이 좋기로 유명한 더캐스크를 찾아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유일무이한 펍 더캐스크

The Cask – the one and only

김용오 대표는 아내 김진희 대표와 함께 더캐스크와 족발 전문 식당 ‘미담진족’을 운영하고 있다. 미담진족 입구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면 더캐스크가 나온다. 자이푸르, 카르멜리엇, 슈나이더 탭5, 시메이 화이트, 펑크IPA 등 총 26개의 탭이 있고 드가르, 로슈포르 등 30여 종의 병맥주를 구비하고 있다. 미담진족의 족발을 활용한 족발 피자는 더캐스크에서만 볼 수 있는 메뉴로 매콤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맥주 안주로 일품이다.

더캐스크의 바와 서브시스템 디자인은 모두 김용오 대표가 직접 했다. 바에 설치된 탭 바로 아래 물이 흐를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수도를 계속 틀어놓는 시스템도 그의 작품이다. 김 대표는 “맥주 단백질 등이 말라붙지 않도록 이런 바를 고안했다”며 “현재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 위에는 ‘기네스 마스터 퀄리티’, ‘하이네켄 2016 스타서브 전국 1위’ ‘필스너 우르켈 2015 골드퀄리티 전국 1위’ 등의 인증서가 붙어있다. 이 세 개 맥주 브랜드의 최고 퀄리티 및 1위 자격을 모두 보유한 곳은 더캐스크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맥주에 대한 지식은 다른 사람보다 약할지 몰라도 맥주 서브 기계 유지 보수와 푸어링(맥주를잔에 따르는 것)은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그의 말이 와닿는다.

최고의 맛을 위한 관리

Shooting for the best tasting beer

그런데 맛있는 맥주집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냉각기 디스펜서가 눈에 들어온다. 냉각기는 케그 자체를 냉장 보관(케그레이터)하는 것이 아니라 맥주 서브 직전에 맥주를 관으로 흘려보내

급속 냉각 시키는 시스템. 케그의 상온 보관, 냉각 기내부 오염 우려 등으로 케그레이터 시스템에 비해 맥주 맛을 지키기 어려운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김용오 대표는 “한 번에 여러 잔을 서브하기 위해 냉각기를 쓰게 됐다”며 “에어컨과 선풍기를 24시간 돌리는 등의 방 법으로 케그 온도를 충분히 낮게 유지하기 때문에 맥주 맛은 걱정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서브 기계를 관리한다. 펍에서 탭을 청소할 때 흔하게 쓰는 화학 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약품 세척은 맥주의 끝 맛을 텁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따뜻한 물에 베이킹 소다, 식초를 풀어서 담갔다가 씻으면 말끔해진다고. 또 탭을 분리해 청소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리했다가 재조립하면 스크래치가 남아서 그 부분에 잔여물이 끼게 되고 쇠 맛도 난다”며 “탭 앞부분은 뜨거운 물로 씻고 세 번에 한번 정도만 분리해서 청소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잔 역시 그의 관리 포인트다. 잔이 깨끗해야 맥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잔을 씻은 다음 브러시 때문에 생기는 흠집을 베이킹소다와 식초물로 헹궈 얇은 막을 만들어 메워준다. 또 선풍기로 바람을 만들어 잔을 자연 건조시키는 게 원칙이다.



푸어링이 맥주 맛을 결정한다

Pouring seals the deal

“맥주의 맛은 푸어링으로 완성됩니다.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더캐스크에선 저에게 철저하게 훈련받은 정직원만 맥주를 따를 수 있죠.” 낙차를 얼마나 두느냐, 거품을 얼마나 만드느냐, 몇 번에 나눠 따르느냐에 따라 맥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맥주 특성에 맞는 푸어링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 밀맥주는 헤드를 산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낙차를 주고 따라서 헤드(거품)를 만든 후 헤드가 푸딩처럼 몽글몽글해지면 추가로 헤드를 만들고 좀 더 기다리는 식으로 2~3번 나눠서 따르면 맥주의 맛을 최대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맥주를 맛있게 따르는 팁도 공개했다. “식초와 베이킹 소다를 물에 풀고 30분간 잔을 담근 후 솔로 닦고 잔을 얼음물에 헹군 뒤 일정한 양을 유지하며 따르면 탄산이 살아 있게 됩니다. 라거라면 낙차 두면서 따라 거품을 만들고 자로 스킴(skim, 거품을 걷어내는 것)하면 맥주 거품 표면에 막을 형성해 맥주 산화를 늦추고 좋지 않은 맛을 내는 성분을 제거합니다. 이렇게 푸어링하면 웬만한 펍보다 맛있을 거에요.”



그는 완벽한 푸어링을 위해 맥주 외 고도수주는 절대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맥주를 따를 때 손의 미세한 떨림이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배 역시 금기사항이다. 담배 냄새가 맥주의 맛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 대표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되멘스 비어 소믈리에 디플롬2nd 자격을 땄고 '2017 코리아 비어 소믈리에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맥주 편)’의 감수를 맡은 데 이어 비어포스트를 판매하는 비어포스트 스토어로 등록해 맥주 문화 전파에 일조하고 있다. 주관이 뚜렷한 진정한 ‘맥주 사랑꾼’ 김용오 대표. “맥주를 관리하고 서브하는 것도 맥주를 만드는 것만큼 철학과 신념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맥주 관련 사업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더캐스크
주소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3안길 27
전화  02-1644-7574
영업시간  평일 14:00~24:00, 금토 14:00~1:00

Editor 황지혜
TRANSLATOR 전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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